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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화된 생물학 용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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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5-12 06:30:09

생명과학을 공부할 때에는 전공자들만이 숙지하는 용어들이었죠.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 생물시간에도 일부는 나오는 용어들이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고등학교 생물은 졸업 후 빛의 속도로 망각하기 때문에 사실 나중에 들어도 이미 배운 내용이라는 걸 알긴 어렵죠. 아무튼 이 용어들은 적어도 학부 수준 생명과학 계열 전공자들이 다른 전공자들과의 대화나 일상적 실험, 발표 등에서 흔히 쓸 법한 용어들인데 요즘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1. 줄기세포 혹은 배아 줄기세포 (Stem cell / embryonic stem cell): 황우석 사태 이후 너무나 많이 알려졌고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용어들이 된 듯 합니다. 황우석 사태가 마무리 된 다음에 더 이상 그렇게 흔하게 쓰이진 않지만 대중화된 "줄기세포"란 단어에는 아직도 뭔가 수상한 (혹은 사짜스러운)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원래 과학적인 용례와는 상관없이 말이죠.

 

2. 제대혈 (cord blood): 이것 역시 줄기세포 관련해서 한 동안 핫했었죠. 마치 제대혈을 잘 보관해두면 모든 질병이 치료가능한 것처럼 말이죠. 

 

3. "당이 떨어졌다": 전에는 이런 말을 안썼던 걸로 생각합니다. 그냥 배고프다 정도였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당'(sugar, carbohydrate)이 "떨어졌다"는 (low) 말을 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탄수화물"(carbohydrate)이란 말도 그렇게 흔한 말은 아니었고 살짝 전문적 느낌이 나는 용어였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냥 다들 쓰죠.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 등등의 맥락으로...

 

4. 유산소 운동 (aerobic exercise): Aerobic vs. unaerobic...생화학에서 나오는 개념들이고 전자전달계 마지막에 산소가 전자를 받아서 큰 자유에너지를 얻는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런 화학적 디테일과는 상관없이 일상적 스포츠의 맥락에서 "유산소 운동"이 자연스럽게 쓰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전에는 그냥 뜀박질한다, 숨찰 정도로 뛴다 정도로 말했던 것 같은데 요즘엔 다들 유산소, 유산소를 외치네요.

 

5. 유전자 조작 (genetic manipulation): 이건 대중화된지 조금 더 오래된 것 같습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이 좋냐 나쁘냐 등으로 논쟁이 있다가 요즘은 시들해져서 별 관심들이 없습니다만.

  

6. mRNA: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이 바이러스의 mRNA를 체세포에 전달한다는 발표가 난 이후 다들 mRNA란 단어를 많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의 비교에 의해 "mRNA방식이 더 우월하다"는 등의 맥락으로 쓰이는 것 같은데, 이걸 언급하는 기자나 정치인들이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mRNA가 마치 건강의 상징인냥 이해하는 이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7.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한때는 분자생물학의 최첨단 테크닉이었다가 생명과학에 입문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해보는 쉬운 실험으로,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하게, 가장 대량으로 행해지는 검사 방법으로....그 이유는 다들 아시죠?

 

8. Coronavirus (코로나 바이러스): Coronaviridae는 바이러스학에서 다루는 수많은 바이러스 중 하나입니다. 딱히 동물 호흡기, 소화기 질환에 관심이 없으면 별로 주의하지 않고 넘어가는 놈이지요.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그 놈들 중 한 놈이 이 사단을 냈지요. 다들 코로나 바이러스를 걱정하고 사는 세상이 올 줄 누가 알았나요.

 

일상화된 생물학 용어로 또 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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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5-12 01:19:24

인비보, 인비트로..

코호트격리..

우성, 열성..

게놈..

잡종강세..

1
2021-05-12 01:21:39

 이런 Genom의 자식?  

2021-05-12 02:09:13

드래곤볼의 완전체?

2021-05-12 02:47:31

아미노...산...?

ㅎㅎㅎ

1
2021-05-12 04:01:59

효소와 거의 상관없고 설탕물인 각종효소

2021-05-12 06:06:47

 광고에서는 면역 관련된 T 세포니 NK 세포니 하는 용어를 써서 아얘 생소하지는 않더라구요.

2021-05-12 06:45:40

생물학 용어는 아니지만 생물학자가 만든 meme이 대중화를 넘어 일상용어로 자리잡은게 좀 신기했어요.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접했을 때 재미있는 신조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느새 인터넷을 점령해버렸네요.

2021-05-12 10:06:21

밈의 개념을 저는 아직 잘 이해못하겠던데..

Updated at 2021-05-12 07:09:03

영어엔 내 척수에서 아드레날린이 솟수치는걸 느낀단 표현을 씁니다. 한국은 아직 멀었죠?

2021-05-12 07:14:56

생물학 용어에 대한 이해가 높네요.
학구열이 느껴집니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생물학 용어가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서 얻는 경우가 많죠.
예전엔 줄기세포란 용어가 나오기 전엔 간(幹)세포란 용어를 사용했었죠.
간(肝)세포 하고 헷갈리기도 해서 지금은 사용 안하지만요.
최근에는 한자를 거의 사용 안하게되면서 한글에 성조가 퇴화되고 된소리 발음도 꺼리면서 용어가 변질되고 헷갈리게된 경우도 많은거 같네요.

Updated at 2021-05-12 11:11:36

반대로 사회가 생물학 용어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죠. 허버트 스펜서가 만들고 다윈이 헉슬리와 월리스 등, 주변의 강권을 무시하지 못해 마지못해 한 때 차용했던 "적자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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