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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감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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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9-23 14:45:52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판에 추세를 지켜보니 론칭 초반에는 불호가 많다가 뒤로 갈수록 호가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불호 요소는 다양합니다만 며칠 간 게시판을 지켜본 바로는 다음과 같은 이유이더군요.

 

1. 서바이벌 게임의 클리셰

2. 신파가 지겹다.

3. 연기가 별로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유입니다만 전 넉넉한 시선으로 콘텐츠를 평가하며 최대한 재미있게 보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서바이벌 게임은 기존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뤄 왔던 소재입니다.

 

크게는 배틀 로열이 그러했고, 도박묵시록 카이지, 작은 공간에 한정적으로는 큐브도 비슷합니다.  주인공의 판단과 운이 동시에 맞아 떨어져야지만 통과할 수 있는 복불복!  이런 영화의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어떠한 게임을 거쳐 생존하는가와 각 주인공들이 가진 각자의 서사가 중요합니다.  

 

재난영화가 그러하듯, 히어로물이 그러하듯, 버디 무비가 그러하듯....  이런 서바이벌 게임을 다룬 영화는 하나의 장르로서 응당 다뤄야 할 클리셰가 필요합니다.  그것에서 벗어나면 그 장르물로서의 가치가 급격히 상실되버리죠.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바라는 틀 내에서 변주를 일으켜서 감상자의 판단을 의심케 하는 것이 이 장르의 콘텐츠가 가진 본질입니다.

 

오징어 게임을 시작할 때 누군들 이정재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모르겠습니까?  다 아는 사실이고 변하지 않을 사실이죠.

 

하지만 왜? 어떻게? 를 어떤 방식으로 연출하고 서사 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재미는 달라지는 것이죠.

 

그런 부분에서 왜? 부분 중 참가를 하게 된 계기는 신파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짧은 시간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선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서 궁지로 몰아야 하니까요.  

 

기훈은 직장에서 쫓겨나 장사를 망해먹고 이혼까지 당했습니다.  사랑하는 딸은 새 아빠와 함께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미국으로 떠나게 되구요.  노모는 다리가 썩어나가는데도 길거리에서 나물을 팝니다.  작중 74년생에 고졸인 기훈은 다시 취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지요.

 

새벽은 탈북 후 부모도 한국으로 모셔야 하고 동생과 살 집도 변변치 않습니다.  

 

상우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선물 투자로 큰 빚을 졌습니다.

 

주인공 3인이 몰린 벼랑 끝은 다르지만 간명히 대한민국에서 서민들이 몰릴 수 있는 대표적인 위험은 기훈이, 소수자인 탈북민이 가진 위험은 새벽이, 인텔리이고 한 때 사회의 리더급이었던 층이 몰릴 수 있는 위험은 상우가 대변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거기 보인 400명이 넘는 장삼이사들이 내몰린 인생의 위기도 주인공 3인과 다르지 않을 것 입니다.  

 

그래서 왜? 부분에 신파라는 가장 기초적인 감성을 담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왜?인 일남은 이 게임을 왜 여는가?와 인호 (대장)은 왜 관리자가 되었는가? 에 대한 설명은 충분치 않습니다.  

 

시즌 1에서 얻은 정보로는 일남은 돈이 너무 돈이 많다 보니 인생에 재미가 없어서, 인호는 일남과의 또 다른 내기에서 져서 라고 추정될 뿐입니다.  아마 후속 시즌에 대한 떡밥일 것 같습니다.

 

어떻게라는 부분은 상당히 좋은 연출과 흐름이었다고 봅니다.

 

6개의 놀이도 흥미로웠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뽑기, 줄다리기 등의 게임을 할 때 긴박함을 주는 흐름은 현재 오징어 게임의 인기로 대변할 듯 합니다.   구슬치기에서 일남과 기훈의 대결은 압권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게임을 마치고 최후의 승자가 된 기훈.  그 에피소드의 제목처럼 단편 소설 운수 좋은 날의 그것처럼 그 게임에 재참가를 결정하게 된 계기 자체가 사라져버린 씁쓸한 마지막.  그 충격에 우승자가 되었지만 한푼도 쓰지 않고 1년을 폐인처럼 살아가다가 맞이 하는 결말.

 

이 부분에서 살짝 대중들이 좋아하는 해피엔딩을 보여주고 시즌 2를 기대케 했다면 적어도 평균 별 반개 정도의 평가가 더 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 의견은 연출자의 의도가 헛헛함을 보여주고 쓴 맛으로 결론내린 뒤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었다고 해도 그닥 달게 맞이할 결말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D.P. 나 오징어 게임 두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면서 왜 넷플릭스가 우리나라 콘텐츠에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넷플릭스 서비스를 하고 있는 나라 거의 대부분에서 2위 아니면 1위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더빙이 있다는 장점일까요?  킹덤의 더빙 상태에 비해 좀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일본은 1위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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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9-23 14:43:59

게임중에 구슬치기 게임이 제일 내상이 심하더군요. 

WR
2021-09-23 14:45:43

그죠.  구슬치기 때 일남이 퀭한 눈으로 기훈에게 하는 말을 들었을 때 헉~ 했습니다.  그리고 우린 깐부라는 대사 할 때도 헉 했죠.

Updated at 2021-09-23 15:28:58

1부 보고 뭐 별로네 하다, 2부 등장 인물들의 서사가 나오자 오! 했습니다.

잘 만든 클리쎄면 어때요, 재미가 중요하지.

WR
5
2021-09-23 16:11:39

클리셰가 창작물의 절대악 처럼 보는 사람들이 많죠.  클리셰는 창작에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평범한 사람 - 고난 - 각성 - 영웅의 클리셰는 그리스 로마 신화, 성경 부터 마블 영화까지 써오고 있는 클리셰죠.

좀비에게 물린 가족 - 버리지 못하는 사람 - 다른 이들과 갈등 - 슬픔에 젖어 살해 역시 거의 모든 좀비물에 나오는 클리셰고요.  

자신도 능력을 깨닫지 못하는 비범한 사람 - 남들과 다름에 대한 고뇌와 반항 - 훌륭한 스승 - 스승의 죽음 - 각성 - 영웅 - 최후의 희생도 모세의 출애굽부터 혹성탈출까지 나오는 클리셰 입니다.

 

클리셰를 쓸 때 어떻게 연출하고 어떤 흐름으로 그 클리셰를 맞이하고 흘려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연출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리셰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구요.

Updated at 2021-09-24 04:14:15

공감의 추천을 합니다.
클리세를 깨는 것만이 진리라는 착각을 많이 하죠.
클리세를 깨는게 클리세가 되어 오히려 그래서 더 진부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요.
클리세 안에서 재미있게 풀어나가는게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을 놓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런데 본문 글은 스포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1편만 본 상태라서 본문을 읽다가 말았네요.

2021-09-23 16:24:09 (125.*.*.219)

2회까지 보다가 위의 3가지 불호의 요건이 다 보여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도 계속 보게 되더군요. 그냥 B급 드라마 보는 기분으로요

2021-09-23 22: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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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1-09-24 18:23:12

안내멘트 하는 분은 조진웅 목소리같기도..

2021-09-23 23:49:01

전 이정재가 살아 남으리라고 예상 못했습니다 요즘은 엄한 캐릭터가 살아남는게 유행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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