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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크라이테리언, 필사의 추적 Blow Out 1981 4K UHD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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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2-26 15:25:40

 

 

 

Brian Russell De Palma1940911 뉴저지 주 뉴어크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부모의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정형외과 의사였으며, 어머니는 가정주부였다.

(아버지의 바람피는 현장을 잡으려 미행하기도 했는데, 후에 [드레스트 투 킬]키스 고든의 캐릭터에 영향을 주었다.)




 

10대 때부터 수학, 과학과 발명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콜롬비아 대학교물리학과에 입학하면서 뉴욕생활을 시작했다. 학부시절 [시민 케인], [현기증]에 매료된 그는 전공을 버리고  64년에 사라 로렌스 컬리지에서 연기전공 석사 학위를 취득한다.

그는 대학생활들 중 많은 시간을 영화를 보는 데 썼다. 특히 그에게 절대적 영향을 주었던 감독들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장 뤽 고다르”, “앤디 워홀”,  그리고 “Sir. Alfred Hitchcock”.

 

이후 감독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후 생계를 위해 다큐멘터리, 자신을 위한 단편영화들을 촬영하였다. (63, 서로 무명 시절이었을 때 처음 로버트 드니로와 친구가 된 시기였다.)

 

그 전의 다큐와 단편들과 실험영화들은 그다지 큰 평가나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진정한 의미의 데뷔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은 [인사 Greetings(1968)] (유튜브에 X등급 받은 편집본이 그대로 올라와 있으니 보고 싶은 분은 검색해 보시길.. 재미는 드릅게 없다.)


 

 

 

3명의 친구들이 주인공이며 앳된 찐따 모습 “로버트 드니로가 낯설지만,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커온 드 팔마의 노골적인 왼쪽의 정치지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누벨바그 영화의 형식이나 촬영을 빌려왔으며, 불과 5년전 일어난 케네디 암살베트남전을 메타포로 쓰고 있다.

 

 

[안녕 엄마!(1970)]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그나마 제대로 된 극영화 형태의 갖추게 된 영화이며. 전작의 로버트 드니로캐릭터 그대로 다시 이 영화에 등장시켰다.

보게 되면 알게 되겠지만 오프닝 크레딧부터 [이창]을 그대로 등장시키며 영화 내내 그 자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포르노 영화감독으로 열연하는 드니로앳띤 찐따 모습드니로가 후의 [택시 드라이버] 생각도 들긴 한다. (이 영화는 꽤 많은 부분 [택시 드라이버]를 생각나게 하는데, 분명 스콜세지드팔마의 소개로 드니로[비열한 거리]에 캐스팅 하기 전에 이 영화들을 보았을 것이다.)

노골적으로 [이창] 느낌이 많이 나긴 하지만, 여전히 주제에 있어 고다르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 작품이다. 역시 재미는 드릅게 없다.  (이 영화 역시 유튜브에서 전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Get to Know Your Rabbit (1972)]

 

전작의 성공(?)으로 마침내 대기업 워너에 부름을 받게 된 드 팔마는 꿈과 희망에 부풀어 캘리포니아로 가서 평소 선망했던 오손 웰즈와 조우하지만,

이 코미디 영화는 웰즈[바람의 저편(2018) (년도 오타가 아닌 웰즈가 76년까지 촬영하고 85년 사망 당시까지 공개 못했던 유작)]을 위한 제작비 충당으로 닥치는 대로 출연했던 작품들 중 한 편이었고 오손 웰즈는 몇 씬 촬영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더 최악이었던 것은 오손 웰즈는 촬영 전에 그의 대사를 한 줄도 외우지 않고 와선 성의없는 연기로 일관했는데, 역시 한 성격하는 드 팔마웰즈와 프로듀서와의 끝없는 신경전과 드팔마의 재촬영 요구 및 결말 관철로 인해 드 팔마는 촬영 후 편집권을 빼앗기고 해고 당했다.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는 일부 재 촬영, 결말 변경하였고,  (그나마 감독 크레딧은 지켜졌다. 과연 드팔마가 그걸 원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 덕분에 드 팔마워너“W”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켜 약 18년 동안 십수편의 영화를 감독했지만 워너와는 일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도 90[허영의 불꽃] 단 한 작품만 참여했었다.

 

 

 

 

헐리우드에서 쫓겨나와 욕하면서 돌아온 드 팔마는 그 전부터 써오던 각본을 완성한다. 이 작품은 [캐리]와 더불어 그의 70년대 최고 걸작으로 여겨지는 바로 이 작품이다.

