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사용기]리뷰안 UX400 Mini - USB처럼 쓰는 SSD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되었다곤 하지만 USB메모리를 안 쓰는 곳은 여전히 찾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인 자료면 더더욱 USB메모리는 필수죠.
그렇기에 USB메모리를 수도 없이 거쳤는데 항상 왜 이렇게 속도가 개구지나 고민하다가 작년 즈음에 샌디스크 CZ880을 샀습니다. 매번 초당 20메가 10메가 나오는 속도에 분통이 터지다 100메가 넘게 나오는 속도를 보니 행복하기 그지없었죠. 그러다 2주 전 분실하는 바람에 그 행복은 파탄이 나고, 눈물을 머금고 새 제품을 알아봐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CZ880을 다시 살까 고민했지만, 128기가에 5만원, 256기가 8만원인 가격도 그렇고 512기가가 없는 게 제일 큰 문제였죠.
그래서 어차피 살 거 돈 좀 들여서 사자 결심했고,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USB크기로 쓸 수 있는 외장형 SSD가 있길래 스마일클럽 가입해서 3만7천원 할인먹이고 500기가짜리를 6만2천원에 마련했습니다. 그게 지금 알아볼 리뷰안 UX400 Mini입니다.
<덕후 감성인가? 공산당인가? 말이 왜 이리 많지>
부고만 궁금한 모 만화가가 말 많으면 공산당이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로 보면 이 제품은 영락없는 당의 제품입니다. 보통 다른 회사 제품은 보증기간, 간단 주의사항, 스티커 같은 필수사항 적혀있고 끝인데 이건 온갖 사항들이 다 적혀 있으니 보통 사람에겐 생경하게 느껴질 부분이죠.
다행히도(?) 말 많은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만든 사람이 덕후일 때가 그렇죠.
제조사 리뷰안은 SSD전문 기업인데, 저장장치 외 다른 사업은 안 하고 있습니다. 덕후기질이 다분했던 거죠. 예전에 샀던 Earstudio ES100(이어폰 블루투스 수신기)도 제품설명이 꽤 길었기에 저에겐 익숙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말 많은 경우가 하나 더 있습니다.
공공기관과 거래할 때요.
공무원 특성상 저렇게 다 써놓지 않으면 안 쓰인 걸로 뭐라고 합니다. 안 쓰인 정보를 가지고 회사 귀책사유라고 갈구기도 하고요. 이 회사가 조달에 군납도 한다는 걸 아니 모든 게 납득이 되더군요.
덕후기질도 있는데 정부납품까지 하니 설명서가 길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하긴 어차피 설명서래봐야 대부분은 안 읽으니 해당사항 없을지도요.
(※앞면은 몰라도 뒷면은 꼭 읽는 게 좋습니다. 제 성능을 내면서 실행할 방법이 적혀 있거든요.)
<내가 왜 SSD인지 보여주마>
지가 SSD라고, UX400 mini의 크기는 생각보다는 좀 있습니다. 보통 USB들이 편의성을 중시하는데 이 놈은 성능을 중시하니 그럴 수밖에 없긴 하죠. 소용량에는 여전히 잘 쓰고 있는 CZ53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다만 성능중심 USB와 비교하면 또 얘기가 달라지는데, 예전에 쓴 CZ880하고는 거의 같은 크기입니다. 성능을 높이려면 캐싱같은 SSD에 준하는 기능을 넣어야 했고, 그래서 크기도 비슷해질 수밖에 없었던 거겠죠. 불행히도 비교할 CZ880은 이제 없습니다. 아니 있으면 애초에 UX400을 살 일이 없었겠죠...
여하간 샀으니 이제 성능테스트를 해야겠죠. USB 3.0 전면에 박아주고 속도테스트 돌려봤다.
표기스펙이 쓰기 450, 읽기 410인 걸 생각했을 때 꽤 준수한 값이 나는데, 여기서 인상적인 건 랜덤4K 읽기 속도입니다.
4K가 파일에 할당하는 용량의 최소 단위인데 외장장치에 저장하는 파일들이 4K급의 작은 것들이 다수인지라 실질적으로 여기서 크게 영향을 받게 되거든요. 보통 일반 USB는 여기서 속도가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이녀석은 SSD 아니랄까 랜덤에서도 150MB/s 이상은 나와줍니다. 출신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이죠.
※ 4K읽기쓰기 관련 상세내용은 아래 블로그 참고하세요.
http://blog.naver.com/baljern/140108925529
벤치마킹에서 정상적으로 나왔으니, 실질성능 체험을 위해 SSD로 큰 파일 하나 옮기기/ 작은 파일 여러개 옮기기 작업을 해 보았습니다. 삼성 970pro 1테라짜리와 같이 전면 USB 3.0포트를 통해 실험했습니다(3.1해봐야 다 쓰지도 못한다고 판단).
처음에는 캐싱된 파일 때문에 어마무시하게 나왔지만 다 구라고, 끝의 342MB/s가 정확한 속도라고 봅니다. 5초만에 끝났지만, 캐싱 안 되어 있으면 10여초 정도 걸린다 보면 되겠습니다. 그것도 빠른 거긴 하지만요.
다음은 실질적으로 업무와 관련있는, 작은 파일들 여러 개 옮기기를 해 보았습니다. 둘 다 11GB전송에 40초 가량 걸리더군여.
발열로 인한 성능저하도 그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USB 3.0부터 발열관리가 문제되기 시작했는데, 얘는 옆구리 방열구멍을 해 놓은 덕에 그렇게 크게 체감되지는 않는다. CZ880도 생각해보면 발열이 큰 문제가 되진 않았으니 결정적 장점이라 하긴 어렵겠지만요.
예전에 쓴 샌디스크 울트라플레어(CZ73)가 이름값 오져서 좀만 파일 옮기면 앗뜨거 하면서 도저히 손을 못 대는 수준이었던 것 생각하면 훨 좋긴 합니다.
<덩치가 있다고 편의성도 버린 건 아냐>
속도나 기본기도 합격점이지만, 타 기기 호환도 잘 된다는 것도 좋습니다. 예전에 쓰던 CZ880은 무슨 이유인지 아이패드가 인식을 못 해서 강제로 CZ53을 들고 다니게 했습니다. 하지만 얘는 인식 잘 되더군요. 맥에 맞게 포맷만 exFAT으로 해 주면 잘 읽습니다.
2020-05-24 21:53:11
알고있습니다. 사용기에 결말이 재미있어서요.
2020-05-25 00:46:00
씽크패드 x230에 리뷰안 msata 128GB 넣고 쓰는데 1년에 한번씩 데이터 날라가는게 3번 정도 당한 뒤에는 아예 취급 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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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드 usb 도 있군요.
사용기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