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미드웨이라는 영화의 의미
아침에 미드웨이 보고 왔어요.
사전정보 없이 보고 난후 이 영화 감독이 누구게? 하고 4지선다를 낸다면
1)리들리 스콧
2)고어 버빈스키
3)로버트 저메키스
4)롤랜드 에머리히
과연 4번 찍을 사람 있을까요? 감독이 독일인에 중국자본이 들어가서인지 모르지만 영화가 굉장히 중립에서 바라본 느낌이고 극적요소나 음악을 배제한 연출이네요. 감독이 드디어 영화 만드는 것에 뭔가 득도하셨는지(다작하다 보니 거장이 된 두기봉처럼) 우연히 하나 걸린 건지는 다음 작품을 봐야겠지만요. 태평양 전쟁을 잘 모르는 일반관객들도 미드웨이 해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비교적 지루하지 않게 이해하게끔 잘 구성돼 있는데다 실존인물들을 묘사한 명배우들의 향연도 돋보이네요. 주인공을 비롯한 모든 조연급 연기자들 하나하나 빼놓을 데가 없었고요. 필모중 가장 정상인으로 나온 우디 해럴슨은 명배우임을 다시 느끼게 하고요.
몇몇분들이 씨지 어색함을 지적하셨는데 몰입하다 보니 큰 어색함 못 느꼈고요. 진주만과는 달리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부족한 점이 맘에 듭니다. 사실 전쟁과정에서 여성이 들어갈 여지가 없으면 빼는 게 맞죠. 양국에서 지략대결을 하는 와중에 쓸데없이 감성 자극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그런데 둘리틀 작전은 너무 묘사가 짧아서 아쉬웠어요. 일본 입장에서 경악할 사건인데 좀더 폭격장면이나 수뇌부의 반응에 대한 묘사가 길었으면 어땠을까요...
이 영화는 미국에선 그야말로 폭망했고 해외 흥행도 기대이하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비교적 완성도가 수준급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건 슈퍼스타의 부재도 있지만 전 세계가 참여한 큰 전쟁이 일어난지 반세기가 넘어가며 더 이상은 전쟁을 그대로 그려낸 영화는 통하지 않는 시대임을 반증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전쟁영화가 흥행하려면 덩케르크처럼 서술방식이 개성이 있든지, 전쟁을 소재로 가상의 인물들이 러브스토리나 히어로 이야기를 해야지 전통적인 전쟁영화는 요즘 주관객들층에게 먹히지 않는 것 같아요.
내일 생일이다 보니 콤보 무료가 제공되길래 영화 본후 들고 집에 왔어요. 오후엔 혼자 대부 보면서 즐겨야겠네요~
익명댓글 거부를 깜빡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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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 같은 전쟁 멜러 일본 영화 같은 으윽! 하며 돌진하는 과장된 비장미가 없어 심심했지만, 그래서 더욱 좋았던. 그러나 cgv 레이저관 사운드가 홈시어터 수준이라 좀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