 

 

 

[자매들 Sisters (1972)]

 

히치콕우라까이 혹은 테크니션 우등생으로 잘 알려진 드 팔마의 본질은 이 영화가 최초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인장과도 같은 분할화면을 처음 사용했는데, 관객이 보는 실제 상황과 정신착란에 빠진 여주인공의 시점을 병치하는 데 쓰였다.

슈퍼맨의 그녀(로이스)가 되기 전의 마곳 키더12역을 맡았지만, “드 팔마답게 그 둘의 구분이 매우 모호하다. (스포일러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X)

기왕 우라까이(?)”의 길로 나선 김에 버나드 허만을 설득하여, “히치콕영화들의 음악 재사용(?)을 허락 받았다.



 

[마니], [로프], [현기증] 히치콕의 영화들의 영향이 영화 전반에 드러나지만, 킬링 씬 마다 나오는 [사이코]의 깊은 그림자는 이 영화에 깊이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드 팔마호러 특유의 찝찝한 결말은 이 영화가 원조라 할 정도로 인상깊다.


 

 

[캐리 Carrie (1976)]

 

스티븐 킹1974년 첫 번째 출판 소설을 원작으로 시시 스페이섹”, “파이퍼 로리”, “애이미 어빙”, “낸시 알렌”, “존 트라볼타등이 출연하였다.


 

소위 말해 60년대 이전의 수 많은 호러 무비는 제껴두고,

현대 호러의 창시작, “히치콕[사이코]마이클 포웰[피핑 톰]에 태동된 소위 슬래셔 무비들, 초기 70년대 대표작은 [텍사스 전기톱 학살(1974)], [블랙 크리스마스(1974)], [할로윈(1978)], 그리고 이 작품 [캐리]를 들 수 있다. (캐리는 칼질이 많이 안나오지 않냐고 물으신다면 피는 제일 많이 나온다고 답해드리고 싶다.)

 

 

 

 

스플릿 포커스(Split Focus)” (“드 팔마의 영화 중 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근경의 인물과 원경의 인물이 동시에 초점이 맞춰지는 화면이 종종 등장하는데, 일반적인 렌즈 사용으로는 딥 포커스로도 구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렌즈 위에 스플릿 필드 디옵터라는 반달 모양 부분렌즈를 씌워 구현하는 방식이다. 1940년대 흑백영화 때부터 드물게 사용되었다.)는 이 영화에서 꽤 자주 등장하는데, 시종일관 불안한 캐리의 모습과 (캐리가 입장에서 상상하는) 다른 이의 모습과 대비된다. 결국 전작과 같이 분할화면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영화 역시 별도로 분할 화면은 계속 나온다.

결국 드팔마의 인장 같은 미장센, “분할 화면스플릿 포커스는 이 영화에서 꽃 피우고, 향후 30년간 아주 잘 써먹었다.

 


 

 

 

 

 

 

[캐리]는 일반 적인 히치콕영화와는 좀 다르며, 원작에 충실한 각본과 역시 각본에 충실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현대 공포영화의 모범이라고 할 정도로 80년대 슬래셔 공포영화들은 이 영화의 설정과 전개를 충실히 따라했으며 이는 드 팔마만의 독창적인 능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영화는 드 팔마자신에게 진정한 커리어의 시작이라는 점과 사생활에서도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그는 촬영이 끝난 후 낸시 알렌과 데이트를 하기 시작했고, 79년 둘은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해 낸시 알렌[홈무비](역시 드럽게 재미없다.)에도 출연한다.

 

 

 

[전율의 텔레파시 the Fury (1978)]

 

존 패리스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원작자가 각본과 각색에도 참여하였다.

연세가 지긋하신 커크 더글라스의 노익장 액션이 돋보이는 액션물 + 호러인데,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기엔 좀 부족한 작품이다(마지막의 폭발은 호러틱하지만). 상업영화의 미덕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으며, (염력을 사용하는 호러인 캐리의 성공이 이 영화의 제작에 밑거름) 마지막에 각성한 여주인공의 파워는 누가보더라도 [캐리]를 연상케 한다.

