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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책] 오자와 세이지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T-r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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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07 02:38:10

도서관에서,  음악 관련 책들을 많이 빌려보고 있습니다. 

두어달 전에, 문화 평론가로 알려진 김갑수씨의 책을 한권 빌려봤습니다. 

 

굉장한 음악 애호가이고 대단한 오디오 광으로 명성이 높으신 분이기도 해서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었는데.   

  글 솜씨는 전업작가답게 좋으시지만, 음악 이야기보다는,  음반"수",  시스템 과시, 지인 자랑... 등 음악 외적 이야기가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책 한권으로 너무 속단을 하나 싶어서,  99년작 "삶이 괴로워서 음악을 듣는다" 는 중고로 구입하고, 

2009년작 , 줄라이홀이라는 작업실 겸 음악감상실을 만들고 나서 쓴, "지구위의 작업실" 이라는 책을 빌려봤습니다.  예전 글이  좀 더 음악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아무래도 연륜이 있으시다보니, 세상 사는 이야기를 더 곁들이게 되신 것 같구요. 

  웬지 구체적인 팩트와 정보, 트리비아식의 음악이야기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선문답식의 음악이야기가 적응이 안되더군요. 

 다만, 오디오 시스템 이야기에 있어서는 음악 이야기와는 달리 굉장히 진실하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방에 내려가서 오디오 가져온 이야기라던가... 

  

 반면, BIN 님의 업급으로 알게된 "오자와씨와 음악을 이야기 하다." 라는 책은, 

근래에 봤던 음악 책 중에서 가장 좋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5년에 정식 출간되었는데 2018년에 4쇄를 찍었으니, 적지 않게 팔린 책인가 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읽으셨을 것 같은데요.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씨와의  대담을 하루키 본인이 직접 녹음하고 대화를 책으로 엮은 일종의 인터뷰책? 대담집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원래 이런 다른 분야의 톱이 만나서 하는 대화란 환담, 덕담 등 뜬구름 잡는 이야기 식으로 가거나 

 서로 띄워주고 접대성 토크로 흐르기 마련이라 별 기대는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자타가 공인하는 음악광인 하루키라고 해도, 세계 정상급 지휘자와 음악을 이야기가 가능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하루키씨가 대화를 잘 이끌어갔기 때문인지, 이야기가 의외로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첫번째 대담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다단조> 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요. 

 하루키의 집에서 세이지씨 가족을 모시고 맛있게 식사를 한 후 세이지와 하루키는 방에서 음반을 들으며 대화를 합니다. 

   세이지씨가 부지휘자로 모시고 있던 레너드 번스타인과 글렌 굴드의 녹음한 음반을 듣고, 당시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기도 하고, 악곡 중간중간에  틀린부분을 지적하기도 하고,  녹음이 빠르고 느리고 이럴때 어떻게 대처한던지 하는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물론 속기록은 아닌지라, 후처리 가공된 대화이긴 하지만, 생각보다는 평이하게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잘 이해 할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하루키씨의 음악적 깊이를  알 수 있기도 합니다. 

 

 하루키 하면, 레코드 수집가라는 인상이 깊어서, 한가지 작품을 깊게 들을 것이라고 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악곡을 구석구석 이해하고 있는 세이지씨 만큼은 아니지만,  해당 악곡은 어느정도 구성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최근에 음반을 많이 들이면서, 음반당 반복 청취 회수가 현저히 줄고 있는데,  중고등학교 때 만은 아니더라도 좀 더 음악 감상의 깊이도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키씨는 기본적으로 음반애호가의 정체성이 강하기 때문에, 곳곳에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이지씨가  중간에 캐나다 Massey Hall에서 공연한 이야기를 하자, 반사적으로 재즈 공연을 생각하는 하루키씨라던가(저는 닐영 라이브가 생각나더라구요)

 세이지씨가 레코드 쟁이들을 탐탁치 않아하단다고 면전에 이야기 한다던가( 레코드 콜렉터에 대해서, 돈많고 잘난체 하고, 음악 자체보다, 자켓이 뭐가 어쨌니 하면서, 음악 외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생각한다고) 

   또 두사람이 서로 모를 때는 솔직히 모른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오히려, 더 인상깊었습니다. 

