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딸이야기] 두더지와 비버의 차이에 대해 논하다(사진은 펑~)
올해로 네 살이 되는 둘째 녀석 이야깁니다.
아무래도 딸이라 그런지, 촥촥 와서 앵기는 맛이 아들과는 참 다릅니다. 소파에 앉아서 부르면 쪼르르 달려와 무릎 위에 척~~ 하고 올라타서 종알종알 뭔가 한참 떠들곤 하지요.
지난주였던 것 같은데, 퇴근하고 밥 먹은 다음 소파에 앉자니 이녀석이 어김없이 종종거리면 달려옵니다. 무릎 위에 앉더니 저랑 눈을 맞추면서 대뜸
"아빠 이빨은 두더지 이빨이래~~"
이러네요. 네. 제 윗 앞니 두개가 좀 대문니 스타일입니다. 아빠의 고질적인 컴플렉스를 건드리다니. 순간 발끈합니다.
"아니 이녀석, 아빠가 진짜 두더지 닮았어?"
"응. 똑같아"
"무슨 두더지야~~ 하나도 안비슷해. 어디가 비슷한거야?"
대답 안하고 역시나 종종거리며 책장에 가더니, 그림책 하나를 꺼내와서 커버를 보여주면서
"여기 그림하고 똑같아. 두더지야 두더지~"
아. 그림책에 있는 그림은 두더지가 아니고 비버네요. (속으로 더 좌절 ㅡㅜ)
"하은아. 이거 두더지가 아니고 비버야 비버~"
"아냐. 두더지야. 나무 먹고 사는 두더지"
"비버는 이빨로 나무 잘라다 물 위에 집짓고 사는게 비버고, 두더지는 땅속에서 살잖아. (두더지 나오는 그림책 보여주며) 여기 봐봐. 두더지 땅속에서 살지?"
"아냐 아냐. 이거 두더지 맞아!"
결국 아이폰으로 유튜브에서 두더지와 비버를 찾아 보여줍니다. 비버는 이래이래 다르고, 두더지는 또 저래저래 다르고...벌레를 먹고 살고... 블라블라. 네살짜리 앞에 놓고 설명하자니 좀 많이 궁색합니다.
"이제 두더지랑 비버랑 다른거 알았지? 그래도 아빠 두더지 닮았어?"
"응. 아빠 이제 비버 닮았네~~~"
ㅡㅡ;;;;;;
아빠 컴플렉스 건드렸다고 근 20분 가까이 딸래미한테 비버와 두더지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자니, 제가 생각해도 참 속 좁습니다그려.
ps. 한참 웃으며 지켜보던 집사람이 물어봅니다.
"하은아. 비버랑 두더지랑 뭐가 달라?"
"응.... 응... 암튼 좀 달라."
이녀석아. 설명을 그리 해줬는데.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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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딸자랑.. 크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