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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여러 분이 가장 좋아하는 재즈 피아니스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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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8-23 22:40:11

 프차에도 재즈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아마 재즈에서 가장 영웅적인 악기, 스포츠로 치면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개인기를 뽐내며 득점을 올리는 포지션은 아마도 트럼펫일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솔로를 가장 먼저 시작하는 악기이기도 하고 또 가장 익히기 힘든 악기이기도 하죠. 미국의 재즈 속담중에는 트럼페터가 10마일 밖에서도 여자를 꼬이게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아마 콤보 재즈연주에서 거의 초인적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아마도 피아노가 아닐까 합니다. 드럼, 베이스와 함께 리듬섹션의 기본단위이기도 하면서 리듬섹션과 선율악기의 인터페이스 역할도 해야하고, 선율 악기를 받쳐주기 위해서 부지런히 콤핑 작업으로 신선한 느낌을 불러일으켜줘야 하기도 합니다. 그 뿐인가요? 때로는 선율악기 없이 트리오 연주에서는 선율악기 노릇도 해야하고 솔로도 리듬과 화성 모든 면에서 다 만족스럽게 연주해야 합니다. 피아노는 사실 재즈의 균형감을 잃게 만든 악기입니다. 현대 농구에 비유하자면 혼자 다해먹는 스윙맨이나 듀얼가드, 축구에서는 올라운드 공격형 미드필더겠죠. 사실상 어떤 음악에서도 재즈 피아노만큼 그 장르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악기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오죽하면 언젠가 BBC에서 선정한 가장 위대한 재즈 아티스트 10명을 뽑는데, 보컬 2명, 트럼페터 2명, 섹소포니스트 2명과 함께 피아니스트만 4명이 뽑혔습니다. (베이스 주자와 드러머가 한 명도 없다니!) 그만큼 피아노는 재즈에서 압도적인 악기입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제가 아마 처음 들었던 재즈 피아니스트는 오스카 피터슨이었을 겁니다. We Got Request앨범으로 재가 재즈에 입문하지 않았나 싶은데, 그때부터 거의 4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오스카 피터슨은 제 최애 피아니스트 중 한명입니다. 그러나 사실 최애라는 말이 의미가 없습니다. 위에서 말한 BBC조사에서 뽑힌 피아니스트가 듀크 엘링턴, 델로니어스 몽크, 빌 에반스, 오스카 피터슨인데 이 중에 누가 더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엘링턴은 재즈라는 예술을 클래식에 버금가는 양식미를 가진 고전예술로 끌어올렸고, 델로니어스 멍크는 재즈 뿐 아니라 다른 음악 영역으로 확장해도 그보다 더 독특한 불협화음의 아름다움을 만든 느끼게 해준 천재는 없었을텐데요. 그리고 그 누가 빌 에반스보다 지치고 외로운 마음을 깊게 파고 들어 다음날에도 부끄럽지 않게 위로해줄 수 있을까요. 오스카 피터슨은 재즈 피아니스트들의 재즈 피아니스트였습니다. 몽크가 불협화음을 아름답게 썼다면 피터슨은 재즈의 화성과 리듬을 가장 완벽하게 결합한 피아니스트였을 겁니다. 

 

 어제 유튭에서 제가 즐겨보는 피아노 해설 채널에서 2부작 글렌굴드 해설이 올라왔더랍니다. 상당히 좋은 내용이었는데, 굴드를 생각하니 그에게서 피아노를 빌려 몽크의 대표곡들로 Conversations With Myself앨범을 만든 빌 에반스가 생각나고, 굴드가 혼자 라이벌이라 생각했던 호로비츠가 듣고 감탄했다던 아트 테이텀이 생각나는 바람에 한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중심이 된 앨범들을 들었습니다. (예전에 굴드, 에반스, 몽크가 관련된 한 장의 앨범에 대한 소개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2707801

 

 

 

 

 

듣다보니 누구 한 명을 최고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사려깊지 못하다는 당연한 생각을 재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몽크 같이 유니크한 천재는 다시 태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몽크가 반해서 항상 천재로 추켜세워주고 그를 위해 누명을 쓰는 것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버드 파웰의 광기는요? 마일스의 사이드맨이었으면서도 마일스 이후의 재즈를 마일스만큼 혁신했던 허비 행콕은요? 재즈 예술에 서구 전통음악의 화성적 깊이를 극한까지 추구하면서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관객들이 기침도 못하게 만드는 키스 자렛은 또 어떻고요.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누구를 최고로 치켜세울 필요는 없지만 프차에서 재즈를 즐겨 들으시는 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재즈 피아니스트들은 누구인지. 그래서 투표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 후보는 명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소개하면서 참고용으로 덧붙인 음악 링크들은 가급적 이들을 유명하게 만든 대표곡은 제외했습니다. 그러면 현대 와서 잊혀진 테이텀 같은 연주자들이 너무 불이익을 볼 것 같아서요.ㅎㅎ 그래서 빅밴드 시절 이전의 연주자들은 그들의 대표곡을 선곡했습니다. 예를 들어 몽크와 파웰의 경우, 테이텀의 대표곡인 Tea for Two를 선곡했는데, 아마 좋은 비교가 되면서도 충분히 각자의 개성이 드러날 것입니다. 빌 에반스의 경우, 몽크의 자작곡인 Blue Monk를 선택했는데, 에반스가 자신의 널리 알려진 곡들은 물론이고, 몽크의 곡도 이 정도로 잘 소화해낸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또 솔로와 트리오를 모두 잘하는 연주자는 솔로 연주를 선택했지만 트리오에 특히 강점이 있는 연주자는 트리오 곡을 선택했습니다. 또 가급적이면 이들의 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면서도 명단에 포함된 다른 피아니스트의 자작곡이 있으면 그 곡을 선택했습니다. 예를 들면 오스카 피터슨이 연주한 곡은 듀크 엘링턴의 그 유명한 Take the "A" Train입니다.  이 곡들은 모두 가급적 3~5분 사이의 짧은 곡들을 주로 골랐습니다. 

