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좀비랜드: 더블 탭> 감상후기(노스포)
2009년 좀비랜드가 개봉한지 10년만에, 훌쩍 커버리거나 혹은 세월이 묻어있는 배우들을 고스란히 데리고 속편이 개봉했습니다. 먼저 이 영화를 보자마자 든 느낌은, '좀비 아포칼립스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구강액션 블록버스터네?' 에 가깝습니다. 분명 전편보다 약간은 스케일도 커졌고, 등장인물도 늘어났으며, 뜻밖의 캐스팅도 있어서 반갑긴 했는데요. 만약에 월드 워 Z 같은 영화나 새벽의 저주같은 영화를 기대하셨던 분들은 그냥 패스하시는게 낫겠네요. 일단 전편을 봐야만 이해할수 있는 유머들이 많으며, 개연성따위 확인사살로 날려버리는 영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영화 도입부부터 관객을 혹하게 만드는 새로운 설정들이 영화 내에서는 아예 나오지도 않거나, 혹은 애걔걔? 하게 만들어버리거든요. 물론 주인공들은 그런거 신경 안쓰고 열심히 자기 할일들 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곳곳에 무리수도 많이 두어서, 주인공들의 매력이 아니었다면 날로 먹으려 드는 느낌을 받을 분들이 제법 계실것 같네요.
그렇지만 불과 4200만 달러라는 저예산급(?) 제작비로 이만한 때깔을 만들어 낸것도 어떤 면에서는 대단하게 느껴지고요.(정정훈 촬영감독이 한몫한 부분이지 않나 싶네요) 비록 전편의 두배 가까운 예산을 들이긴 했지만,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상승한 평균 제작비를 생각한다면 무리없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우디 해럴슨을 필두로 한 개성적인 캐릭터들은 그대로 살아있고 말이죠. 게다가 미국 대중문화(특히 엘비스)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배꼽잡게 만드는 유머들로 푸짐하게 차려져 있으며, 황석희 번역가의 매끄러운 번역도 도움을 줍니다.(다만 15금이기에 데드풀때처럼 막나가지 못한게 두고 두고 아쉽네요)
다만 흥행은 부정적으로 보입니다. 전편을 봐야하는 진입장벽도 있고, 스케일을 확 늘린것도, 큰 변화를 추구한것도 아닌 어정쩡한 시나리오도 충분치는 못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좀비를 시원하게 쓸어버리는 액션보다는 등장하는 '인간'들 간의 구강액션에 더 비중을 할애하기 때문인것 같네요. 전편을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무리없이 볼수 있는 수준이지만, 그냥 좀비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함량미달일수 있으니 미리 감안하고 상영관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영화가 끝나면 크레딧에서 대사가 나오면서 부가영상으로 이어지는데요. 제법 볼만하므로 바쁘시지 않다면 불이 켜질때까지는 상영관에서 대기하시는것도 좋겠네요. 저는 그냥 실컷 웃다 나와서 크게 실망한건 아닌데요. 다른 분들에게 쉽게 추천하지는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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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도 뭔가 좀비의 위협보다는 제시 아이젠버그의 구강 액션이 돋보였는데
비슷하게 가나보네요.
일단은 좋아하는 작품의 후속작이니 꼭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