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랜만의 조립식 타임. 이번 시간에는 프리미엄 반다이 한정으로 발매된 MG 건담 Mk-V (마크 파이브)가, 에우고에 가입했다는 가정하에 오리지널 도색/완성해 봤습니다.
간단한 킷 정보는 2021년 4월 발매, 정가 8400엔. 현 시점 한국 정가는 10만 800원.
건담 Mk-V는 '건담 센티넬'이란 작품에 나오는 기체로, 센티넬은 일본 모형 잡지 '모델 그래픽스'가 '오리지널 건프라 디자인을 이용한 스토리 기획'이란 프로젝트를 반다이에게서 발주받아 나온 소설입니다. 작품의 시간 배경은 Z 건담과 ZZ 건담 사이, 오리지널 디자인 총지휘는 당시 주로 동인에서 활동하던 메카 디자이너 카토키 하지메가 맡았고요.
말하자면 작품이 먼저 > 거기에서 나온 기체들을 프라모델로 만들어 판다는 기존 반다이 세일즈 방식을 반대로 뒤집은 것인데, 이래서 도리어 작화 부담이 없는 데다 당시 좋게 말해 때가 덜 묻은(?) 카토키의 덕력이 한껏 발휘된 덕에 개성적이고 멋진 디자인의 기체가 많습니다. 더불어 건프라 라인 업 역시 주력기가 대개 MG(S/EX-S, 딥 스트라이커, FAZZ, 제타 플러스, Mk-V)나 HG(S, EX-S, 제타 플러스, 바잠, 제쿠 아인)로 발매되고 대개 품질도 좋아서 여러모로 쏠쏠한 편.
다만 센티넬 자체가 인지도가 낮은 데다- 그래서 건프라 글이지만 노파심에 작품 설명을 꽤 길게 넣었을 정도로- 반다이도 사생아쯤으로 취급하는 등 복잡한 제반 사정 때문에, 재판을 잘 안 하든가 한정이라든가 등등 오묘하게 구하기 어려운 킷들이 많기도 합니다. 개중에서 이 Mk-V도 일반 발매 킷들처럼 컬러 박스를 쓰면서도(그래서 언젠가 일반 발매하리라 짐작했지만) 계속 프반 온라인 한정으로만 팔고 있어서, 파는 때를 놓치면 구하기 영 거시기하기도 합지요.
이러다보니 제 경우도 나름 파란만장해서 a. MG EX-S 구판(소위 1.0이라 불리는)은 만들어 봤는데, 워낙 애가 여기저기 좀 부실한 데다 이사 오면서 취급 부주의로 박★살 > b. 하필 EX-S 1.5판은 애매한 시기에 발매되어, 못 구하고 손가락만 빨고 > c. 그러다 이 MG 건담 Mk-V 재판 시에 무사히 구해서, MG EX-S 1.5 구하면 함께 만들자 결의했는데 > d. 정작 MG EX-S는 일반이나 프반(태스크 포스)이나 다 못 구하다 보니, Mk-V 박스에 먼지만 쌓이더라... 이런 슬픔의 연쇄를 참다 못해 e. Mk-V 박스부터 깠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이하는 간단한 작업기.
건담 Mk-V는 설정상 전고가 25m(두정고는 23m 가량)나 되는 넘이고 빔 사벨도 대형급이라, 사벨 이펙트 길이부터 대형 HG들을 뛰어넘는 사이즈를 자랑합니다. 더불어 내용물도 인컴용 리드선, 습식 데칼, 일부 미분할 된 스티커까지 다양하게 잘 챙겨준 편이고요.
얘는 설정상 티탄즈 산하 병기 개발 협력 부대 소속이라 원래 사출색도 보라 계통 바탕색을 위주로 한 티탄즈 컬러입니다만, 전 얘가 에우고에 가담했다는 설정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기에 예전에 HG 사이코 건담 Mk-II를 에우고 사양으로 만들 때처럼 전체 도색을 싹 새로 했습니다.(관련 게시글은 하단 링크 참조)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9289025
사실 얘 디자인은 디자이너 아키타카 미카 씨가 원래 ZZ 건담 팀에 지급된다는 설정인 'G-V'라는 기체 도안을 만든 게 시작이기도 해서, 에우고에 간다한들 완전 뜬금포는 아니긴 합니다.
다만 당시엔 한 작품에 건담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ZZ 건담 제작측 의견에 따라 결국 적측 기체인 도벤 울프 디자인으로 전용되었는데, 제 경우엔 요즘 트렌드(?)대로 아군에 건담 좀 많으면 어때! 라는 발상 하에 다시 에우고 기체로 채용. 그래서 도색 기조는 제타 건담의 그것을 베이스로 약간씩만 어레인지해서 한 것이지요.
여기에 더해 마침 센티넬 시간대도 제타에서 카뮤가 폐인이 된 후라, EX-S와의 결투에서 패해 간신히 도망친 (원작 소설에선 여기서 폭☆사)Mk-V를 아가마가 전력도 보강할 겸 얼렁뚱땅 받아들여 수리하고 제타 컬러로 재도색했다 < 는 식의 설정이 되겠습니다.
