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2
프라임차한잔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부산]  매드맥스4 감상기 - 어머니의 이름으로 (스포 가득)

 
6
  1399
Updated at 2015-05-22 18:56:16


 

'매드맥스 4 - 분노의 도로' 감상기 입니다.

스포일러 완전 가득 입니다.

 

과거 부산방에 한번 글을 올리기도 했듯, '매드 맥스 2편'은 제 인생의 영화 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드 맥스 4편'을 만든다는 소식은 절 무척 흥분 시켰습니다.

하지만, 만든다는 말만 무성하고 정작 영화는 나오지 않았기에, '이 영화 또 엎어졌구나' 라며 기대를 접었었는데 조지 밀러 옹께서 결국 엄청난 것을 만들어 돌아 오셨습니다.

이에 이 영화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영화는 사막 한가운데서 똥폼을 잡고 있는 맥스의 뒷모습으로 시작 합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워보이 들에게 잡혀서는 끌려가는 맥스.

그리고 몸에 혈액형 등을 강제 문신 당하고, 낙인까지 찍힐 위기를 맞으며 탈출의 몸부림을 쳐 봅니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다시 워보이들에게 끌려가는 맥스.

신체에 가하는 폭력에 무방비로 당하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입니다.

잠깐, 이거 다르게 보면 강간이란 이름으로 다수의 남성들이 여성에게 가하는 성적인 폭력, 

그것과 진배 없는 것을 맥스는 당하고 말았습니다.

영화 시작하고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우리의 주인공 맥스는 끔찍한 신체적 폭력에 노출되고, 죽어가는 워보이의 피주머니 신세로 전락 합니다.

 

다시 이 곳을 통치하는 '이모탄 조'를 한번 보겠습니다.

핵전쟁 이후 몸을 크게 다친 이 지도자는 한무리의 젊은 용사들에겐 신적인 선지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풍부한 자원을 손에 쥐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곳을 통치하는 '이모탄 조'에겐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이 엄청난 권력을 물려줄 변변한 자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기형적인 난장이, 혹은 머리가 아둔한 덩치가 있지만 '이모탄 조'는 제대로 된 자식에게 이 권력을 물려 주고 싶어 합니다.

대형 교회 목사님들께서 그토록 권력 세습을 도모하시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딱 한가지, '이모탄 조'에게 아쉬운 소중한 권력 세습의 꿈은 '퓨리오사'에 의해 물건너 갈 위기에 처합니다.

 

여기 '퓨리오사'가 있습니다.

어릴적, 이곳으로 어머니와 함께 납치되어 온 '퓨리오사'는 고향으로의 회귀를 늘 꿈꾸고 있습니다.

한쪽 팔을 잃은 상실감도 어쩌면 그런 그의 꿈을 더욱 부채질 하는 원동력일지도 모릅니다.

어린 시절, 녹색으로 가득한 고향은 행복한 터전이었고 안식처 였습니다.

하지만 이곳으로 끌려온 이후, 곱상한 '퓨리오사'가 당한 폭력은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짐작이 가능 합니다.

과거와 현실의 무게에 짖눌린 '퓨리오사'에겐, 이곳이 아무리 배부른 곳이라도 탈출하고 싶은 감옥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고향에서의 추억이 없었다면 스스로 이겨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추억 보정으로 많은 부분 미화되었을 고향에서의 추억은, 그녀에게 꿈이자 삶의 목표 였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투영된 한무리의 씨받이 여성들에게 자신이 어릴적 가졌던 행복을 전해주고자 같이 탈출을 도모하게 됩니다.

 


이 영화를 단정하는 한장의 사진은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성의 폭력으로 대변되는 정조대를 풀어 버리는 여성.

 

이 영화에서 깔끔한 외모의 인물들은 여성이고, 남성들은 대부분 기형이거나 괴상한 분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우리의 피주머니 맥스가 좀 낫다면 나을까요....

 

이 영화는 그저 사막을 횡단하는 자동차 추격전이 다인 영화가 아니라,

한 노장 감독이 페미니즘을 부르짖는 여성 해방의 영화 였던 것입니다.

