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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다큐멘터리] 번외 - 스피커 케이블은 소리를 바꿀 수 있을까 없을까?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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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5-06 21:05:33

부제 : Open your ears, please.


지난 편 글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댓글이 넘쳐, 당황했습니다. ^^


주신 의견들에 대해서 제가 답변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댓글로 답변을 드리기는 했으나, 아마도 짧은 글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해서 2편을 준비했습니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제가 케이블 유용론 무용론의 어느 한쪽 편을 들 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경기도) 오산입니다. 저의 의도는 "남의 말 듣지 않고" 여러분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만한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고, 그를 통해서 여러분들의 오디오 생활이 즐거워지시길 바랄 뿐입니다.


앞서 글에서 제가 드린 퀴즈에 대한 답변은 거의 다들 신경 안쓰셨지만, 일련의 댓글 논쟁의 핵심은 "사람이 인지 가능한 차이의 한계"인 것 같네요. 앞글에서 시뮬레이션한 스피커 케이블에 의한 주파수 특성의 변화에 대해 visual 적으로는 다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고, 그 차이가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인지가 궁금증이라 생각됩니다.

 

제가 낸 퀴즈에 대한 답을 먼저 알려 드리면 (지난 글의 댓글에서 두 분이 언급한 바 있듯이) '공진'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 공진은 케이블의 인덕턴스와 스피커 유닛간의 상호 작용으로 생긴 것인데요, 이 부분에 대한 고찰은 다음다음편(혹은 다음다음다음편, 아니 영원히 안할 수도 있습니다)에서 설명하도록 하고, 오늘은 모두가 궁금해하시는 "사람의 청각 인지 능력"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모아봤습니다. 다들 생각하시는 것과 같이 정말 1dB 이하 차이는 인지 불가능한지.... 그럼 let's go~ go~


앞서 올렸던 "번외 of 번외" 3부작 글에서 언급하였다시피, "데시벨"의 단위가 정해질 무렵,  벨연구소의 Harvey Fletcher 는 사람 청각 인지 능력에 따른  SU (Sensation Unit) 이 라는 단위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 SU 를 데시벨이 대신하게 되면서, 1dB 의 크기는 "인지 가능 한계(혹은 이에 가까운) 값"이라고 알려지게 됩니다.

     

< 참고 : 사람의 청각 인지 능력에 대한 연구는 Harvey Fletcher 가 거의 모든 기초를 닦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Fletcher 는 RCA 의 Harry F. Olson 과 함께 미국에 음향학이 뿌리내리는 기초를 만든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풀어보겠습니다. >

  

다시 말해, 1dB 의 크기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소리 세기 변화량"에 가깝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이러한 데시벨 정의의 역사 때문에, 1dB 이하의 소리 차이는 인간이 구별하지 못한다고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그럼 정말로 "1dB 이하의 소리 차이는 인간이 구별하지 못하는 것"인지 인간의 청각 능력의 한계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모아놓은 교과서들)을  탐험해보겠습니다.


우선, Fletcher 가 고안하려고 했던 SU 의 정의는 무엇이었을까요? 벨 연구소의 기록에 의하면 SU 는 the smallest increment easily detected by a normal listener, 즉 "보통의 청취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의 소리 증가를 의미"한다고 소개됩니다. 이의 크기가 약 1dB 라고 한다면, 이 말을 뒤집어 보면, "특별한 청취자"가 인지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의 소리 증가, 혹은 일반 청취자가 "어렵게" 라도 인지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의 소리 증가는 1dB 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하는  "인지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의 자극"에 대해,  인지과학 쪽 연구자들은 JND (just noticeable difference) 라는 용어를 씁니다. 이 때, JND 를 평가하는 기준은 연구자 간의 합의가 있는데요, 피시험자에게 서로 다른 크기의 자극을 여러번 주어 <자극의 크고 작음을 50% 의 확률로 인지>하는 것을 말하며, 이게 위에서 설명한 "쉽게"의 의미에 해당합니다. 간단히 말해 "쉽게 인지"한다는 것은 감으로 찍는 것 보다는 나은 결과의 수준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100프로를 꼭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중요하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대해 인지 과학 쪽에서는 전문적으로는 PSE (Point of Subjective Equality) 라하여, 어떻게 실험하고 평가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가지의 실험 protocol 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각 인지에서의 JND 값은 JND in sound intensity 혹은 JND in loudness 혹은 간단히 JND dB 등으로 표현되는데, Fletcher 이후, 청각 인지에서의 JND 에 대한 연구 결과, 심리 음향학에서는 이러한 JND 값은 재생되는 신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이해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kHz pure sine tone 신호에 대한 신호 크기별 JND 는 아래와 같습니다.