꽤 눈에 익은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다. 전편의 에이미 어빙을 비롯해, “커크 더글라스”, “존 카사베츠”, “다릴 한나

 

 

 

[드래스트 투 킬 Dressed To Kill (1980)]

 

80년대가 되자 드팔마는 그의 대표적인 성공작 중의 하나인 이 작품을 내어 놓았다. 이 영화는 [캐리] 이후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였으며, 대부분의 평론가들도 전반적인 히치콕오마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만의 독창성과 히치콕을 넘어선 기술적인 성취로 인해 너도 나도 호평을 내놓았다.

 

반면 이 영화의 잔인함, 얄팍한(?) 선정성과 여성 비하(그러고 보니 드 팔마는 자기 마누라를 창녀 역에 2번이나 캐스팅했다.) 로 인해, 페미니스트 단체들, 게이 커뮤니티, 트랜스 젠더 & 색슈얼 단체들은 이 영화의 위험성에 대해서 적지 않게 지적했고, 상영관 앞에서 시위도 자주 일어났다.

 

하지만 그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성취는 대단한데, “로저 이버트가 격찬한 미술관 시퀀스뿐만 아니라, 80년대 모든 슬래셔 무비가 모방했지만, 이 수준에 도달할 수 없었던 슬래셔 장면들의 촬영과 편집, 마지막까지 관객들을 조마조마하게 하는 서스펜스는 이후에도 찾아 보기 힘들 만한 걸작이다.

 

 


 

브라이언 드 팔마1970~2000년의 필모는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히치콕베끼기에 급급한 우라까이감독이라고 여겨왔다. (지금 글 쓰는 필자 역시 반 농담식으로 그렇게 말해 왔지만)  

하지만 진짜 쇼트 바이 쇼트로 베꼇다고 여겨지는 몇몇 작품들은 그렇게 큰 인기도, 비평적인 평가도 잘 받지 못했다.

 

 

 

 

[강박관념], [침실의 표적]



 

그러나 드 팔마의 진짜 대표작들을 나열해서 살펴보면, [캐리], [드레스트 투 킬], 뒤에 얘기할 81년작, [스카페이스], [칼리토] 이 중의 [드레스트 투 킬]을 제외하고는 히치콕과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언터처블]히치콕영화의 단순한 맥거핀사용에서 벗어나, 꽤나 자주 맥거핀과 그 반대(사소해 보이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를 정반합처럼 사용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맥거핀인 줄 오해한 사소해 보이는 것이 극을 전개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영화 내내 관객을 이리 저리 이랬다 저랬다 혼란시키면서 서스펜스를 조성한다.)

 

 

특히 숀 코네리집 습격 시퀀스 촬영은 드 팔마 스러움의 정점에 있을 만큼 한치의 오차 없는 촬영과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짧은 순간에도 맥거핀과 반전, 그 반전의 반전을 교차 시킨다. “드 팔마의 영화들이 전체적인 면에서 히치콕걸작들에 비해 뒤질지는 몰라도, 특정 씬과 시퀀스는 촬영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스승을 확실히 능가한다.

 

 


[칼리토]의 지하철 + 기차역 추적 씬은 영화교과서에 싣어도 될 만큼 완벽한 구성, 촬영, 편집을 녹여낸다. 만약 히치콕50년대에 근대적인 의미의 서스펜스를 발명했다면, 진짜 발전시키고 꽃 피운 감독은 80~90년대의 스필버그드 팔마라고 볼 수 있다.

 

 



개봉 당시에는 철저한 상업영화로 치부되었던 [미션 임파서블1 1996]히치콕의 변주와 발전으로 가득하다. (누명 쓴 주인공이 맥거핀”(스파이 명단) 때문에 쫓기고, 회상을 통해 트릭을 공개하고 반전으로 극복하고 위험을 이겨내며 끝난다. 누가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줄거리 써놨)

 

 

 

 

그의 가장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진다고 여겨지는 70, 80년대의  개인적인 드 팔마의 최고 걸작은 다른 작품이다.

