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소개 -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
라이언 일병 구하기, 는 이 영화 이전과 이 영화 이후로 전쟁 영화가 달라집니다. 1998년에 개봉한 이 영화 이후에 나온 수많은 전쟁 영화가 이 영화의 전투 신을 뛰어 넘는! 이라고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버금이라도 가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과장 보태서, 이 영화의 첫 30분 간을 본 사람은 종생토록 그 장면을 완전히 잊지는 못할 것입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
그럼 이하 라이언으로 약칭하는 이 영화의 UBD가 어떤 모양새로 나왔는지, 국내 정식 발매 BD 도착을 기념하여 그에 대해 논해 보겠습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화면비 1.78:1, HDR10 & 돌비 비전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영어)
* 국내 정식 발매판 UBD 패키지 내, UBD/ BD 모두 한국어 자막 지원
* UBD는 러시아 발매판에 한국어 자막 수록
* 패키지 내 BD 관련
라이언 UBD 패키지 내 BD는, 본편 및 서플 디스크 모두 구판 BD 패키지에 든 그것들과 똑같습니다.
참고로 굳이 덧붙이자면, 라이언 UBD 패키지 후면의 스펙 표기에 오류가 있습니다. BD 본편 화면비를 2.4:1 이라고 적었는데, 실제로는 1.85:1 입니다.(구판 BD 표지에는 아예 화면비 표기가 없어서 세이프.)
- 영상 퀄리티 평가
라이언 UBD에서 BD와 비교해 가장 쉽게 눈에 띄는 차이는, 화면비입니다.
: BD = 1.85:1
: UBD = 1.78:1 (상하 정보량 추가)
이는 원판 35mm 네거에서 새로이 4K 스캔하면서 디테일은 물론 정보량까지 더 긁어낸 덕으로, 새로운 매체에 걸맞은 새로운 내용의 표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덕택에 BD에서 보지 못했던 약간의 위아래 정보까지 모두 수록된 것은 이 UBD의 큰 장점입니다.
또한 후술하듯이 마스터링 이념과 경향 역시 다르기 때문에, 이 영화의 물리 매체는 이 UBD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해상감 면에서 이 UBD가 담아 낸 최대 특징은 '그레인과 디테일 모두를 최대한 살리는 것'입니다. 때문에 170분이나 하는 러닝 타임에도 비트레이트를 평균 52M 정도로 부어넣어, 라이언 UBD는 본편만으로 90G가 넘는 용량을 자랑하게 되었고.
(* 다만 이것이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을지는 미지수. 예를 들어 초반 오마하 신의 거친 질감 + 그레인의 대잔치는 오히려 UBD에서 더 잘 살아나기 때문에, 원본 중시파는 만족해도 깔끔한 영상을 선호하는 디지털 디테일파는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거친 질감과 그레인 속에서 최대한 정세하게 살아난 디테일을 즐기는 것이 이 UBD의 감상법이지만, BD(+업스케일)에 비해서도 더 짱짱한 노이즈감(!)이라는 것은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때문에 이 영화의 촬영 기재와 방법, 그 화면을 긍정한다는 전제 하에- 특히 실제 장애인과 특수분장까지 동원하여 재현했던 오마하 해변 신은, 4K 스캔을 그대로 출력하는 UBD의 전달력을 통해 제대로 보상받고 있습니다. 그걸 취한다면 호, BD보다 더 살아난 이 거친 화면의 다큐감이 싫다면 불호. 는 완벽하게 갈릴 그림입니다.
다음 HDR 면에선, 일전에 소개한 '글래디에이터' UBD와 비슷하게 HDR10과 DV간의 경향차가 뚜렷하지 않은 타이틀 중 하나. HDR10 그레이딩의 평균/ 최대 휘도가 낮은 편 + 영화 자체가 다소 어두운 톤을 중시한 덕으로 해석되며, HDR 프로젝터 감상 시에도 암부가 잠기는 부분만 주의해서 맵핑하면 의외로 수록 재현도가 제법 괜찮은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 그레이딩의 이념 역시 지나치게 나대지 않으면서 자연스런 명암 확장이 돋보이는 편으로- 이 문구는 제가 HDR 그레이딩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UBD에 늘상 써먹는 문구라 식상할 수도 있지만, 실제 라이언 UBD의 HDR10/ DV 모양새가 이러하니까 할 수 없습니다.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하는 것처럼, 이 UBD의 HDR은 연식 있는 영화를 또 팔아먹기 위한 지나친 싸구려 화장보다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필름 질감을 보여주는 것에 중시한 모양새입니다.
다만 색감면에서는 디테일 재현면처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습니다. HDR10/ DV 공히 이 UBD의 색감은 일단 '안정적이지가 않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BD만큼 혹은 BD보다 진해보이는 색도 있는 반면/ 마치 HDR을 강제로 SDR로 컨버트했을 때처럼 물빠진 연한 색감을 보여주는 신도 왕왕 있다는 것.
