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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6 20:24:13

 

여름이라 그런지 장르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토머스 핀천의 <브이>가 재간되었는데 출간이 약간 연기되었는지 배송이 늦어진다는 문자가 와서 이번에는 넣지 못했습니다. 

 

요즘 책이 나오면 "작가들을 위한 작가"류의 문장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문장이 보이네요.  

 

장파트리크 망셰트는 1942년에 태어나서 1995년 사망한 프랑스의 범죄소설의 거장이라고 합니다.  1970년대 작가 활동을 시작해서 20여년 동안 십여 작품만 남기고 간 작가랍니다. 이번에 소개된 <웨스트코스트 블루스>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 작가고 다른 작품들도 소개되었으면 좋겠네요. 이 작품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프랑스 장편들이 종종 그러하듯 220페이지 정도의 굉장히 짧은 작품입니다.

 

 

 

범죄문학의 예술적 대가 장파트리크 망셰트가 창조한
프랑스 누아르의 혁신 ‘네오폴라르’의 최고 걸작


“군살이 조금도 없이 뼈만 발라낸 듯한 날렵한 이야기,
작정하고 정색하며 덤벼드는 비현실의 누아르”
_김용언 (〈미스테리아〉 편집장)

“쿨하고 컴팩트하며 충격적일 정도로 독창적이다”
_〈뉴욕타임스〉

‘우리 시대의 위대한 윤리문학’을 표방하며 프랑스 누아르 장르를 혁신한 ‘네오폴라르(néo-polar)’를 통해 문학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힌 장파트리크 망셰트의 대표작 《웨스트코스트 블루스》가 출간됐다. “인간 조건과 사회에 관한 실존적 탐구”를 통해 “프랑스 범죄문학을 근간부터 뒤흔들어 완전히 재창조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프랑스 범죄문학의 거장이자 마법사’ ‘범죄문학의 예술적 대가’라는 표지를 단 망셰트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웨스트코스트 블루스》는 한 중년 남자의 평탄한 삶에 생긴 작은 균열이 그를 평화로운 일상에서 잡아채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폭력과 살인의 연쇄 속으로 던져 넣는 이야기다. 평범한 인물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살인자들의 타깃이 되어 쫓기다 오히려 그들에게 반격을 가해 복수한다는 일견 단순해 보이는 스릴러 플롯이지만, 소설은 매끈하고 세련된 평온과 거칠고 조야한 폭력을 병치함으로써 안온한 부르주아적 환상을 깨뜨리는 질문을 던진다.
간결하고 건조한 문장으로 구축한 압축적이고 밀도 높은 스토리, 블랙 코미디와 같은 부조리한 상황이 주는 웃음,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소용돌이치는 스릴과 카타르시스, 그 속에 흐르는 웨스트코스트 스타일 쿨 재즈 선율과 농후한 버번위스키 향의 매혹까지 그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는 이 작품은 1980년 자크 드레 감독, 알랭 들롱 주연의 〈세 번째 희생자((Trois hommes à abattre)〉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씁쓸하고 공허한 일상을 파고든 부조리한 폭력
간명한 사실적 행위 묘사 너머 날카로운 진실의 폭로


조르주가 이렇게 사념을 잠재우고 이 음악을 들으며 외곽순환도로를 달리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생산관계 속 그의 위치에서 찾아야 한다. 조르주가 올해 최소 두 명을 죽였다는 사실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 현재진행형의 일은 때로는 과거의 일이기도 하다. _18쪽

소설의 주인공 조르주 제르포는 대기업 자회사의 임원이자 단란한 가정의 가장으로, 신자유주의 시대 현대인의 전형이다. 거대 기업의 일원이라는 “생산관계 속 그의 위치” 때문에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매일 똑같은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조르주는 심야에 자동차로 도로를 질주하면서 공허한 마음을 달래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자동차 사고를 당한(사실은 총상을 입은) 낯선 이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어 슬그머니 병원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간 조르주는 이틀 후 별생각 없이 여느 때와 다름없는 휴가를 떠난다. 여기에 불쑥 “조르주가 올해 최소 두 명을 죽였다는 사실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는 담담한 어조의 충격적인 문장처럼, 예기치 못한 비일상적 폭력이 틈입한다. 두 명의 살인 청부업자들이 조르주의 뒤를 쫓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사의 급변 속에 구차하게 목숨을 연명해가는, 한때 독재 권력의 하수인이 그들의 배후로, 조르주가 도운 인물의 암살을 지시한 장본인인 그가 입막음을 위해 다시 조르주의 암살을 지시한 것.

상대가 그의 머리와 관자놀이를 가격하더니 다시 붙잡아 물속에 집어넣었다. 숨을 들이마실 틈도 없었다. 물로 흥건해진 시야에 웃고 떠드는 어린이들, 십대 소녀들, 공놀이하는 사람들, 흑인의 이미지가 스치듯 지나가는 동시에, 귓가에서 웃음소리, 비명, 물보라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 그리고 이 자그마한 세계 전체는 제르포가 암살당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_70쪽

이제 제르포는 일상의 노선에서 이탈해(달리는 열차에서 바깥으로 내던져지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언뜻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연골과 뼈가 생생히 느껴지는’ 목숨을 건 추격전에 휘말리고, 독자들은 “안온하게 살아온 이 부르주아 남자가 전문 암살자의 추적 앞에서 어떻게 살인자의 본색을 각성하고 드러내기에 이르는지”를 숨 쉴 틈 없이 따라가게 될 것이다.

스타일리시하고 쿨한 문체가 선사하는
독하고 강렬한 독서의 쾌감


소설은 고급문학과 대중음악이라는 지표들, 영화, TV, 상품 브랜드 등 화려한 문화적 코드들, 자연스럽게 전유하는 역사적·사회적 사건들과 함께 철제 골조와 같이 냉철한 문장들의 기막힌 배치를 통해 강렬한 독서의 쾌감을 선사하며, 특히 시점에 혼란을 주는 영화적 내러티브 기법으로 독자들에게 날 선 긴장감을 부여한다. “망셰트와 함께 있으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이 책에서도 우리는 금방 평정심과 균형을 잃고 이야기의 어디쯤에 와 있는지 자주 확신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우리가 읽는 글이 과거의 회상인지 아니면 몽상인지, 혹은 어떤 의미에서 영원한 반복 속에 갇힌 건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작가는 소설을 “사회의 실패를 벌거벗기고 외관과 기만과 조작의 베일을 찢어버림으로써 탐욕과 폭력이야말로 사회를 추동하는 진정한 원동력임을 만천하에 드러낼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했고, 간명한 사실적 행위 너머의 날카로운 진실을 전하는 이 위대한 누아르 걸작을 통해 그 목표를 이루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뽑은 "최구의 야구 책 5권 중 하나"라고 합니다. 제가 아는 야구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된 <내추럴>, <수비의 기술> 등이 있네요. 