이 영화는 타란티노가 입술이 부르트도록 칭찬하고, 재발견 시킬 정도로 어떻게 보면 저평가 되었을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론 처음 볼 때보다 여러 번 재 관람시 이 영화의 진가를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DIRECTOR-APPROVED 4K UHD + BLU-RAY SPECIAL EDITION FEATURES

New 4K digital restoration, with 2.0 surround DTS-HD Master Audio soundtrack

Dolby Vision, HDR

 

 

Special Features

 

Interview with director Brian De Palma, conducted by filmmaker Noah Baumbach

Interview with actor Nancy Allen

Murder à la Mod, a 1967 feature by De Palma

Interview with cameraman Garrett Brown

Photographs by Louis Goldman

Trailer

 

 

 

 

* 비디오


Codec: HEVC / H.265
Resolution: Native 4K (2160p)
HDR: Dolby Vision, HDR10
Aspect ratio: 2.39:1
Original aspect ratio: 2.39:1

 

1, 2 챕터를 지나는 동안 심한 그레인과 흐릿한 화면에 실망해 가던 중 화질은 병원씬 부터 차츰 좋아지다가 어느 순간 상당히 괜찮은 화면이 된다.

동봉된 블루레이보다 약간 전체적으로 어둡기는 하나,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블루레이보다 해상도 측면에서 눈에 띄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촬영 자체가 그런 성향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분 부분 4K UHD 다운 화질과 해상도를 보여주는 곳도 있다.

필름 그레인은 시종일관 보이지만, 그다지 눈에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며, 오래된 필름영화 답지 않는 색감이 인상적이다.

돌비비전, HDR10이 동시에 적용되었는데, 재생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아서 웬만한 디스플레이에서도 큰 불평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특히 후반부의 불꽃놀이와 HDR의 궁합은 환상적이어서 이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다.

 

종합적으로 지금까지 봤던 80년대 4K 중에서도 꽤 좋은 화질이며, 이 영화의 팬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자막이 문제

 

 

 

 

* 오디오

 

English: DTS-HD Master Audio 2.0

 

일단 2011년에 발매한 역시 동사에서 발매한 블루레이와 동일한 스펙의 오디오이지만, 애매한 문구로 새로 리마스터링했다고 크라이테리언에서 설명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재 사용일 가능성이 높다. 불행히도 막귀에겐 거기서 거기

2채널에서 특별한 방향감을 기대하시는 분은 없을 테지만, 인상적인 OST를 전해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보인다.

 

 

이 영화의 OST드 팔마의 단짝, 이태리의 최경식”, “주세페 피노 도나지오가 맡았다. “피노 도나지오 이태리 태생으로 어릴적부터 클래식 바이올린 연주자로 시작했으나, 18살에 록큰롤에 빠져 60년대 이탈리아의 인기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

 

 

이후 73니콜라스 뢰그의 공포영화 [지금 보면 안돼 Don’t Look Now] OST를 맡으면서 영화음악에 참여하게 되었다. [캐리]에서 적은 제작비에 허덕이던 드 팔마와 제작사는 영화음악 커리어가 얼마 되지 않았던 피노 도나지오에게 음악을 맡기면서, “드 팔마를 만나게 된다. 영원한 멘토였던 버나드 허만사후에, 새로운 음악가를 찾고 있던 그는, 서정적이면서도 은근히 음산한 분위기의 OST드 팔마의 취향에 딱이었고, 그 이후로 그와 자주 작업하고 있다. (“드 팔마는 예외로 80년대 중반 ~ 90년대 까지 다양한 음악가(“모리꼬네”, “조르지오 모로더)와 작업하긴 했다. “사카모토 류이치가 맡게된 [스네이크 아이즈]도 눈에 띈다.)

 

드 팔마작품 이외에도 도나지오는 많은 영화에 참여했는데, 개인적인 최애 감독 틴토 브라스도 있다. (모넬라 때문에 스네이크 아이즈를 깠다는 루머가),   “다리오 아르젠토90년대 이후로의 작품에도 참여하고 있다.(감독 이름값에 비해 졸작들.)   가장 유명한 곡들은 아무래도 드 팔마영화의 곡들이다.

 

 

 

 

 

* 영화

 

줄거리

B급 영화 음향기사인 "테리"는 어느날 영화에 쓸 음향을 녹음하러 나갔다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맥라이언"의 자동차 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 차에 타고 있었던 여인 "샐리"를 구하고, 녹음한 사고음향을 살펴 보는 중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어, "샐리"와 함께 진실을 추적하게 되지만...

 

 

 

 

 

이 영화는 "드 팔마"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한편인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욕망 Blow Up (1966)]에서 모티브와 제목을 따와서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필라델피아)에서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 [욕망]에서는 우연히 찍은 카메라에 담긴 사진이 사실 살인현장이었다는 내용이었지만, 사진 대신 사운드로 대체되었고, 이는 "코폴라"의 걸작 [컨버세이션 (1974)]의 도청을 통한 정치적 음모의 은유와 시민의 결국 좌절된 자유의지에 영향을 받았다는 뜻도 된다.

