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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기사] 장군보다 무서운 이등병

조이_3
  1935
2003-09-18 14:24:00

이달 초 강원도 모부대 병영 막사 앞. 박모 병장이 전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이등병을 불렀다.


거기 김○○ 이등병님, 이리로 와 보세요.”

“네, 이병 김○○!”

이등병이 힘차게 관등성명을 대며 가까이 다가오자 병장은 인상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야, 밖에서는 큰 소리로 관등성명 대지 말랬잖아. 남들이 보면 내가 시킨 줄 알 거 아냐. 누구 영창 가는 꼴 보고 싶냐?”

“네, 시정하겠습니다!”

“이 ××가. ‘시정하겠습니다’도 큰 소리로 하지 말랬잖아.”

옆에 있던 한 상병이 웃으며 병장을 말렸다. “박 병장님, 지금 그 욕도 신고하면 영창 갑니다.”

군 병영이 변하고 있다. 육군이 지난달 17일 △사병 상호간 ‘얼차려’(기합) 금지 △언어폭력이나 반말, 심부름 금지 등을 골자로 한 ‘사고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한달이 지난 뒤 병영이 예전과는 딴판으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각 부대는 거의 매일 정신교육을 통해 이 종합대책을 병사들에게 숙지시키고 있다. 창군 이래 처음 불고 있는 병영문화의 대대적인 개혁 바람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짬밥당번’의 변화.

식판 닦기는 과거에는 신병들의 몫이었으나 최근에는 식사를 마친 뒤 부대원들이 모여 가위바위보로 식판 닦는 당번을 결정하는 부대가 늘었다.

당연히 후임병들의 군 생활은 편해졌다. 한 이등병은 “집합이나 구타도 사라지고 ‘고참 안마하기’ ‘축구할 때 후임병들은 항상 뛰어다니기’ ‘방독면 쓰고 군가 부르기’ 등 부당한 군대문화가 많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욕설은 줄었지만 군기는 엉망이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달 초 강원 강릉시 육군 모부대 정비대대에서는 한 취사병이 영창 신세를 졌다.

고참이 신병에게 “야 이 ××야, 넌 쌀도 제대로 못 씻냐”고 가벼운 욕을 했는데 신병이 이를 장교에게 신고한 것. 이 일로 내무반 최고참인 분대장도 연대책임을 지고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도는 징계를 받았다.

이후 부대에서는 고참들이 이등병들만 보면 “장군보다 무서운 이등병님 지나가신다. 조심해라”며 웬만하면 지시도 하지 않는 등 몸을 사리고 있다.

최근 강원 모부대에서 일어난 일.

저녁 식사 뒤 고참이 몇몇 후임병에게 총기 손질을 지시했더니 한 일등병이 “그거 소대장님 지시입니까? 소대장님 지시 아니면 안 해도 된다는데요. 그리고 쉬는 시간인데 지금 꼭 해야 합니까?”라며 따졌다.

이 부대 최모 상병은 “총을 닦으라고 해도 말을 안 들을 정도로 군기가 없는 부대가 유사시 어떻게 통솔이 되겠느냐”며 “평소에는 친구처럼 지내다 비상상황 때 선임병에게 통솔 책임을 맡으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지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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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육군의 ‘사고예방 종합대책’에 대해 장교와 전문가들은 찬반으로 견해가 갈리면서도 대체로 “취지는 공감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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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교는 “병영 내 각종 군기사고가 대개 병 상호간의 사적 간섭이나 불합리한 지시에 의해 촉발된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철저히 금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선 지휘관들도 취지에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긍정평가했다..
반면 다른 장교는 “전에 신병이 낫질을 하다 손가락이 잘리는 바람에 전 부대에서 낫 사용을 금지해 수백명이 손으로 잡초 뽑느라 엄청 고생한 적이 있다”며 “조그만 사고를 막겠다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부대의 군기까지 위에서 강제로 없애면 어떻게 병사들을 통솔하겠느냐”고 말했다..
국방대학원 국제관계학처 김병조(金秉祖) 교수는 “사병의 인격은 존중돼야 하지만 문화를 바꾸는 문제를 법으로 교정하는 것은 지나칠 수 있다”며 “처음엔 지킬 수 있는 몇 가지로 시작해 점차 규정을 확대해 가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재향군인회 이종간 조직국장은 “제도를 고친다고 문화가 금방 바뀌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왜 이런 궁여지책이 나왔는지 군 스스로 자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동아일보




흠... 군대이미 갔다온게 왜이리 다행스러운지. 앞으로 군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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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재패니狂
2003-09-18 05:26:00

뭐 어쨋든 이미 갔다와서 별 관계는 없지만.. 왠지 적응이 안되는 상황이군요. -0-

재패니狂
2003-09-18 05:28:00

일부 '무뇌아' 아해들이 이를 역이용해서 놀고먹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살인욕구 날듯..