제맘대로 설정놀이는 이쯤하고, 무장 조립 및 데칼/마감재 처리 전 상태에서 한 컷. 앞서 언급한 대로 사이즈가 커서 존재감도 확실합니다.
백팩 붙이면 안 보이는 순등짝도 한 컷. 여담이지만 (사진으론 잘 안 나오는데) 야메 티피 코팅 실험에다 메탈릭 처리한 부분도 제법 있어서 원래는 우레탄 마감을 할까 하다가, 정작 잔량이 워낙 간당간당해서 (모처럼 돌관작업으로 열나게 만들었는데 새로 주문하고 맥이 끊기는 게 거시기하여) 그냥 적당히 남은 탑 코트 프리미엄 유광 3중으로 뿌려서 마감했네요.
이하는 완성 샷입니다.
만국 공통 사이즈인 4K UltraHD Blu-ray 케이스와 투샷. 전술한대로 설정부터 워낙 거체고 1/100 스케일인 MG 등급이라, 그동안 이 케이스 크기랑 엎치락뒤치락 하던 HG 등급 킷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이즈를 보여줍니다.
데칼은 기본 데칼을 기조로, 에우고 마크만 MG 제타의 그것을 가져와 붙였고요. 일단 카토키 입김이 닿은 센티넬 기체니까 Ver.Ka들이 그렇듯이 아주 요란하게 데칼을 붙여볼까... 했다가, 풀 도색으로 기체 정보 자체를 확 바꿨으니 데칼도 그냥 적당히 매뉴얼 + 약간 추가 정도로 타협했습니다.
실드도 제타의 그것과 동일한 검빨 배색. 이 실드는 제타와 달리 등에 지는 게 가능한데, 덕분에 약간 웨이브 라이더 기수 같은 느낌도 낼 수 있고 그렇습니다. 사실은 이것 때문에 제타 도색 기조로 간 것이기도 하고요.
킷 자체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 a. 우선 발이 넓고 접지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 실드까지 등에 지고도 직립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b. 여기에 가동성도 이 정도 거체치고 상당히 괜찮은 편(특히 하체 가동 기믹이 상당히 세심해서 포징 자유도가 좋은 편)이거니와, c. 전신 프레임 재현 및 조립성도 상당히 부드럽게 잘 맞아들어가고 d. 외장이나 무장도 결합 후에 별달리 헐렁거리지도 않는 딱 좋은 수준인 등등 = 아주 품질 좋은 건프라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e. 여기에다 완전 무장 샷에 이르면, 위로도 크고 옆으로도 넓어지면서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이보다 상하좌우로 큰 모빌 슈츠 MG는 (라이벌 기체인) EX-S 정도고, 아직 1/100 스케일화가 안 된 기체들로 범위를 넓혀도 손에 꼽는 수준이고요. 덕분에 전시 공간도 많이 차지하지만, 앞선 장점들과 결합해서 완성 후 만족감도 상당히 크다 하겠습니다.
이건 실드 분리 후의 등짝. 백팩도 제타 배색으로 도색했고, 인컴만 원래 사출색 그대로 놔뒀습니다. 개인적으로 낚시도 아니고 와이어로 감았다 폈다 하는 인컴 놀이 별로 안 좋아하는지라.
캐논 모드 포징. 백팩을 앞으로 돌리면 빔 사벨 사출구를 빔 캐논 포구로 쓸 수 있다는 설정인데, 기믹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부드럽게 잘 재현됩니다. 포징하기도 편하고요.
전술한대로 팔/다리/허리 모두 가동성도 좋고 해서, 직립 상태도로 괜찮은 포징도 여럿 만들 수 있고 워낙 거체다보니 어떤 포징을 해도 등빨도 좋습니다.
그럼 슬슬 밖으로 나가 보실까.
좌측이 사출색 순조(사진 출처는 달롱넷)/ 우측이 제 오리지널 에우고 사양 도색 조립.
여담이지만 제 경우 MG EX-S (1.5)를 구하면 그 녀석을 티탄즈 컬러로 도색할 생각인데, 건프라에 대한 열의가 남아 있는 동안에 구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_-ㅋ
그럼 이제 뭘 해볼까... 하다가.
매뉴얼 표지 포즈 구현! 의외로 가동성이 안 좋아서 이거 안 되는 건프라가 제법 있는데, 얘는 역시나 부드럽게 잘 됩니다. 사벨 이펙트까지 길어서 금상첨화.
계속 언급하듯(흑흑) MG EX-S가 아직 없는 관계로, 상대로는 등빨 비슷한 1/100 스케일 크샤트리아가 찬조 출연해 줬습니다.(크샤 얘도 원래는 MGEX 밴시를 만들어 짝지울 생각인데, 건조 계획이 계속 늦춰지고 있어서... 안습)
그럼 조립식 이야기는 또 다른 킷에서 뵙기로 하고, 이번엔 여기까지~
아무로 도색을 하니
각도기 특유의 복잡함이 확실히 눈에 잘 들어오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