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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역사이야기) 동부전선 타이거 이야기 (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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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24 15:58:08

 

이제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너무 늘어져서 과감하게 중략했습니다. 

이왕 정리한 김에 다음은 타이거 전차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정도를 정리할까 합니다. 


동부전선 타이거 이야기 (8부)


이번에는 SU 괴물의 트랙을 맞춰 구동 휠을 20m 밖으로 날려버렸다. SU가 발사한 탄은 눈 위를 100m 정도 미끄러지며 내려와 판터의 얇은 옆면을 두들겼다.

빌프가 먼저 웃음을 터트렸고 헬만 그리고 새로 합류한 기관총수도 웃었다그 짧은 순간이 전부였다다른 SU 괴물들이 아래를 향해 포탄을 퍼붓기 시작했다우리는 연못에 가만히 있는 오리와 같은 신세였다.

고폭탄이 터지면서 엄청난 충격이 우리를 뒤흔들었다파편이 75mm 탄처럼 강력했다몇 분 동안 맞대결을 벌였다. 트랙 바로 옆의 전면장갑을 뚫어 한대를 주저 앉혔다.

다시 한 대를 맞추자 그 놈은 트랙 아래로 연기와 불똥을 흘리며 미끄러져 내려갔다운전병이 이미 죽었는지 눈덩이를 올라 타고는 옆으로 뒤집혔다보병참호의 기관총이 빠져나온 승무원을 마무리했다.

 

우리 앞에 있던 판터의 포탑에 대구경 포탄이 터졌다포탑이 아예 차체에서 떨어져 나갔다반토막난 장전수의 상체가 차체에 떨어졌다가 다시 눈 위로 떨어졌다나머지 승무원은 안에서 그대로 불타 죽었다.

목을 빼고 돌아보니 다리 옆 벙커가 연달아 포탄을 맞고 있었다. 20mm 대공포도 포병 두 명과 함께 하늘로 솟구쳤다대공포탄 탄창이 터지면서 사방으로 마구 탄이 날아갔다.

우리가 각도를 올려 SU 한 대를 더 처리했고 우리 뒤에 있던 대전차포도 충격에서 벗어나 한 대를 부쉈다고지대에서 차체 아래를 노출시킨 SU가 상당히 불리했다.

 

놈들도 우리의 약점을 알아채고는 판터에 포화를 집중시켰다판터 한대가 전면장갑에 크게 한 방을 맞고는 바로 뒤로 물러났다우리를 지나칠 때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전면경사장갑이 거의 뜯겨 나가 운전병의 얼굴이 보일 정도였다판터는 벙커 옆으로 돌아 몸을 숨기려 했지만 다시 한 발을 맞고 완전히 작살났다.

이제 우리 차례였는데 이상하게도 SU 괴수가 포격을 멈췄다그 순간에 오합지졸 수준의 보병이 비탈길에서 갑자기 나타나 우리에게 달려 내려왔다독일 보병이었다그들은 전투가 벌어지자 눈 속에 몸을 숨겼다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몸을 일으킨 것이었다.

그들은 심지어 귀중한 중화기까지 버리고 눈밭을 헤치며 목숨을 건 질주를 시작했다하노마그 한 대는 무모하게 달려오다가 고폭탄을 맞고 붕 떴다왜 차량을 버리지 않았는 지가 보였다옆면에 의료차량 표시인 적십자 마크가 있었다차량이 뒤집히며 부상병을 비탈길에 내동댕이쳤다.

 

이제 질주는 광란으로 악화되었다쓰러진 병사는 다른 병사의 팔 다리를 붙잡고 도움을 요청했고 그들은 강하게 뿌리치며 벗어나려고 했지만 눈밭에 빠져 머리만 간신히 내밀고 있었다그들 사이에서 SU 고폭탄이 연달아 터졌다.

전방에서 눈을 돌리기는 처음이었다눈에 파묻힌 병사들의 목이 모조리 날아가는 장면은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잘린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와 하얀 눈을 적셨다.

헬만은 욕을 하고는 으르렁거리며 명령을 내렸다. 드디어 SU에 이어 스탈린도 모습을 드러냈다빌프는 스탈린이 아랫배를 드러내는 순간에 한 방을 먹였는데 그대로 관통해 차체 해치를 뚫고 나갔다.

 

 

우리는 자리를 벗어날 수 없었지만 그 놈들은 자유로웠다반면에 그 놈들은 비탈길을 내려오며 덜컹거리다가 하체를 드러냈고 조준도 제대로 안되어서 결국에는 서로 비슷한 지경이었다.

우리의 조준은 정확했다스탈린 한대의 포탑을 맞춰 날려버렸다포탑이 날아갔는데도 차체는 여전히 달려왔다. 88mm 한 발이 트랙을 날려버리고 판터의 75mm가 전면장갑을 관통시켜 결국에는 주저 앉혔다.

