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파나소닉 UB9000 일본 한정판, 튜닝 후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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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파나소닉 DP-UB9000 Japan Limited (이하 JL)의 커스텀 제품에 대한 소감입니다. (본 제품의 디폴트 상태의 품질에 대한 감상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1. 튜닝에 따른 변경점
이것이 튜닝 전 UB9000 JL의 내부이고...
이것이 튜닝 후의 내부입니다. 변경 사항은 1. 전원부와 관련 기판, 2. 내부 클럭의 교체, 3. 아날로그 음성 출력 보드 제거이며, 이외에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진동 제어에 대한 미세 튜닝을 좀 더 거쳤습니다.
A. 전원부
커스텀판의 튜닝 전원부는 이 UB9000에 맞춰 설계된 독자적인 리니어계 토로이달 트랜스로, 기존의 디지털 신호 관련 기판에 전원을 공급하던 스위칭(12v 공급) 전원부를 완전히 대체한 사양입니다. 추가로 전기 안전 장치도 퓨즈가 아닌 서킷 브레이커 식.
다만 참고로 이 트랜스는 본래 아날로그 음성 출력 보드에도 전원 공급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고, UB9000은 상황에 따라 유저가 필요한 출력부 이외로 가는 음성 신호를 배제할 수 있는 자율 셋팅이 가능(자세한 것은 아래 링크 게시물 중 '하이 클래러티 사운드' 항목 참조)합니다만, 저는 완전한 트랜스포트 사용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아날로그 보드는 아예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B. 클럭
내부 클럭은 기존의 1.8v용 TCXO 클럭을 Femto 77 클럭으로 교체했습니다. 사실 UB9000 JL은 기본 내장 클럭으로 이미 TCXO 클럭을 채용했기 때문에, 중급기의 기준점 정도로 불리는 오포가 기본 채용한 오실레이터에 비해 정밀도가 높고 따라서 지터 발생량도 기본적으로 더 낮습니다.
TCXO는 가성비가 매우 좋은 클럭이라 이걸 아예 도외시하는 하이파이 메이커가 아닌 한, 대량 생산 제품에서 쓰이는 한계 수준에 속합니다. 때문에 이보다 더 정밀하되 그 정밀도의 차이보다 가격 상승폭이 더 큰 펨토 클럭은 주로 하이파이 계통 DAC(에서 디지털 신호의 보다 정밀한 핸들링을 위해)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C. 기타
전원부와 클럭 교체 외에 아날로그 출력 보드를 아예 들어내거나 진동 제어를 위한 별도의 미세 튜닝을 덧붙인 건 개인적인 편집증에 가깝긴 합니다. 아날로그 음성 신호에 대한 건 앞서 언급했고, 제진 튜닝이란 사용 환경이나 액세서리/ 시스템과 사용자에 따라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라.
굳이 변명하면 애초에 UB9000 JL급의 플레이어를 튜닝한다는 자체가 가성비니 효율이니를 도외시한 기행(^^;) 이니까, 제가 구분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튜닝을 좀 더 하는 것이겠습니다.
2. 퀄리티 클래스의 가늠
UB9000 JL 커스텀의 퀄리티 클래스를 가늠하기 위해 비교차 선택한 플레이어는, 기본은 오포 UDP-203 커스텀(OCXO 클럭/ 리니어 전원), 마란츠 UD9004 (디폴트)입니다. 다만 음성 비교시엔 에어 DX-5가 찬조 출연.
a. 오포의 UHD-BD 플레이어인 UDP-203, 의 개인 커스텀 버전에 대해선 과거 본 게시판에 간단하게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튜닝 사양과 간단한 감상은 이 링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b. 마란츠 UD9004는 설명이 필요없는, 현재도 최고 레벨의 BD 화질로 정평이 난 BD 플레이어입니다. 이에 대해선 제가 두 번째로 구입한 당시에 본 게시판에 소개한 적도 있고, 그게 아니라도 오디오 게시판 등에서 9004로 검색해 보시면 관련 언급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c. 에어 DX-5는 BDP 시절 최고 레벨의 BD 음질을 들려주는 기기로 평판이 높습니다. 본 제품에 대해서도 게시판에 소개한 적이 있지만, 해당 게시물의 사진 링크가 (DP 개편 이후)뒤죽박죽 되어서 부득이 제 개인 블로그의 포스팅 링크를 겁니다.