참고하시라고 굿리드 선정 베스트 야구 소설 링크를 남깁니다.

 | https://www.goodreads.com/…

 

 

 

 

“최고의 야구 책 5권 중 하나”(《월스트리트 저널》 선정)

“미국적 삶에 내재한 비현실성을 다룬 최고의 기록”
환상, 죽음, 퍼펙트게임을 둘러싼 ‘블랙 코미디’ 우화

야구를 통해 파고든 창조와 권력의 개념


J. 헨리 워는 매일 퇴근 후 밤이 되면 자신이 만든 가상의 야구 리그에 빠져든다. 리그 내 모든 팀의 소유주 역할도 겸한 헨리는 어느 날 퍼펙트게임에 근접해가는 한 어린 신인 투수에게 큰 자부심을 느끼며 고무된다. 그리고 그 투수가 기적의 게임을 완성하면서 헨리의 생활도 긍정의 빛을 발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신인이 어이없는 사고로 숨을 거두고, 이 ‘죽음’은 헨리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데……
최고의 야구 소설 중 한 권으로 손꼽히는 《유니버설야구협회》가 출간되었다. 독자를 실재와 환상 사이에서 헤매게 만드는 이 독창적인 고전에서 지은이 로버트 쿠버는 창조와 권력의 개념을 파고든다.
주인공은 회계사가 직업인 중년 남성 J. 헨리 워(Henry Waugh). 이 이름은 야훼(JHWH)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직장을 다니지만, 그의 관심은 온통 자신이 만든 야구 게임에 가 있다. 직장 내에서의 성공, 일상에서의 만남 등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즉 그는 야구 게임을 통해 세상을 창조한 창조주인 셈이다. 그가 창조한 야구 게임에는 8개 팀의 선수들이 실제 프로야구처럼 경기를 한다. 헨리는 수많은 선수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모든 선수에게 생명을 부여했다. 그 안에서 삶과 죽음이 이어지고, 권력과 몰락의 고통, 삶의 의미가 존재한다. 이 독창적인 소설의 지은이는 ‘포스트모던’ ‘메타픽션’의 대가로 불리는 로버트 쿠버. 흔히 미국문학에서 “가장 무시된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작가이다. 1960년대에 토머스 핀천, 존 바스 등과 함께 활동했지만 그들만큼은 인정받지는 못했다.

‘포스트모던’ 혹은 ‘메타픽션’의 대가 로버트 쿠버

이 세상엔 수많은 소설가가 있다. 그중엔 대중의 인지도가 어마어마한 스타 작가가 있는가 하면, 대중이 많이 알아주지 않아도 제 갈 길만 가는 작가가 있다. 베스트셀러라는 수식어를 거의 못 받으면서도 암암리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저자가 있다. 이 기묘한 야구 소설을 쓴 로버트 쿠버가 그런 예에 속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봤을 때 ‘인기 작가’라 할 수 없지만 미국 문학계에서는 거목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로버트 쿠버의 문학이 인기보다는 인정의 측면에서 더 빛을 발한 이유는 그만의 고집스러운 실험성 때문이다. 그를 이야기할 때 줄곧 따라붙는 키워드는 ‘포스트모던’ 혹은 ‘메타픽션’이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장르를 파악하기 힘들거나, 시공간의 축이 불분명하거나,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흐름이 자주 등장한다. 통속 소설과 거리가 멀다.
예를 들어 《잠자는 미녀Briar Rose》(1996)는 그림 형제의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다시 쓴 작품이다. 그냥 다시 쓴 게 아니라 원저의 주요 인물과 기본 상황만 살린 채 해체와 변형을 거듭한 결과물이다. 저자의 해석에 따라 기존의 신화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흥미로우면서도 기가 차다.
단편 소설 <베이비시터The Babysitter>(1969)에서는 베이비시터와 그녀의 남자친구, 주인집 부부의 시점이 수시로 교차하는 가운데 텔레비전 프로그램까지 극화되어 이야기 속으로 침투한다. 이러한 복잡한 구성은 독자의 혼란의 혼란을 야기하는 동시에 강한 몰입을 낳는다. 훗날 이 이야기는 1995년 앨리샤 실버스톤이 주연한 에로틱 스릴러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텍스트의 기막힌 다층성을 시각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공개 처형The Public Burning》(1977)에서도 화자의 상상과 환상이 기막힌 교집합을 이룬다. 다만 1953년 미국에서 스파이 혐의로 처형된 로젠버그 부부의 사형 집행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는 점, 거기에 실존 인물들을 등장인물로 내세워 냉전을 풍자했다는 점에서 더 자극적이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의 화자이자 주인공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다. 독자는 저자가 상상하고야 만 대통령의 의식을 마주하는 셈이다.
이처럼 로버트 쿠버는 글쓰기의 관습에서 벗어나 늘 새로운 글을 쓰고자 했다. 《공개 처형》의 경우처럼 출판사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표현을 위해 사용한 소재나 방식에서 반복을 피려고 노력했다. 1999년에 그는 동료들과 전자문학기구Electronic Literature Organization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전자 문학, 더 나아가 하이퍼픽션을 전파하는 데 열을 올리기도 했다. 60대 노장이 인터넷 시대에 맞춰 선보인 이런 과감한 행보는 한때의 도발이 아닌, 수십 년에 걸쳐 이어진 열정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야구 소설이지만 야구 소설이길 거부한, 비범한 텍스트

《유니버설야구협회》는 로버트 쿠버의 초기 실험작이다. 1966년 첫 소설 《브루니스트가의 기원The Origin of the Brunists》으로 포크너상을 받고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의 두 번째 소설이기도 하다. 단도직입으로 말하면 자신이 만든 주사위 야구 게임에 몰입한 어느 중년 남성의 이야기지만, 조금 더 들어가보면 그 이상의 깊이와 특유의 실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중년이 으레 느끼는 외로움, 그리고 성취에 대한 욕망과 자조가 실재와 환상, 그리고 일상과 일탈의 층위에서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주인공인 헨리 워는 56세의 독신이자 회계사다. 직장 일과 외에 이런저런 게임을 즐기다가 주사위 야구 게임을 직접 만들어 즐기게 된 남자다. 그런데 이 게임은 단발성이 아니라 실제 프로야구와 유사하다. 협회 명칭은 ‘유니버설야구협회’. 8개 팀으로 이루어진 리그가 있고, 시즌이 이어지며, 선수의 데뷔와 은퇴가 있다. 심지어 선수와 감독 개개인의 인생사가 있고, 대를 잇는 선수들도 있다. 헨리는 이 모든 것을 주사위 세 개로 판가름 내고 일일이 기록한다. 그만큼 이 게임을 향한 헨리의 애정은 각별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애정은 집착으로 변한다. 대투수 브록 러더퍼드의 아들이자 신인 투수인 데이먼 러더퍼드 때문이다. 데이먼이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순간, 헨리는 삶의 활기를 찾는 동시에 데이먼만 바라보게 된다. 데이먼이 더 대단한 기록을 세워 자신의 삶에 더 큰 생기를 선물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헨리는 무리하게 데이먼을 내세워 다음 게임을 이어나가지만, 데이먼은 빈볼을 맞고 숨지게 된다. 그러자 헨리의 일상도, 리그의 루틴도 무너지게 된다.
이렇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헨리의 일상과 상상 속에서 줄곧 정신없이 펼쳐진다. 착하지만 답답한 친구 루, 동년배인 술집 여성 헤티, 비호감인 직장 상사 지퍼블래트가 평범한 일상을 굵직하게 채우는 한편, 헨리가 상상한 수많은 야구인이 시도 때도 없이 공상을 부추긴다. 때로 공상은 성적인 망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렇게 헨리의 의식에서 여과된 현상과 환상 사이에는 뚜렷한 경계가 없다. 독자는 그 혼란을 틈타 주인공을 이해하고 살피게 된다.
헨리는 늘 권태에 몸부림치면서도 욕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후반부에서 우여곡절 끝에 리그의 56번째 시즌을 마감하며 생의 56번째 해를 보낸다. 저자는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과거형으로 매조지고 마지막 장으로 치닫는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마지막 장은 리그의 157번째 시즌을 배경으로 하고 현재 시제에 갇혀 있다. 리그를 계승한 머나먼 후계자들이 데이먼을 기린다. 유니버설야구협회의 이야기만 있을 뿐 소유주인 헨리의 행방은 나타나지 않는다. 헨리의 상상 속에서 꽃피운 게임이 독자 생존해 연명한 것인지, 아니면 저자가 헨리의 안녕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저자는 마지막까지 이렇게 독자의 허를 찌른다. 헨리의 환상은 결국 영원의 날개를 얻게 된다.
이 이야기는 출간 후 지금까지 미국의 여러 매체에서 탁월한 야구 소설로 꼽혀왔다. 기본적으로 야구를 과감하고 생동감 있게 묘사했을 뿐 아니라, 저자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인간 본연의 그늘을 진중하게 그려 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단순히 야구 소설로 치부하기란 어렵다. 야구를 잘 안다면 속독에는 유리하겠지만, 여기서 야구는 저자와 주인공의 의식을 투영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헨리의 의식과 고뇌 속에서 저자의 기발한 상상과 내러티브 모험은 완벽에 가까운 빛을 발한다. 야구 소설이지만 야구 소설이길 거부한, 비범한 텍스트가 여기 있다.

