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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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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반려묘 '코점이'가 머나 먼 여행길을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알순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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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5 12:13:46

최근 활동하는 다른 커뮤니티에서 반려동물과의 이별 글이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노령묘들과 함께하는 집사 입장에서 제목만 봐도 울컥하는지라 오히려 그런 글들은 잘 안보게 됩니다만.. 최근 며칠 전부터 저희집 반려묘 '코점이'도 머나 먼 여행길을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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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생으로 만 13살이니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가정에서 잘 관리를 받은 아이들의 수명이 15년 이상인 경우가 많은 걸 생각하면 아쉬운 나이입니다. 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받은 생명력이 모두 다른 법이고, 특히 지금 상황은 특별한 병이 있는게 아니라 타고난 수명을 다하고 서서히 생명력이 사그라드는 모습이라 병으로 떠나 보내는 것과는 좀 다른 감정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때 어미에게 버려진 아기 고양이나 상태 안좋은 아이들을 구조하여 임시보호하는 활동을 몇년간 했습니다. 아무래도 건강치 못한 아이들이 많다보니 품안에서 떠나 보낸 아이들이 꽤 됩니다. 특히 아가들은 오전에 멀쩡하게 잘 먹고 배변하던 아이들이 오후에 급격히 상태가 안좋아지며 떠나기도 하고 복막염 등 아무리 손을 써도 결국 이별하는 등 가슴 아픈 경우가 많았습니다. 임보 활동을 중단한 이유 중엔 아이들을 떠나 보내며 겪는 정신적 상처도 있었죠.


암튼 임보하면서 좋은 분들 찾아 입양된 경우도 많지만 여러 이유로 가지 못한 아이들은 저희 집에 눌러 앉아 한때 8마리까지 거둔 적이 있습니다. 그중 세 녀석은 이미 제 곁을 떠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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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되어 건강이 회복된 후 그렸던 그림)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하루 이상 방치되다 구조되어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싶었던 코점이가 어느 덧 13년을 제 곁에 머물다 이제는 슬슬 제 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종양이나 복막염, 신장병 등 특별한 질환이 아니고 노화로 인해 서서히 기력이 쇠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들과의 이별을 여러 번 겪다 보니 나이 든 아이들의 상태를 보면 일시적 컨디션 하락인지,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는 것인지 어느 정도 감이 옵니다. 물론 심정적으로야 받아들이기 어렵고 제 감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이런 건 또 대부분 맞더군요.


한가지 고마운 것은 먼저 떠난 첫째 '알순이'도 그렇고 코점이 역시 제게 '고통스런 결정'을 하지 않도록 해준 점입니다. 말년에 큰 병에 걸려 떠나게 되면, 특히 고통이 수반되는 질병일 경우 반려인은 아이를 인위적으로 보내줘야 할지 고통속에서도 생명 연장을 해야 하는지 선택해야 하는 힘든 결정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두번 다시 반려동물을 들이지 못하겠다 하는 분들도 많고요. 다행히 코점이는 큰 고통없이 서서히 기력이 쇠해가면서 조용히 먼 길을 준비하고 있고, 저 역시 아이가 힘들지 않게 돌봐주며 곁에서 지켜봅니다.


물론 아무리 노환에 의한 이별이라 하더라도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히고 강제급식을 하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걸 생각 안한 것은 아닙니다. 분명 약간의 기간이라도 생명 연장이 가능할 거구요. 하지만 이 부분에서 집사람과 고민 끝에 자연스런 이별을 택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코점이가 병원가는 것에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했기 때문입니다. 


어려서 몸이 약해 잔병치례가 있었고 하지 골절로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코점이는 병원에 가는 것을 정말 싫어했습니다. 똑똑한 편이 아니었지만 (^^;) 병원에 가려는 낌새나 약먹이려는 시점은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도망다니곤 했죠. 고양이가 원래 스트레스를 잘 받는 동물이지만 코점이는 병원에 다녀오면 병을 고쳐오는게 아니라 얻어 올 정도였습니다. 물론 골절 같은 외상이나 예방접종, 중성화 같은 것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기에 어거지로 갔었지만, 지금처럼 마지막 가는 길을 준비하는 시점에서는 오히려 스트레스로 인해 더 안좋은 결과를 가져올 거 같았고 병원보다는 마지막 순간을 저나 집사람 품안에서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집사람은 전업 주부라서 하루종일 보살필 수 있기에 가능한 결정이기도 했고요. 맞벌이로 하루종일 집을 비운다면 입원을 생각 안할 수 없죠.