http://knousang.egloos.com/3278554
A. 영상
영상 비교는 UB9000 JL 커스텀과 UDP-203 커스텀의 경우 총 4종의 4K 디스플레이(모처에서 JVC DLA-Z1/ 소니 VPL-VW760으로 투사, 제 룸에서 JVC DLA-X950R/ LG OLED C9으로 출력)에서 시도했습니다. 이후 UD9004와 UB9000 JL 커스텀과의 비교는, UD9004와 UB9000 JL의 최종 출력 해상도 비교 대상인 BD의 그것으로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 FHD 디스플레이인 런코 VX-11D와 파나소닉 TC-P55VT50에서 행했습니다.
- VW760, Z1 테스트 (이곳의 UDP-203도 튜닝된 제품이라 하지만, 이 203의 상세 튜닝 사항은 불명)
이때는 UB9000 JL 커스텀을 수령한 직후였고, 음성이 아예 안 나오는 환경에서 영상 비교에만 집중했습니다. 비교에 사용한 타이틀은 1. (파나소닉에서 배포한)MGVC 데모 BD, 2. 다크나이트 UBD 및 3. UBD 패키지 내 다크나이트 BD의 총 3종. 먼저 틀어본 건 VW760.
(MGVC 데모 BD에서 취득한, 비교 구간의 스크린 샷. 실제 투사 사진이 아니며, MGVC도 미구현.)
일단 MGVC BD는 MGVC가 구현되는 UB9000 JL (해외판 UB9000에서는 구현 불가)과 이게 안 되는 오포 203 간 일종의 '기능 데몬스트레이션'에 가까웠고, 여기선 시작부터 화면 투명도 차이부터 너무 나서 비교할 필요가 없다로 간단하게 결론이 났습니다. MGVC를 구현한 9000 JL의 영상에 비해, (MGVC가 구현되지 않은)오포는 마치 영상에 기름종이를 2-3장 겹쳐서 보는 듯 부연 느낌마저 날 정도였고, 이건 동석해서 화면을 비교한 분께서도 첫눈에 언급하신 사항.
반 년쯤 전 9000 JL의 튜닝 이전 디폴트 상태에서 이 데모 BD를 돌렸던 기억과 비교하면, 화면 투명도와 명/암에 걸친 계조 표현력이 좀 더 좋아진 게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 장면이 있는 구간에서 튜닝 전엔 하늘의 푸른색 계조에 살짝 등고선이 보였던 것에 비해, 튜닝 이후엔 그 경향이 거의 없어지고 보다 푸른 빛의 농담이 뚜렷하게 표현되었습니다.
다음은 다크나이트 UBD의 HDR10 구현 화면. UB9000 JL 커스텀의 셋팅은 HDR 디스플레이 타입 - 베이직 휘도 프로젝터, 디스플레이 타입 표준/ UDP-203의 셋팅은 HDR10 Forced 외에도 전용 톤 맵핑 옵션 4종 모두 각각 비교.
(다크나이트 BD에서 취득한, 1920x1080/ SDR 스크린 샷. 이해를 돕기 위해 게재)
비교 구간은 다크나이트를 보신 분이면 누구나 다 아실 그 유명한 1챕터 아이맥스 신부터 2챕터 초반까지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오포 203 커스텀의 그 어떤 HDR 옵션을 써도 UB9000 JL 커스텀의 상기 셋팅과 비교할 때 아주 '평면적인' 그림이 나옵니다. HDR 톤 맵핑 이념차에 따른 색감의 체감차는 물론 다이나믹스와 화면 투명도의 차이에 따른 색순도 체감까지 모두 확연하게 밀리고, 총합적인 그림의 입체감 측면에선 농담 좀 보태면 2D와 3D 영상의 차이 정도가 납니다.
