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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난감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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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1-21 17:00:52


일단 원작 영화는 아카데미 10개부문을 휩쓸며 대성공했고 어릴때 기억에도 사운드오브뮤직, 마이페어레이디와 함께 고전 뮤지컬 3대작으로 기억될 정도였고 라디오 영화음악 프로에서도 자주 틀어줘서 영화 보기 전부터 여러 곡들이 귀에 익어 있다가 비디오로 처음 접했는데 그때도 이미 30년 전 영화라 오래된 느낌이었지만 Maria, Tonight 같는 곡들이 나오자마자 그냥 화면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서 라이센스 뮤지컬도 보러갔었고 재상영으로 스크린에서 볼 기회도 있었고 DVD 블루레이도 박스세트로 나와 구입했고 영화사상 명작으로 손꼽히는 대작이라 리메이크는 생각도 안했는데 스필버그니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기대감 속에 용아맥 코돌비에서 감상을 했는데 시작하자마자 그리고 끝까지 난감했습니다. 일단 고전 영화는 그 시대를 감안하고 보면서 느끼는건데 최신작이 60년전 스타일 그대로 나와버리니 당황스럽더군요. 화면부터 아이맥스 레이저나 돌비 비전에 상관없이 예전 테크니컬러의 약간 번진 느낌에다 사운드도 옛날 영화들은 녹음 기술 부족인지 부드럽지 않고 약간 귀아픈 느낌인데 그걸 그대로 살려서 들려줍니다.

이야기 전개도 친절하지 않은데 원작은 도입부부터 샤크와 제트 패거리들이 티격태격 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줘서 뭔가 대립이 있음을 알게되는데 이번엔 바로 우르르 몰려나와 패싸움 분위기만 내다 토니와 마리아가 만나 사랑 노래로 넘어가니 누가 누군지, 이번엔 히스패닉계 인종까지 맞춰서 캐스팅 했다지만 우리가 보기엔 같은 백인이라 구분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다 비중이 크게 늘어난 스페인어는 자막까지 안넣어주니 관객은 한없이 헤맬 뿐이고 스필버그가 이번엔 크게 잘못 짚었다는 생각만 커집니다.

그렇게 얼떨떨하게 영화는 끝나고 집에서 오리지널을 다시 보니 이건 여전히 재미있고 몰입이 잘 됩니다. 이번에 본건 신작도 아니고 고전도 아니고 무슨 레플리카를 감상한 느낌? 십수년전 스필버그가 리메이크했던 우주전쟁도 전쟁보단 뜬금 발암 캐릭터 넣어서 드랍률 엄청났고 제가 두번다시 보지않는 스필버그 영화가 되었는데 이분 리메이크는 소질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특이사항으론 토니가 일하는 가게 주인 닥터는 이번엔 사망했고 부인이 나오는데 이분이 오리지날 아니타역이십니다. 어느새 90세가 되었는데 아직도 활동하시는게 놀랍고 실제로 강간 경험이 있어서 그 장면 촬영시 힘들었다는데 이번엔 말리는 역할이라 또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찾아보니 60년이 흘렀음에도 주요 배역들 사고사한 나탈리 우드를 제외하곤 다 살아계시네요. 참고로 대부분 배역들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유명해졌지만 나탈리 우드는 이미 스타여서 촬영장에서도 트레일러에만 있다가 연기만 하고 다시 들어가는 어려운 존재였다고 토니역 배우가 회고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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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01-21 17:43:08

뮤지컬이랑 뮤지컬영화 둘다 안좋아하는 편인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영화 후기보고 안보러가길 잘했다 생각이 계속 강해지더군요.

 

솔직히 사운드오브뮤직 이나 그리스 마마미아 라라랜드 레미제라블 전부다 보다가 중간에 포기했었습니다.

 

위대한 쇼맨 이나 뮤지컬 라이온킹 처럼 연기는 따로 보여주고 중간중간 넘버와 화려한 볼거리를 넣는 식의 뮤지컬은 그래도 재밌게 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넘버로 구성된 형태는 도저히 저랑 안맞더군요.

2022-01-21 18:00:41

음 중간에 포기하신것들은 아쉽네요.
맘마미아를 빼곤 다 수작 명작입니다 ㅠ

WR
2022-01-21 22:00:38

뮤지컬도 유행과 취향을 타는거죠. 세대가 바뀌면서 어느새 우리나라엔 웨스트 사이드 뮤지컬이 공연되지 않고 있고 공연장엔 잘팔리는 몇편들만 수년째 돌아가며 올라가고 있습니다. 세월 지남 또 바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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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1 18:05:03

평하신 내용 대부분 공감합니다. 저도 오리지널의 팬인데 이번 스필버그 작품은 최대한 그 분위기를 살려 나가려고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캐릭터들의 입체감과 개성은 이번 작품이 더 나았다고 봅니다. 

