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의견] 건담 비화. 해묵은 오해들.
덧플 달려고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글로 바꿨습니다.
건담이 시청률 때문에 짤렸다거나, 처음엔 인기가 없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항간에 구전되면서 도시전설처럼 고착화 되어버린 오해라는 이야기였구요.
건담의 시청률이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었지만 짤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실제로 짤린 원인이 아니고요.
혹시 그러한 얘기들의 정확한 소스를 알고 계신지요?
누구나 그런 얘기를 하지만 저는 한번도 그런 얘기들에 대한 정확한 소스를 본 적이 없습니다.
건담의 조기종영 원인은 인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완구판매 부진으로 인해 스폰서 측으로부터 짤렸다고 봐야 합니다.
참고 삼아 NHK에서 방영된 대담 프로 중에
이 부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들 일부를 옮겨보겠습니다.
권위자들의 이야기니까 무조건 믿으란 얘기는 아니지만,
건담의 태동과 함께 TV에 카세트 테이프를 대고 녹음해서 수십번씩 돌려들으며,
사적으로도 공적으로도 건담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도시전설보다는 신뢰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건담 팬분들이시면 그냥 한번 읽어보아도 재밌으실 내용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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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HK BS아니메 야화 (2004.10.28)
번역: 본인
오카다: 오카다 토시오 (일본 오타쿠계의 대부. 가이낙스 창립 멤버.)
히카와: 히카와 류스케 (아니메 평론가. 토미노 요시유키 연구의 제1인자적 존재.)
이노우에: 이노우에 신이치로 (월간 뉴타입 편집장 및 건담 전문지 발행인.)
오카다: 건담의 조기종영은... 자초지종이 어떻게 된 것이었죠?
히카와: 그러니까 말이죠.
결국은 시청률이 낮아서 그랬다든가 하는 말을 듣는데 말이죠, 인기는 있었습니다.
잡지도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구요.
단지 '장난감을 사는 사람들한테는' 인기가 없었던 겁니다.
말하자면 요즘 말하는 하이타겟층에겐 '건담, 멋진데~.'라면서 먹히고 있었는데,
그 갭 사이에서 방영을 지속하기 위한 스폰서로서는
'완구가 안팔리니까 계속할 수 없다' 라고 한 거죠.
그러니까 인기가 없어서 짤렸다는 설은 잘못된 겁니다. 인기는 있었습니다.
오카다: 인기는 있었지만 본래 스폰서 기업들이 환영할 만한 사람들에 의한 것이 아니었단 거군요.
히카와: 그렇지요. 그래서 그 시점에서 타겟을 바꿔서
'다시 한번 극장판으로 승부를 걸자' 라고 TV판을 끝내고 바로 생각을 한 거죠.
이노우에: 주로 대학생 중심으로 인기가 있었던 거죠.
히카와: 고등학생, 대학생 정도면 충분히 이해할 거라 보고 만든 겁니다.
오카다: 동시 발매한 장난감이란게 명백하게 애들용으로, 광택 파츠가 잔뜩 있는 물건이었죠.
히카와: 건담(장난감)이 은색이었죠, 그 시절엔. 흰색이 아니구요. 그런 갭들이 있었던 거죠.![[의견] 건담 비화. 해묵은 오해들.](http://dvdprime.dreamwiz.com/files/upload/200605/2006050223530400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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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HK BS아니메 야화 스페셜 (2005.08.19)
번역: 본인
이타노 이치로: 애니메이터. 감독. (마크로스의 유도미사일의 움직임, 일명 이타노 써커스의 창시자.
당시 건담 제작 현장에서 토미노 감독과 함께 작업.)
에가와 타츠야: 만화가. (대표작: 동경대학물어. 골든보이. 매지컬타루루토군등)
츠치다 테루유키: 연예계에서 소문난 건담팬 자격으로 참가.
사회자: 그냥 방송국 아나운서. 이름은 생략.
오카다: 메인스폰서가 아이들 대상의 장난감 회사였어요.
시청률이 낮아서 짤렸다는게 도시전설처럼 되어 있지만 실은 시청률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장난감이 안 팔렸던 거죠, 무지하게.
당시엔 고교생 이상이 장난감을 사리라곤 아무도 생각을 안했으니까요,
애들용 장난감을 낼 수 밖에 없었던 거죠.
그런데 인기는 끓어오르고 있는데도 장난감이 전혀 안팔린다는 이유로부터,
건담은 와장창 무너져 내리게 된 거죠.
츠치다: 그러니까 말이죠. 저도 당연하다는 듯 시청률이 나빠서 짤린 거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오카다: 시청률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이타노: 츠치다씨 역시 초합금 장난감같은 건 안 샀잖아요?
츠치다: 그거 진짜 놀랄 만큼 지독한 물건이었죠...![[의견] 건담 비화. 해묵은 오해들.](http://dvdprime.dreamwiz.com/files/upload/200605/20060502235229836.jpg)
이타노: 아무도 안사죠, 그런 건.
TV에서 방영하고 있는 거랑 장난감이랑 틀리잖아요.
츠치다: 맞아요. 코어파이터도 형태가 완전히 달랐어요.
사회자: 이타노씨는 당시 현장에 있었는데 분위기가 어땠었나요?
이타노: 그러니까요. 토미노씨가 스폰서라든가 여러곳에서 전화로 혼나곤 했습니다.
그림책이 안 팔린다구요. 팔릴 리가 없죠.
"강하다 간담! 우리들의 간담! 힘내라 간담!" 이런 식의 3세~5세용 책이니까요.