튜닝 전 9000 JL에서도 동일한 옵션을 가지고 테스트했을 때는 색감의 체감차와 명부의 밝기에서 주로 차이가 느껴졌던 것에 비해- 물론 이것도 상당히 큰 차이였지만-, 튜닝 후에는 암부를 포함한 전체 화면 다이나믹스와 투명도까지 차이가 더 벌어졌습니다. 이때문에 UBD를 빼고 다크나이트 BD로 바꿔서 보면, 203 커스텀에선 마치 SDR(/BT.709)의 색감이 HDR(/광색역)보다 더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이에 비해 9000 JL 커스텀에선 다크나이트 UBD의 HDR10과 BD의 SDR 대비 시, SDR이 (표준 색역을 지켜 만든 것이지만 바로 그래서)상대적으로 UBD/광색역 대비 물빠진 컬러인 듯한 느낌이 잘 구현됩니다. 이것은 물론 최근의 휘도 높은 TV들에서 틀었을 때의 감각과 유사하며 (그래서 패니의 HDR10 톤 맵핑이 우수하다는 사례도 됩니다만), 전술한대로 튜닝에 따라 확장된 다이나믹스 체감과 투명도가 (VW760으로 구현한)HDR 체감차를 더 벌어지도록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각은 DLA-Z1에 투사했을 때도 유지되었고, 여기선 특히 (BD도 마찬가지로)색감이 찐득해진 게 튜닝기의 최대 어필 포인트였습니다. 원래 Z1부터 색감 표현력이 좋은 기기지만, UB9000 JL 디폴트 상태에서 물렸던 시점엔 '이 정도군' 했던 것이 커스텀 후엔 화면 투명도가 올라가면서 색감의 체감마저 '이거다!' 수준으로 변한 게 포인트. 여기에 파나소닉 전용 프로파일로 물린 HDR 화면은, HDR (+ 맵핑) 상태에서 간혹 보이던 암부의 미세한 노이즈마저 걷힌, 명암에 걸쳐 거의 완벽한 색감의 그림이 나옵니다.
(* 한 가지 재미있는 건, JVC의 파나소닉 전용 프로파일 중 '베이직 휘도 프로젝터 옵션'과 '고휘도 프로젝터 옵션' 사이의 호불호와 그림 경향차도 튜닝 전보다 더 뚜렷해진 경향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과거엔 대개 '베이직 휘도'를 선호했지만, 튜닝 후엔 타이틀에 따라 혼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 X950R, C9 테스트
(다크나이트 BD에서 취득한, 1920x1080/ SDR 스크린 샷. 이해를 돕기 위해 게재)
한편 UB9000 JL 커스텀과 오포 UDP-203 커스텀 간의 BD 집중 테스트는, 장소를 옮겨 제 룸에서 X950R/ OLED C9을 가지고 주로 테스트했습니다. 사용한 BD는 상기 모처에서도 사용한 다크나이트 BD 외에도, 즐겨 시청하는 BD들- 최근 리뷰 건으로 자주 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BD 등등.
BD/ SDR에서 특이한 점은, UB9000 JL 커스텀의 경우 화이트 피크가 일견 눈이 부실 정도로 쨍하게 나오는데 오포 203 커스텀에서는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나옵니다. 이건 기기의 디폴트 영상 신호 패러메터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고 9000 JL의 튜닝 전에도 그런 경향이 다소 눈에 띄었지만, 튜닝 후엔 노이즈를 걷어내고 투명도 상승 > 다이나믹스 표현력의 증대 > 보다 확실하게 화이트 피크의 어필력이 증가.
