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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일상에서의 여행

분도
7
  399
2018-06-05 22:56:13

지난 주말 느닷없이 자전거 캠핑을 했습니다. 서울 시내든 어디든 자전거 타고 가서 캠핑하면 어쨌든 자전거 캠핑이겠죠. 동호회 동생이 주말에 맥주나 한잔 하자는 식으로 가볍게 던진 말인데, 살이 붙어 캠핑입니다. 문 열어 보니 어느새 여행. 이런 벼락같은 여행이 좋습니다. 


캠핑 삼일 전 연어장을 만들어 가려고 레시피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요즘 맛들인 탄산수 때문인지 위산역류로 뻗었습니다. 한 이틀 늙으면 이렇게 고생하는구나 되씹으며 골골골 앓았습니다. 앓다 보니 캠핑 계획이 너무 아쉬운 거죠. 당일이 되니 날씨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이렇게 된 거 자전거나 타고 설렁설렁 가야겠다 마음 먹고 바퀴를 굴렸습니다. 날씨가 비현실적으로 좋습니다. 해지는 방향으로 달려갔습니다. 하늘은 라즈베리 시럽위로 부은 우유처럼 보였고, 불어오는 바람은 끼릭거리는 관절을 마사지하면서 가볍게 흩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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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퇴근길도 목적지만 바뀌면 여행길입니다. 해 지는 초여름 하늘을 보며 이루지 못해 맺힌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을 번갈아 생각했습니다. 어둠 속에 갇히자 두엄 냄새가 짙어오네요. 서울 밖으로 금 하나 밟은 것 같은데 세상이 조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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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들을 만나서, 미지근한 맥주에 미지근한 소주를 타 마셨습니다. 속 쓰릴 땐 소맥이죠. 열심히 살고 있는 씩씩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몸 상태 때문에 골골해서 불 쬐며 먼 밤하늘과 대화를 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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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차 올 때까지 할 말이 남은 말 많은 아이들 잔소리를 듣다가 다시 바퀴를 굴립니다. 조금 여행같고, 조금 일상같고, 조금 꿈 같기도 한 그런 하룻밤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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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rated R
2018-06-05 14:12:59

사진이 참 좋네요.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벌써 한여름에 들어선 계절이 야속한 요즘입니다.

룰루아빠
2018-06-05 15:24:12

속 쓰릴 땐 소맥이라니... 어윽 듣기만 해도 앓아누울 것 같습니다. ㅎㅎ 사진 멋집니다.

단신듀엣
2018-06-05 16:14:36

지난 삼 사년간 혼술 할때는 4캔에 만원짜리 맥주가 공식이였는데...

이제부터는 125ml 짜리 이과두주로 바꾸려고 합니다....

 

10년 가까이 프차를 하면서 오프에서의 만남은 소녀시대 팬질할때 만난 두 동생 녀석들이 전부인데...

분도님과는 기회되면 술잔 한잔 나누고 싶네요. 온라인에서의 친목질은 망하는 지름길이랬는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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