 

그러나 이 목록은 유명한 순위명단을 참조했다고 해도 재즈에 대해서 그다지 많이 알지는 못하는 제 개인적인 선호가 반영되어있기 때문에도, 또 엇비슷한 실력의 동시대 연주자들이 모조리 올라오면 리스트의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제외한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레드 갈란드나 웬튼 켈리 같은 경우, 엄청난 실력자이자 올타임 베스트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지만 모두 마일스의 사이드맨 출신인데 이미 이 명단에 한 때, 마일스 사이드맨 경력이 있는 연주자들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제외되었습니다. 이들 말고도 주목해야 할 피아니스트가 있다면 추천곡과 함께 댓글로 소개해주세요. 총 3명까지 투표 가능합니다. 

1. Art Tatum

https://youtu.be/LIgNIkM8yQM

 

2. Bill Evans

 https://youtu.be/HSQ4b9dE2a4 

 

3. Brad Mehldau

https://youtu.be/m_su2lHiZSM?si=C_xEtyN2nFtv0ZSa

 

 4. Bud Powell

https://youtu.be/jCb8spvnHEE

 

5. Chick Corea 

https://youtu.be/vuXhu1YpQRI

 

6. Dave Brubeck

https://youtu.be/TEHBHCrdHYY

 

7. Duke Ellington

https://youtu.be/TPnB56fQJNQ

 

8. Erroll Garner

https://youtu.be/UOLEEkYO4MA

 

9. Herbie Hancock

https://youtu.be/I8_7tKMDi8U

 

10. Joe Zawinul

https://youtu.be/RXe2F897-ic?si=tto7q-24p0abWDYd

 

11. Keith Jarrett

https://youtu.be/cg5GBH7fR5g

 

 

12. Oscar Peterson

https://youtu.be/nkbsGNFtgh8 

 

13. Thelonius Monk

https://youtu.be/opRAAgCe9Z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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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3-08-23 22:09:47

저는 끈이 짧아 한 분 외에는 다른 분들은 어쩌다 한번 지나가다 듣는 정도라서... 투표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WR
2023-08-23 22:15:44

저런 그러셨군요. 한 명만 해도 충분합니다.^^ 니코데무스님이 선택하신 피아니스트 들이 궁금해요

2023-08-23 22:19:18

'총 3명까지'

 

이걸 못봤네요 

WR
Updated at 2023-08-23 22:49:31

혹시 몰라서 재투표 허용했습니다.^^

1
2023-08-23 22:58:23

너~무 유명하신 그 분 다음으로 저의 최애인 그 분의 인기가 많네요

1
2023-08-24 07:42:59

에롤가너와 데이브 브루벡입니다만 전 … 후보엔 없는 데이브 그루신이 좋습니다 ^^;;

WR
1
Updated at 2023-08-24 12:07:20

오 데이브 그루신! 쾅당바둥님의 평소 경쾌하고 우아한 이미지하고 정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저도 8~90년대 GRP사운드에 대한 아련한 향수 같은 것이 있습니다. 뽑아주신 후보들 중에는 특히 에롤 가너를 좋아해요. 

 

https://youtu.be/mtmRazXGnF4?si=FLEEA6jN10z2ICOh

1
2023-08-24 12:24:30

에롤가너는 미스티로 시작했지만 my heart stood still 로 최애곡이 바뀌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회원 과 이미지를 착각하신듯합니다 제일생을 관통하는 이미지는 가벼움과 비겁입니다…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들도 아무래도 제 경박한 취향때문에 밝고 투명한 느낌위주로 끌리는건 아닌지 ^^

WR
1
Updated at 2023-08-24 12:55:57

아! 알 것 같습니다. 그 곡 중반 스타카토 연주 좋아하시는거죠? 저도 그 연주 좋아해요. 에롤 가너만큼 고음역 멜로디를 잘 다루는 피아니스트 별로 생각 안납니다.ㅎㅎ 

 

쾅당바둥님 맞습니다. 산뜻한 느낌도 있으시고요.사실 경쾌가 가벼운거고 우아가 비겁한거고 그게 그거잖아요.. 농담입니다.ㅎㅎㅎ 

2023-08-24 16:04:52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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