WR
2022-01-21 22:02:25

스필버그 열살때 뮤지컬이 나와 감동받고 영화는 십대 중반쯤 나왔을테니 어린시절 추억에 바치는 헌정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현재 관객들에게 먹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였다는게 함정이었죠.

2022-01-21 18:06:35

원작이 개인적으로는 영화로서 보여줄수 있는 최고의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탓에 그것을 뛰어넘을거라는 기대가 전혀 없어서였는지 전 나름 괜찮게 보았습니다. 

원작의 위대함때문에 원작은 원작대로 스필버그의 작품은 또 그만의 멋스러움때문에 각각 자주 감상하게 될 것 같습니다. 

 

WR
2022-01-21 22:04:02

스필버그판은 제가 보통 용아맥 코돌비에 이어 수퍼플렉스G까지 순회를 하는데 두번만 보고 롯시는 중단할 정도로 지금은 볼 마음이 안나는데 좀더 시간 지나면 어떨지 봐야겠습니다.

2022-01-21 19:50:39

저는 아이맥스판 질감이 옛날에 70미리 상영관에서 35미리 영화를 블로우업해 상영하는 질감이라 좋았습니다.

WR
2022-01-21 22:05:20

네 요새처럼 디지털 후보정으로 디른 세상처럼 만들지 않고 고전 필름영화 색감은 그대로 잘 살렸더군요.

Updated at 2022-01-21 23:00:28

근데 오히려 요즘 사람들한텐 61년작이 훨씬 불친절하고 진입장벽이 어려운 영화일텐데요

얼마전에 스필버그판 영화 보고 온 지인들한테 61년작 보여줬는데 다들 집중을 못하더만요...

저도 61년작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솔직히 추억 보정을 빼고 정말 냉정하게 보자면

이야기 전개 방식이 정말 낡았고 개연성도 떨어지는 편이라 감정선에 몰입하기도 힘들어요

그냥 간단히 말해 시대를 초월한 완성도를 가진 영화는 아니란 겁니다

61년작의 감성은 유지하되 자잘한 단점과 시대적 한계를 깔끔하게 수정하고 새롭게 각색한게

이번 스필버그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서구권의 극찬과 달리 불호평이 많은 걸 보면

확실히 클래식한 소재와 이야기가 요즘 국내 관객들에겐 공감을 얻기 힘든 부분이 많은 것 같네요    

WR
Updated at 2022-01-22 07:14:31

네 한국에선 오리지널 뮤지컬도 영화도 이젠 지나간 컨텐츠입니다. 그래서 스필버그판이 어느정도 현대에 맞는 재해석을 보여줘야 했는데 손보긴 했지만 살짝 보완 정도에 그쳐서 요새 관객이 보기엔 이게 원작인지 신작인지 모조품인지 아리송한 상태라 새로운 관객들에게 관심을 못끈거죠. 미국에서도 호평은 있었지만 흥행은 참패했고요. 브로드웨이에선 아직 상연중인지 마리아역 배우 16살에 마리아역 무대로 데뷰해 영화까지 출연한 케이스더군요. 디즈니 백설공주에도 나온답니다.

2022-01-21 23:11:50

저도 이걸 리메이크 한다고 했을때 "하필 이걸?" 이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어요..

아무리 스필버그라도 이미 완벽에 가까운 원작을 뛰어넘는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고 그나마 기대했던 것이 원작에서 부족했던 토니와 마리아의 노래정도 였습니다. (솔직히 이건 직접 소화해서인지 조금 낫더군요)

 

제가 생각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멋진 안무를 통해 보여준 오리지널 오프닝이 리메이크에서는 바로 쌈박질로 들어간 것과 중반이후 지나치게 처지는 것을 막기위해 <I Feel Pretty>를 뒤로 빼고, <Cool>을 앞으로 배치한 것이 큰 패착이라고 봤어요. 이와함께 오프닝의 안무와 <Cool>의 안무는 원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기도 해서 상당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정작 이것은 재연하지 않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위안으로 삼았던 것은 스필버그라서 말아먹지는 않았구나로 만족하고 봤습니다. 

저역시 두번을 봤는데 두번 모두 보고 나오면서 "왜 하필 이걸..."을 읇조리면서 나왔네요... ^^;

WR
2022-01-22 07:13:20

I feel pretty는 원작 순서에 맞게 다시 배치한거라는데 그럼 앞 장면때문에 즐겁던 장면이 엄청난 아이러니가 되어버리죠. America가 무대 분위기 옥상에서 벗어나 뉴욕 거리를 돌아다니며 연출해 더 좋았던 것 빼곤 주요 곡들은 원작의 안무가 더 좋았습니다.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사운드 오브 뮤직도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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