 

 

 

 

악몽보다 섬뜩한 현실의 초상
남미 전통 미신과 주술 의식,
부조리한 세계가 공존하는 호러 소설집

★전 세계 26개 언어권 출간 · RT피처스 제작사 영상화 계약
★록산 게이 · 패티 스미스 추천 소설
★2017년 《글로브앤드메일》 선정 최고의 책
★2017년 바르셀로나시 문학상 수상작


“라틴아메리카 고딕 리얼리즘의 여왕”(《라나시온》)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소설집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국내 처음 소개되는 마리아나 엔리케스는 현재 ‘아르헨티나의 새로운 소설nueva narrativa argentina’ 세대를 대표하는 70년대생 작가군의 선두 주자로, 지금까지 스페인어 문학 전통에서 없었던 호러 문학 장르의 지표를 제시하고, 나아가 라틴아메리카 환상문학을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린 작가로 꼽힌다.
2016년 발표된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은 엔리케스의 이름을 세계 문학계에 각인시킨 대표작이다. 출간 직후 각국 수많은 편집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소설집으로서는 이례적이게도 26개 언어권에 계약된 이 책은 <바르셀로나시 문학상> <아르헨티나 국립 문학상> 3위 수상에 이어, 《글로브앤드메일》 《보스턴 글로브》와 같이 스페인어권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매체가 올해의 책에 선정하는 등 문학성과 대중성, 시의성을 갖춘 작품으로 두루 인정받았다.
이 책에는 군사 독재, 폭력과 납치, 경제 불황으로 점철됐던 아르헨티나의 어두운 역사와 가정 폭력 및 여성 혐오, 계층 간 차별 등 부조리한 아르헨티나의 현재를 호러로 풍자한 열두 편이 실려 있다. 문화 비평가 록산 게이는 이 책을 가리켜 “인간으로서 처한 크고 작은 비극들과 그 복잡성을 드러낸다. (…) 좋은 공포 이야기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예시하는 단편들”이라고 말하고, 펑크 록의 대모이자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인 패티 스미스는 “평범한 장소의 공포를 깊이 기록하는 소설”이라며 추천한 바 있다.

“우리들의 공포, 그것은 대부분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공포다” _마리아나 엔리케스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에는 현대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한 열두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각 편에서는 목이 잘린 시체, 사람의 손톱과 치아가 진열장에 장식된 폐가, 아기만 살해한 연쇄 살인마의 환영, 슬럼가의 오염수 탓에 고양이 코를 가지게 된 아이 등 갖가지 기괴한 소재와 사건들이 등장한다. 놀랍게도 상당수가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러한 끔찍한 이야기 이면에는 아르헨티나 정치, 경제, 사회, 환경의 부조리한 문제들과 여전히 남미 대륙의 정신을 지배하는 미신과 흑마술이 연결되어 있다. 복합적인 층위로 이루어진 이야기는 나아가 공포의 정체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면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한다. 과연 목 잘린 시체는 인신매매범의 소행인지 주술 의식의 흔적이었는지, 죽은 자의 환영이 초자연적 현상일지 정신적 환각일 뿐인지 등, 이야기 곳곳에 숨겨진 미스터리한 복선들은 사회적 주제와 섬뜩한 분위기를 융합하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한때 부유했지만 군사 독재와 경제 불황의 시기를 겪으면서 빈민의 증가, 약자를 향한 만연한 폭력, 심각한 환경오염까지 겹친 아르헨티나의 현실은 전 세계가 공감하는 사회 문제들이자 우리에게도 민감하게 다가오는 공포이다.

공포와 환상의 언어로 들려주는 불가사의한 현실 세계
이번 소설집의 「한국어판 저자 후기」에서 엔리케스는 왜 공포와 환상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답변으로 소설가 템Tem 부부가 한 말을 인용한다. “‘내가 어둡고 음울한 소설을 쓰는 이유는 세상에서 괴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엔리케스가 직접 밝혔듯이 그의 호러 문학은 H. P. 러브크래프트와 스티븐 킹에게 영향을 받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현실이 꿈과 악몽으로, 초자연적 세계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기법에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등이 일궈낸 아르헨티나 환상문학의 유산을 계승한다. 그는 현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으나, 독자들에게 종종 이야기의 무대가 지난 세기 어딘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 과거와 현재 시점이 모호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독특한 서사 흐름을 통해 환상의 세계를 실재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침투시킨다. 그럼으로써 형체가 없이 존재한 공포와, 묻혀 있던 과거의 되살아나는 기억들이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우리는 마침내 불안과 두려움의 실체와 직면하게 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가게 된다. 세상의 괴물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두려움의 실체를 읽어내는 것. 이는 곧 불가사의한 현실 세계를 공포와 환상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엔리케스의 문학적 시도가 지니는 하나의 의의라고 할 수 있다.

■ 수록 작품 소개
더러운 아이 El chico sucio

거리의 아이들이 넘쳐나는 옛 부촌에 사는 나의 집 앞에는 더러운 아이와 마약쟁이 엄마가 길거리에 매트리스 하나만 깔아놓은 채 살고 있다. 어느 날 나는 더러운 아이에게 해골 성상 제단이 있는 건너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다음 날 아이와 엄마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얼마 뒤, 인근 주차장에서 목이 잘린 한 아이의 시신이 발견되고, 나는 죽은 아이가 더러운 아이일 거라는 예감에 사로잡힌다.

오스테리아 호텔 La Hostería
플로렌시아의 친구인 로시오의 아버지는 오스테리아 호텔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한다. 그런데 이 호텔이 과거 군사 독재 시절에 경찰학교였다는 사실을 관광객들에게 말했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해고당하자, 앙심을 품은 로시오는 플로렌시아에게 한밤중 호텔에 같이 몰래 들어가자고 부탁한다.

마약에 취한 세월 Los años intoxicados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정부가 전력난을 이유로 전기 공급을 제한하던 시절에 우리 셋은 무능한 부모들을 비웃으며 마약과 음악에 취해 청춘을 보낸다. 영원히 함께하자는 우정의 맹세도, 언젠가 부자가 될 거라는 꿈도 차츰 희미해져갈 때, 우리는 한밤중 아무것도 없는 공원 숲으로 사라졌던 여자아이를 찾아 나선다.

아델라의 집 La casa de Adela
왼팔이 없는 소녀 아델라와 나, 파블로 오빠는 우연히 인근 폐가에 대한 소문을 들은 뒤 매일같이 폐가 앞을 서성이다가 결국 마지막 여름밤, 그곳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폐가에 도착하자, 늘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려 있고 불이 켜진 채로 그 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파블리토가 못을 박았다 : 페티소 오레후도를 떠올리며 Pablito clavó un clavito: una evocación del Petiso Orejudo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인기 관광 상품인 ‘범죄 및 범죄자 투어’의 가이드인 파블로의 앞에 어느 날부터 어린이 연쇄살인마 페티소 오레후도의 환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얼마 전 첫아이가 태어난 후 집에서 겉돌던 파블로는 아내에게 환영을 본다는 것을 털어놓지 못한 채, 점점 그 환영에 사로잡힌다.