적의 숫자에 비해 탄약이 너무나도 모자랐다헬만과 빌프는 포를 쏠 때마다 어떤 탄을 사용할 것인지 다툴 지경이었다판터는 탄약이 충분했는지 아니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지 탄을 마구 날리며 스탈린을 차례로 격파했다.

 

스탈린의 기세는 전혀 죽지 않았다. 나는 전면장갑에 터진 충격 때문에 다리를 다쳤고 너무 아파서 눈을 감았다다시 눈을 뜨자 우리를 노렸던 스탈린은 포탑이 날아간 채로 오렌지색 화염을 쏟아내고 있는 광경이 보였다.

우리 전차는 연거푸 두발을 더 맞았고 헬만은 스탈린 사이로 파고 들라며 소리질렀다정신을 차리려고 머리를 흔들었는데 오히려 고통이 더 심해졌다뺨이 화끈거리고 피맛이 느껴졌다뭔가가 목구멍으로 넘어갔는데 부러진 이빨이었다.

전차를 움직여운전병’ 헬만이 소리를 질렀다. ‘빌어먹을 자식움직이라고.’

머리 위로 하늘이 보였다철갑탄이 해치를 날려버리면서 파편이 내 얼굴에 심한 상처를 남겼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헬만은 내 등을 여러 번 걷어찼고 통신병이 바늘이 달린 튜브를 꺼내 팔 위에 꽂아주었다.

 

 

타이거는 원래 온갖 포화를 뒤집어쓰며 적의 방어선을 돌파하는 중세시대 기사역할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남겼는데, 이 전차는 쿠르스크전투에서 대전차총 227발, 52mm 14발, 76mm 11발을 맞고도 수리를 위해 60km 더 움직였습니다. 

 

 

쿠르트어라돌아왔네?’

난 쿠르트가 아니야주사 효과가 있을 거다파우스트이제 움직이자제발그대로 주저 앉아서 당할 수는 없잖아.’ 통신병이 내 머리를 계속 때리며 말했다.

주사효과는 대단했다진통제와 환각제를 섞은 것 같은데 경상자에게 주로 사용하는 주사액이었다고통을 참고 계속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다부러진 다른 이빨을 뱉어냈는데도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주변에 있던 판터와 4호전차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움직였다. 1930년대 설계인 4호전차가 미래의 무기와 맞상대했다포탄을 연거푸 날렸지만 스탈린에게는 조금도 먹히지 않았다. 4호전차는 몇 발을 맞고는 차체에 큰 구멍이 생기면서 옆으로 넘어갔다.

 

판터는 침착하게 적의 취약한 부분을 노리며 75mm 포를 쉴 새없이 움직였다한 발은 내 앞에 있던 스탈린의 포탑 바로 아래를 뚫고 엔진데크까지 관통했다빌프도 한대를 맞춘 후에 다른 한대의 포탑을 맞췄지만 그대로 튕겨 나갔다세번째 스탈린은 차체 옆을 맞춰 폭파시켰다.

우리도 피해가 계속 커져갔다우측의 타이거는 포탑 측면을 맞고 검은 군복의 전차장 상반신이 전차장 큐폴라 밖으로 날아갔다휠에도 포탄을 맞아 그 자리에 주저 앉은 타이거는 연거푸 두들겨 맞다가 내폭을 일으켰다.

타이거 두대와 판터 몇 대만으로 스탈린을 상대했다약에 취한 나는 빌프가 제대로 발사할 수 있도록 잠시 멈췄다가 이리 저리 방향을 바꾸며 포탄을 피했다.

 

스탈린은 결국 비탈길을 거슬러 올라가며 후퇴했다벙커의 75mm 대전차포는 스탈린의 뾰족한 전면장갑을 여러 번 맞췄지만 파괴하지는 못했다찢어진 장갑 사이로 2명의 머리가 보였다빌프는 유혹을 참지 못하고 고폭탄을 골라 마무리 지었다스탈린의 찢어진 차내는 오렌지 화염의 지옥으로 변했다.

타이거 두대 합쳐서 겨우 30발 정도 남았고 연료는 10분만 기동한 후에 다리를 건널 수 있는 만큼만 남았다판터 네 대도 비슷한 사정이었다벙커 안에는 철갑탄이 상당량 남아 있었고 박격포는 아예 한발도 쓰지 않았다대공포 탄약도 충분했지만 보병은 탄약사기와 체력이 모두 바닥나 있었다.

적군이 다시 공격해 올 것이 분명했다약기운 덕분에 전혀 두렵거나 피곤하지 않았다통신병은 씩 웃으며 각성제 한 알을 더 주었다. ‘전차병의 사탕이지라며 그도 두 알을 삼켰다.

 

쌍안경에 SU 자주포 몇 대가 들어왔다헬만은 나도 보인다카츄샤가 상당히 많군고폭탄이 많으니까 그걸 쓰도록이제 한시간만 버티면 된다한시간이면 증원군이 온다그 후에 우리도 후퇴한다라고 중얼거렸다.

