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소개 - 헌터 킬러
개인적으로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인상 깊었던 4K UltraHD Blu-ray(이하 UBD)에 대한 리뷰를 적어보고 있는, 그 89번째 시간. 이번 시간에 다룰 작품은 2018년에 개봉한 잠수함 영화 [ 헌터 킬러 ](원제: Hunter Killer)입니다.
헌터 킬러는 도노반 마시 감독이 연출하고 제라드 버틀러와 게리 올드만이 주역으로 등장한, 영x미x중 3국 합작 영화... 입니다만, 서두부터 이런 이야기 써서 미안한데 흥행은 시원하게 망했습니다. 미국 잠수함이 주역으로 나오는 긴장감 넘치는 해양 밀리터리물, 이란 장르 자체에는 제법 충실한 편인데 이야기가 너무 뻔하다면 뻔했던 게 사람들을 끌어 모으지 못한 원인이었던 것 같고요.
다만 개인적으론 그 '뻔한 부분'에 가볍게 재미있게 몰입할 수도 있었고, 두 주연 배우가 맡은 역할도 전형적이지만 개인적으론 멋지다고 생각할 구석이 있는 캐릭터들이라... 종합하면 상당히 즐겁게 보았습니다. 그래서 국내에 UBD가 정식 발매된다!! 는 이야기가 나왔을 땐 < 우옷! 했지만, 얼마 후 UBD 발매는 취소되고 BD만 정식 발매(현재는 프리오더 개시 전. DVD는 6월에 정식 발매되었음.)... 라고 바뀌면서, 급거 아마존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네요.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화면비 2.38:1, HDR10 & 돌비 비전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영어)
* 한국어 자막 수록 판본 없음
- 서플 사항
이 타이틀은 서플이 정말 빈약합니다. 감독 오디오 코멘터리와, 메이킹 관련 영상 1종(1080P, 24분 36초 스펙)이 끝. 내용은 그나름 이것저것 잘 설명하긴 합니다만, 양이 모자라서... 참고로 블닷컴에서도 본 타이틀의 서플 점수는 1/5로 책정.
- 영상 퀄리티 평가
헌터 킬러는 알렉사XT 와 미니 7 카메라를 써서 찍은 3.4K 소스를 2K DI, 한 마스터를 4K 업 컨버트하여 UBD로 만들었습니다. 비디오 비트레이트는 62Mbps(HDR10) + 7.7Mbps(돌비 비전).
일단 순수 해상감은 동봉 BD(+ 업스케일)와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그냥 그런 수준. 예리하면서 디테일이 강화된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다수의 CG 처리된 화면들이 윤곽 계단을 종종 보여준다든지 & 여기에다 렌더링 해상도 낮은 걸 잘 숨기면서 업스케일한 것도 아니라 좀 어색한 느낌이 나온다든지 하는 식이라서... 이런 식이니 그냥 BD를 질 좋은 소비자 기기 업스케일 해도, 엥간히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순작용이나 부작용이나 비슷하게 나옵니다. 간단히 말해 BD를 4K 업 스케일 하고 + UBD는 HDR 메타데이터 제거해 버린 상태(4K/ 순수 SDR 출력)로 동시에 틀면, 구별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좀 의문인 그림.
그래서 이 UBD에서 살려야 할 건 오로지 HDR. 영화 자체가 잠수함 내부나 해저, 상황실 등 크게 밝지 않은 애매한 광량의 배경이 많다보니 > HDR로 살려 낸 중휘도/ 저휘도 계조라든가 전체적인 화면 감도가 그나마 이 UBD의 화질에서 볼 만한 부분. 종종 클로즈 업 해서 그럴싸한 디테일이 나오는 군복이나 수트의 질감 같은 것도, HDR 그레이딩으로 강조를 하지 않은 BD에선 (4K 업스케일을 걸더라도)좀 투미하게 나오는 걸 감안하면- HDR 상태를 잘 재현하는 게 이 UBD를 잘 재현하는 첩경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돌비 비전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잠수함 내부나 해저의 디테일을 포함하여 전체적인 화면의 '공기감'(바다 밑에선 해저감?)이 더 살아나는 편. 그래서 눈에 확 튀게 펀치력 넘치는 그림은 아니지만, LG OLED의 돌비 비전 모드로 감상하면 비로소 그림의 품위란 것도 어느 정도 감이 옵니다. 다만 영화 자체가 무겁고 진중한 스토리라 색감 역시 화사하고 어필력 넘치는 그림이 아니므로, 같은 해저라도 예를 들면 '아쿠아맨' UBD 같은 신나고 번쩍번쩍한 그림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적절한 분위기'란 점에서 점수를 주자는 이야기.
