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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최다 코멘트 의사 오진 관련해서 한마디

미스탈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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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34
Updated at 2018-10-30 02:41:23

 과실치사로 실형을 받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를 떠나서 그 사건에서 실형을 받은 첫번째 병원의 의사들이 그 소아의 사망에 책임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신생아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소아의 경우 횡경막 탈장이 원인이 되어 사망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드문 일입니다. 만약 횡경막 탈장으로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라면 그건 탈장 부위가 압박되어 장이 괴사되면서 패혈증이 발생해서 사망하는 경우나 장과 흉수가 폐를 눌러 호흡곤란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인 양상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었다면, 그 아이가 두번째 병원을 방문했을 때 고열과 호흡곤란이나 여러가지 안 좋은 증상과 징후를 보였을 겁니다. 만일 아이가 패혈증이나 호흡곤란으로 인해 사망했다면 첫번째 병원의 의사들에게 책임이 있겠지만, 사건의 양상은 그렇지를 않습니다.

 

 아이가 두번째 병원을 방문했을 때 x-ray 검사상에서 탈장과 흉수가 보였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환아가 생명이 위험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혈색소 수치는 16.4g/dl 로 매우 정상이다 못해 높은 편이었고, 혈압 또한 110/70mmHg 로 정상이었습니다. 몸에 피가 부족한 저혈량 상태를 시사하는 소견을 전혀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호흡곤란에 대한 기술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멀쩡하던 환아는 갑자기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했는데, 사건의 개요를 보면 두번째 병원에서 흉강천자를 받은 후 대량출혈과 함께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옵니다. 제가 보기엔 이 흉강천자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3시간 사이에 2리터의 흉수와 피가 흉관으로 나왔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8세 소아의 피 전부를 실혈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일반적인 흉강천자로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애초에 흉강천자를 굳이 할 필요가 있었는지 자체가 이상하지만요. 개요만 봐서는 호흡곤란이 있었다는 내용은 없었고 오히려 흉강천자 후 산소포화도가 하강했다고 되어있으니까요. 아마 탈장이라는 걸 몰랐고, 그래서 그냥 흉수만 보고 흉강천자를 한 게 아닌가. 탈장인 줄 알았다면 그 의사는 흉강천자를 안 했을 겁니다. 호흡곤란으로 당장 죽을 상황이 아니었다면 말이죠. 흉강천자하다가 장을 찌르게 될 테니까요. 만일 흉강천자가 아니라 그날이든 며칠 후든 횡경막 탈장 수술을 했다면 아이는 아무 문제 없이 퇴원했을 것입니다. 흉강천자를 했더라도 제대로 했다면 아무 일 없었을 겁니다. 설혹 흉강천자로 문제가 있었더라도 대량출혈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한 즉시 응급수술을 했었다면 그 역시 생명에는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제 전문과목은 아닙니다만, 이번 사건은 제 의학지식과는 상충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으며, 책임을 묻는다면 두번째 병원의 의사들의 과실이 훨씬 커 보이지 첫번째 병원의 의사들에게 물을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첫번째 병원 의사들이 오진은 했다손 치더라도 사망 원인과는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만일 그 아이가 첫번째 병원을 가지 않고 바로 두번째 병원을 갔었어도 그런 식이라면 사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판결은 두번째 병원의 의사는 무죄로 났고 첫번째 병원의 의사들은 유죄에 실형까지 떨어졌는데, 글쎄요. 누군가 잘못된 의학 소견을 냈거나, 제대로 소견을 냈는데 판사가 잘못 이해했거나, 아니면 누군가 힘을 써서 책임을 첫번째 병원 의사들에게 전가시킨 것이겠죠.

 

 법원이 이상한 판결을 내린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인식은 그때 그때 보는 사람의 마음대로인 경우가 많죠. 평소에는 법원이 개판이라고 욕하다가도 자신의 감정적인 판단과 일치하면 그때는 또 법원이 그렇게 판결을 내렸으니 그게 무조건 맞는 판결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객관적인 태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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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설심랑
8
Updated at 2018-10-29 17:18:04

비슷한 사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중급 산부인과에서 산모가 출산 직후 출혈이 심했고, 담당의의 신속한 조치로 종합병원에 트랜스되었습니다. 산모는 종합병원 응급실을 거쳐 병실로 올라갔다가 사망했습니다.

산부인과에서는 산모가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종합병원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환자 보호자는 폭력배까지 동원(그쪽 계통입니다)해 산부인과를 점거했고, 이 병원은 큰 고초를 거쳤습니다. 트랜스된 종합병원이 국내 메이저 종합병원이라서 다 뒤집어 쓴 경우이지요.

본문을 읽고 나니 혹시 이번 경우도 그런 것이 아닌가 의심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본문 내용으로 보건데, 두 병원 모두 횡경막 탈장은 캐치해 낼 수 없었던 것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첫번째 병원 의사 4명과 두번째 병원에서까지 모두 횡경막 탈장을 진단 못했다면, 이건 일반적인 진단 문제가 아닌듯 싶습니다.