거미줄 Tela de Araña
권태로운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나는 사촌 나탈리아, 남편 후안 마르틴과 함께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있는 저렴한 시장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난다. 종일 남편의 불평에 시달리면서 돌아오던 중, 인적 없는 숲에서 차가 멈춰버리고, 오도 가도 못하던 그들 쪽으로 트럭 한 대가 질척한 길에 기이하게도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달려온다.

학기말 Fin de curso
우리 반에서 아무도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평범한 아이였던 마르셀라가 수업 시간에 갑자기 자기 손톱 하나를 쑥 뽑아버린다. 그날 이후로 상처가 나을 때쯤 다시 자해하는 그 아이에게 나는 묘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우리에게는 한 점의 육신도 없다 Nada de carne sobre nosotras
나는 집으로 걸어오던 길에 나무 아래서 쓰레기 더미에 파묻힌 두개골 하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소중히 주워 온다. 두개골에게 ‘칼라베라’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금발 가발에 형형색색의 구슬 목걸이를 걸어 아름답게 꾸며주는 나를 보던 뚱뚱한 남자 친구는 집을 떠나가지만 나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웃집 마당 El patio del vecino
운 좋게 괜찮은 집을 구해 이사 온
나는 이웃집 마당에서 발목에 쇠사슬이 묶여 감금된 남자아이를 발견한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다가 해고된 뒤로 정신과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는 나의 말을 남편 미겔은 믿지 않고, 나는 감금된 아이가 있다는 증거를 잡으려 이웃집 마당에 숨어들어 간다.

검은 물속 Bajo el agua negra
몇 달 전 부패 경찰관들이 소년 두 명을 강물에 빠뜨려 죽인 사건을 수사하던 피나트 검사에게 빈민굴의 임신한 여자아이가 찾아온다. 아직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던 소년 에마누엘이 2주 전 강물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것. 수상한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는 오염수로 썩은 강물 탓에 기형아들이 태어나는 빈민가로 홀로 찾아가는데, 그곳에 도착하자 어디선가 사육제의 큰북 소리가 들려온다.

초록색 빨간색 오렌지색 Verde rojo anaranjado
2년 전, 남자 친구 마르코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와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인터넷 채팅창뿐으로, 그의 존재는 점점 깜빡거리는 글자에 지나지 않게 된다.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Las cosas que perdimos en el fuego
남편, 남자 친구, 아버지 등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불을 지르는 일이 끊이지 않자, 많은 여자들이 <불타는 여성들>이라는 조직을 형성해, 스스로 불길 속에 몸을 던지는 분신 의식儀式을 거행하기 시작한다. 이제 언제 제 몸에 불을 지를지 모르는 미친 아르헨티나 여자를 인신매매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며, 불에 탄 육체는 새로운 아름다움의 기준이 될지도 모른다.

 <렛 미 인>의 작가 린드크비스트의 2008년 작품입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작품인데 단권으로 나왔습니다.

 

 

 

 

스웨덴 대표 문학상 셀마 라겔뢰프 상,
예테포리 포스텐 문학상 수상

『렛미인』의 작가가 펼쳐 보이는 북유럽 호러 스릴러의 진수


영화와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많은 장르 팬의 사랑을 받은 뱀파이어 로맨스 『렛미인』으로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한 스웨덴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세번째 장편소설. 뱀파이어와 좀비라는 전통적 몬스터를 다루며 독자적인 장르 문법을 선보였던 전작들에 이어 이번에는 예로부터 인간에게 삶의 터전이자 생명을 위협하는 천적으로 군림해온 바다를 소재로 삼았다. 어린 딸이 실종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족 드라마의 틀 안에 스칸디나비아반도의 겨울 풍광과 대자연에 대한 오랜 공포심을 효과적으로 담아낸 독특한 호러 스릴러다.

우리는 더이상 바다에 사람을 바치지 않지만,
어쨌든 바다는 사람들을 데려가.


이야기의 무대는 스웨덴의 외딴 군도 도마뢰. 해도에서도 찾기 힘든 이곳에서는 먼 옛날, 어획량에 대한 미신 때문에 주기적으로 바다에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왔다. 당국의 단속과 조치로 인신공양 풍습이 사라지고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과거를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현재, 마치 바다가 스스로 제물을 데려가려는 듯, 사람들이 또다시 소리 없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등대가 있는 무인도로 가족 소풍을 나갔다가 어린 딸 마야가 실종되는 사건을 겪은 안데르스는 당시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홀몸으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옛집에서 딸이 가지고 놀던 구슬들을 밤늦게까지 들여다보다 잠든 다음날 아침, 그는 식탁에 ‘날 데려가’라는 문장이 서툰 글씨체로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딸의 혼이 주위에 떠돌고 있다는 환영에 시달린다. 마야가 즐겨 읽던 그림책과 무서워하던 아이스크림 가게 마스코트, 무리에서 따돌림당하고 쫓겨나다시피 한 채 죽음을 맞은 옛 친구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도와 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팔다가 목격한 기이한 풍경 등도 잇따라 유령처럼 떠올라 그를 괴롭힌다.

한편 젊은 시절 유명한 마술사와 친분을 맺었던 안데르스의 할아버지 시몬은 항구에서 ‘스피리터스’라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생물체와 조우하고, 그를 통해 물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을 발견한다. 안데르스의 할머니 안나그레타와 오랫동안 사실혼 관계로 지내왔지만 도마뢰에서는 여전히 이방인 취급을 받는 그는 자연의 지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군도 사람들에게 이질감을 느끼면서 최근 들어 바다에 일어나는 심상치 않은 변화를 감지하고 경계한다. 바다 위 땅이 위태롭게 간직해온 어두운 과거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하나둘 터져나오는 가운데 바다의 분노는 점점 쌓여가고, 마침내 온 섬을 집어삼킬 거대한 해일이 몰아닥친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북유럽의 천재적인 스토리텔러
거대한 자연에 대한 오랜 공포를 환상적인 호러로 풀어내다!


『나를 데려가』에서 호러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것은 사악한 유령도 끔찍한 크리처도 아닌, 사방을 둘러싼 망막하고 드넓은 바다다.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는 군도 사람들에게 풍부한 물자를 제공하며 삶의 터전으로 기능하지만 필연적으로 마을 공동체의 폐쇄성을 강화시키는 바다는 때로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무자비한 힘을 발휘하며 경외와 공포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태풍에 휩쓸려서, 물에 빠져서, 혹은 그저 이유 없이 바다에서 사라져간 이들은 마을 사람 각자의 기억에 들러붙어 있다.
린드크비스트는 이러한 자연의 이중성에서 느껴지는 본능적인 공포를 소설 내내 끌고 가되, ‘스피리터스’라는 미스터리한 생물체와 그것의 초현실적인 능력을 견인차 삼아 색다른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때로 설명할 수 없이 거칠어지는 바다의 힘과 그 앞에서 무기력하기 이를 데 없는 인간 군상을 오컬트적 요소를 빌려 묘사해내는 대목에서는 그만의 개성과 전복적인 장르 문법이 빛을 발한다. 곳곳에 등장하는 대중문화 기호와 작가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설정도 눈길을 끄는데, 1980년대 인디 신을 사로잡았던 영국 밴드 ‘더 스미스’의 시적인 가사가 등장인물의 우울한 정서와 맞물려 묘한 시너지를 낳고, 시몬의 과거 이야기로 등장하는 마술사의 활약상은 한때 거리의 마술사로 활동했던 작가의 경력을 연상시킨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스티그 라르손, 『스노우맨』의 요 네스뵈, 『저체온증』의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 등 북유럽 스릴러를 대표하는 작가들은 이제 국내에도 익숙한 이름으로 자리잡았다. 정통 형사 미스터리에서 발휘되는 냉철한 현실감과 치밀한 플롯만큼이나, 지리적 요건으로 인한 고립감과 신비로운 분위기 역시 특유의 스산함으로 장르 독자들을 유혹한다. 올여름 얼음과 신화의 땅에서 태어난 이 호러 스릴러를 만나봐야 할 이유다.

