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일상에서의 여행
지난 주말 느닷없이 자전거 캠핑을 했습니다. 서울 시내든 어디든 자전거 타고 가서 캠핑하면 어쨌든 자전거 캠핑이겠죠. 동호회 동생이 주말에 맥주나 한잔 하자는 식으로 가볍게 던진 말인데, 살이 붙어 캠핑입니다. 문 열어 보니 어느새 여행. 이런 벼락같은 여행이 좋습니다.
캠핑 삼일 전 연어장을 만들어 가려고 레시피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요즘 맛들인 탄산수 때문인지 위산역류로 뻗었습니다. 한 이틀 늙으면 이렇게 고생하는구나 되씹으며 골골골 앓았습니다. 앓다 보니 캠핑 계획이 너무 아쉬운 거죠. 당일이 되니 날씨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이렇게 된 거 자전거나 타고 설렁설렁 가야겠다 마음 먹고 바퀴를 굴렸습니다. 날씨가 비현실적으로 좋습니다. 해지는 방향으로 달려갔습니다. 하늘은 라즈베리 시럽위로 부은 우유처럼 보였고, 불어오는 바람은 끼릭거리는 관절을 마사지하면서 가볍게 흩어졌습니다.
평범한 퇴근길도 목적지만 바뀌면 여행길입니다. 해 지는 초여름 하늘을 보며 이루지 못해 맺힌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을 번갈아 생각했습니다. 어둠 속에 갇히자 두엄 냄새가 짙어오네요. 서울 밖으로 금 하나 밟은 것 같은데 세상이 조용합니다.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서, 미지근한 맥주에 미지근한 소주를 타 마셨습니다. 속 쓰릴 땐 소맥이죠. 열심히 살고 있는 씩씩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몸 상태 때문에 골골해서 불 쬐며 먼 밤하늘과 대화를 더 했습니다.
첫 차 올 때까지 할 말이 남은 말 많은 아이들 잔소리를 듣다가 다시 바퀴를 굴립니다. 조금 여행같고, 조금 일상같고, 조금 꿈 같기도 한 그런 하룻밤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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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참 좋네요.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벌써 한여름에 들어선 계절이 야속한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