분명 광색역다운, 군데군데 인상적인 진한 발색- 군복의 색감이라든가 피부 톤 등을 보여주는 반면 & BD의 SDR/ BT.709 규격에서도 색을 보다 찐득하게 보여주었던(대신 채도가 좀 날아간) 블리치 바이패스 기법을 그대로 살리기 보다는, 마스터링 값을 다르게 주면서 순전히 (UBD에 넣을 수 있는)광색역과 HDR의 결합이란 스펙적 강점에 기대어 '자연스런' 발색을 보여주려고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 이 리마스터 경향 그대로 리마스터 BD로 재수록했다면 더 확실하게 대비를 탐색/ 해석할 수 있었겠는데, 전술했듯이 라이언 UBD 패키지의 BD는 그냥 구판 그대로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UBD는 '아날로그 필름'에 찍힌 바의 재현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디테일 재현, 색감, 하이 다이나믹 모두가 이 하나의 목표에 매진하고 있기에- 아날로그 필름의 그 감각을 좋아하지 않는 분에게 이 UBD는 '더 싫은 방향으로 나아간'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그 감각을 좋아하는 분에겐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이란 뜻도 되겠지요.
- 음성 퀄리티 평가
라이언 구판 BD의 DTS-HD MA(24/48) 5.1ch는 전쟁 영화의, 아니 당시 모든 BD의 귀감과 같은 사운드였습니다. DVD 시절부터 매트릭스 등과 함께 데모로나 시스템 개비 테스트로나 질리도록 재생되던 타이틀임은 두말하면 잔소리.
UBD에 수록된 돌비 앳모스는, 한마디로 이 사운드를 계승 발전한 모양새입니다. BD의 사운드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모두 아우르면서, 거기에 세세한 디테일을 더욱 강화하고 주의 깊게 디자인한 공간감을 입힌 상태. 어떤 의미에선 '원래 돌비 앳모스 믹스가 없는' 영화 사운드를 '돌비 앳모스로 리믹싱할 땐' 이렇게 하시라- 정도의 귀감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이 UBD에 수록된 앳모스의 미덕은 기존 사운드를 과장되게 뒤엎거나 요란한 효과를 추가하지 않으면서도, 가정용 앳모스를 잘 이해한 디자인이 가미되었다는 점입니다. 오버 헤드 스피커가 요란하지 않지만 & 전장에 가득한 노이즈(고성, 폭음, 총성 등등)를 잔향을 통해 음지에서 충실히 뒷받침하면서 = 결과적으로 감상자를 '더 실감나는' 전장에 내던져 줍니다.
저역이나 고역이나 무턱대고 수록 볼륨을 올렸다거나 쓸데없이 양적으로만 늘리지 않고, 노이즈감을 더 주의깊게 걷어내어 SE나 대사의 투명성을 더 확보하고 & 동시에 질적으로 깊고 충실한 저역과 섬세하고 깨끗한 고역을 아우른 것도 특징. 물론 돌비트루HD 7.1ch 코어로도 평균 6M대의 비트레이트 확보를 통한 생생한 음질은 유감없이 전달됩니다. 앳모스 시스템이 아닌 곳에서 듣더라도(멀티 채널만 갖추었다면) 한 방에 '아!' 하는 감은 어떨지 몰라도 듣다보면 '어어... 허'하는 개선감은 충분히 보장합니다.
요약하면 사운드 면에서도 이 UBD의 개선감은 확실합니다. 다만 그것이 '쨍하고 짱짱한' 요즘 디지털 영화의 앳모스 믹싱감을 좋아하는 분보다는, 조용하지만 깊이있게 다가오는 리믹싱 감에 주목하는 분께 더 어필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영상과 마찬가지로, 호불호는 있을 음성입니다.(아무래도 영상에 비해 '호'의 비율이 더 많으리라는 생각은 듭니다.)
- 첨언
이상을 통해 라이언 UBD가 가진 미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BD와는 분명 '다른' 디스크로 등장. 그리고 거기에 '우위'가 신중하게 가미되어 있음.
: '풀 스펙 UBD'로서의 위엄을 보여준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풀 스펙 UBD이기에 나오는 퀄리티는 맞음.
(* '풀 스펙 UBD'란 4K 이상급의 촬영/ 4K DI/ 돌비 비전 그레이딩/ 포스트HD 사운드로 수록된 UBD)
: 호불호는 분명 있을,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볼 때 우수한 그림과 소리.
말하자면 이 UBD는 새로운 디지털 매체의 시대에 오히려 더더욱 옛 필름에 근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이 UBD는 아마 UBD 시대 4K를 선도하는 디스크로서, 데모 상영용으로 쓰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야누스 카민스키 씨가 아날로그 필름으로 촬영한 영화의 영상과 음성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가장 의미있는 매체로 남을 것은 확실합니다.
제 개인적으론 분명하게 이 UBD의 그림과 소리에 호감을 표시하고 싶습니다. 다만 딱 한가지 아쉬운 것은, 그야말로 오역 투성이라 "FUBAR!!!" 소리가 절로 나는 자막 상태는 이 UBD나 옛 BD나 똑같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 정발 UBD에 수록된 한국어 자막을 보시느니, 그냥 북미 UBD 수입해다가 잘 번역된(혹은 번역한) 자막을 띄워 보는 편- 현재는 오포 등 제한적인 방법으로나 가능하지만- 이 더 깊고 충실한 감상을 보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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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구 자막 엉망이죠.
역시나 UBD에도 그대로 쓰였군요. 뭐 수정될 거라 기대도 안했습니다만..
참고로 오포 203 쓰시는 분들이라면 나무위키 라일구 항목에 링크된
모 블로거 자막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화면비가 다를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