웃기는 건 세세히 뜯어보면 화이트 디테일 표현력은 오히려 오포 203 커스텀이 떨어진다는 점인데, 이전에 UB9000(디폴트 상태, 일본판/ 글로벌판 관계없이)의 돌비 비전 출력 영상이 오포에 비해 전반적으로 밝지만 디테일이 먹히는 결점이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vs BD/ SDR에선 그냥 모든 면에서 9000 JL 커스텀의 그림이 앞섭니다. 실제 표현력과 쉽게 체감되는 어필력 둘 다 그렇고, 여태껏 BD/ SDR에서 이 정도 차이를 느낀 건 오직 A1UD 및 UD9004와 다른 우수마발 BDP들을 비교했을 때만 느꼈던 감각입니다.
더불어 중요한 동적 해상도의 경우 원래부터 9000이 203을 앞선 부분(튜닝 안 한 9000과 튜닝 한 203을 비교해서...)이었지만, 9000 JL의 튜닝 이후에는 영상의 투명도와 함께 덩달아 디테일 표현력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빠르게 지나가는 부분의 체감 선명성마저 9000이 확연하게 우위를 보입니다. 여기까지 진행하고 나서 이젠 오포에게 전기를 먹이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생각하게 될 정도였지만, 그나마 외부 자막 플레이와 몇몇 기능들 때문에 못 놓는 계륵 정도가 되고 말았네요.
- UD9004와 비교 (+ 디스플레이는 11D/ VT50으로 교체)
(카사블랑카 BD에서 취득한, 1920x1080/ SDR 스크린 샷. 이해를 돕기 위해 게재)
UB9000 JL 커스텀의 장점이 '필름, 특히 오래된 필름을 평범한 화질로 수록한 BD를 볼 때' 그 필름틱함이 살아나는 오묘한 화질에 감탄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사실 이런 플레이어가 처음은 아닙니다. 과거 UD9004에서 이미 그런 그림을 선보인 적이 있기 때문이고요.
UD9004는 형제기인 A1UD에 비해 디테일 표현의 칼 같은 각은 아주 약간 느슨하지만, 대신 전체적인 그림의 묘한 질감이나 그 특유의 색감에선 역시나 아주 약간 개인적으로 더 맘에 드는 경향의 플레이어입니다. 그래서 과거 A1과 9004를 비교하고서 9004를 택하기도 했습니다.(그런 것치곤 두 번 샀다 팔고 세 번째로 또 샀다는 행보가 제 스스로도 웃기긴 한데...)
UD9004에서 재생한 BD 그림은 그 투명도와 동적 해상도, 색감면에서 지금도 최고 레벨의 BD 그림이고 이건 어떤 장르의 컨텐츠를 틀건 마찬가지입니다. 흑백 필름 영화를 보든 최신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보든. 그리고 이걸 A/B로 틀면서 비교한 바, 적어도 제 환경에서 제가 비교한 타이틀로 보자면 UB9000 JL 커스텀의 그림은 UD9004와 밝기 특성이 아주 약간 다른 것 외엔 난형난제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동적 해상도도 그렇고, 투명도나 다이나믹스 수준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UD9004 이외의 기기에서, BD의 그림들이 이렇게 멋지게 나오는 건 제 그럭저럭 오래된 AV 라이프에서도 처음입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HDMI로 나오는 그림은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 분께는 UD9004와 UB9000 JL 커스텀의 비교가 훌륭한 증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뭐든 다른 플레이어를 가져오는 순간 그 생각은 와르르 할 가능성이 큽니다만, 그건 제 책임이 아닙니다.^^;
B. 음성
음성은 1번 항목에서 언급한 이유도 있기에, 당연히 모두 HDMI 출력으로만 비교한 사항입니다. 또한 이쪽은 제 전용룸의 사운드 시스템에서, 세 기기를 한꺼번에 놓고 HDMI 사운드 셀렉트를 변경해 가며 비교했습니다. + 그리고 게스트로, (역시 같은 사운드 컴포넌트에 연결한)에어 DX-5가 찬조 출연.
