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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회색지대의 인간

MC후니
4
  1817
2019-07-07 12:29:58

어제 T2R2님의 민병도 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역사를 좋아하는데, 역사적인 인물들중에서 회색지대에 놓인 인물들을 그 인물들의 호오를 떠나 흥미롭게 보는 편입니다.

딱 흑과 백으로 명확하게 규정지을수없는 그런 류의 인간군상들말이죠.

예를 들면 영화 1987에 나왔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를 막았던 최환 검사,

군부독재시대에 공안검사라면 통상적으로 생각하면 누가봐도 민주화운동가들 때려잡는 군부독재의 하수인이나 마찬가지인데 아이러니하게 그 공안검사가 전두환 군부독재를 마감짓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죠.

또 일제시대 일본군 장교를 했던 이종찬 장군... 누가 봐도 빼박 친일파고 욕먹어도 싸지만 한국전쟁 시절 대량학살을 막고 북한군 포로들에게도 인격적으로 대해주었던 장교중 하나였다고 들었습니다.

독립운동가 출신 신성모와 이승만이 오히려 국민방위군이라는 희대의 백정짓을 하고 독재를 시작할때 이종찬 장군은 양민학살을 막고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이승만 독재에 저항하는 군인이었죠.

그리고 자신의 일본군 복무 경력을 평생 부끄러워했던 그나마 염치있었던 군인 중 하나이기도 했구요.

몇년전 영화 <밀정>에서 나왔던 송강호가 연기한 이정출이라는 인물도 그래서 흥미롭고 매력적인 회색지대의 인물이었습니다.

한때 임시정부에서도 일했지만 지금은 일제 경찰간부를 하는 아이러니...

좋은 놈은 아니고 나쁜 놈이기는 나쁜 놈인데 그렇다고 막 무턱대고 욕하기 애매한 그런 회색지대 인간군상에 대해 항상 흥미롭게 느꼈습니다.

만약 제가 일제시대나 군부독재정권 시절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독립운동가들이나 민주화운동가들처럼 목숨걸고 신념을 지키지는 못했을꺼 같고 그렇다고 마냥 고개를 숙이기에는 양심이 허락하지않아서 양쪽에 걸쳐있었을 가능성이 컸을거 같습니다.

민병도라는 사람도 남이섬 문제를 떠나 친일파의 후손으로 자신이 일정부분 혜택을 봤던건 사실이고 일정부분 부정적 시선은 본인이 짊어져야 건 맞는 사실이지만

또 T2R2님이 언급해주셨던것처럼 좋은 일했던 사실도 지워지지않는 사실이구요.

이런 인물들에 대해 좋다 나쁘다 판단을 내리지는건 아니구요. 그건 사람에 따라 각자 다를테니 그거에 대해 뭐라할수없는거잖아요.

그냥 회색지대 인간에 대해 뭔가 이러저러한 생각이 들어 끄적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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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으앙쥬금
3
Updated at 2019-07-07 03:37:59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사회 공헌 많이한 친일파 후손"이라 보심 됩니다. 친일인명사전 편찬 의도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친일파/친일파 후손들 공은 과할 정도로 다루면서 정작 과는 다루지 않아서"니깐요. P.S : 아 참고로 민병도가 금융인/언론인으로서 쌓은 경력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아버지 민대식/일본제국이 필수로 언급이 되어야 합니다.

WR
MC후니
2019-07-07 03:36:41

그렇죠. 몇년전에 으앙쥬금님이 쓰신 이종만이라는 인물에 대해 쓰신 글도 그래서 그 인물의 호감도 비호감도를 떠나 꽤나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으앙쥬금
3
2019-07-07 03:40:49

정리해 보면 1. 그가 소유했던 남이섬은 온전히 그의 개인적 업적으로만 해낸 결과물이다 (X) 2. 그는 친일파 자식이므로 남이섬도 무조건 친일의 부산물이니 100% 국가에 환수해야 한다 (X) 라고 볼 수 있겠네요

orami
2019-07-07 09:28:19

으앙쥬금님이 잘정리해주셨네요. 딱 맞는 정의입니다

키노
Updated at 2019-07-07 03:48:36

회색지대의 인간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거 같습니다. 할애비인 민영휘야 악질 친일매국노고 당시 축적한 재산만 지금으로 치면 4조원이 넘었다죠. 아버지인 민대식은 소실 출생이긴 하나 당시 조흥은행의 전신인 동일은행의 설립자였가는걸 봐서는 민영휘의 후광을 업었다는거에서 자유로울수 없는거고 민대식도 젊은 나이에 그 동일은행의 취체역 지금으로 치면 이사직을 했다는거 봐서는 마찬가지로 그 수혜를 입지 않고서는 불가능 했겠죠. 해방 이후의 행적은 또 그 나름대로 평가할 부분이 있는거구요

버디홀리
1
2019-07-07 03:48:29

노자의 공성이퇴가 현명한 결정이죠. 공익을 위해서도 손 더럽히고 살았으면 숨어서 사는 게 지혜입니다

버디홀리
2019-07-07 03:56:24

5 16 공신들 중에서도 사채업자로 비호받으며 산 군바리들이 음지에서 제일 잘 살고 있습니다

오르곤
2019-07-07 03:58:53

그런데 갑자기 궁금한게... 민영휘 재산은 다 뺏은건가요?

버디홀리
2019-07-07 04:04:15

계좌이체도 아니고 땅팔아 현금 배분이면 증거가 없죠

오르곤
1
2019-07-07 04:05:38

그럼 그 재산이 손자한테 안갔다는 증거도 없다는거네요.... 그럼 뭐 저는 욕할렵니다. 최소한 일부라도 환원했다면 몰라도...

깡깡하게
1
Updated at 2019-07-07 04:42:58

해방 이후에는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지요. 당시 최고의 권세를 누렸던 민씨 일가의 후손으로 태어나 일제강점기에는 최고의 금수저로 보내다가 해방 후에는 세상 돌아가는 것 보고 처신을 바꾼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번 판결 결과도 보니 그가 개인 자산으로 샀을 가능성도 있다더군요. 깊이 따지고 들어가면 또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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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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