총평하면 HDR 재현이 잘 되는 시스템, 혹은 돌비 비전 출력이라면 그래도 UBD 산 보람이 조금은 있는 수준. 만약 프로젝터 재생이라면, 암부 표현력이 좋은 일부 HDR 프로젝터 외에는 차라리 SDR 컨버트 해서 보시든가 그냥 BD를 트는 것을 권합니다.
- 음성 퀄리티 평가
헌터 킬러는 BD와 UBD 둘 다 돌비 앳모스 사운드를 수록했습니다. 개중 UBD의 수록 비트레이트는 3.78Mbps로, BD보다 약간 높은 수준.
이쪽은 결론부터 말하면, 돌비 앳모스 사운드가 정말 멋집니다. 블닷컴 리뷰어 말마따나 정말 효과적인 돌비 앳모스 트랙으로, 특히 인상 깊게 꼽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A. 채널 분리감이 우수하고, 다이나믹스도 상당히 넓게 펼쳐집니다. 여기에 투명감도 충분.
: 순수하게 AV사운드의 퀄리티를 평가할만한 부분이 모두 평균 이상. 실제로 BG나 대사음의 재현력에서 딱히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깔끔쌈빡한 요즘 시대 최신 디지털 사운드.
B. 밸런스는 중저역에 무게를 두고 있어서, 상당히 농밀하면서 & 소위 '배 속을 울리는' 중저음
: 덕분에 수중 잠항 신이라든가 잠수함 내부나 상황실의 무거운 '분위기' 등은, 오히려 (UHD)화면보다 이 '앳모스' 사운드로 더 충실하게 재현됩니다. 간혹 너무 과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천천히 무겁게 짓누르는 느낌의 진중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대단히 반길 스타일.
C. 앳모스의 꽃, 오버헤드 채널도 쏠쏠하게 & 효과적으로 사용
: 잠수함 내부의 많은 소리들을, 음향반사까지 고려하면서 정교하고 정밀하게 오버헤드 스피커에서도 재현하는 세심한 믹싱이 상당히 인상적. 여기에 전투 신에선 오버헤드 스피커에 할당되는 오브젝트 사운드가 빈도나 볼륨 면에서 모두 상당한 수준으로 울려 줍니다.
말하자면 이 타이틀의 가치는 사운드에서 다 나오며, 개중에서도 돌비 앳모스 재현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느냐에 따라 증가합니다. 제가 이 UBD를 소개할 마음까지 먹게된 것도 순전히 이 앳모스 사운드가 잘나서고요.
다만 참고로 UBD의 앳모스 사운드가 BD의 그것보다 저역 깊이감과 타격력/ 미세 정보량에서 좀 앞서는 수준이긴 한데... 전체적인 믹싱 디자인 등이 잘 되어 있는 건 마찬가지라서, 시시콜콜 따지지 않는 한 BD 앳모스도 멋지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첨언
이 영화는 서두에 언급했듯이, 좀 뻔한 이야기 흐름을 긍정하면서 요즘 시대 만든 해양 밀리터리 물을 즐겁게 즐길 마인드로 접근하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팝콘 무비입니다. 고증이라든가 재현도면에서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모양이니, 이런 쪽에 관심이 있다면 더 재미있을 수도 있고.
다만 UBD만의 특장점은 글쎄요... 아주 솔직히 말하라면 애매합니다. 영상이나 음성이나 본문에 논한대로이니... 더불어 국내 상영 당시 한국어 자막 번역을 맡은 황 석희 번역가가 번역에 특히 성의를 기울였고, 그래도 잠수함이나 해군쪽 전문가는 아니라서 놓친 몇몇 실수(정말 전문적인 수준에서나 실수라 논할 정도의 용어 번역들)마저도 2차 매체에선 관련 종사자 자문을 얻어 깔끔하게 수정한다 하니(관련한 국내 BD 정발사 알림은 아래 링크 참조)... 우리나라 시청자에겐 국내 정식 발매 BD의 가치가 더 높지 않나 싶네요.
그래도 입수해 리뷰까지 쓴 정으로 역성 한 마디 들자면... 돌비 비전 재현 시스템에선 UBD도 수면 위로 고개는 내민 정도의 느낌은 나니까, 돌비 비전 + 돌비 앳모스 기깔나게 재현한다고 자신하는 분이라면 함 갖춰 보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결코 저만 20달러 손해볼 순 없지! 하는 마인드로 쓰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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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있는 작품인데 좋은 리뷰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