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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친구를 추모하며

기천
41
  3160
2019-11-07 20:36:08

부모님과 이별할때도 많은 친척과 지인을 떠나보낼 때도 눈물을 별로 쏟은 적이 없는데 이번엔 참 어렵네요. 


정기건강검진을 하고 암을 확인한게 올해 5월.

6월에 수술하였으나 결과가 애매했습니다. 좋지 않으니 나쁜 것이겠지요. 

추석전후로 급격히 나빠지더니 더 이상 손쓸틈도 정를 뗄 시간도 주지않고 이세상을 떠나갔습니다.


친구를 처음 만난 게 군제대 직후였습니다. 한해 먼저 제대했더군요. 

술잔을 기울이며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의기투합하여 세상변혁을 꿈꾸며 같이 투쟁하자 했지요. 그렇게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그는 항상 진지했어요.  매사 꼼꼼하게 일을 처리했어요. 정말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사람이었어요. 저와는 많이 달랐지요. 토론도 많이 하고 싸우기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보니 그를 설득하면 그 일은 성공이 보장되었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또한 그는 스스로 납득하면 어떤 일이 주어지더라도  해결해 내는 집요함과 끈기를 가지고 있었지요. 아마 그래서 성공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진한 외모와 언제나 진지한 모습, 몸을 사리지 않는 투쟁력... 후배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함께 받는 질투나는 그런 친구였어요. 그렇게 몇년을 함께 투쟁하고 격려하며 살았어요.

안기부와 검찰이 보기엔 헛된 망상을 꿈꿨다 하겠지만 저희들은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시간을 같이 보냈어요. 


90년대 초반을 지나갈 때쯤이었어요. 삶의 환경이 좀 바뀌었어요. 저는 떠돌이에 가깝고 그는 한곳에 정착하고 있었어요. 제가 그가 살던 동네로 놀러를 자주 갔어요.그러다 예전부터 알고지내던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자매와 함께 만났지요. 언니는 써클은 달랐지만 룸을 함께 썼던 학번동기였고 동생은 같은 단대후배여서 진작부터 잘 알고 있었어요. 

제가 그와 언니에게 서로를 소개시켜줬고 그렇게 네명이 서로 자주 어울였어요. 

그땐 우리모두가 가난했고 꿈은 여전하나 불안했던 시기였어요. 고민이 참 많았어요. 네명 모두 내용은 달랐지만 쉽지않은 것들이었지요. 노동현장의 투신, 수배생활, 학생운동의 미래.... 그런 고민들이었지요. 이런 고민이란게 각자가 속한 집단에서는 나누기 참 어려운데 여기서는 편한게 의견을 나누게 되더군요. 그랬는지 참 자주 만났어요. 

진솔한 대화가 어느 순간 서로에 대한 사랑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언니와 친구가 동생과 제가 각각 연인되었어요. 어느 겨울날 술집에 모여 서로 사귄다고 고백하고 인사를 나눌 땐 얼마나 쑥스러웠는지 모르겠어요. 

그 이후 언니는 처형이 되었고 친구는 동서가 되어 한 집안이 되었지요. 


쏜살같이 자신의 생명을 태워버린 동서의 부고를 알리고 장례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고 그렇게 삼일장을 치뤘습니다. 임종을 지켜볼때부터 장례버스에서 내리는 순간까지 너무 비현실적이네요.

 

혹시나 그와의 인연을 글로 남기면 마음이 정리될까 해서 주절주절 글을 남겨봅니다.

 

기천 님의 서명
우린 이겨...
24
댓글
SigS
2019-11-07 11:40:3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경성
2019-11-07 11:41:24

글을 읽는데 저도 눈시울이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비우스
2019-11-07 11:44:12

절절함이 느껴지네요. 저희 아버지도 암 판정 받고 몇달만에 돌아가셨는데, 잘 실감이 가지 않더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바람84
2019-11-07 11:45:57

80년대 학번이시군요. 저랑 크게 차이나지 않는 연배시네요. 치열한 인생을 살다간 친구분을 두셨었군요. 위로를 드립니다.

제프린
1
2019-11-07 11:46:39

친구의 죽음이 저에게도 큰충격이였습니다. 오래되었었지만. 출장다녀와서 가족끼리보자하였것만 연락이 안오길래 전화를 했더니 어머님이 받으시길래 ㅇㅇ어디갔어요 했더니 어머니말씀 개 갔어하더라구요 사고사였죠 사람이 이렇게도 가는구나하며 그이후부터는 많이 내려놓고 삽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빌며 가족이기도 하신 친구를 잃으신 기천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뚜껑을 위하여
2019-11-07 11:48:09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지난 5월 형제같던 고교친구가 루게릭으로 4년여 투병끝에 떠났습니다. 참 좋은 친구였는데...

김수한무거북이
2019-11-07 12:04:24

 고인의명복을 빕니다.

저는 지금도 실감이 안나네요..

drymoon
2019-11-07 12:04:58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니코데무스
2019-11-07 12:05:47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텐투영
2019-11-07 12:07:1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만년다크서클
2019-11-07 12:07:58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파고비지철철
2019-11-07 12:10:05

슬픈일인데 이 글과 두분의 인연은 아름답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회사에서
2019-11-07 12:34:28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경이석이아빠
2019-11-07 12:41:23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제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사시기를.  암을 겪은 한 사람으로서... 10년전 10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수술하고...

40대 중후반, 이제 십대를 함께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다들 어디에서 무얼하는지...

우리 모두는 언젠가 다들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미려노
2019-11-07 12:45:1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곰탱
2019-11-07 13:01:2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행자
2019-11-07 13:05:08

 좋은곳에 가셨을 겁니다.

생과 사의 구분이 부질 없다 생각하지만 한동안 만나지 못한다는 그 사실이

안타깝고 슬플뿐이지요.

힘내시길 빕니다. 

젊은요원
2019-11-07 13:07:2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쎌레네
2019-11-07 13:45:1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WR
기천
2019-11-07 15:18:36

술한잔하고 집에 들어와 글을 남깁니다. 

관심가져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고 아프지 않는 세상에 원없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들국화
2019-11-07 15:23:49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디옹
2019-11-07 16:28:3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UltraU
2019-11-07 23:06:2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민석아빠_1
2019-11-08 01:38:48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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