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유치원 & 대머리 발언을 보며] 역지사지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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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4-11 18:45:06
몇 년 전, '순성놀이'란 행사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한양도성을 따라 그 한 바퀴를 도는 행사입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출발해 인왕산, 청와대 뒷산인 백악산(북악산),
대학로 옆의 낙산, 서울N타워가 있는 남산, 그리고 다시 서울역사박물관
총 거리 18.6km, 8시간 이상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는 길입니다.
당시 40대 초반임에도 무릎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절반 정도 돌았는데, 그때부터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하더군요.
올라가는 건 그나마 나은데, 내려가는 건... ㅠㅠ
그때부터 계단만 보면 무섭습니다.
거의 기다시피해 완주를 하긴 했습니다.
사당사거리나 봉천사거리(서울대입구)처럼 교차로에 지하철 역이 있는 경우,
예전에는 지상에 건널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건너려면 지하도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와야 했습니다.
순성놀이 때, 그 경험으로 지하도로 길을 건너게 하는 것이
얼마나 자동차 중심적 사고이고,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행위인지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전까지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문제거든요.
봉천사거리 건널목 설치는 오랜시간 민원이 들어갔지만
한참만에야 설치가 됐습니다.
아마도 관련 공무원이 저와 같은 경험을 했다면 진작에 설치했을지도 모릅니다.
역지사지 (易地思之)
뜻 : 남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함.
이거, 어렵습니다.
생각은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몸으로 경험해보지 않은 걸 생각만으로 그 처지를 이해한다?
이건 진짜 어려운 일입니다.
두 명의 대선후보가 있습니다.
누가 서민 입장에서 그 처지를 생각하고, 이해하고,
그리고 정책을 펼칠까 생각해봅니다.
답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p.s. '순성놀이'는 매년 가을쯤 합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참가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일요일마다 한 코스씩 해설사분 해설을 들으며 도성을 답사하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40년을 넘게 살았지만 도성을 따라 걸어보니 알지 못했던 서울의 모습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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