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잡담] 용서를 구하는 과정
그저께 가족과 함께 그리고 초등학생 아들 친구를 데리고 계곡에 놀러 갔습니다.
제가 몇 번 수영장에도 데리고 간 아들 친구이기에 나름대로 익숙한 아이였습니다.
아침에 그 아이 엄마의 배웅과 감사의 인사를 받으며 여행을 떠났죠.
계곡에 도착하여 집사람은 휴식을 취하던 중
아들과 친구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물놀이를 하다가 큰 사고가 났습니다.
제가 보트를 태워주려고 했는데
아들 친구가 계곡의 바위 사이로 걸어오다가
그만 발이 미끄러져 무릎으로 심하게 넘어졌습니다.
아들은 저쪽에서 물놀이 중이었고요.
당황해서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데
충격을 입은 왼쪽 무릎이 심하게 찢어진 겁니다.
너무 놀라 상처를 살피려는 순간 피가 마구 나더군요.
급하게 상처를 손으로 막고 피를 씻어내는데도 자꾸 흐르고요.
정말 머릿속이 하얘졌었습니다.
계곡 위쪽에 계신 분께 소리를 질러 도움을 청하니
옆에서 물놀이하던 아저씨가 제 대신 보트를 밀어주어 아이를 물 옆으로 옮겼고
뒤이어서 위에 계시던 아저씨가 아이를 계단 위로 가는 것을 도와주셨습니다.
올라와서 바로 지혈하던 손을 놓으니
다행히도 많은 피는 멈췄더군요.
사색이 되어 달려온 집사람에게 손수건을 건네받아
상처를 강하게 묶었습니다.
아이는 벌벌 떨며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죠.
정말 속으로 저도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세로로 8cm 그리고 5cm 정도의 3mm 벌어진 두 상처가 사람 인자처럼 파였는데
지혈이 되었어도 이것은 바로 꿰매야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아이를 진정시키고
그 계곡 주인장이 차를 가져와 그차를 타고 병원으로 직행했습니다.
토요일이라 보건소는 문을 닫아
읍내에 있는 내과와 외과가 함께 있는 병원으로 갔죠.
급하게 엑스레이부터 찍었는데 천만 다행히도 뼈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일부러 다치지 않은 쪽까지 다 찍어 정확하게 진단하더군요.
그리고 찢어진 부위가 심해 꿰매는 수술에 들어갔는데
갑작스러운 부상과 상황에 놀라고 추위에 떠는 아이를 진정시키며
병원에서 준 담요 두 장으로 아이 몸을 감싸고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수술실에서 아이가 체온을 유지하게 몸을 문질러주며
수술받는 동안 옆에서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계속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 마취주사를 놓는데 이것만 따끔하고 그다음부터는 전혀 아프지 않을 거다."
"잘 용감하게 잘 참고 있다. 1/3 정도 상처가 꿰매지고 있다."
"이제 거의 다 되었다. 예쁘게 잘 붙었다."
정말 고맙게도 아이가 잘 참아주었습니다.
의사분도 수술을 잘해주었습니다.
무려 20 바늘 가까이 꿰맸습니다...
파상풍 주사를 맞고 처방받은 약을 들고 다시 차를 타고 계곡을 돌아왔죠.
집사람과 아이는 사색이 되어 기다리고 있더군요.
아이가 점점 기운을 차리기에
밥을 먹이고 평상 그늘에 누워 편히 쉬게 했습니다.
다행히도 움직이거나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었고요.
아이가 기운을 차린 후 짐을 챙겨 서울로 왔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가서 아이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놀라실까 봐 미리 전화하지 않았거든요.
그 자리에서 사고 경위와 치료 진행을 자세히 설명해 드린 다음
"정말 면목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 두 말씀을 계속 드리며 계속 고개를 숙였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아이가 실수한 것이라며 괜찮다고 하셨지만
얼마나 속이 쓰리셨겠습니까?
삼 년 전 이맘때 아들 녀석이 친구와 사소한 실랑이를 벌이다가
핸드폰으로 맞아 눈 밑에 긴 상처를 입어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아이 얼굴을 보는 데 피멍과 상처에 왈칵 눈물만 나더군요.
그때 나름대로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모인 두 분이
저에게는 일언반구도 없으시더군요...
저는 그 심정을 겪었고 알기에 그러지 않았습니다.
어제는 아이 아버지께 사죄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이가 놀다 보면 다칠 수도 있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말씀해 주시더군요.
더 죄송했습니다.
아이 부모님께 참 면목이 없습니다.
아이가 어서 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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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네요. 마음의 짐은 놓으셔도 되실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