개원의협의회 성명서를 보니 7세 소아의 횡경막탈장을 진단해 내는 건 신의 영역이라고까지 언급하더군요. 이를 진단해내지 못했다고 법정 구속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세한 상황을 알지도 못한채 무조건 비난만 가하는 일부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엔디미온
2
Updated at 2018-10-29 17:26:23

패혈증도 감염증도 호흡곤란도 아니고, 쇼크사를 낼 정도 출혈이면, 이유야 어쨌건, 어디 큰 핏줄이 끊어진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고서야 단시간에 대량출혈로 인한 쇼크사가 어떻게... 그러면 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과실이 큰거 같은데.. 거기는 또 처벌을 안 받았다니...이상한 사건이네요.

WR
미스탈비젼
2018-10-29 17:41:23

큰 혈관이 손상되었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원래 저렇게 몸에서 물이 빠져나올 때, 흉강천자나 복강천자로 그 물을 뺄 경우, 올라갔던 압력이 낮아지면서 빠져나간 만큼 몸에서 물이 더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천자를 할 때 너무 많이 빼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몸에서 물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저혈량성 쇼크가 올 수 있거든요. 소아의 경우에는 혈액의 양이 적기 때문에 더더욱 위험합니다.

 

탈장인 걸 모르고 천자를 한 것 자체도 문제지만, 저렇게 많은 양을 빼낸 것도 굉장히 잘못된 행위입니다.

설심랑
4
Updated at 2018-10-29 17:40:15

사건 일지가 여기에 있었군요.

https://www.facebook.com/hwankyu.roh/posts/2061609930559038

노환규 회장의 다른 글을 보니 3명이 구속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의과대학 교수가 있었다고도 하고...

조기진단이 어렵다는 논문이 무수히 많다니 진단 문제는 아닌 듯 하군요.

게다가 사망 원인도 진단과는 전혀 관계 없는 것 같고...

https://www.facebook.com/hwankyu.roh/posts/2062709647115733

대충 감이 잡히네요. 드라마에서 보던 일이 일어난 듯....

WR
미스탈비젼
1
2018-10-29 18:50:31

보니 왜 그랬는지 거의 이해가 가는데 마지막에 흉부외과 의사가 오른쪽 폐를 또 천자한 건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네요. 이건 정말 말이 안 되는데...

kadcyla
2018-10-30 00:38:51

저도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이 되는게 긴장성 기흉과 횡경막 탈장이 x-ray 소견으로 비슷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나중에 CT를 찍어보니 우측에 혈흉이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네요.

WR
미스탈비젼
2018-10-30 00:40:41

아마 CPR 하고 나서 생긴 게 아닐까 싶네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미 다량의 천자로 쇽이 왔는데 왜 또 1리터나 천자를 했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이것만 안 했어도 아이가 어떻게든 살았을 것 같은데요...

kadcyla
2018-10-30 00:51:40

네 그럴거라 예상은 되더라구요. 좌측 흉부시술시에 흉수 배액되는 거 확인했을 때 CT 찍었으면 어땟을까 생각됩니다. 시술 의사가 긴장성 기흉이라고 생각했다면요...

구례
1
Updated at 2018-10-30 00:14:04

이게 사실이라면.. 도데체 왜.. 1차 병원 3병의 의사가 금고형을 받아야 하나요 ?

 당췌 이해가 안가네요..

  이 3분들이 결과론적으로 오진을 한것은 맞지만 사망의 이르게 한 직접적인 원인을 초래한것은 다른 병원에서 다량의 흉수 천자로 인한 쇽인데... .....

  판결문을 보고 싶네요

WR
미스탈비젼
1
2018-10-29 18:28:41

좀 더 찾아보니 두번째 병원의 의사는 긴장성 기흉을 의심했었군요. 그럼 왜 그렇게 급하게 흉강천자를 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한시가 급하다고 생각했겠죠. 음...

아주대병원 신승수
4
2018-10-29 22:09:41

흉강안으로 딸려들어가 팽창된 장에 담긴 공기를 긴장성 기흉이라 생각하고 거기에다가 천자를 했다면 장천공이 생겼겠네요. 

주바리
5
2018-10-29 22:46:35

이전의 글이 너무나 폭력적이었다면 

이 글은 여러가지를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게 해주네요.

달려나간다!
3
2018-10-30 00:19:47

천자량이 그렇게 많은데 쇼크 발생 가능성 생각도 안한 2번째 병원..

니들이 범인이구나.

혁이네
2018-10-30 00:42:18

폭탄돌리기의 희생자로 보이는 듯 합니다만...

구례
3
2018-10-30 01:18:36

 사망으로 부터 무려 2주전 한밤중에 아이가 배가 아퍼서 온 아이를 진료한 응급의학과 의사가 과연 실형을 받고 구속되어야 하는지..

 그 잘못된 진단으로 바로 사망한것도 아니고 ..2주뒤 사망하게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것 도 아니고 다음날 외래로 오게끔 하였고 ...또 환자는 외래 와서 진료 하였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 응급의학과 의사분까지 실형을 받아야 되는지는 정말 이해가 안되네요..

 꼭 누군가 실명을 받아야 한다면 2차병원  관계자분들이어야 할것 같은데

달려나간다!
1
2018-10-30 01:58:13

그러니까요 이제 응급의학과는 다시 또 기피과가 될듯합니다. 

외래 f/u 시켜주는것 이외에 응급실에서 뭘 더 해줄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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