오카다: 전 그림책 샀는데요.
이타노: 그걸 샀단 말입니까?
오카다: 샤아가 쟈크 타고서 유원지에 아이들 습격하는 내용 말이잖아요?
(일동 폭소)
이타노: 그거에요. 그따위 거.. 본방송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말입니다.
리얼리티를 추구해서 '멋지다, 이 전쟁 드라마.. 지온군은 어떻게 될까? 주인공들은 어떻게 될까?'
이런 걸 생각하고 있는데, 장난감과 책은 전혀 대상연령이랄까,
실제 시청자와는 타겟이 맞질 않으니, 핀트가 안 맞는 거죠.
그래서 대학의 팬클럽 같은 데서는 울며겨자먹기로 사주기도 했었습니다.
장난감도 사고, 책도 사고. 건담이 짤리게 그냥 둘 수는 없다면서 말이죠.
그렇게 응원을 해주었습니다만... 역시 뭐랄까, 역부족이었달까.
에가와: 그런데 토미노상 본인은 어느 정도까지 아이들을 생각하고 만든 건가요?
이타노: 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에가와: (폭소) 그러면 팔릴 리가 없잖습니까!?
이타노: 그러니까요. 그래서 마스터베이션이라든가, 니가 무슨 대단한 놈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라든가,
애들 애니메이션 가지고 ㅈ랄 떨지 마라 라든가, 엄청 혼났어요. 그러더니 점점 머리가 벗겨지더군요.
오카다: 오, 토미노씨, 그게 원인이었군요!
이타노: 예, 예...... 사실 그게 이유인지 뭔진 알 수는 없지만요.
에가와: 타겟으로 삼지도 않았는데 그런걸 팔아야 하니, 확실히 무리였겠네요.
이타노: 그게 처음엔 쟈크로... 에, 그러니까 4화 정도 쟈크였잖아요.
에가와: 쟈크였죠.
이타노: 거기서 스폰서가 "장난감이 안팔리는 건 당하는 메카가 매회 같아서 그런 거야!"
"쟈크 너무 약하잖아!" 라고 했었죠.
에가와: 하지만 그게 참신했던 건데요.
이타노: 너무 약하다고 그랬었죠.
그러니까 건담이 매회 다른 메카를 쳐부수면, 강하게 보이니까 장난감이 팔릴 거라고.
그래서 이제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나오게 되었죠.
츠치다: 어느 겁니까,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것들이란?![[의견] 건담 비화. 해묵은 오해들.](http://dvdprime.dreamwiz.com/files/upload/200605/20060502235229836(2).jpg)
오카다: 그러니까 말이죠. 구체적으로 말하면 건담이 노선을 변경한게 여름이었잖아요.
이건 히카와씨한테 들은 건데, 스폰서들이
"여름하면 물. 바다. 수영장에서 놀 수 있는 수중메카!!!" 라고 했기 때문에,
수중 모빌슈츠가 나왔다면서요.
에가와: 이거랑 이것들 말이군요.
오카다: 그렇죠. 고크랑 즈고크 같은 것들이 당하러 나온 것은 시기가 여름이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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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있으신가요? 사실 뒷얘기를 파다보면 이런 부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건담의 매력 포인트들이 사실은 외압에 의해 꺾이고 돌아가는 과정에서 탄생하곤 한 것이죠.
희대의 명캐릭터 샤아의 네이밍 비화가 생각 나서 잠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어느날 이름을 묻는 스폰서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シャア~っと來るからシャア。"
샤아~앗토 쿠루카라 샤아.
"쉬익~하고 (빠르게) 다가오니까 쉬익."
작품 자체의 내용에는 관심도 없고, 도통 말이 안통하는
스폰서들에게 짜증이 나서 그냥 해본 소리였죠.
그랬더니 OK를 해버리더랍니다.
그래서 더더욱 절망적인 기분으로 '이런 것들하고 일을 해야 하나...'
생각하면서 결국 샤아(쉬익)는 샤아(쉬익)가 되어버렸다고 하죠.
(토미노 요시유키옹 본인이 하신 얘기입니다.)
잠시 샜네요.
다시 듣다보니 저도 재밌어서 한참 써내려 왔는데...
어쨌든, 다 옮길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만 줄이겠습니다.
다시 한번 요점만 정리하자면, 현재 광범위하게 퍼져있고 고착화된 인식들.
# 건담은 시청률이 안좋아서 짤렸다.
# 건담은 첫방영시 인기가 별로 없었고, 재방영하면서부터 급속히 인기가 올라갔다.
라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정확한 사실은.
#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처음부터 인기는 있었다.
# 시청률의 고저와는 상관 없이, 단지 타겟이 맞질 않는
'관련상품들이 팔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짤리고 말았다.
라는 것이죠.
이상입니다.
잠깐 덧플 달려던 것이 엄청 길어져 버렸네요;;;
PS:
아, 진짜... 동시 발매 붙여썼다가 금칙어 걸려서 찾느라 한참 고생했네요. ㅜㅜ
이거 좀 어떻게 개선 좀 안되는지... 최소한 뭐가 걸렸는지만이라도 알려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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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은 정확한 데이터가 존재합니다. 건담신화 등 관련 서적을 보면 퍼스트 건담의 각회별 첫방영, 재방영, 재방영시의 비디오 리서치와 닐슨의 시청률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시청률 때문에 종영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첫방영시의 평균적인 시청률인 5% 내외가 매우 저조한 수치인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