일단 UDP-203 커스텀의 사운드는, 좋게 말하면 정확하게 울리려 노력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다소 재미없는 경향이 있습니다. 역시 제 룸에서 운용하는 에어 DX-5의 HDMI 사운드와 비교하면, 특히 (HDMI 지터의 양, 신호 노이즈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는)중/ 저음의 진함과 전체적인 소리의 밀도가 차이가 나고 전체적인 음의 디테일 표현력- 후술하듯 마치 선명함을 귀에 들이대는 듯한 직설감과 이로 인한 '청량감'이 한 발 물러섭니다.
그래서 UBD와 BD가 같은 사운드 포맷이되 (동일한 오포 203에서 들었을 때)UBD의 체감 음질이 앞서는 타이틀의 경우에도, 이런 타이틀조차 DX-5로 그 BD를 듣는 것과 UDP-203 커스텀으로 그 UBD를 들으면 거의 다 DX-5로 BD를 듣는 걸 택하게 되곤 했습니다. 사실 오포는 BDP-83 이후 계속 기반 부품 퀄리티를 다운시켜 왔고, 에어의 주재자였던 고 찰스 한센 씨가 생전에 BDP-83 튜닝기인 DX-5 이후 더이상 BDP를 내지 않은 것도 이때문이라...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늘 생각하긴 했습니다만.
한편 UD9004의 경우 (BD 수록 사운드의)소리가 매끈+우아+섬세하게 나오면서, 공간을 잘 메우는 적절한 밀도감이 특장점입니다. 마란츠는 데논 A1UD를 UD9004로 만들면서 아날로그 사운드 부분만 자사의 감각으로 별도 빌드했다고 말했지만, 이렇게 HDMI 출력 사운드에서도 다른 감이 있는 건 당시에도 좀 화제가 되었던 부분이고.
이렇게 분명 9004가 그리는 무대 넓이, 공간감, 정보량, 음상의 분리나 해상도는 상당히 좋습니다. 분명히 말해서 사운드 품질에 신경쓰지 않은 가전 레벨 BDP들이 같은 HDMI 출력이랍시고 따라올 수준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UD9004로도 DX-5의 사운드보다는 덜 끌리는 감은 어쩔 수 없습니다. UD9004가 화사함으로 다소의 (특히 저역) 리얼감 손실을 커버하며 공간을 대류하는 소리라면, DX-5는 유저에게 리얼 그 자체를 들이대어 보여주는 듯한 느낌으로 공간을 몰아치는 맛이 있습니다.
과거 DX-5와 UD9004의 비교에서도 언급한 바이지만, UD9004가 그 흐트러지지 않는 화면으로 사용자를 빨아들이면서 음성이 그것을 푸쉬하는 형태라면 vs DX-5는 음성만으로 사용자를 충분히 흡입하며 거기에 화면이 살짝 거드는 것만으로 영화든 공연이든 그 리얼감과 임장감을 충분히 제공합니다. 이건 AV 사운드뿐 아니라 하이파이 스테레오를 HDMI로 뽑을 때도 마찬가지 감각으로, 오히려 이 직설적인 리얼함 때문에 DX-5의 아날로그 출력으로 독자 필터 처리를 골라가며 듣는 게 더 '(에어 특유의)음악적 감각'이란 분들도 많을 정도네요.
그럼 파나소닉 UB9000 JL 커스텀의 경우엔 어떤가 하면, 이쪽은 튜닝 전 디폴트 상태에선 오포 203 커스텀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러니까 (과거 UB9000 JL 입수 직후 감상에도 적었듯이)전반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퀄리티라는 느낌은 있으나 역으로 말하면 모두 팍! 인상적이진 않습니다. 대충 모든 부문에서 88점 정도?