 

맥스의 머리에 묻은 피를 닦아내는 것이 어머니의 젖이었다는 부분은 감독의 이런 마음을 극명히 보여주는 장면 입니다.

마지막에 물을 틀어 사람들에게 물을 제공하는 역할도, 젖을 만들던 어머니들이잖아요.

남성의 폭력에서 도망치지만, 그것은 허상뿐인 신기루를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오히려 주도적으로 남성의 권력에 대항하고, 그 권력을 탈취하는 그 순간, 진정한 여성들의 해방이 이루어 지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맥스가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것이기도 합니다.

어머니들의 세계, 그 곳에서 맥스가 설 자리는 없기 때문 입니다.

 

그럼 여기서,  그럼 왜 영화 제목이 매드 맥스인지 의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퓨리오사가 아니라, 맥스인가?

 

매드맥스2편과 3편에서 주인공 맥스는 늘 사건의 외부에 있는 이방인 이었습니다.

다이하드 1편의 '존 맥클레인'처럼 잘못된 장소에 있다가 사건에 엮이고 마는 그런 존재 입니다.

맥스에겐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거창한 목표 따위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이하드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별로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존 맥클레인'이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움직이는게 다이하드의 본질이니까요)

 

제가 매드맥스 2편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이 자기 살겠다고 도와달라는 손길을 뿌리치고 혼자 도망치다 죽을 고비를 맞고, 이에 대오각성하여 도움을 주는 부분입니다.

이번 4편에서도 맥스는 마찬가지 입니다.

내가 살아야 해서 같이 도망치지만, 순간 순간 떠오르는 과거에 발목이 잡혀 맥스는 선한 길에 발을 들여 놓게 됩니다.

맥스는 이제 이곳을 떠나 또 떠돌이가 되었고, 언제나 처럼 또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새로운 모험에 뛰어 들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여성들의 영화이고, 퓨리오사의 이야기 이지만,

또한 맥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모닥불 앞에서, 과거 본인이 강간 당했지만, 여성들의 희망을 들려주는 한 떠돌이의 무용담이니까요.

12
Comments
2015-05-20 16:15:08

중딩 시절 일어판 스크린과 로드쇼에서 처음 접한 스크린샷 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었던 영화... 그저 타이틀 출시만 학수고대 할뿐이네~

WR
2015-05-21 11:33:25

스크린, 로드쇼...반가운 이름들이네요. 저도 블루레이 출시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

1
2015-05-21 10:26:15

영화게시판에도 올리세요. 우리만 보기 아까운 글.. 추천 꽝~ 사실 매드맥스 하면 단편적인 영상만 기억에 남아서.. 1은 포스터만 기억나고 2편은 부메랑에 손가락 날아가는 장면... 3편은.. 흠... 티나터너? 그정도만 기억에 남은 잊혀진 영화였는데 이번에 노 감독님이 약빨고(?) 다시한번 멋진 영화를 한편 만들었더군요.

WR
2015-05-21 11:34:39

노감독님께서 계속 약 빠시고 만드셨음 하네요. 글 잘 봐 주셔서 감사 합니다.

2015-05-21 12:31:35

부산방에서만 보기 아까운 글이네요. 추천~!

WR
2015-05-21 14:07:40

페이스북에 올리시는 감상기 잘 보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글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05-21 15:42:54

매드맥스 시리즈 본지가 너무 오래되서 기억도 잘 안났는데 피어스님의 필력으로 기억력이 되살아 나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 필력의 글은 씨네21에 올려도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_________^

WR
2015-05-21 18:33:53

놀리시면 곤란해요

2015-05-21 16:54:40

댁에 놀러 갔을때 설명을 열심히 해주시던데 2편이 역시나 짱인가 보내요 글빨은 역시 피어스님이 ~~~ㅋㅋ

WR
2015-05-21 18:34:42

보시고 재미 없다고 하시던 것에 엄청 충격 받았어요. 할배들의 영화인거 같아 씁쓸함이...

2015-05-22 15:57:23

저도 잘봤습니다. 보러가고 싶어지기도 하고 매드맥스 이전버젼도 다시보고 싶어지네요 깡통부터 뜯어야겠습니다.

WR
2015-05-22 18:56:16

천안대군님, 감사 합니다 ^^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