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과 달리 2차대전 당시에는 전차 한 대에 많은 포탄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1944년 6월 24~30일 기간 동안, 중전차대대Panzer-Abteilung 502의 타이거전차는 소련군 전차와 장갑차를 27대 격파하면서 88mm 철갑탄을 무려 1,079발이나 사용했다. 소련군 차량 한 대에 40발을 사용한 셈이다. 7월 4~27일 전투에서는 소련군차량 85대를 격파하면서 555발을 사용해 대당 6.5발로 크게 낮아졌다. 앞의 전투는 2km 이상의 장거리 포격전이었고 이 전투는 근거리 접전이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포탄소비는 보통이었다. 1943년 12월 1일~1944년 5월 31일, 3호 돌격포 23대는 동부전선에서 총 51,595발의 철갑탄을 사용했다. 소련군차량 1,899대를 격파하고 132대에 손상을 입혀서 대당 25발 이상을 사용했다. 1942년 88mm 대공포는 포대가 안정적이고 조준간이 정확했고 포탄도 강력하고 빨라 서부사막에서 더 없이 좋은 대전차포였다. 시야가 탁 트인 사막에서도 전차 한 대에 평균 11발을 사용했다.
기록에는 당연히 과장이나 오류가 있다. 항공기를 격추시키면 확실한 격추이지만 전차전에서는 그렇지 않다. 대전차포에 트랙을 맞아 주저 앉았거나 관통되더라도 전차병 일부만 죽었다면 전차를 회수해서 수리한 후에 다시 전투에 투입했다. 적에게 전장을 내주어서 전차를 회수할 수 없거나 내부화재가 일어나 장갑이 약해진 경우에만 손실로 기록해야 했다. 전차전에서는 공중전보다 과장과 오류가 훨씬 심각하다. 혼전에서 여러 대의 전차가 한 대의 전차를 노리면 전과는 몇배로 늘어날 수 있다. 그리고 선전목적으로 기록을 일부러 과장했다. 그리고 1943년 여름의 쿠르스크Kursk전투(사진참조)처럼 대규모 전차전을 생각하는데 실전에서는 보병과 대전차포를 상대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서부전선을 예로 들면, 미군이 사용한 75mm 전차포탄 71%와 76mm 73%는 대인 고폭탄이었고 나머지가 연막탄과 철갑탄이었다. 목표물 중 전차나 장갑차는 20%도 안되었다. 독일군의 경우 동부전선의 3호 돌격포 23대가 1943년 12월 1일~1944년 5월 31일 사이에 총 315,280발을 사용했는데 그 중 84%는 보병, 건물과 차량 등이었고 전차와 장갑차는 겨우 16%에 불과했다.
1942~45년, 미군전차의 목표물
목표물 지역평균
요새 21.2%
건물 17.3%
보병 15.5%
전차 14.2%
대전차포와 야포 12.8%
기타 10.8%
트럭 8.2%
교전거리
2차대전 전차포는 교전거리에 따라 성능이 크게 달라졌다. 장거리에서는 포속이 낮아지고 궤도차이로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조준경도 정확하지 않았다. 전격전Blitzkrieg 시기에는 37mm 전차포와 대전차포가 고작이라 근접전이었고 대전 말기에는 지형에 따라 교전거리가 결정되었다. 우크라이나 평원과 북아프리카 사막은 장거리교전이었고 산이 많은 이탈리아와 유럽북서부는 교전거리가 상당히 짧았다.
미군전차의 평균 교전거리 북아프리카, 1941~43년 823m 시실리와 이탈리아, 1943~45년 320m 유럽전선, 1944~45년 732m
기동성
전쟁초기의 보병전차와 기병전차는 기동성 차이가 있었다. 보병전차는 속도보다 장갑보호력이 우선이었고 기병전차는 속도가 우선이었다. 대전중반이 되자 이런 차이는 사라졌고 모든 전차가 도로주행 시속 40~48km와 험지주행 시속 25km를 달렸다. 기동성 차이는 엔진출력에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전차는 가솔린엔진을 사용한 반면에, 소련군 전차는 중전차에 디젤엔진을 사용했다. 가솔린엔진 전차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오해가 있는데 통계자료가 없고 실제로는 탄약에 불이 붙는 내폭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전차 전용엔진을 개발하지 않고 기존 엔진을 활용했기 때문에 가솔린엔진이 대세였다. 전쟁초기 미군은 비행기엔진을 사용하다가 항공기수요 때문에 엔진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다양한 엔진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1930년대 가장 많이 사용된 엔진은 1차대전 리버티Liberty 항공기엔진(사진참조)이었다. 소련군은 BT전차에 사용했고 영국군도 초기 전차에 사용했다. 프랑스군은 다양한 엔진을 사용했는데 보병전차에는 버스와 트럭엔진을 사용했다. 일부 국가는 전차 전용엔진을 개발했고 그 경우에는 디젤엔진이 대세였다. 일본군이 최초로 디젤엔진을 사용했고 소련군은 1939~40년 T-34와 KV에 V-2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엔진 다음으로 변속기와 파워트레인Power-Train이 중요했다. 전차변속기는 트랙터나 자동차변속기를 변형해 사용했는데 전차 특유의 심한 진동 때문에 많은 부품을 변형해서 사용했다. 파워트레인이 전차의 안정성을 크게 떨어트렸다. 2차대전초기 전차는 무게가 가벼웠기 때문에 리프Leaf스프링 서스펜션을 사용해 험지주행 성능을 높였다. 크리스티Christie 스프링 서스펜션(그림참조)은 고속전차용으로 험지에서도 상당한 속도를 낼 수 있었지만 차체의 공간을 많이 차지했다. 미군은 리프 스프링 대신에 원뿔압축Volute 스프링을 사용했다. 원뿔압축 스프링은 30톤급 전차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토션Torsion바 서스펜션은 1930년대 말에 사용되기 시작했고 독일군 3호 F형이 대표적이었다. 내부공간을 많이 차지 않으면서도 도로주행 성능이 좋아서 대전말까지 많은 국가에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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