 다크차이들님의 출판사 네버모어에서 나온 <벨바스트의 망령들>입니다. 역시 기대작.

 

 

 
★LA 타임스 도서 상 최우수 작품상(미스터리/스릴러 부문)
★프랑스 비평가 미스터리 상 최우수 작품상(해외 부문)
★프랑스 아카데미 프랑세즈 상(해외 누아르 부분)
★LA 타임스, 뉴욕 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

“아일랜드 평화의 취약함에 대한 냉정하고 명료한 평가이자, 정통 누아르 소설의 완벽한 예시.”
- <뉴욕 타임스>
“수십 년간 여전히 폭력과 테러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북아일랜드의 실제 모습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는 소설.”
- <LA 타임스>
“최근 몇 년 사이 읽은 최고의 소설. 이 책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테러 여행이다.”
- 《블랙 달리아》, 《L.A. 컨피덴셜》의 작가, 제임스 엘로이


전직 IRA(아일랜드공화국군)의 전설적인 행동요원 제럴드 피건. 피건은 12년의 복역이 끝나갈 때쯤부터 자신에게 보이기 시작한 열두 유령 때문에 7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괴로워하며 술독에 빠져 지낸다. 피건을 쫓아다니며 밤마다 비명을 지르는 열두 유령은 모두 그의 손에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이다. 어느 날, 바에서 술을 마시는 피건에게 이제는 유력 정치인이 된 30년 지기 친구 마이클 맥케나가 찾아오고, 맥케나가 등장하자 그를 향해 소년 유령이 처형의 몸짓을 한다. 맥케나를 죽이면 자신을 떠나겠냐는 피건의 물음에 소년 유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피건은 맥케나를 한적한 부둣가로 데리고 가서 죽인다. 그 순간 소년 유령은 사라졌다.
유령들이 실존하는 것인지 자신의 죄책감이 만들어 낸 환영인지 알 수 없지만 피건은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게 된다. 유령들에게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사람들을 죽여야 한다는 것을.
이제 남은 유령은 열하나...

매일 밤 열두 유령에게 시달리는 남자.
유령들이 실재인지 죄책감이 만들어낸 허상인지 모르지만,
유령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사람들을 죽여야만 한다!


2009년 혜성같이 등장한 작가 스튜어트 네빌(Stuart Neville). 그의 데뷔작 ≪벨파스트의 망령들≫은 독특한 설정과 인상적인 결말로 화제를 모으며 영국은 물론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 출간되어 인기를 끌었다. 특히나 신념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한 남자의 죄책감과 속죄 그리고 복수의 이야기를 투쟁과 피의 역사를 지닌 북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펼쳐 놓아 ‘폭력과 테러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북아일랜드의 실제 모습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는 소설’, ‘아일랜드 평화의 취약함에 대한 냉정하고 명료한 평가’라는 극찬을 받았다.
한때 IRA의 전설적인 행동요원으로 모두에게 공포와 존경의 대상이었던 제럴드 피건. 북아일랜드의 내전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온 지금도 피건은 벨파스트에서 여전히 존경받는 존재이지만, 한편으론 매일 밤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며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골칫거리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피건에게는 매일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셔야할 이유가 있다. 출소 직전부터 보이기 시작한 열두 유령이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일 피건을 따라다니고, 밤이 되면 비명을 지르기 때문이다. 유령들의 비명 소리 속에서 조금이라도 편한 잠을 위해서 피건은 취할 때까지 술을 마셔야한다. 운이 좋다면 그들이 비명을 지르기 전에 잠을 잘 수도 있다. 어느 날, 어머니의 묘지를 찾은 피건에게 한 여인이 다가온다. 그녀는 피건을 따라다니는 열두 유령 중 한 소년의 어머니였다. 아들이 묻힌 곳만 알려달라고 애원하는 그녀에게 피건은 혹시 소년 유령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년을 묻은 위치를 알려준다. 하지만 여전히 피건 주위를 맴돌고 있는 소년 유령. 그날 밤, 피건에게 유력 정치인이 된 마이클 맥케나가 찾아온다. 그는 피건과 30년 지기 친구이자 소년이 죽기 직전까지 망치로 얼굴을 내려치고 피건에게 마무리를 명령한 인물이다. 맥케나는 왜 여인에게 소년이 묻혀있는 위치를 알려주었냐며 피건을 추궁하고, 그런 맥케나를 보자 소년 유령은 탐욕스러운 미소와 함께 그의 머리를 향해 총을 쏘아 죽이는 처형의 모습을 취한다. 망설이던 피건이 소년 유령에게 그를 죽이면 자신의 곁을 떠날 거냐고 묻자 소년 유령은 고개를 끄덕인다. 다시는 손에 피를 묻히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피건이지만 결국 맥케나를 죽인다. 그 순간 소년 유령은 사라진다. 맥케나의 죽음을 계기로 피건은 다시 예전 동료들과 얽히게 되고, 남은 열하나의 유령들은 자신들의 죽음과 연관되어있는 사람들을 지목하며 피건에게 그들을 죽일 것을 요구한다.
이제 피건은 자신이 죽였던 사람들을 위해 다시 살인을 한다. 그들을 달래주고, 피건 자신도 잠시나마 편히 잠을 자기 위해...

피의 투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온 북아일랜드.
하지만 여전히 지속되는 고통과 후유증.
그리고 과거에 얽매인 망령들.


몇 세기에 걸친 분쟁의 역사를 지닌 아일랜드. 분쟁은 신교도와 구교도 사이의 갈등으로 시작되었지만 점점 영국과 아일랜드, 연방주의자와 민족주의자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지며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게 되는 내전으로 번지게 된다. 특히나 1972년 1월 30일,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이라 불리는 유혈 폭력 사태는 IRA(아일랜드공화국군)의 폭력 투쟁 노선에 기름을 붓게 되고, 1972년 1년 동안 테러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은 468명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2005년 7월 IRA가 무장 투쟁을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해빙기를 맞이하였으며, 이는 2007년 5월 구교 · 신교 연합의 북아일랜드 공동 자치 정부 스토몬트의 출범과 2009년 6월 신교측의 얼스터 보안대와 얼스터 방위군의 완전한 무장해제로 이어졌다. ≪벨파스트의 망령들≫은 오랜 분쟁 끝에 북아일랜드에 평화가 찾아온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제럴드 피건은 IRA의 행동요원으로 12년 동안 수감되었다가 풀려났다. 사람들을 죽였지만 살인범이 아닌 주변 환경의 희생자로 분류되어 정치범으로 수감되었던 피건은 자신이 죽인 사람들의 환영을 보며 매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피건처럼 죄책감에 사로잡혀 조용히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 몇몇은 평화로운 현재에 불만을 가지며 여전히 폭력 투쟁을 주장하고, 또 다른 몇몇은 신념보다 돈과 권력에 취한 정치인이 되고, 또 다른 이는 과거의 영광에 여전히 취해있고, 다른 이들은 이 위태로운 평화에 금이 가기만을 기다리며 잡다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작가 스튜어트 네빌은 몇십 년 동안의 내전이 남긴 상처와 잠시 찾아온 평화의 취약점들을 폭력 사태를 주도했던 노병들의 현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노병들은 평화와 함께 찾아온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시대가 원하지 않는 또 다른 유령들이다. 스튜어트 네빌은 이 과거의 전사들, 투쟁의 영웅들을 미화하거나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벨파스트의 망령들≫을 통해서 신념을 위해서든 대의를 위해서든 살인은 살인이고 피가 묻은 손은 쉽게 깨끗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더 이상 살인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주인공 피건이 죽은 이들의 복수를 위해 예전 동료들을 죽이며 다시 살인자가 되는 모습을 통해 피가 피를 부르는 폭력의 악순환과 폭력의 후유증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가가 어떤 것인지 잘 전달한다.

