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비밀번호 찾기 회원가입

[차한잔]  [잡담] "너 장애인이냐?"

HARRY
7
  3270
2012-07-27 11:26:28

예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 1년 반가량 혼자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사장님은 지방에 계시고 제가 서울 담당자였죠.


새로 직원이 들어왔습니다.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경력이 짧은 친구였죠.

제가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들어온 지 몇 달 되지 않아

회사 차를 몰다가 도로의 볼라드를 들이받아

차가 많이 망가졌습니다.

다행히도 직원이 다치지는 않았고요.


사장님이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아침부터 사무실에서 그 직원을 혼내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너에게 들어간 돈이 얼마인데 사고까지 내느냐?"

"니가 그동안 해온 것이 뭐가 있느냐"


사람을 몰아가더군요. 정말 옆에서도 불편했습니다.

30분 넘게 사람을 쥐잡듯 몰아갔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이런 말까지 쏟아내더군요.


"요즘 운전 못 하는 애가 어디 있냐? 저 장애인이냐? 운전 장애인?"


그 말 듣고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사장님이 연세가 조금 있으셔서 그랬지

사실 그냥 엎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저한테 그러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정말 싫었습니다.


사람을 혼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사람 진(?)을 다 빼버리고

거기다가 막말까지 하지 참기가 어려웠던 거죠.


어디 장애인이란 말을 함부로 합니까?

평소 저와 달리 몸이나 정신이 조금 불편한 분이지

제가 나서서 도와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을 뿐입니다.

기껏해야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지하철에서 역무원이 휠체어 타신 분 도울 때

옆에서 거드는 정도가 전부였죠.


그런데 나이 먹고 저런 왜곡된 생각으로 직원에게

입에 담지 말아야 할 소리를 내뱉으니 기가 찰 노릇이었습니다.

돈 많고 가진 것 많은 사장이지만

저런 썩어빠진 정신만은 닮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이었죠.


그렇게 직원을 혼내고 저를 밖으로 따로 부르더니

인센티브라고 돈봉투를 챙겨주더군요.

얼마전에 제가 나갈 의향을 비추니 저를 잡기 위한 계략이었습니다.

그동안 약속한 것은 챙겨주지 않더니 말입니다.


밖에 나와서도 사고낸 직원 욕을 또 하더군요.

또 그러는 겁니다.


"쟤 장애인 아니냐? 이러면서요.




사장 가고 돈 봉투 들고 혼자 서 있는데

화가 머리끝까지 나더군요.


사무실로 들어와

그 직원과 그 봉투 속 돈을 정확하게 반으로 나누었습니다.


사장이 저렇게 인간 같지도 않은 소리 하는 것은 한 귀로 흘리라고 하면서요.



예전 생각에 한 글자 적어봅니다.









18
댓글
까마긔
4
2012-07-27 02:27:46

HARRY님, 섬기고 싶습니다.

마탄의사수
1
2012-07-27 02:29:53

음 어떤면에서는 그렇게 함부로 하는거 십분의 일이라도 닮고 싶네요. 이거 원 지금까지 직장에서 싫은 소리 제대로 한적이 없다보니... (직원이 삐칠까봐...)

조브로스
2012-07-27 02:36:19

부하직원에게 막 대한다는 상사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데 막 대하는 상사로 인해 고민하는 부하직원은 많이 만나보았습니다. 이는 군대에서 때린 사람은 없는데 맞은 사람은 많은 미스테리와 함께 국가와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영원한 숙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_-;;;;;;;;

로즈가든
2012-07-27 02:37:38

조브로스님 완전 동감합니다. ^^

WR
HARRY
2012-07-27 02:38:52

그런 마음이 들어도 참으십시요. 생각으로 끝내시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마탄의사수님께 그런 고통과 피해를 끼친 악마같은 친척과 비슷한 길을 걸으실 수도 있습니다.

캐스터
1
2012-07-27 02:30:09

그 사장의 개념과 윤리의식에 장애가 있는 것 같네요...

釣士
2012-07-27 02:32:49

많은 관리자들이 당근보다는 채찍이 조직관리에 수월하다고 생각하죠. 사실 그런 면도 없잖고요. 좋다좋다 하면 결국 뒤통수 맞는게 세상일이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말 다 듣고나면 기분이 좋지 않지요. 사람답게 살려고 아웅다웅 사회일 하는 건데 말입니다.

7gram
1
2012-07-27 02:32:49

몸의 장애보다 더 큰 건 마음과 생각의 장애겠죠. 그건 고칠 수도 없고, 고치기도 힘들구요. HARRY님 멋지십니다. 乃

체인지
2012-07-27 02:33:21

머...옆에서건 직접적이건 몇번 겪어봤지만 글 보니 또 욱! 하네요

howdoudo
1
2012-07-27 02:37:00

장애인 관련 욕하는 사람들은 인성이 의심스럽습니다. 젊은층에서 애자니 하는 단어 장난 삼아 쓰던데 진짜 꼴보기 싫더군요

청계천공장장2
2012-07-27 02:40:09

새벽에 저는 "장애인이냐?"이 말 듣고 또 다시 화를 참지 못하고 게시판에 욕설을 하며 많은 분들에게 눈살 찌푸리게 하여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WR
HARRY
2012-07-27 02:45:23

청계천공장장2님의 진심을 백번 이해합니다. 많이 참으신 겁니다.

Geko
3
2012-07-27 02:41:24

"내가 이런 돈봉투나 받고 당신같은 인간 밑에서 일할줄 알아?" 하고 사장에게 돈봉투를 던져버리며 문을 박차고 나가는 시나리오는 오직 드라마에서만 가능하겠죠? ^^

WR
HARRY
2012-07-27 02:47:08

그러게 말입니다. 먹고 사느라고 그런 지경(?)까지는 못했네요. 퇴근해서 아내에게 봉투 주면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니 그래도 직원에게 잘했다는 말 듣고 마음이 짠했던 기억도 납니다.

히카
2012-07-27 02:43:19

약자에겐 한 없이 강하게 구는 자의 전형이네요. 의외로 사회생활 하면서 저런 케이스로 업그레이드(?) 되는 사람들 꽤 있더라구요.

2012-07-27 03:06:14

마당쇠 부리는 마님 마인드를 가진 사장님이네요

kokolee_1
1
2012-07-27 03:18:52

돈벌고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중에 저런 마인드 가진시림들 적지않죠.. 하긴 재벌사주는 언론에서 자기직원들을 대놓고 하인이라고 말했으니...

브래트칠천피트
2012-07-27 06:55:10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 사장일수록 직원에게 함부로 대하는것같아요. 모든 일에 자기가 중심이 되야지 직원이 중심이 되서 추진하면 난리납니다 ㅠㅠ. 그래서 직원이 없는거죠. 사장 잘만나는것도 복입니다.

댓글 남기기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