또, 아래 그림은 동일한 크기에서 주파수만 달리했을 경우(70Hz, 200Hz, 1kHz)의 JND 값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하게 되면, 다음 테이블이나 그래프와 같이, 각 주파수별, 크기별 JND 값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의 연구는 pure sine tone 을 사용하여, 신호 크기 차이의 JND 에 대한 연구 결과인데요, 개별 신호에 대한 JND 평가가 아닌, 연속 신호 중에 레벨이 바뀌는 변조 신호에 대한 JND 평가 결과, 크기 변조 신호에 대한 인지 능력은 개별 신호의 차이에 대한 인지보다는 떨어지는 것을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 그래프에서 흰색 동그라미는 크기 변조 신호에 대한 인지 능력이고요, 검은색 동그라미는 개별 신호 차이에 대한 인지 능력입니다 (1kHz). 




예를 들어, 서로 다른 CD 트랙에서의 레벨 차이에 대한 인지 능력보다, 하나의 트랙을 듣던 도중에 레벨이 살짝 살짝 바뀌는 것에 대해서는 인지 능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Pure tone 의 sine 신호가 아닌 경우의 JND 는 어떠할까요? 다음 그림은 화이트 노이즈와 1kHz pure tone 에 대한 JND 의 차이를 보여 줍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요, 정말 1dB 이하 차이는 "인지 불가능한 영역"일지는 읽으시는 분 각자의 이해력(?)으로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 참고 서적 >

1. Hugo Fastl, Eberhard Zwicker, "Psychoacoustics : Facts and Models",  2007.

2. Marshall Long, "Architectural Acoustics", 2014.

3. Floyd Toole, Sound Reproduction The Acoustics and Psychoacoustics of Loudspeakers and Rooms, 2008.

4. Harry Olson, Music, physics and engineering, 1967.

5. John Backus, The Acoustical Foundations of Music, 1969.








To be continued...




"오디오라는 취미는 아는 것 만큼 들리고, 들리는 것 만큼 안다."


Copyright by DW. Moon, 2022 (c) Livestock

 

P S. 

제 글의 내용에 상관없이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겠다고 마음 먹으신 분들은 굳이 제 글을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시나 그런 분들(그렇게 보이는 분들)이 댓글 다신다면, 과감하게 무시하겠습니다. 무례하게 생각되시더라도 그러려니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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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05-06 20:26:55

 오늘도 좋은글 넘넘 감사드립니다.

오린이로써 오늘도 조금씩 배워갑니다.!!

어렵네요 ㅠㅠ

WR
2022-05-06 22:36:00

음향이라는 것이 사실 생각만큼 쉬운게 아니다보니, 사기꾼이 많은 동네이기도 하죠. 감사합니다.

2
2022-05-06 22:09:36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던 분야라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이게 논리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제시해주신 자료들을 바탕으로 최대한 조합해봤습니다. part1의 게인레벨 차이와 pierce 1983의 JND 모델을 조합해서 1번 표에서 사인파 기준으로 구분해낼 가능성이 있는 주파수와 음압레벨에 노란색을 칠해봤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음악 들을 때를 상정해야 하니, 제시해주신 자료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해석해서 JND모델에 x2를 해서 2번 표를 만들고, 구경꾼님의 part1의 게인레벨 차이 중 인지가 가능할 수도 있는 부분을 색칠해봤구요.