 

[욕망]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애초에 굳이 미스터리를 추적하고 해결하려는 데 초점이 맞추어진 영화는 아니다. 그 모든 것은 주인공의 시점일 뿐 사실이나 환상, 아니면 그 중간의 어떤 것인지 전혀 확실하지 않다. 단지 기록된 매체(여기선 사진)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환상이나 거짓인건지 그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러면 [컨버세이션]은 또 어떤 작품인가, 역시 이 작품도 불법적인 도청을 하는 이가 우연히 도청한 내용에서 누군가가 살해 당할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불안감에 휩싸이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딜레마는 주인공은 명백한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있다.

 

 

 

이 두 영화에 큰 영향을 받았지만, 이 영화는 일반적인 미스테리 상업영화의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80년대 영화답지 않게 관객은 이미 이 영화가 미스터리 장르에서 벗어나지 않는 줄거리 진행을 한다고 얼핏 오해하기 싶지만, “드 팔마의 특징인 교묘한 비틀기는 굉장히 세심하게 만들어진 영화라는 느낌을 들게 한다.

진짜 살인범을 쫓고 동시에 쫓기며, 서스펜스를 관객들에게 한가득 선사하지만, 헐리우드의 유명한 반골인 "드 팔마"는 저 두 영화와 비슷한 수준의 메타포를 남겨 놓았다. 

 



 

이 영화는 노골적으로 그 2번째로 시도하는 케네디 암살을 은유하는 영화이다. 특히 담당형사와 주인공 "테리"의 설전과 대사를 곱씹으면, 제프루더 기록 필름과 그것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워렌위원회의 공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리고 결말 부분의 성조기 배경으로 벌어지는,  주인공의 무력감을 생각하면 이 영화의 숨겨진 주제를 더욱 명확하게 한다.

 

 

그래서 인지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밝은 모습을 기대하고 온 관객들에게 너무나 진지한 연기를 하는 "존 트라볼타", 그리고 전체적으로 암울하고 우울한 내용은 81년 레이건 노믹스로 대변되는 보수 회귀의 시대의 활발함과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맞지 않았다.

 


 

"낸시 알렌"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영화는 초기에는 작은 예산에 좀 더 어두운 분위기, 좀 더 나이든 연령대의 주인공들로 설정되어 있었다고 했지만, 그당시 [토요일 밤의 열기][그리스]로 대박을 쳤던 "존 트라볼타"가 캐스팅되면서 후반부 대규모 군중과 큰 규모의 로케이션 촬영이 이루어 졌다. 그리고 이 정도 규모는 "드 팔마" 영화들 중에서도 꽤 드문 경우이다.

 


 

오디오 기사가 주인공인 영화답게 이 영화에서 드 팔마는 사운드를 또 하나의 몽타쥬처럼 사용하는데, 주인공의 듣기 모드(?)도 제 각각 달라서 그에 맞는 미장센을 적절히 구사한다.

여기서 말하는  소위 사운드 몽타쥬는 정교하게 조합되어, 70년대의 혼란스러운 시절 (베트남전, 워터게이트사건)을 배경으로 관객을 편집증적인 의심에 빠지게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기법은 이미 히치콕이 불길한 음향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서 긴장감을 조성하던 방식을 더욱 확장시켰다.

 

 

   

 

 

많은 평론가들이 지적하듯이 이 영화는 영화 만들기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데, B급 호러 무비 만들기 뿐만 아니라 중반에 나오는 필름을 재구성하는 모습을 통해, 그리고 본의 아니게 최후의 멋진(?) 사운드를 따게 된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필름 메이킹의 이면 혹은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에는 놀랄만한 연출을 보이는 시퀀스들이 몇 군데 있는데,




주인공 "테리"가 녹음된 사운드를 들으면서 사건이 영상으로 재구성되는 부분의 연출과 교차 편집은 볼 때마다 뛰어난 테크니션의 면모를 보여주는 부분이며,




테리"의 작업실을 360도로 카메라가 끊임없이 회전하며 주인공의 행동과 소품의 이동, 사운드가 점차 더해지면서 카오스로 몰고가는 연출이 압권이다. 특히 녹음된 자료가 소실된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의 좌절한 모습.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백미는 약 13분간 펼쳐지는, 살인마에게 잡혀있는 여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오직 소리에만 의존하여 "필사의 추적"을 하는 후반부 클라이막스 부분인데,  음악과 서스펜스, 뛰어난 촬영과 화면 편집의 시퀀스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전부 덮어버리는 그녀의 마지막 비명소리가 가장 인상깊다.