카츄샤 융단포격을 맞으며 한시간을 버티라고카츄샤에 로켓이 장전되고 포병이 각도를 조절하는 동안 빌프가 고폭탄을 기가 막히게 터트렸다발사대에 실려 있던 로켓이 터지면서 엄청난 불기둥이 솟았고 그 일대는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적군은 급히 연막탄을 터트려 모습을 숨겼고 벙커의 대전차포가 몇 발을 발사했지만 아무 것도 맞추지 못했다.

 

(이제 마지막 부분까지 마구 넘어가겠습니다연막 안의 카츄샤가 소이탄을 쏘아 다리너머다리위와 판터까지 모조리 불바다로 만듭니다벙커와 대공포진지도 모조리 불탑니다.

그리고 3~40대의 스탈린이 다시 접근합니다절망적인 순간에 강 서쪽에 증원군이 도착했고 슈투카 6대도 도착합니다스탈린이 아무리 두터운 장갑을 자랑하더라도 엔진룸은 매우 취약했고 슈투카는 정확하게 기관포로 이 부분을 공격합니다.

소련군은 급히 전투기를 보내 슈투카를 전부 격추시킵니다둔한 슈투카는 전투기의 상대가 될 수 없었습니다그 광경을 본 장전수역할의 조종사는 해치를 열고 소리지르다가 전투기의 기관총 세례를 맞고 머리가 잘려 나갑니다.




37mm 기관포 2문을 장착한 슈투카 G 형입니다. 구스타브Gustav 전차킬러 기관포 포드의 약칭 G를 붙인 기체로 겨우 6발씩 총 12발만 발사할 수 있었습니다. 대공포화를 뚫고 내려가 발사할 때마다 엄청난 진동을 견뎌야 했기 때문에 숙련된 조종사가 아니면 전차를 한대도 격파하지 못하고 귀환해야 했습니다. 


스탈린과 격전이 다시 벌어져서 통신병은 뚫고 들어온 파편에 가슴을 맞고 즉사합니다타이거는 만신창이가 되고 파우스트헬만과 빌프만 빠져 나갑니다빌프도 적 보병의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고 간신히 마지막 타이거 차체 위로 올라 탑니다빌프는 그대로 죽습니다.

다리를 폭파시킬 벙커장교는 즉사했고 스탈린이 다리에 올라섭니다그 순간에 반대편에 도착한 수송용 트랙의 타이거판터돌격포마르더Marder 자주포 등이 막아 섭니다스탈린이 계속 다리에 올라섰을 때에 다행히 누군가가 다리에 매설된 항공폭탄을 터트립니다.

여군장교 포로는 군 사령관의 불륜상대였다고 자백합니다최전선까지 동반하려고 군복을 입혔을 뿐입니다전선을 시찰하던 중에 타이거 중대의 기습공격을 받자 여자를 버리고 달아났던 것입니다.

그녀는 정보부의 고문을 받기 보다는 죽음을 원했고 파우스트는 머리에 총을 쏘아 죽입니다.)




물자가 부족했던 독일은 노획한 38t 또는 자국의 2호전차 차체에 노획한 소련제 76.2mm 포 또는 자국의 75mm 포를 얹어 난잡할 정도로 마르더 자주포를 양산했습니다. 1,700대 이상이 생산되었지만 사진과 같이 방어력이 너무 약해서 집중포격이 쏟아지면 모두 전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밖으로 나가자 사단참모부가 서류를 태우고 있었다모든 차량은 서쪽을 향해 대기 중이었다.

여기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니요?’

적군이 도강지점에 다리를 연결했다.’

다리를 부쉈지 않습니까우리가 봤습니다.’

우리가 떠나자 마자 적군의 전폭기가 서쪽 강변의 기갑부대를 쓸어버렸다대공포도 없고 공군도 없으니 속수무책이었다우리의 전차와 포 모두 사라졌다적군은 이전의 다리 부근에 부교를 놓아 연결했다기갑병력이 계속 넘어오는 중이다.’

그는 그 사이에 군화를 닦았던 모양이다매우 반짝거렸다.

내 부대를 다시 만들 생각이다새 전차와 병력을 모아서서쪽 20km 지점이 강이 하나 더 있다거기에서 적군을 막을 수 있을 거다근사한 부대명을 붙여야지그런데 이 바보 놈아귀중한 포로를 죽이다니.’

헬만은 잡낭에서 꼬냑을 꺼내 마시고는 내게 건넸다.

이제 다 지난 일이니까당분간은 아무 말 안하겠다탈 차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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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7-24 15:46:03

선추천 후감상입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2020-07-24 15:55:10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0-07-24 17:02:45

 좋은 글 고맙습니다.

 

2020-07-24 17:30:44

좋은글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2020-07-24 18:37:16

 그동안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2020-07-25 00:03:20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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