그리고 커스텀 후에는, 기기를 수령한지 대충 일주일 동안 매일 6-7시간 정도 플레이가 된 후를 기준으로, 저음쪽에 힘이 붙고 정돈된 하이파이 톤의 소리라는 '인상'이 붙었습니다. 그렇다 해도 (같은 BD 타이틀로 들어보면)에어 DX-5가 들려주는 다이나믹스나 에너지감에까지 미치는 건 아니지만, 말하자면 진하고 밀도있는 소리의 느낌이 덧입혀지면서 '즐거운' 소리가 된 인상. 이렇게 되니 대충 모든 부문에서 93점 정도.
한편으로 UD9004와 비교할 때는 공간감 면에선 흡사하고, 해상감 면에선 좀 더 좋다고 여겨지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화사한' 느낌에선 좀 물러서는 경향이 있어서 이쪽에선 호불호의 영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들립니다. 다른 건 몰라도 확실히 PCM 디코딩 출력 기준 HDMI 사운드(제 메인 룸의 사운드 기기는 PCM 입력을 필요로 하는 메리디언 시스템이기 때문)로 비교하면서 이 정도로 재미있게 비교한 경험은 처음일 정도로, UB9000 JL 커스텀이 분발해 주었다고 해야겠네요.
이렇게 해서 얻은 최대 수확은 이 UB9000 JL 커스텀으로 듣는 UBD 사운드(동 타이틀 BD보다 좋게 수록된)가, 드디어 DX-5에서 돌린 동 타이틀(UBD보다 품질 낮게 수록된) BD 사운드와 비교할 때 타이틀에 따라 'UBD가 더 좋다는 감'이 스멀스멀 나온다는 것이겠습니다. 말하자면 이제야 UBD의 HDMI 출력 사운드를 제대로 듣고 평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때문에 향후 모든 UBD의 사운드 리뷰는 이 기기로 할 생각입니다.
3. 총평
결국 튜닝을 마친 UB9000 JL 커스텀의 장점은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확실히 우월해진 기본 화/ 음질 퀄리티
- MGVC 플레이 가능: MGVC BD 재생 전제 하에선, 어떤 BDP보다도 분명 더 좋은 그림
- UBD 재생 및 돌비 비전/ HDR10+ 구현 가능: 소스의 힘으로 BDP나 다른 UBDP를 앞설 수 있음
- 넷플릭스/ 프라임 비디오/ Hulu 등 다양한 내장 앱: 다양한 컨텐츠를 좋은 화/ 음질로 출력 가능
단지 오포 UDP-203에 비하면 영상 계통 파일 플레이에 불친절하다는 점, 디스크 외부 자막 플레이가 안 된다는 점 정도가, 제가 그나마 오포를 버린 자식 취급하지 않게 해준 파나소닉의 배려(?)겠네요.^^;
그러고보면 UB9000 JL 커스텀은 개인적으로 이 베를린 필의 '디지털 콘서트 홀' 앱을 납득할만한 수준의 사운드 퀄리티로 울릴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 부분입니다. 또한 그 외에도 BDXL 디스크에 녹화한 4K 위성방송 플레이 같은 식으로 제가 가진 기존 플레이어에서 불가능했던 앱/ 디스크 플레이가 가능하단 것 역시 좋고.
그런 이유도 있어서 전 이 UB9000 JL 커스텀을 받은 이후, 마치 처음 BD를 접했을 당시 영상물 이것저것 찾아보던 시기만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이런 디스크 플레이어를 운용하는 건 확실히 말해서 즐거운 일입니다. 비록 모두가 예상하는대로 디스크는 스트리밍의 조류에 밀려 사라져 가겠지만, 그 한 귀퉁이에서 여전히 좋은 플레이어로 디스크를 재생하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고 그런 공간으로 남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 플레이어는 그런 꿈도 꿀 만하단 걸 가르쳐 주었습니다.
PS:
튜닝 전의 UB9000 JL과 1:1 슛아웃은, UB9000 JL을 한 대 더 입수하게 된다면 별도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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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힌 비교 감상기 감사 합니다. 저도 오포 개조 기기 이외에 파나소닉 bd9000북미판 구매 했습니다. 투닝을 위해.. 튜닝 하고 본 그 투명하고 찐한 색감이 아른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