 

특히 스테디캠의 장인 가렛 브라운이 촬영한 스테디캠 장면들은 이 영화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주요 장면들이다.

 

 

 

"드 팔마" 영화 답지 않게, 이 영화는 꽤나 진지한 멜러물이며, 서정적인 OST와 맞물려 감독 답지 않게 등장인물들의 감성 및 이야기 서사와 감정이입에 많은 부분을 런닝타임에 쓰고 있는데, (사실 "드 팔마"영화 중에서 이 정도로 멜러와 등장인물의 서사에 신경 쓴 작품은 이 작품과 [칼리토]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볼 때 마다흥미로운 시작(B급 호러부분 얘기하는 건 아님), 치밀한 전개, “존 리츠고우가 열연한 살인의 서스펜스대미를 장식하는 필사의 추격전마지막의 쓸쓸한 결말까지도 개인적으론 모든 것이 완벽한 작품이며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차가운 방관자에 가까운 "드 팔마"감독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몇 안되는 작품들 중 한 편이라서 그런지 이 영화가 더욱 더 마음에 와닿는 걸작으로 기억된다.

 


 

 


2010, “드 팔마의 팬보이인 제이크 팰트로”, “노아 바움백1주일 동안 약 30시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을 찍었다. ( [블로우 아웃] 블루레이의 인터뷰 영상에도 일부분이 들어가 있는지 같은 옷을 입고 있다.) 그 후에 그의 영화들과 자료 화면, 동료들의 인터뷰를 조합해서 [De Palma(2015)]를 완성해서 2015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공개하였고, 166월 뉴욕에 최조 공개되었을 때 단상에 나가 이 영화를 소개한 것은 다름 아닌, 오랜 친구이자 같은 신사이자, 변태인 “마틴 스콜세지였다.

 

 

 

과거의 드 팔마히치콕이 아니더라도 위대한 감독 중의 한 명이며, 그의 전성기 작품들은 필자를 포함한 영화팬들로부터 깊은 찬사와 끊임없는 재관람을 부르는 감독이다. 2000년대 이후로 거대 스튜디오와 불화한 끝에 이제 헐리우드의 낭인이 되었고, 최근작은 좀 실망스러웠지만, 개인적으론 누구못지 않은 마에스트로라고 여겨지는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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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3-07-28 16:55:12

저도 이번 크라이테리온 할인으로 후프 드림스, 분노의 주먹과 같이 샀네요. 아직 안 본 영환데 기대됩니다

WR
2023-07-28 19:13:16

좋은 구매 하셨네요
최대한 결말을 피해 썼지만 스포일러가 된 게 아닌가 걱정되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7-28 16:57:15

햐~~ 타이밍 기가 막히네요. ㅎ
좀 전 영화(사실은 코멘터리) 감흥에 취해 소주 온더락으로 마음을 추스리는
중이었는데 이런 반가운 글을 올려주시다니요.

일단 추천 드리고 정독 시작하겠습니다.^^

WR
2023-07-28 19:14:37

쓸데없이 바빠서 1달 내내 조금씩 겨우 마무리 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7-28 23:51:46

묵힐 뻔했던 타이틀 하나 살려주신 거나 마찬가지네요.   

곰곰히 생각하니 한 가지 요인이 더 있었는데 작년 처음 이 영화 볼 때는 2채널로 봤었지요.  

오늘은 사운드 바로 들으며 보니 전혀 다르게 다가 오는 이유를 몰랐었네요. ㅎ 

올리시는 글이 거의 다 준비하시는데 그 정도 걸리지 않습니까? ㅎ 

WR
1
2023-07-29 00:46:15

옛날 DVD시절 부터 전부 2채널이라, AV적인 면에선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아 저런 부실한 평이 나왔습니다만,
영화상에서의 사운드와 화면의 조합이라는 측면에선 손꼽을 만한 작품입니다.
야매로 쓰는 글이라 준비라는 단어는 좀 거창하네요.
좋은 감상 되셨길 바랍니다.