내전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북아일랜드의 과거와 현재를 투영한
‘벨파스트 누아르’ 시리즈의 시작점!


2007년부터 시작된 화해무드와 스토몬트 의회의 출범으로 평화가 찾아온 듯 보이는 북아일랜드. 하지만 테러와 폭력 시위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IRA에서 분파된 작은 조직들의 산발적인 테러들 그리고 2019년 새로 결성된 신(新)IRA에 의해 자행된 영국인 기자 살해사건 등 북아일랜드 분쟁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하지만 북아일랜드 내전의 최고 정점은 1980∼90년대였고, 그 처절했던 시기를 목격한 거의 마지막 세대인 작가 스튜어트 네빌은 ≪벨파스트의 망령들≫을 시작으로 ‘벨파스트 누아르’ 시리즈를 써낸다. 각 작품마다 세계관을 공유하며 주인공이 바뀌는 ‘벨파스트 누아르’ 시리즈는 두 번째 작품인 ≪Collusion≫에서는 ≪벨파스트의 망령들≫에서 이름만 언급되는 잭 레논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세 번째 작품과 네 번째 작품인 ≪Stolen Souls≫와 ≪The Final Silence≫까지 시리즈를 이끌어 가고, 다섯 번째 작품인 ≪Those We Left Behind≫에서는 ≪The Final Silence≫에서 등장했던 또 다른 형사 Serena Flanagan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여섯 번째 작품 ≪So Say The Fallen≫까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시리즈 각 작품마다 다루는 사건들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북아일랜드의 내전이 남긴 상처와 그 후유증들 그리고 그 시기의 사회적 쟁점들을 놓치지 않고 잘 녹여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북아일랜드가 배경인 소설이지만, 북아일랜드의 피와 폭력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느끼며 화끈하고 묵직한 스릴러를 읽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벨파스트의 망령들≫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특히 비교적 평화로운 시대에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생각해보고 싶다면 더욱 그렇다.

 

 <종이동물원>의 작가 켄 리우의 단편선입니다. 해외에서 출간된 작품집이 아니고 국내에서 작가의 대표단편을 선정해서 엮었다고 합니다. 꽤나 특이한 경우죠.

 

『종이 동물원』의 작가 켄 리우의 한국판 오리지널 SF 단편선
데뷔작을 포함하여 함께 엮인 적 없는 단편 중 12편을 선별하여 수록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SF 환상문학 작가 켄 리우의 두 번째 단편 선집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권위의 휴고 상,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을 40년만에 첫 동시 수상한 대표작 「종이 동물원」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독자를 확보한 켄 리우의 미출간 단편 중 엄선하여 엮은 한국판 단편집이다. 『종이 동물원』으로 제13회 유영 번역상을 수상한 장성주 씨가 엮고, 저자 켄 리우가 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머리말을 따로 수록하였다. 켄 리우의 데뷔작인 「카르타고의 장미」를 필두로, 스페인 권위의 상 이그노투스 상 수상작 「사랑의 알고리즘」, 한글에서 영감을 얻은 「매듭 묶기」, 저자가 특별히 아끼는 시리즈인 '싱귤래리티 3부작' 등 총 12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작품들은 모두 시간과 공간, 차원을 초월한 형태의 다양한 가족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각기 죽음과 영생, 인종과 문화의 충돌 등 동시대 현대인들이 가진 여러 관심사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켄 리우의 한국판 단편집은 두 권이 더 준비 중이며,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와 『은낭전』이 내년 출간될 예정이다.

"제가 쓴 책을 펼쳐 주신 한국의 모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처럼 시간과 공간, 언어, 문화를 넘어 쓰는 이와 읽는 이가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비로소 가장 인간다워진다고, 저는 느낍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짓는 종(種)이니까요." -저자 머리말 중


지난날의 지혜가 설득력을 잃은 시대에 인간으로 산다는 건 무엇인가?
표제작이 포함된 '싱귤래리티 3부작'은 인간의 정신을 데이터 세계로 보내고 육신을 버리게 된 인류의 변모 과정을 풍부한 저자의 상상력을 담아 그리고 있다. 이 '싱귤래리티'로 구현된 세계에서의 디지털 인류는 영생은 물론이고, 육신의 삶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생활과 가족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새로운 미래 세계를 펼쳐보인다. 인간의 탄생에서부터 죽음까지를 하나의 포물선으로 묘사하는 첫 작품 「호」 역시 열여섯 살에 미혼모가 된 주인공이 영원한 젊음과 영생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인 켄 리우가 머리말을 통해 "지난날의 지혜가 설득력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에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기, 인터넷, 스마트폰처럼 세상을 뒤바꿀 혁신적인 변화의 순간마다 갖가지 선택에 직면하게 되었던 개인의 모습을 투영함과 동시에, 그 안에서 그간 지켜왔던 전통과 정체성, 문화, 가족, 사랑 같은 것들의 가치는 어떻게 바뀌어 왔고 또 앞으로 새로운 변화의 순간마다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켄 리우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맏아들을 낳았을 때 레나 오젠은 열여섯 살이었다. 그로부터 100년 후, 오젠의 막내딸이 태어났다." -본문 중

"수록작 가운데 굳이 나누자면 SF로 분류될 이야기들은 육체라는 존재 양식만이 아니라 시공마저도 초월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 초월을 이룬 후에도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라는 종의 본성이라고, 아마도 작가는 말하는 듯하다." -옮긴이의 말 중


작품마다 녹아있는 가족에 대한, 부모와 자식에 대한 깊이있는 시선.

「종이 동물원」이 이민자 세대인 부모와 자식간의 이야기로 뭉클함을 전했다면, 이번 단편집에서는 본격적으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고민을 담고 있다. 열여섯 살에 자신의 자유를 위해 자식을 버린 부모가, 젊음을 유지한 채로 늙어버린 자식을 다시 만나는 「호」, 자신에게 남은 고작 2년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딸아이의 전 성장과정을 7년 주기로 지켜보는 「내 어머니의 기억」, 육체적 출산이 아닌 정신의 분배를 통해 아이가 탄생하고 성장하는 디지털 세계의 가족을 보여주는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간병인 대신 간병 로봇을 통해 화면으로 어머니를 간병하고 임종을 지켜보는 「곁」, 자식의 성장과 독립, 그리고 남겨지게 된 부모의 모습이 인상적인 「뒤에 남은 사람들」 등 켄 리우가 펼쳐보이는 가족의 이야기는 시간과 차원을 초월하여 저마다의 개성을 담아낸다. 특히 비슷한 문화권의 특성상 켄 리우의 작품은 한국 독자들에게 그 어느 SF 작가보다 정서적 공감 요소를 많이 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당신은 밤마다 어머니를 면회하러 간다. 로봇을 조종하는 솜씨가 갈수록 좋아져서 병원 측이 제어 권한을 더 많이 허락한다. 더 빠르고 더 자유로이 움직이도록. 당신은 기저귀 가는 법, 몸 닦는 법, 혹시 얼굴 근육이 움직일까 하는 마음에 침대 곁에 몇 시간씩 앉아 어머니 얼굴을 관찰하는 법 등을 배운다.

