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송민순이 흔든 문건의 수신인은 송민순
오늘 이런 기사가 떴었네요.
외교부도 사전 대북접촉? 송민순 "다자외교 현장 활용해 반응 예상한 것"
http://v.media.daum.net/v/20170421151837803
송민순이 2007년 참여정부가 북한의 의견을 물어 유엔인권결의안의 기권을 결정했다는 근거로 제시한 문건.
이 문건의 진위 여부는 뒤로 하고 그것이 일단 진짜라고 가정하고 보겠습니다.
그러면 이 문건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무슨 이유에서 왜 만들어졌는지 말이죠.
그 전후사정을 담은 기사가 저 기사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송민순의 송민순에 의한 송민순을 위한 문건이었습니다.
북한측의 입장을 정리한 저 문건은 국정원이 우리의 유엔인권결의안 결정을 이유로 북한의 의사를 따르기 위한 목적 및 과정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고요.
15일 관계부처 회의 결정과 16일 대통령 재가로 결정난 사항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던 송민순 장관의 주장과 근거가 잘못됐음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만들어진 문건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죠.
낮에 이와 관련해 다룬 글에도 언급했지만 이미 송민순 회고록엔 송민순의 입장이 아닌 다른 참석자들의 입장을 확인시켜 주는 뚜렷한 근거가 나옵니다. 송민순의 "참여정부가 북한의 입장을 받아보고 20일 결정했다"란 주장이 부정되는 근거가 다름아닌 송민순 회고록에 나오고 있죠.
저기 중앙일보 기사를 보시면 송민순 장관은 18일 회의에서도 계속 주장을 합니다. 무슨 주장을 하느냐?
"북한이 (찬성해도) 괜찮다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보다 앞서 외교부는 이미 유엔대표부를 통해 북한과 사전 접촉을 했고 인권결의안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나름 확인했다는 겁니다.
지금 송민순 전 장관이 주장하는게 뭐죠? 우리 결정을 우리가 내리지 않고 북한에게 의견을 물어서 북한 뜻대로 결정했다는 비판입니다. 물론 사실이 아닌 전적인 송민순의 착각이지만.
그런데 송민순은 여기에서 또 한번의 자가당착을 보이고 있죠. 자기도 입장 정리 전에 북한에 물어보고 입장을 정합니다. 그쪽이 기본적으로 찬성에 반대는 하더라도 반발이 심하진 않더라. 그러니 찬성해도 된다.
송민순은 15일 다수의 결정을 승복하지 않음은 물론 16일 대통령이 내린 결정까지 뒤집으려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은 송민순의 입장을 헤아려 한번 더 회의를 열어줍니다. 천호선은 16일 결정 이후의 일들은 송민순을 설득하기 위한 대통령의 조치였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18일 회의가 열리게 되고 송민순 회고록은 이때 상황을 이렇게 전합니다.
"저녁 늦게 청와대 서별관에 도착하니 다른 네 사람(문재인 당시 비서실장, 김만복 국정원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 백종천 안보실장)이 미리 와 있었다. 이구동성으로 왜 이미 결정된 사항을 자꾸 문제 삼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451쪽)
중앙일보나 기타 기사를 보면 송민순은 18일 이날 회의에서 계속 이런 주장을 합니다.
북한인권결의안의 수위를 낮췄으니 찬성하자.
또 우리가 북한의 입장을 확인해 보니 찬성해도 큰 반발은 없다. 그러니 찬성해도 된다.
그래서 이때 김만복 국정원장이 하는 말이
"그럴리가 있느냐 그럼 확인해 보겠다"는 말을 하게 되죠. 북한정권이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선택을 하는데 찬성할 수가 있나? 이건 북한에 물어보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문제인데 송민순은 계속 그렇지 않다고 주장을 하니 국정원장이 고개를 갸웃한 거죠.
그래서 외교부 주장을 믿기 힘드니 우리 국정원 채널로 그 점을 재확인해 보겠다는 얘기고요.
여기에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도 그럼 그렇게 남북간 채널을 통해서 확인해 보자는 얘기가 나왔던 거고요.
