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소개 - 마더! (영화, 대런 감독작)
일전에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684648%EC%97%90%EC%84%9C 에서 말씀드린대로, UHD-BD 리뷰를 순차적으로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른 한 번째로 소개해 드리는 건 '마더!(원제: Mother!)'.
동명의 드라마들(이쪽은 제목에 느낌표가 없음)과 한국 영화(봉 준호 감독작, 이쪽도 제목에 느낌표가 없음^^;) 때문에 그냥 '마더 봤어.' 하면 '무슨 마더?'란 반문이 나올 우려가 있는 이 영화는, < 더 레슬러 >, < 블랙 스완 >으로 이름을 떨친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제니퍼 로렌스와 하비에르 바르뎀이 출연한 그 영화입니다.
그래서 이 외국 엄마! 영화는 그러니까... 듣기론 제니퍼 로렌스가 이 영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너무나 충격을 받아)방 밖으로 집어 던져 버렸다던데,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저도 스크린에 팜플렛을 집어 던지고 싶기는 했습니다.(영화관과 상영 예절을 존중하는 문화 시민으로서, 당연히 실제로 실행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6mm 촬영작이면서 UBD까지 낸다는 파라마운트의 배짱에 영화보다 더한 충격을 받고, 그렇다고 제 돈 (또)쓰고 보긴 또 싫어서 지인을 구워삶아 그 문제의 UBD를 시청하기에 이르렀는데...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2160/24P(HEVC), 화면비 2.39:1, HDR10 & 돌비 비전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영어)
- 영상 퀄리티 평가
블루레이 닷컴 : 4.5/5
High-Def Digest : 3.5/5
마더! 는 슈퍼 16mm로 촬영된 작품입니다.(단, VFX 처리 부분은 35mm와 6K 디지털 촬영) 그리고 DI도 2K. 이미 여기서 사실상 해상도의 우월감을 보고자 UBD를 택할 이유는 거의 사라진 셈이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숫자만도 2배가 넘는 영상 비트레이트(BD: AVC4 28.97, UBD: hevc 70Mbps)에 코덱 압축력까지 따지면 얼추 2K > 4K 해상도에 걸맞게 썼다 싶지만... 현실은 속도 1km 올리려고 석유 한 드럼을 더 부은 느낌이랄지.
의상과 피부 디테일 및 전체적인 화면 질감면에서 (BD와의)차이를 느낄 수도 있다는 게 블닷컴과 Hi-def 쪽 리뷰어의 대체로 공통된 의견이던데, 솔직히 말해서 UBD 패키지에 딸려 온 BD를 소니 4K 프로젝터(VW550) 업스케일로 파라메터만 좀 조정해서 걸어 봐도 디테일 표현력은 BD나 UBD나 180인치에서 봐도 사실상 그게그겁니다.(하기는 소니식 업스케일 솜씨가 좋기는 합니다.) 그나마 VFX 걸린 부분에선 UBD의 의미가 있을랑말랑 하지만, 이거 때문에 굳이 UBD를 사다 보는 건 거의 (UBD에 대한)'의리'나 (감독 혹은 배우에 대한)'팬심'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HDR 효과의 경우도, HDR10으로 볼 때는 그리 큰 향상을 느끼기 어렵습니다.(VW550뿐 아니라 LG B7 OLED로 동시 체크)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가장 어필하는 게 (사실은 광색역 덕에)강화 혹은 과장된 색감과 HDR10의 명부 펀치력이 결합하는 경우인데, 마더! UBD의 HDR10은 암부 표현력이 약간 강화된 쪽에서나 의미를 찾을 수 있고(하지만 후술하는 돌비 비전과 비교하면 이마저도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 색감 과장도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특히 색감의 경우엔 감독의 의사가 강하게 표현된 듯, BD나 UBD나 음습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탈색감이 강하게 느껴져서... 간단히 말해서 실수로 시스템에 BD를 걸었어도 UBD라고 착각하고 볼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그런 이 UBD에 그나마 일말의 의미를 부여하는 건 돌비 비전인데... 일단 돌비 비전 영상에선 16mm라도 아무튼 싱싱한 필름 특유의 다이나믹스가 잘 펼쳐지면서, 톤이 낮아서 탈색감이 느껴지는 컬러도 덩달아 약간의 생기를 부여받기는 합니다. 여기저기 튀어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억누른 듯한 HDR10 화면에 비해, 돌비 비전에선 그래도 BD의 SDR 화면과 비슷하게 자연스러우면서 약간의 확장감 있는 화면을 느낄 수도 있겠다 싶고. BD SDR 화면의 업스케일에서 부족한 1% 가량의 스산함 같은 게, UBD 돌비 비전에선 좀 더 채워지는 느낌?
