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공일오비가 30년 전에 노래한 ai 디스토피아 '인간은 인간이다'

공일오비가 은퇴 선언을 하며 1996년에 냈던 6집은 세기말이 느껴지는 한국 가요의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SF 컨셉을 가져오고 인더스트리얼 장르를 도입하는 등 장르물적인 대중가요로서의 과감한 시도였는데 지금이나 그때나 드문 시도였기 때문이죠. 물론 이 노래들의 바탕이 된 일렉트로닉 음악과 SF의 기반이 취약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서구까지 포함한 SF 전반의 기준에서 볼 때 대단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과감했기에 그 자체에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여기에 실린 곡 중에 지금 시대와 가장 부합되는 곡이 '인간은 인간이다'일 겁니다.
https://youtu.be/3-Mge7plXEE?si=GRvxIonopZaVbc7L
이 노래는 발전하는 컴퓨터와 인터넷 세상에서 존재 의미가 사라지는 인간의 발버둥을 그린 가사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시대에 딱 맞는 가사죠. 이걸 보면 우리가 상상하는 AI 디스토피아가 이미 계속 경고되고 상상된 꽤 오래된 미래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 노래가 얼마 전에 공일오비 자신들에 의해 리메이크되어 발표됐습니다.
https://youtu.be/HXTzSHCHMPU?si=J0wwuISTmnm55N8U
원곡은 처음 들었을 때 도입부는 괜찮은데 가창에서 한국 가요 특유의 뽕끼가 들어 있어서(특히 코러스 부분에서) 시도는 좋았으나 결과물은 애매하다...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대략 30년 만에 들은 이번 리메이크는 그런 뽕끼를 없애고 더 위켄드가 연상되는 가창으로 깔끔하게 다듬어서 냈습니다. 원곡이 가진 레트로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세련미를 추구한 리메이크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리메이크의 가사 감수와 보컬을 AI가 맡아서 했다는 게 이 노래가 주는 이 시대의 아이러니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나온 듀스 신곡 RIse도 AI 제작으로 만들어졌지만 뮤비에선 AI 통제에 맞선다는 내용이라 이런 아이러니가 담겨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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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 세기말뽕에 취해서 이 앨범 CD tape 모두 구매했던 저를 칭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