 

개인적으로는 part1의 댓글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예전에 높이날아라님께서 올려주신 케이블 굵기 추천글(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hometheater&wr_id=356068&sca=&sfl=wr_subject&stx=%EC%BC%80%EC%9D%B4%EB%B8%94&sop=and&scrap_mode=) 정도의 기준 정도만 지킨다면, part1에서 보여주신 (0 vs 500m옴) + (0 vs 5uH) 조합의 최대 차이까지는 벌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케이블에 따른 소리의 차이는 인지하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아울러 훈련된 사운드 엔지니어 분들이 작은 레벨의 소리 차이에도 민감하다는 부분은 일견 이해가 가면서도, 여러 청력관련 연구에서 소음노출 직업관계자들이 난청 문제와 연관하여 순음 청력역치가 많이 높아져있는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예전에 다른 글의 댓글에도 한 번 올렸던 글인데, 일반인의 경우에도 남성은 50대만 되어도 28.9%가 경도의 난청을 겪고 있다고 하더군요.(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위의 순음청력평균치에 있는 26dB~41dB는 인지하기 시작하는 dBHL의 지점이 저 사이에 있다는 거구요. 여기서 보이는 dBHL은 대략 (dBSPL - 10) 정도로 생각하면 되거든요. 

 

사운드 스튜디오 환경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엔지니어 분들은 소리를 되게 크게 듣고 계신건가 싶기도 하구요. 전 집에서는 많이 올려도 90까지도 잘 못 올리겠더군요. 여튼 덕분에 간만에 좋은 자료들 많이 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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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5-06 23:08:56

정성이 가득한 댓글이네요. 의견을 드리면,

1. 일반 음악을 재생하는 조건은 만드신 두 테이블의 중간 어딘가에 해당하리라 생각합니다.

2. 높이날아라님의 게시물에 링크된 권장 케이블 굵기 조건은 제가 아는 상식에서도 reasonable 하다고 생각됩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12AWG 나 14AWG 면 훌륭한 조건이 됩니다. 제 이전 글에 있는 시뮬레이션에서의 케이블의 resistance 조건은 아무 생각없이 막선을 쓰는 조건과 권장 케이블 굵기의 조건을 비교해본 것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난청 질환은 저도 관심있는 영역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난청에 대한 치료 기회가 적은 편에 속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기본적으로 난청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기도 하고, 또한 치료가 어렵다보니 이비인후과 선생님들도 난청에 대한 지식이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무조건 보청기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등, Hearing Aids 산업이 잘못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4. 제가 아는 상식에서, 스튜디오 엔지니어들은 난청은 사실상 "은퇴"를 각오하여야 하기 떄문에, 다들 자기 관리에 꽤 신경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설사 질환을 가지고 있더라도 외부에 노출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5. 제 경험에서는 대부분의 스튜디오 환경이 일반 가정집 보다는 크게 듣는 편인 것 같습니다.

 

다음편에서는 시뮬레이션 조건을 궁금해하시는 것에 맞추어 좀 더 보완토록 하겠습니다.

 

정성어린 댓글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22-05-06 22:18:49

오늘 주제도 어렵네요 


읽으면서 떠오르는 단어를 나열해 봅니다. 

베토벤, 몽골인, 갓난아이, 자페증 , 

그리고 죽기 직전에 반드시 경험해 보고 싶은

  코카인 ㅎㅎㅎ

WR
2022-05-06 22:57:25

제가 봐도 좀 어렵네요. ㅎㅎ

코카인 대신 체리 코크나 닥터 페퍼 추천 드립니다.