별빛밖에
2003-09-18 05:29:00

취사병 이병의 신고는 당황되는군요

Mr발렌타인
2003-09-18 05:32:00

예전에 신화에서 평생 노예로 살아온 사람을 해방시켜 주었더니, 이제 무었을 해야 하는지 몰랐답니다. 같은 경우의 자유에 대한 부 적응 이겠죠.

산드라
2003-09-18 05:33:00

이거 원.... 좀 있으면 군대갈 저로서는 좋은건지 나쁜건지...-_-;

2003-09-18 05:54:00

물론 가혹행위라든지 억지스런 짬밥 챙겨먹기는 곤란하지만 저런식의 개혁은 일부 약삭빠른 신세대들에게 악용이될 우려가 많습니다. 저 역시 제대한지 꽤 오래 되었지만 무슨 유머 게시판에 나오는 글같아서 씁슬합니다.

fightmayhem
2003-09-18 05:56:00

병장들이야 그냥 억지로 참고 말겠지만... 아직 상병꺽이지않은 사람들이 제일 불쌍한거 같습니다 -_-;; 그꼴을 1년이나...;;;;

트루1
2003-09-18 05:57:00

학교도 점점 개판되가더니 이제 군대차레군요.

Mr발렌타인
2003-09-18 05:57:00

하지만 적응해야 합니다. 적응 못하면 과거의 악습이 다시 고개를 쳐듭니다....

fightmayhem
2003-09-18 05:57:00

솔직히 지금들어가시는분들에겐 좋은거죠 분명히.. ^^;;; 그리고 님께서 상병쯤되면 저거 또 바뀔겁니다. 저대로 가지는 않을듯...

fightmayhem
2003-09-18 05:58:00

이젠 군대위계보다 왠만한 중고등학교 써클위계질서가 10배를 빡셀듯.... -_-;;;

보민아빠
2003-09-18 05:59:00

한마디로 어이가 없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책결정자가 군대 미필자이거나 군대의 생리를 전혀모르는 사람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혜영이꺼
2003-09-18 06:03:00

어차피 저 이등병도 병장이 될텐데.. 좋아지겠죠.. 자기가 병장 영창 보냈는데..

2003-09-18 06:05:00

지난 관습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나오는 당연한 부작용이라 생각합니다만, 인격박탈, 구타, 강제시행등이, 병장이 이병대하기 껄끄럽다거나 통솔이 쉽지 않다는 것(이것도 좀 빗나간 문제같습니다만,,)에 비해 낫다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2003-09-18 06:07:00

개인적으로는 전과후, 둘 중 하나의 군대를 택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현재의 군대에 입대하겠습니다.

유_지
2003-09-18 06:15:00

무뇌충 플래시 내용도 바뀌겠네요. 군대가서 선배 괴롭히고 깜방 보내는걸로...

2003-09-18 06:16:00

다시보니 밑에 '전문가시각!' 이라는 글이 있군요. 대체로 공감합니다.

위즈
2003-09-18 06:33:00

아무리 생각해도 군대 미리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

(-_-)
2003-09-18 07:06:00

저 군대 있을땐 부대열외 고참하고 대통령하고 바꾸래도 안바꾼다고 했었는데..인제 열외라는 자체가 없겠군요..

無名
2003-09-18 07:09:00

위즈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이등병 한마디에 고참이 뺑뺑이 돈것은 10년전엔 상상도 못했죠...^^;;

가물딱지
2003-09-18 09:21:00

별 당나라 군대 다 보겠군요..

진실의힘
2003-09-18 10:49:00

이등병이 병장 영창보내는 군대가 제대로 된 군대라고는 생각되지 않네요..이래서는 학교나 다를게 없어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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