결국 북한의 입장을 정리한 문건. 어제 오늘 송민순이 흔든 문건은 송민순의 주장. 인권결의안에 찬성해도 북한이 크게 반발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을 확인해 보기 위해 만들어진 겁니다.
북한 의견을 들어서 "찬성, 기권의 결정을 내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고요.
결과는 송민순의 주장이 틀렸던 거고요.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이후 회의에서 확인해 보고자 한 내용을 20일 결과 받아보고 그걸 송민순 전 장관을 불러 보여줬던 겁니다.
자 봐라. 당신 말이 틀렸다. 북한의 반응이 당신 주장대로 그렇게 간단치 않음이 이렇게 확인된다. 당신이 주장하는 근거가 사실이 아님을 확인한 이쯤해선 고집 그만 부리고 다수의 결정을 따르는게 맞지 않겠나?
노무현이 그 문건이나 쪽지 내용을 송민순에게 보여줬다면 그건 저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결국엔 당시 국정원발 북한 동향 정리 문건은 송민순의 고집으로부터 만들어진 겁니다.
어제 오늘 언론에 오르내리는 그 문건이죠.
송민순 보라고 만들어진 겁니다. 송민순 주장이 잘못됐음을 확인하고 그를 설득하기 위해 만들어진 겁니다.
송민순의 고집으로부터 시작된 거죠.
그걸 흔들어대며 문재인이 거짓말을 한다느니 그 문건이 바로 북한 의사를 물어 기권 결정한 증거라느니
상황에 어긋난 자기만의 해석을 갖다 붙이고 있는 겁니다.
문재인 캠프에서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간단히 반박할 수 있는 재료들이 많이 있고요.
가장 간단한 건 송민순 주장대로 20일 결정된 거라면 18일 회의때 당신이 쓴 회고록에 다른 동석자들이 왜 이미 결정된 걸 가지고 자꾸 문제를 삼느냐고 불만섞인 목소리를 냈는지 얘기를 해보라고 따져야 합니다.
저걸 보면 다른 이들은 다 결정난 사항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지금에 와서 하는 다른 참석자들의 말도 다 동일하고요.
서로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인데 한 쪽의 주장으로 일치된 장면이 나온 겁니다.
송민순에 대한 신뢰도가 꺾이는 장면이고요.
A, B, C, D, E의 참석자들 중 A란 사람 하나만 다른 소리를 하고 나머지 넷은 공통된 말을 하고 있습니다. 수구세력들은 다른 동석자들의 말은 못들은 척 하고 A가 옳다고 주장을 하는데 이미 A는 자체적인 오류들을 일으키면서 신뢰를 잃은 상황입니다.
매년 시행되는 인권결의안 문제에 대해 송민순이 다수 주무부처 장들의 결정과 대통령의 결정까지 불복하면서 왜 저렇게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는지가 궁금할 수 있는데 한 가지 속내를 짐작해 보면 주무부처와의 협의 없이 그 이전에 인권결의안 찬성을 전제로 일본과 협의를 맺고 왔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당시 이를 보고받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외교부가 사전에 아무 상의없이 혼자 일탈행위 했다고 화를 냈다고도 하고요. 물론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여긴 탓인지. 고의누락인지 실수인지 몰라도 이 내용은 회고록에 없다고 하죠.
이미 약속한 바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부담으로 그랬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요.
어쨌든 정리해보면 북한 동향을 담은 저 국정원발 문건의 작성은 송민순의 고집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고 실질적인 수신자가 송민순입니다.
한마디로 송민순이 고집만 안 부렸어도 (삼척동자도 알 만큼 북한 반응이 뻔히 예견되는 상황에서) 나올 일이 없는 문건이었습니다. 오로지 송민순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송민순은 이걸 흔들 게 아니고 본인만 봐야 합니다. 당사자가 내놓고 흔들기엔 좀 부끄러운 거거든요.
| 글쓰기 |





외교부 좀 갈아엎자고요, 적폐청산의 대상중엔 외교부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