Updated at 2023-07-29 00:52:36

지금 글 다시 정독 중입니다. ㅎ  

그렇찮아도 미션 인파서블 4K 1편만 스틸북으로 받아 이틀 전에 본 전적이 있어 환기통 장면이 떠오르네요.    그냥 일반적?인 딥 포커스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캐리'도 마찬가지구요.    항상 많이 배웁니다.  

 

이런 님의 글을 대하는 하루는 참 행복합니다.^^ 

2023-07-28 17:38:00

추천하려고 로그인했습니다!
왠만한 영화 칼럼 뺨치는 레퍼런스 급 리뷰네요.
필사의 추적은 저도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작품 중 최고로 꼽는 작품이라 더 재미났습니다.
정독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내공 깊은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2023-07-28 19:16:00

과찬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7-28 17:58:05

4K로 발매된 블로우아웃을 볼려고 들어왔는데 드팔마 감독의 전반을 아우른 엄청난 글을 읽고 갑니다.
2K버전을 가지고 있어 일단 보류중입니다만 그의 걸작임에는 틀림없습니다.

WR
2023-07-28 19:25:58

2011년 버전이 없어 얼마나 향상된 건지 잘 모르지만 불꽃놀이와 HDR이 참좋았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7-28 18:31:12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했습니다. 양질의 글 너무 고맙습니다. 드팔마 영화에서 항상 화면분할 쇼트가 굉장히 인상깊었지만 무슨 용어인지는 잘 몰랐는데 '스플릿 포커스' 기법이었군요. 덕분에 많이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ㅎㅎ

WR
1
2023-07-28 19:34:44

옛날 비디오 볼 때부터 뭔가 이질감을 느꼈는데 저도 몇년 전에야 알게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스플릿 포커스가 엄청 나오는 편이라 적어 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7-28 18:32:56

너무 좋은 글 추천 꾹입니다ㅎㅎ 전성기 시절 드팔마야말로 스콜세지+스필버그로 보았던지라 그가 어느순간 갑자기 사라져버린게(?!)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ㅜㅜ

WR
2023-07-28 19:38:19

세월의 변화가 야속한 감독이네요
하지만 그의 영화들은 남을테니 그나마 감사하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7-28 19:45:30

추천하려고 일부러 로그인했습니다.
몇 작품을 통해 피상적으로만
알던 감독인데 덕분에 해박한
지식을 얻게 되었네요.
정성가득한 글 감사합니다.

WR
2023-07-28 19:56:41

초기 작품들이 안 알려진게 많아서 정리해보았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게된게 많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7-28 19:54:23

좋은 글 감사합니다. 

침실의 표적은 곧 나온다고 하니 자매들, 전율의 텔레파시 4K소식도 떴으면 좋겠습니다.

드레스드 투 킬은 못 참고 키노판을 구입했지만 캐리, 필사의 추적은 영국판본으로 나오길 기다리고 있네요.

HDR로 보는 불꽃놀이가 어떨지  빨리 보고픕니다.

WR
2023-07-28 19:59:14

너무 기대하시면 제가 부끄러운데요?
80년대 치고는 꽤 준수한 느낌이었습니다

2023-07-29 02:41:11

90년대까진 성취와 흥행을 다 갖춘 감독이었는데 00년대 이후론 감을 잃은채 방황하고 있어서 안타까운 감독입니다 

어쩌다 이리 된걸까요 

WR
2023-07-29 10:17:23

스네이크 아이즈 부터 흥행에 실패하고, 헐리우드 제작자들도 거장이고 뭐고 봐주지 않는 사람들로 채워 졌으니 거장들은 2000년대부터 스필버그나 루카스 빼고는 제작사 구하는게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트랜드가 달라진 이유도 있고요.
시대의 흐름이라기엔 좀 가혹하군요.

2023-07-29 07:10:34

드 팔마 감독 작품은 보다보면 언제나 영화 지식상으론 얻는 바가 많았지만, 순전히 (저같은 중생이 집착하는)재미면에서는 개인적으론 홈런 아니면 삼진이었긴 합니다.

 

단지 개중에서 필사의 추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재미있게 보긴 했습니다. 배우, 연기, 연출, 영상 모든 면에서 그랬네요.

WR
2023-07-29 10:34:35

소위 실패작들도 꼭 죽이는(뛰어난) 씬들이 있긴했던 기억입니다. 그것 때문에 꼭 챙겨보는 감독이긴 했지요. 그 당시에는 흥행실패여서 아쉽습니다. 타란티노 덕분에 이 영화가 재조명되었던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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