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목욕탕 1만원 시대가 열렸습니다.
뜨거운 물에 한참 몸을 달구어 줘야 겨우 일주일의 육체 피로가 풀리는 탓에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매주 빠짐없이 목욕탕을 다녔습니다.
목욕탕 마다 특징이 있기에 그 날 컨디션에 따라 여러 목욕탕을 이용합니다.
몇 달 전에 평균 8천원 하던 목욕비를 한 곳을 기점으로 일제히 9천원으로 올리더니,
오늘 아침에 가장 먼저 9천원으로 인상했던 목욕탕으로 가니 1만원을 받네요.
9천원도 너무나 비싸단 생각이 들었는데 1만원이라니!!! 하는 생각에
돌아갈까 싶었지만 몸이 너무나 피곤했고, 주차까지 한 마당에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번거로워 그냥 입장 했는데요,
솔직히 차액 1천원이야 별로 큰 돈도 아니지만,
요금 1만원이라는 선이 저항심리에 부딪혔던 것이죠.
제 친구 중에 서울에서 대형사우나를 오랫동안 운영했던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에게 물어보니 수도요금 아무리 많이 써야 1인당 1천원 이하이고,
원가 중에 가스비와 임대료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며,
종업원은 카운터 외에는 특별히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더군요.
오히려 이발소, 세신사, 구두 광택은 권리금을 받는 쪽이라 수입이 발생하는 쪽이고,
음료 판매에서도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만약 월 평균 1천만원 매출을 올린다면
가스비, 임대료, 월급 다 제하고도 50% 이상 떨어진다 하더군요.
가까운 일본 친구에게 물어보니 동네 목욕탕들은 ('센토'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저렴한 곳은 450엔부터 시설이 좀 좋은 곳도 700엔~800엔 정도가 평균가라고 하네요.
관광지 온천이나 규모가 아주 큰 대형 위락시설용 사우나에나 가야
1천엔 넘는 곳들이 있다 하고요.
제가 가는 동네 목욕탕들 규모가 일본으로 치면 센토와 시설 좋은 곳의 중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일본이 요즘 한국보다 물가가 조금 더 저렴한 편이라 해도
이런 정도 규모와 시설의 목욕탕이 1만원은, 게다가 1년도 채 안된 사이에
두 번에 걸쳐 2천원이나 인상한다는 것은 별로 설득력도 없어 보이고,
단지 코로나로 인한 수입 저하된 부분을 이용객을 통해 보전 받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저는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을 때,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성비를 많이 보는 편인데,
가성비가 떨어져도 너무 떨어집니다. 시설을 개선하거나 수질을 개선하거나 등의
구체적인 인상 요인 없이 일방적으로 이리 인상해도 별달리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좀 갑갑하단 생각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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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안가본지도 오래됐네요. 물가상승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