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너무도 절절히 박시장의 선택이 이해된다. 그래서 더 먹먹하다.
민주진보의 길에서 평생을 이론이면 이론, 행동이면 행동을 실천하며 살아온 조국 교수는 표창장 하나를 시작으로 근 1년간 모든 언론과 좌우의 내로라하는 글쟁이들, 스피커들 그리고 세인들에게 최소한의 명예가 남아있기 어려울 만큼 만신창이가 되도록 짓이겨졌다.
20대 인생의 푸른 봄 시절부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돕고 그들의 진실을 세계 곳곳에 알리는 오직 한길을 걸어온 윤미향 대표는 동일한 방식으로 언론과 좌우 글쟁이, 스피커, 세인들에 의해 실체도 없는 주장을 바탕으로 위선자로, 사기꾼으로, 갈기갈기 찢기며 내동댕이쳐졌다.
실체적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오직 먹잇감이 필요할 뿐이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 대상이 나의 정치적 이해와 맞지 않는 이라면 각자의 입장에 맞게 물고 뜯고 즐겼다.
왜 박원순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의아해하는 이들이 있다. 살아서 당당히 해명하고 잘못한 것이 있으면 처벌을 받아야지, 왜 그랬냐며 원망하는 이들이 있다. 또 이 상황을 삐딱하게 보는 이들은 죽음을 통해 책임회피를 했다면 비난을 한다.
나는 그의 선택이 절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논란의 실체적 진실을 떠나 너무도 절절히 그의 선택이 이해된다. 그래서 더 먹먹하다.
우리 시대 성 관련 문제는 논란이 되는 순간부터 이미 낙인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절대 내가 젠더 문제를 가볍게 보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다른 이슈보다 더욱더 사회적 시선이 냉혹하다는 현실을 말할 뿐이다. 처벌을 받고 있는 한 정치인이 어머니를 마지막 떠나보내는 때까지 조문과 조화조차 논란과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매정하다는 생각이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의 젠더 감수성이 높아져 가고 있음을 의미하므로 이는 긍정적인 측면일 수 있다.
이런 현실이다.
실체적 진실을 알 길이 없지만 이미 그런 일에 연루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의 정치적 생명은 끝난 것이다. 더불어 해명과 논란을 반복될수록 그의 평생의 모든 행보조차 거짓이며 위선이었다는 식으로 짓이겨지고 갈가리 찢기고 내동댕이쳐질 것이 뻔하다.
그로 인해 그의 가족과 그의 주변 그리고 민주진영 모두에 그 아픔과 고통을 번져갈 것도 뻔하다.
이를 어찌 견딜 수 있겠는가. 죽음으로써 스스로를 단죄하는 길이 어쩌면 그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을 듯하다.
이런 가혹한 선택을 했던 (내가 좋아하는) 몇몇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타인에게 관대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엄격했다. 너무도 가혹하리만큼 엄격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프다.
물론 그의 죽음으로 인해 피해자로 추정되는 고소인이 또 다른 고통을 겪을 수 있음을 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추모함에 있어 그 부분에 대해서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다.
다만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한 선택을 한 정치인을 향한 사람들의 추모의 마음조차 너무 폄하하지 말기 바란다. 그를 추모하는 다수의 시민들은 여성의 인격이나 인권이 함부로 짓밟히는 사회를 절대 원하지 않는다. 그 사실만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를 추모하는 이들 다수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쉽게 외면하지 않을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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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그 아픔을 다 곱씹기가 너무 힘들어 글을 보면서 오는 두통으로 글은 다 보지 못 했습니다.
저는 이 분을 안타까워 합니다.
그 길을 아파합니다.
그리고 그 분이 희생하셨다 생각합니다.
혼자 오물을 덮어 쓰는 걸로 이상을 지켰다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