암튼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 감이 틀리길 바라지만 쉽진 않을 거 같습니다. 마지막 바램은 별 고통없이 조용히, 잠들듯이 제 곁을 떠나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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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왕뚜꺼비
3
Updated at 2021-08-25 03:21:44

이런 일을 여러번 겪으시고도 고양이 보호 활동을 해오셨다니 정신력도 강하시고 훌륭하십니다. 전 개 2마리 비슷한 시기에 떠나보내고 충격이 하도 커서 반려견이든 반려묘든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정말 키워보고 싶은데 말년이 집안 어르신 보낼 때랑 별차이가 없더군요. 그 무게의 압박감이 많이 커서 아무리 귀여워도 못 키우겠어요. 지금 많이 힘드실 텐데 뭐라 드릴 말이 없습니다. 그저 시간만이 약이지요...

WR
알순아빠
2021-08-25 07:46:55

임보활동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들과의 이별을 자주 겪게 되었지만 횟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익숙해지진 않더군요..  비슷한 시기에 반려견을 보내셨다니 많이 상심하셨을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반려동물이라는게 나이 들어 떠날 때가 되면 사람과 별다를 바가 없습니다.

건강보험이 안되니 치료비가 사람보다 더 많이 드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경제력에 문제가 없어도 떠난 후 상실감은 정말 큰 것 같습니다. 위로 감사합니다.

B급좌파
1
2021-08-25 03:35:38

예쁜 코점이 남은 생 가족들과 잘보내다 가길 바랍니다.

WR
알순아빠
2021-08-25 07:47:49

위로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아기 냥이일 때 눈에 별이 보일 정도로 정말 예뻤어요.. 

칼도
1
Updated at 2021-08-25 03:43:14

제 둘째와 같은 나이네요. 제 둘째는 다행히 아직 기력이 쇠하는 모습은 안 보이고 있습니다만 몇년 남지 않았죠. 커다랗고 순한 눈망울로 저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 사랑스러운 것을 어찌 떠나 보내나 하는 마음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13년차 캣 대디이고 한 주에 두 번 왕복 4시간 걸려 다른 동네도 가는데, 가끔 그 시간만이라도  둘째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써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WR
알순아빠
2021-08-25 07:50:36

관리를 잘 받으면 15년도 훌쩍 넘기는 아이들이 많지만 애초에 타고난 체력이 강한 아이가 아니어서 순식간에 기력이 쇠하는게 보이네요. 길냥이도 돌봐주신다니 감사한 일인데 막상 우리아이들이 나이들고 아프게 되면 어떻게 시간 분배를 해야할 지도 고민하게 되지요. 떠날 때 후회없이 보낼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라모해
2
2021-08-25 03:46:07

찡한 글입니다 병원 가기 싫어 하는 건 울집냥이랑 같아서 .. 마음처럼 뭔가를 해 줄수 없음이 느껴집니다. 저는 무조건 20살 이상 같이 살겁니다. ㅎ 이제 곧 10살이 되는데 … 마지막을 생각하기가 너무 싫네요. 끝까지 잘 보살펴 주시고 너무. 깊은 상처는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WR
알순아빠
1
2021-08-25 07:52:21

성격이 순둥순둥한 편인데도 어릴 적 병원에서 고생한 기억 때문인지 유독 병원 가는 것과 약먹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이제 10살이라면 서서히 신경쓸 일도 많아질텐데 앞으로도 10년 이상 아프지 않고 함께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탈리샤샤_술 안 마심
2
2021-08-25 03:50:36

이별의 경험(?)이 많은 분답게 차분하고 담담하게 쓰셨네요.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언젠가는 우리 애들과도 이별할 때가 오리라는 상상을 합니다.

저도 슬프지만 너무 아프지 않은 이별을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WR
알순아빠
2021-08-25 07:54:20

사실 이별의 경험이 많아도 익숙해지긴 어려운 거 같습니다. 물론 마음의 준비는 더 하게 되지만 상실감이 옅어지지는 않는거 같아요. 대부분 아이들을 먼저 보내는게 필연적인데 보낼 때 후회없이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기배우
3
2021-08-25 04:21:08

 아아... 남의 일이 아니네요.

