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난감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일단 원작 영화는 아카데미 10개부문을 휩쓸며 대성공했고 어릴때 기억에도 사운드오브뮤직, 마이페어레이디와 함께 고전 뮤지컬 3대작으로 기억될 정도였고 라디오 영화음악 프로에서도 자주 틀어줘서 영화 보기 전부터 여러 곡들이 귀에 익어 있다가 비디오로 처음 접했는데 그때도 이미 30년 전 영화라 오래된 느낌이었지만 Maria, Tonight 같는 곡들이 나오자마자 그냥 화면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서 라이센스 뮤지컬도 보러갔었고 재상영으로 스크린에서 볼 기회도 있었고 DVD 블루레이도 박스세트로 나와 구입했고 영화사상 명작으로 손꼽히는 대작이라 리메이크는 생각도 안했는데 스필버그니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기대감 속에 용아맥 코돌비에서 감상을 했는데 시작하자마자 그리고 끝까지 난감했습니다. 일단 고전 영화는 그 시대를 감안하고 보면서 느끼는건데 최신작이 60년전 스타일 그대로 나와버리니 당황스럽더군요. 화면부터 아이맥스 레이저나 돌비 비전에 상관없이 예전 테크니컬러의 약간 번진 느낌에다 사운드도 옛날 영화들은 녹음 기술 부족인지 부드럽지 않고 약간 귀아픈 느낌인데 그걸 그대로 살려서 들려줍니다.
이야기 전개도 친절하지 않은데 원작은 도입부부터 샤크와 제트 패거리들이 티격태격 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줘서 뭔가 대립이 있음을 알게되는데 이번엔 바로 우르르 몰려나와 패싸움 분위기만 내다 토니와 마리아가 만나 사랑 노래로 넘어가니 누가 누군지, 이번엔 히스패닉계 인종까지 맞춰서 캐스팅 했다지만 우리가 보기엔 같은 백인이라 구분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다 비중이 크게 늘어난 스페인어는 자막까지 안넣어주니 관객은 한없이 헤맬 뿐이고 스필버그가 이번엔 크게 잘못 짚었다는 생각만 커집니다.
그렇게 얼떨떨하게 영화는 끝나고 집에서 오리지널을 다시 보니 이건 여전히 재미있고 몰입이 잘 됩니다. 이번에 본건 신작도 아니고 고전도 아니고 무슨 레플리카를 감상한 느낌? 십수년전 스필버그가 리메이크했던 우주전쟁도 전쟁보단 뜬금 발암 캐릭터 넣어서 드랍률 엄청났고 제가 두번다시 보지않는 스필버그 영화가 되었는데 이분 리메이크는 소질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특이사항으론 토니가 일하는 가게 주인 닥터는 이번엔 사망했고 부인이 나오는데 이분이 오리지날 아니타역이십니다. 어느새 90세가 되었는데 아직도 활동하시는게 놀랍고 실제로 강간 경험이 있어서 그 장면 촬영시 힘들었다는데 이번엔 말리는 역할이라 또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찾아보니 60년이 흘렀음에도 주요 배역들 사고사한 나탈리 우드를 제외하곤 다 살아계시네요. 참고로 대부분 배역들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유명해졌지만 나탈리 우드는 이미 스타여서 촬영장에서도 트레일러에만 있다가 연기만 하고 다시 들어가는 어려운 존재였다고 토니역 배우가 회고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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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이랑 뮤지컬영화 둘다 안좋아하는 편인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영화 후기보고 안보러가길 잘했다 생각이 계속 강해지더군요.
솔직히 사운드오브뮤직 이나 그리스 마마미아 라라랜드 레미제라블 전부다 보다가 중간에 포기했었습니다.
위대한 쇼맨 이나 뮤지컬 라이온킹 처럼 연기는 따로 보여주고 중간중간 넘버와 화려한 볼거리를 넣는 식의 뮤지컬은 그래도 재밌게 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넘버로 구성된 형태는 도저히 저랑 안맞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