이 로봇은 죄책감을 덜어 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너무 멀리 살고 핑곗거리도 너무 많은 이들을 위하여. 어머니 곁의 당신이 본질적으로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기술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알면서도, 당신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인종 차별과 문화 충돌, 이민자 세대의 아픔을 담다

「모든 맛을 한 그릇에」는 원래 켄 리우의 첫 단편집 『종이 동물원』에 수록되었으나, 국내 판본에서는 이번 단편집에 포함되었다. 미국의 19세기 말엽 골드러시 시기에 사금을 채취하는 중국인들과 이를 경멸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서부인을 담아낸 작품으로서, 당시 서부에 광풍처럼 불던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1882년 통과된 '중국인 배제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 이 배경에 대해 상세히 기술함으로써 집필 의도를 명확히하고 있다. 「달을 향하여」 역시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땅을 밟은 중국 이민자의 현실적 이야기에 손오공이라는 비현실적 속 존재를 엮어 풀어낸다. 특히 중국 현실에 대한 비판 내용을 담고 있어, 『종이 동물원』의 수록작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처럼 중국에서 번역 출간되지 못했다. 『매듭 묶기』는 고립된 동양의 한 순진한 마을을 무대로, 갑자기 찾아온 서구인에 의해 마을이 경제적 침탈을 당하는 과정을 상세히 다루고 있으며, 『심신오행』은 스페이스 오페라의 형식을 띠지만, 과거의 관습을 그대로 이어 내려오는 이들과 첨단 의료 혜택을 받는 이들의 문화적 충돌을 다루고 있다. 네 작품 모두 외세침략과 이민자 세대 등을 겪어온 한국민에게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이며, 이러한 작품은 중국계 미국인인 켄 리우 본인의 정체성 때문에 더 특별해진다.

“너는 저 회화나무를 처음으로 올라온 인간이 아니야. 마지막도 아닐 테고. 자기 이야기를 남한테 들려주는 인간도 네가 처음은 아니지, 물론 마지막일 리도 없고. 자, 달에 온 걸 환영한다. 이곳은 사기꾼과 재담꾼, 협잡꾼, 몽상가, 거짓말쟁이들의 땅이야. 달이 이토록 멋진 곳이 된 건 바로 너 같은 자들 덕분이라고.”

 

 <야생종>의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합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비채에서 나왔었는데 이 책은 프시케의 숲에서 나왔습니다. 최근에 이 작가의 작품들이 리커버 에디션으로 나오고 있네요. 

 

 

 

SF계 작가들의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의 생애 마지막 소설
“뱀파이어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해냈다.”


대부분의 작가가 시간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잊히지만, 몇몇 작가는 갈수록 더 큰 존경의 대상이 된다. 네뷸러상과 휴고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여러 차례 받은 ‘그랜드 데임’ 옥타비아 버틀러가 그렇다. 특히 한국에서는 SF와 문학, 그리고 페미니즘이 만나는 길목 어딘가에서 그녀의 작품이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건드렸다.

이 책은 ‘SF문학의 대가’ 옥타비아 버틀러가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소설로서, 뱀파이어 이야기를 혁신했다는 평가를 듣는 작품이다. 외견상 소녀로 보이는 53세의 흑인 뱀파이어 주인공이 치명적인 기억상실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정체를 강인하게 찾아 나간다는 이야기다. 옥타비아 버틀러 특유의 흥미진진한 플롯과 속도감 있는 필치 아래, 젠더와 인종, 섹스, 중독 등의 문제가 아슬아슬한 지점까지 거침없이 다뤄진다. 뱀파이어 판타지라는 설정을 빌려 그녀 말년의 실험적 비전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국내 초역으로, 한국에 네 번째로 소개되는 버틀러의 책이다.

아마존 독자 리뷰, 5점 만점의 4.4점
“모던 뱀파이어에 관한 독보적인 비전.
그리고 강렬한 여주인공.”_〈시애틀 위클리〉


옥타비아 버틀러는 미국에서 작가 생활 내내 화려한 주목을 받았다. 2006년에 사망한 그녀는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거머쥐며 집필 경력을 완성했다. 한국에서도 그녀의 이름은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인간 본성 이야기를 너무 진하게 해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입니다.”_정세랑 (<책사>에 대한 평. 출처: 사이언스북스 블로그)

“그의 모든 작품이 완벽하다. 2019년에 SF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로 살아가면서 버틀러의 영향을 벗어날 방법은 없다.”_김초엽 (《킨》에 대한 평, 출처: 경향신문)

버틀러의 작품은 설정이나 스토리라인이 흥미롭다. 액션과 서스펜스를 예감하게 하면서도, 주인공의 정체성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주제의식이 배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 《쇼리》 역시 마찬가지다. 한 흑인 소녀가 숲에서 홀로 깨어난다. 그녀는 기억을 완전히 상실했으며 온몸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상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모호할 뿐이다. 그녀는 주변을 헤매다 길에서 한 젊은 남자를 만나게 되고, 불현듯 그의 손과 목을 깨물어 피를 빤다. 둘은 이후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함께 소녀의 정체를 되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곧 그녀가 실은 쉰세 살의 뱀파이어라는 것이 밝혀지고, 점점 그녀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와 파괴 행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현지 초판 발행 이후 장기 스테디셀러
“내 ‘올해의 책’으로 꼽는다.”_주노 디아스(퓰리처상 수상 작가)


버틀러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은 나를 ‘SF 작가’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나는 소설을 쓰는 ‘작가’일 뿐이다. 내가 좋은 이야기를 썼는지 아닌지만 판단받기를 원하는.”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은 SF라는 틀에만 가두기에는 자꾸만 어긋나버린다.
이 책 《쇼리》만 해도 뱀파이어 판타지라는 장르적인 틀로만 접근할 수 없는 작품이다. 물론 액션과 피를 빠는 드라마틱한 장면은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버틀러는 뱀파이어의 흡혈 행위에서 ‘중독’과 ‘섹스’라는 키워드를 뽑아내 이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 키워드를 독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 거북스러운 장면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 확립한 키워드를 바탕으로, 소설은 모든 것이 파괴된 폐허 위에서 ‘공생의 공동체’를 쌓아올린다. 그 공동체는 사랑과 쾌락에 기반할 것이며, 차별과 폭력이 없을 것이며, 정의로울 것이며, 모계로 구성될 것이다.
이 책의 원작은 미국에서 작가가 사망하기 1년 전인 2005년에 출간되었다. 말년에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 세계가 다다른 곳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인 것이다. 그녀는 집필 기간 동안 주로 시리즈물을 출간해왔는데, 단행본으로는 《킨》과 《쇼리》가 유일하다. 마치 장대한 집필 여정에 마침표를 찍듯 《쇼리》를 홀로 툭 내려놓고 간 것만 같다.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실비 제르맹의 놀라운 데뷔작!

한 가문을 관통해간 전쟁과 광기의 대서사시
마르케스에 비견되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신비롭고 처절하게 기록된 무수한 밤의 역사

오늘날 프랑스 문단에 재능 있는 작가들은 부족하지 않을 만큼 많습니다.
그러나 실비 제르맹은 그냥 재능 정도가 아니라
어쩌면 천재가 아닐까 하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_로제 그르니에(소설가)


2006년 처음 번역 출간된 이래 국내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의 작가,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실비 제르맹의 데뷔작 『밤의 책』이 출간되었다. 『분노의 날들』(1989)과 『마그누스』(2005)로 각각 페미나상과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수상한 실비 제르맹은, 1985년 이미 『밤의 책』을 통해 국제 라이온스 클럽 상, 망스시市 ‘독서와 삶’ 협회상, 그레비스상, 에르메스상, 파시옹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밤의 책』은 가브리엘 마르케스에 비견되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역사적 현실과 신화를 넘나들며 한 가문을 관통해간 전쟁과 광기의 대서사시를 펼쳐 보인다. 빅토르플랑드랭 페니엘, 일명 ‘황금의 밤 늑대 낯짝’이라 불리는 인물을 중심으로, 선대의 이야기부터 그의 자손들이 땅 위의 고랑처럼 깊은 전쟁의 상흔들을 살갗 위에 새기며 태어나고 스러져가는 백년의 역사를 담았다. 1870년 보불전쟁부터 1945년 제2차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전쟁의 길목에서 살아간 페니엘가家 사람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어두운 밤을 통과하며 마침내 엄혹한 세계와 화해해가는 과정을 실비 제르맹 특유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냈다.