문제는 이 모든 게 '아이고, 의미 없다'고 하자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것. 이 마지막 극한에 극한까지 긁어내기 위해 (OLED에 오포를 연결하여)돌비 비전 시스템을 갖추고 이 UBD를 보느니, 불 끄고 혼자서 (아직 DV 지원이 안 되는 모든 종류의 프로젝터들로, 되도록 대화면에 뿌리며)BD로 보고 있어도 오싹한 건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게 없지는 않으나, 굳이 다르다고 할 만한지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그런 차이. 그나마 '영상'이니까 이정도의 다름에 대해 논해도 욕먹지는 않는 거지, '음성'에서 이정도를 가지고 다르다고 하면 음... 대번에 플라시보란 소리가 날아올 것 같네요.
만약에 세상에 BD란 매체가 없었고 DVD에서 바로 UBD로 넘어왔다면, 그랬다면 이 마더! UBD를 강력 추천할 수도 있습니다. 해상감은 사실 DVD SD 해상도로도 별로 부족하지 않는 수준인데, 컬러 처리 능력이 워낙 차이가 나서... 근데 현실에는 (더 싸고, 재생 시스템도 더 보편/보급된)BD가 있다는 게 이 UBD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Hi-def 리뷰어가 꽤 미사여구를 아끼지 않으면서 정작 별점은 저모양인 건, 아마 심정적으론 저와 비슷한 게 아니었을까요?
- 음성 퀄리티 평가
블루레이 닷컴 : 4.5/5
High-Def Digest : 4.5/5
마더! UBD의 최고 품질 사운드는 돌비 앳모스입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면 이 영화에 돌비 앳모스가 필요한 건가? 싶으실 것이고, 상영용 DCP에도 돌비 디지털 믹스만 있었을 뿐입니다만...
그렇다고 굳이 (수록 용량도 남는데)앳모스로 수록했다고 뭐라칼만한 일도 아니긴 합니다. 실제로 오버헤드 스피커를 쓰기는 하나 싶긴 해도, 전체적인 '분위기'의 조성면에선 역시 유리하다 싶은 감은 있습니다. 비교차 앳모스 코어 트랙인 돌비트루HD 7.1ch로 재생했을 때보다도, 소위 '서스펜스감'에선 (시스템에 따른 차이는 있을지언정) 약간 더 느낄 수는 있다고 봅니다. 분명 트루HD 로 듣건 앳모스로 듣건 깔끔하고 날이 선 전달력, 넓은 무대감, 안정적으로 우수한 다이나믹스감 등등 요즘의 좋은 (서스펜스 드라마 장르)영화 사운드의 미덕은 가지고 있으나, 마지막 '한 방울'의 분위기가 앳모스엔 더 있습니다.
굳이 문제를 꼽자면... '마더!'는 BD에도 똑같은 돌비 앳모스 트랙이 있다는 것 정도겠습니다. 덧붙이면 국내 정발판 BD에도 똑같이 앳모스 트랙이 있고. 그 외에는 글쎄... 대사 음성의 선명함이 약간 떨어진다는 평이 나올 수도 있겠는데(실제로 DP 공식 리뷰의 '마더!' BD에선 이 문제가 지적되었습니다.), 블닷컴이나 Hi-def나 별점을 좀 깎은 게 이 탓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이건 시스템에 따라 케바케인 면도 있고, 기본적으로 거슬리는 수준까진 아니라고 봅니다.
- 첨언
이 영화는 일반적으로 금기시되는 소재를 이용한 잔혹함 때문에, 그저 그로테스크해서가 아니라 보는 사람에 따라선 생리적으로 마음에 안 들어서 거부할 소지가 있습니다. 내용 자체도 지나치게 상징적으로만 흐른다는 평도 있고, 실제로 영화관에서 보던 당시의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요.
다만 UBD와 BD를 거쳐가며 두어 번 더 감상하다보니까, 생리적인 거부감만 느끼지 않는다면 뭐랄까... 종교적인 해석을 곁들여 가면서 깊이 토론해 볼만한 사람과 같이 본다면, 꽤 다른 느낌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지인과 이 UBD를 보던 저도 영상 평가에 대해서는 그만 잊고(BD랑 뭐가 다른지 숨바꼭질 하는 기분이 피곤해서), 내용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 보자는 쪽으로 기울었고... 술 한 잔 하면서 (같이 본 '킹스맨: 골든 서클' UBD)보다도 이 영화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네요.
요약하면 '반드시 영화 내용을 깊게 이해할만한 수단을 갖추고' '코멘터리까지 참조하면 더 좋은' 그런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 국내 유저에게 필요한 건 (사실상 명목뿐인)4K &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가 아니라 잘 옮겨진 자막이라 생각하며, 때문에 이 영화는 1/18에 국내 정발된 BD를 강력 권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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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마 님의 소중한 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