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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시월애/시그니처K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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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5-08 08:28:24

 

[시월애] 시그니처K 티켓이다.

 

[시월애]는 전지현 성인기 첫 작품이고 이현승 감독 신작이라 개봉 전부터 관심을 가졌지만 개봉 때는 극장에서 못 봤다. 인위적이고 허술한 작품이긴 하지만 영상미가 탁월해서 스크린으로 접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시그니처K 기획전으로 선보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봤다.


극장에서 못 본 허전함을 달래준 것 외에는 역시나 남는 게 없는 얄팍한 멜로였다. 21년 세월과 스크린의 힘으로 공허한 정서를 어느 정도는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었다. 처음 봤을 때와 같은 감정을 느꼈다.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도 [시월애] 보단 구성력을 보인다. [시월애]는 홍보지 카피 같은 감성으로 도배된 멜로다.


[시월애]가 2000년대 초반에 한류 영화로 부상하면서 국내에서도 재평가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완성도 자체가 떨어지다 보니 추억으로 덮고 보는 것에 한계가 자명해진다. 다시 봐도 참 닭살 연애담이다. 모노톤의 자기도취로 점멸되는 30분 호흡의 애드무비같은 겉멋 감성이다.


어떻게 하면 [러브레터] 표절 시비에 걸리지 않으면서 [러브레터]의 펜팔 설정 골격을 심을까 하는 고민에서 끌어온 시간여행 판타지 로맨스가 너무 무책임하다. 판타지에도 당위성이 필요한데 [시월애]는 기본 설정에 대한 일말의 고민도 없이 각 구성의 전환점을 찍고 있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과정은 있는데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왜가 결여돼 있다. 우연히 우편함을 매개로 시간 여행 로맨스판타지가 [러브레터] 방식으로 변주되는 것까진 기본 설정에 입각한 기계적 서사 구현으로 무마할 수 있지만 비극에서 해피엔딩으로 전환되는 열린결말은 설명이 필요하다.


[시월애]는 갑자기 시간여행 로맨스판타지를 펼치는 것처럼 시공을 초월한 환생의 연결고리도 개연성은 접어둔 채 결과만 도출한다. 2년 전 사고사로 유명을 달리한 주인공이 어떻게 해서 여주인공이 사는 시간대로 되살아나 해피엔딩을 암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이 작품은 제목이 뜻하는 것처럼 시간을 초월하는 판타지로맨스 설정 하나에 기대 최소한의 설명 의무를 저버린다. 그러다 보니 혼자 놀이에 취한 두 주인공의 자기애로 정서적 괴리감만 자아낼 뿐이다. 그러면서도 혼자 놀 때 주변을 되게 의식한다.


남녀주인공 둘 다 금수저인지 직업에 비하면 안정된 독립 생활을 하고 있다. 여자는 단역이나 맡는 말단 성우이고 졸업 후 사회에 나온지 기껏해야 1년 남짓인데 유지하기 힘든 일 마레 수상가옥에서 살다가 최소 투룸은 돼보이는 서울 집으로 이사한다. 남자는 졸업을 유보하고 공사장 막노등을 뛰는 건축설계사이다. 아무리 친척이 집을 빌려줬다 해도 일용직 막노동 벌이로 그 큰 집을 유지한다는 게 현실과 거리가 멀다.


개봉 당시에도 지적됐던 발음 안 좋은 전지현 배역이 성우라는 것부터 전개의 어색한 충돌은 내내 발생한다. 아무리 보여지는 것에 치중한 영화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현실감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이 작품은 포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개연성도, 현실성도, 설득력도 모두 잃고 만다. 21년만의 재개봉에서도 시간의 힘으로, 추억의 감상주의로도 극복이 안 되는 결점이다.

 

 

[시월애] 3디스크 리에디션 dvd와 시그니처K 티켓, cgv 입장권. 이 작품은 기획 초반엔 김태균 감독의 세 번째 작품으로 내정됐다가 이현승에게 넘어갔다. 작가주의로 갔던 이현승이 [네온 속으로 노을지다] 이후 5년만에 연출하는 작품에서 본인이 각본을 쓰지도 않았고 당시 유행하던 전형적인 기획 멜로를 연출한 것이 의아했는데 기획이 밀리면서 중간에 합류하게 된 것 같다. 원래는 김태균 연출로 1998년 하반기에 크랭크 인 해서 1999년 상반기에 개봉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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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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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8 08:32:21

시월애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WR
2021-05-08 08:37:25

전 저 SE판 가지고 있다가 리에디션 구입 후 정리했어요.

2021-05-08 10:04:24

OST가 정말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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