기운 내시고 끝까지 옆에 잘 있어주시길... 

WR
알순아빠
2021-08-25 07:56:11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가정이 예전보다 많아졌죠.

곁을 떠나는 날 후회없이 보낼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재훈
1
2021-08-25 04:22:29

저도 어릴때 기억으로 이렇게 떠나보내는게 너무나 힘들어 키워볼 생각조차 안하게 되었네요

WR
알순아빠
1
2021-08-25 07:59:05

저도 어릴 적 동물을 좋아해도 이별하는게 겁나서 성인이 된 후에도 키울 생각을 못했는데, 비록 먼저 보내는 운명이 아프긴 해도 함께 한 기억으로 보상받는다고 생각하고 키우게 됐습니다.

 

승민이짱
1
Updated at 2021-08-25 04:33:08

 모든 이별의 상처는 아프겠지만 남겨진 좋은 추억으로 오래 기억될 겁니다.

잘가라 코점아~

 

WR
알순아빠
2021-08-25 07:59:27

결국 함께 한 시간에 대한 추억이 정말 소중한 것 같습니다.

뭐라카노
1
2021-08-25 04:27:10

제 친구 냥냥이는 만 18년 살다가 갔습니다...

중간 중간에 컨디션이 떨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다시 회복하더라구요...

 

코점이도 앞으로 적어도 5년 이상은 문제 없을거라고 믿습니다...

WR
알순아빠
2021-08-25 08:00:29

저희 집 코점이도 그만큼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말씀처럼 일시적 컨디션 저하로 다시 부활~!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한나맨
2
2021-08-25 04:35:56

제 벗이 떠날 때 매일 강급을 하면서 벗을 힘들게 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녀석 떠나고 싶은데 내가 내 욕심으로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만남엔 이별이 있는 것이지만 그 이별은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든 것 같습니다.

냥이 글이 올라올 때 마다 떠난 벗이 또 너무나 그리워지고

하루에도 벗 생각이 나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우울함에 넋이 나가기도 하고요....

코점이 기력 찾아서 꼭 더 오래 살아주면 좋겠습니다.

 

WR
알순아빠
2021-08-25 08:03:31

예전에 차한잔에 쓰셨던 글을 모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함께 걱정하고 희망도 가졌다 또 슬퍼하고... 

 

저 역시 먼저 떠나 보낸 아이들이 있는데 

평소엔 잘 지내다가도 가끔씩 너무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도 여러 녀석들과 함께 하고 있지만 떠난 아이의 대체가 되는 것은 아니라서...

 

rockid
2021-08-25 04:56:50

 같이하는 여정 끝까지 깊은 사랑이 깃들기를.

WR
알순아빠
2021-08-25 08:04:26

예, 끝까지 평안하게 함께 하려 합니다. 위로에 감사 드립니다.

내 조국을 위해
2021-08-25 05:35:17

펫로스? 그럴 정도까지야 하고 무시했다가 16년된 녀석 떠나보내고 한동안 울고 지냈습니다.

15년 넘은 길냥이출신 녀석도 언젠가는 떠날텐데... 이제는 사료 간식 그런 것 돈 안아끼고 있습니다. 

WR
알순아빠
2021-08-25 08:06:20

한낱 강아지, 고양이로 치부하기엔 10년 이상 쌓아온 관계가 가볍지 않죠.

특히 떠나고 난 뒤에 그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니까요. 저도 10살 이전엔 건강을 고려해서 먹는 것도 엄격히 가려 줬지만 10살 넘어서는 그보다는 먹고 싶은거, 좋아하는 거 위주로 줍니다.

CAPTAIN
2021-08-25 05:42:35

13살이면 아직 청년인데, 너무 울컥하네요. 세상 모든 고양이 건강했으면 하네요.

아가, 아프지말고 오랫동안 알순아빠님 곁에서 지내주렴 

WR
알순아빠
1
2021-08-25 08:08:15

집에서 잘 관리 받는 아이들은 15년 이상 잘 지내는 경우도 많으니 아직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나이입니다. 다만 구조 당시부터 차가운 바닥에 한동안 방치되어 있었고 타고난 체력도 강하지 않아 처음엔 10살도 넘기지 못할거라 생각했습니다. 아마 지금 담담한 이유는 그래도 걱정보다는 오래 버텨줬다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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