   세이지씨가 하는 음악이야기를 이해를 못할때나,  하루키가 이야기하는 아티스트나 음반들을 모를 때는, 서로 솔직하게 답하더군요. 

  세이지씨가, 안네소피무터가 열 몇살 때, 스페인 어쩌고 하는 곡을 지휘했다고 하니,  대뜸. <스페인 교향곡>이죠. 저 분명히 그 레코드 있을 겁니다. 

 ' 레코드 장을 뒤적뒤적하다가 겨우 찾아낸다' 

 권말에, 세이지씨가 하루키에 대해서 리스펙트를 보내는 부분,   잊고있었던 기억들을 되살려줘서 고맙고, 대담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흥분된 상태가 된다고 솔직히 고백하는 부분들은 귀여우시더군요. 

 저는 하루키씨 보다 약간 나이가 많은 줄 알았는데, 무려 1935년 생이시더라구요. 

 

클래식 알못이라, 클래식 입문서를 여러번 읽어도, 교향곡같은 관현악 오케스트라 편성곡은 잘 듣지 못했는데, 이 책 때문에 비로소, 매력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중간에 브람스 교향곡 1번을 각각 시간대 별로 커멘트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을 유튜브 뮤직으로 돌려 들으니, 커멘터리를 들으며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앞으로 클래식에 얼마나 가까워 질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 덕분에 조금은 더 친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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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동네형
1
2021-07-07 00:46:54

 세이지오자와와 안느소피무터가 협연한 베토벤바이올린 협주곡을 유튜브에서 듣고 보면서 세이지씨가 도줒자에게 상당히 배려하는 지휘자라는 것을 느꼈으며 소피무터는 어찌 그리 어택음과 프레이징이 분명한 음을 내는지 놀랐습니다.  프레이징이 분명하니 곡의 음영이 더욱 산다고 할까유.  남편이었던 프레빈의 반주음반보다 훨씬 더 좋게 들린 연주였어유.  오자와씨의 관현악연주음반들은 중용적인 안정감이 돋보이는 거 같던데 지울리니같은 짙은 음색과 잔데를링의 브람스연주같은 무게는 안느껴져 좀 아쉽더라구유.  오자와씨 좀 더 진항 연주 부탁해유.  소개하신 책은 한번 꼭 읽어보고싶네유. 

WR
T-rex
2021-07-07 08:22:59

세이지씨는 이름과 얼굴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로 알아보니, 입지전적인 인물이더군요. 미국 유학시절엔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도 많이하셨다고 지휘자에 따른 연주의 차이가 저에게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 같았는데, 하루키와의 대담을 읽고 보니, 그런게 어떤 방식으로 가능하겠구나 조금 감이 왔습니다.

코난장인
1
2021-07-07 00:50:25

클래식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네요.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대중음악과는 달리 한 작품에 대한 연주 음반이 수백종이 있고 지휘자마다 해석이 천차만별이니 

저 두분의 대화내용은 대중음악 애호가들이 음악을 논하는 방식과는 다르리라 생각됩니다.

저런 대지휘자와 음악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면 상상만 해도 행복한 일일겁니다 ^^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WR
T-rex
1
2021-07-07 08:26:40

하루키씨 덕분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리스너라는 본분에서 벗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대등한 위치의 대담을 이뤄낸 것이 하루키씨의 대단한 점인 것 같습니다.

Lumpen
1
2021-07-07 05:00:49

여기 소개되는 도서들은 일단 그래24, 알라딘 같은데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고 있긴 한데... 여유가 없는 측면도 있고, 최근 몇 년 전부턴 노안 땜에 종이책 읽기가 거의 불가능해져서 이래저래 고민 중입니다(전자책은 아직 적응이 안되고... ). 여튼, 부럽네요...^^

WR
T-rex
2021-07-07 08:40:17

공공 도서관을 이용하고, 맘에 드는 도서는 구입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이 글씨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그런 강점도 있겠네요.

Bin
2021-07-07 14:30:33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 관련 서적들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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