1
Updated at 2022-05-06 22:51:15

 사실 지난 번 글에 댓글로 질문을 할까 하다가 말았던 내용 중 일부가 오늘 올려주신 글에 있네요. 제가 질문하려던 것은 1dB 차이라는 용어에서 과연 그 차이가 얼마만큼의 bandwidth에 걸쳐 있는지를 지칭하는 것인지였습니다.  

 

예를 들어 핑크노이즈를 재생할 때(1kHz의 Sine파를 이용한 싱글톤 테스트에서의 음압차는 실제 음악 듣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시나리오이므로 개인적으로는 핑크노이즈를 이용한 테스트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대역에 걸쳐 동일하게 음압을 낮춘고 번갈아 들려준다면 왠만한 보통사람들도 1dB 차이는 아마 구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대역폭이 2옥타브 정도로 줄어든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귀에 민감한 1kHz~4kHz 영역에 걸쳐 1dB을 줄이고 들려준다면 대부분 구분할까? 사실 개인적으로 테스트를 해본 결과로는 어느정도 구분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2 옥타브라도 5kHz~20kHz에서 1dB을 줄인 핑크노이즈는 잘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들을 수 있는 고주파수는 12kHz까지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bandwidth를 줄여서 1옥타브, 1/2옥타브, 1/3옥타브 등으로 줄여나가다 보면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분 못하는 최소 bandwidth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웹에서 검색해본 바로는 대략 1/3 옥타브밴드 이하에서 발생하는 음압 변화는 보통사람들은 잘 구분 못한다는 글은 봤습니다만 이 역시 일반인 기준이라 더 높은 주파수와 낮은 주파수를 듣는 사람이 있듯이 더 적은 bandwidth에서도 음압차이를 구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 스피커 측정시는 1/12 정도 옥타브로 스무딩을 선호하지만 룸튜닝이나 청감튜닝을 위한 보조측정 시에는 1/3 로 하는데, 실제로 저같은 경우 1/3이하의 bandwidth 에서 발생하는 음압차이는 거의 구분을 못하기 때문에 해당 대역폭보다 좁은 구간에서 발생하는 피크와 딥에 너무 연연(?)하지 않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이전 글에 달아주셨던 댓글 중에 음향전문가들의 경우 특정 대역의 차이를 더 잘 구분한다는 말씀을 봤는데 과연 그런 황금귀들은 1/6, 1/12 등의 협소한 옥타브 대역에서도 1~2dB의 음압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사실 이건 믹싱할 때 PEQ 조정하면서 Q를 어떻게 줄 것인지에도 관련된 부분이라 믹싱 엔지니어들의 경우는 훨씬 더 예민할 수 밖에 없지 않겠나 싶습니다)

WR
Updated at 2022-05-06 23:38:43

아래 그래프가 궁금해하시는 내용에 답변 가능하지 않을까 하네요. White Noise 를 8kHz 를 중심으로 band limit 하였을 때, 동일 level 에서 bandwidth 에 따른 JND 의 영향 그래프입니다. 오른쪽 아래 점선 부분이 JND 1dB 이하로 보시면 됩니다.

또한, flat 특성에 대헤 인지 가능한 critical slope 는 0.1dB/octave 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한 octave 범위에서 0.1dB 이상의 차이가 나면, flat 하지 않다고 인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2022-05-07 00:22:03

답변 댓글 감사합니다.

사실 그동안 음향심리학이나 인지과학 쪽에 대해서는 수박겉핥기 식으로 소홀히 넘어간 감이 있었는데 이쪽도 좀 공부를 더 해야겠네요. 나이 50넘어서 자꾸 공부할건 늘어나는데 머리는 예전처럼 빨리 안돌고.. 정작 생계 쪽 공부는 덜 열심히 하고.. ^^;; 

WR
Updated at 2022-05-07 10:29:45

말리고 싶습니다. 스피커 만들기만 해도 충분히 재미있는거 많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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