『백년 동안의 고독』을 연상케 하는
한 가문의 방대한 서사시, 마술적 리얼리즘


“그 시절 페니엘 가족은 아직 민물의 사람들이었다.” 태초의 낙원과도 같은 민물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게 땅은 미지의 영역이었으며, 땅 위의 도시들은 하늘을 향해 첨탑과 종루들을 높이 세우며 역사와 신의 면전에 그곳이 진지하고 근면한 사람들의 고장임을 증명해 보이는 듯했다. 민물의 사람들은 다만 누구보다도 하늘과 바람, 대지와 성운의 리듬을 잘 알았고, 고유한 이름보다는 각자가 소유한 배 이름으로 불렸다. 페니엘 가족은 ‘알 라 그라스 드 디외’ 즉 하늘에 운을 맡긴 사람들이었다.
이야기는 빅토르플랑드랭 페니엘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신화와 같은 선조들에 대한 묘사를 지나 그의 아버지인 테오도르포스탱의 탄생에서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태초의 인간인 듯 이름 없이 그저 ‘페니엘’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비탈리 페니엘 사이에서 아버지 테오도르포스탱은 태어난다. 앞서 여섯 형제가 태어났지만 모두 태어나자마자 죽었으므로, 비탈리는 갓 태어난 일곱째 아이의 몸에 죽음이 범접하지 않도록 배 구석구석 성수를 뿌리던 선박 축성식을 상기하며 성호를 긋는다.
테오도르포스탱은 형제들 몫의 힘을 한데 모은 듯 힘차게 자란다. 부계의 조상들처럼 대번에 뱃사람이 되었다. 그가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 “죽음은 아무 예고도 없이,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아버지 페니엘의 심장 속으로 들어온다. 비탈리는 테오도르포스탱을 낳았을 때 나오던 젖과 같은 “마르멜루 열매와 바닐라 맛이 나는 하얀” 눈물을 흘린다. 테오도르포스탱은 이제 ‘알 라 그라스 드 디외’ 호의 화물창에 석탄을 가득 실은 채 운하를 따라 “수천수만 년에 걸친 몽상들의 부산물인 양 대지의 저 신비로운 동공으로부터 캐낸” 그 “몽상의 덩어리”들을 땅 위의 사람들에게 실어다주며 살아간다. 그리고 생탕드레호 선주 오르플람의 딸들 가운데 노에미를 아내로 맞아, 아들 오노레피르맹과 딸 에르미니빅투아르를 낳는다. 에르미니빅투아르는 느리고 밋밋한 운하를 떠나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떠들썩한 고장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오노레피르맹과 달리, “늘 어떤 악마나 잔인하고 시기심 많은 거인과 싸우는 땅 위의 저 하찮은 사람들 가운데 섞여 살지도, 그보다도 더 미개한 바닷가의 사람들 가운데 섞여 살지도 않는 민물 세계”의 사람인 것을 기뻐했다.

신비롭고 처절하게 기록된 무수한 밤들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간 명멸의 근원적 서사


노에미가 셋째 아이를 잉태했을 무렵, 굶주린 신들의 배가 꾸르륵거리는 듯한 소리를 내며 전쟁이 발발하고, 테오도르포스탱도 징집되어 길을 떠난다. “총탄과 피와 비명들이 범위를 점점 조여오며 공간과 시간, 하늘과 땅을 거대한 수렁으로 변화시”키는 끔찍한 전쟁이 이어질수록 그는 더욱 광기에 사로잡힌다. 영원할 듯했던 전쟁도 끝이 나고 그는 집으로 귀환하지만, 깊은 상처가 그의 얼굴을 대각선으로 갈라놓은 듯 그의 영혼마저 짓밟히고 으깨져 두 개로 분열되어버린다.
마침내 빅토르플랑드랭 페니엘이 태어난다. 그러나 그는 노에미가 낳은 셋째 아이가 아니다. 노에미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 년 동안이나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다 결국 소금으로된 조상彫像을 낳고 세상을 떠난다. 테오도르포스탱은 아내 노에미가 낳은 소금 조상을 던져버리며 “신의 분노와 잔혹함의 전달자”가 되어버리고, 어느 해 봄, 미칠듯한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딸인 에르미니빅투아르를 자신의 아내로 만든다.

그녀가 피를 흘리면 흘릴수록 그 피는 검은색, 번쩍번쩍 윤기가 나는 검은색으로 변했다. 마치 별의 부스러기들이 점점이 박힌 밤 그 자체의 피가 밀물처럼 쏟아져나오는 듯했다. (…) 저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저 모든 작은 별들! 그러니까 저게 바로 죽음이 그녀를 따라다니느라 신고 버린 수천수만의 신발들이었나? (67~68쪽)

빅토르플랑드랭을 낳은 것은 결국 그의 누이인 에르미니빅투아르였다. 그녀가 자신의 남동생이기도 한 아이를 낳으며 흘린 “별의 부스러기들이 점점이 박힌 밤 그 자체의 피”가 이 페니엘 가문의 마지막 사내아이의 눈에 깃든 듯, 빅토르플랑드랭은 왼쪽 눈에 별모양 금빛 반점을 가지고 태어나 ‘황금의 밤’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그리고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이 금빛 반점은 이후 태어날 페니엘 가문의 아이들의 눈에 새겨진다.
빅토르플랑드랭이 다섯 살이 되던 해, 참혹한 전쟁의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으리라 다짐한 테오도르포스탱은 아들이 자신처럼 전쟁을 경험하지 않도록 아들의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을 잘라버린다. 두 손가락과 함께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믿음도 잃어버린 빅토르플랑드랭은 삶의 터전이었던 배를 버리고 뭍으로 올라와 컴컴한 땅의 내장 같은 갱도와 늑대가 배회하는 숲을 거쳐 마침내 ‘검은 땅’에 발붙인다.
빅토르플랑드랭, 일명 ‘황금의 밤 늑대 낯짝’은 뭍의 사람이 되어 다섯 명의 여자 사이에서 왼쪽 눈에 한결같이 금빛 반점을 가진 열다섯 명의 아들딸을 낳는다. 그리고 선대와 마찬가지로 수없이 반복되는 전쟁의 역사 속에서, 또한 광기와 욕망 속에서 자손들이 새로 태어나고 스러져가며 『밤의 책』이라는 거대한 서사를 완성해간다. 자신처럼 손가락을 절단하지 못해 결국 전쟁에 징집되고 마는 쌍둥이 맏아들 오귀스탱과 마튀랭, 이 소설 속 유일한 이성적 존재로 그려지는 마틸드와 그녀의 쌍둥이 자매 마르고, 그 밖에 두번째 부인 블랑슈 사이에서 태어난 비올레트오노린, 로즈엘로이즈, 숲속 욕망의 산물들인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그리고 손자 브누아 캉탱과 장바티스트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인물들이 차례로 조명되며 여러 세대에 걸친 연쇄적 악과 불행과 고난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펼쳐진다.

폭발하는 이야기,
신화적 소설과 역사의 시간


페니엘(Péniel)이라는 이름은 「창세기」의 한 장면에서 빌려온 것으로(성서 표기상은 ‘브니엘’), 히브리어로 ‘하느님의 얼굴’을 의미한다. 성서에서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밤새도록 천사와 씨름을 벌인 지명에서 빌려온 이 이름은, 인간의 불행들에 무관심한 신의 침묵에 맞서 분노하고, 마침내 엄혹한 세계와 화해해가는 실비 제르맹의 소설의 주제를 관통한다고 볼 수 있다.
보불전쟁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 지극히 구체적인 역사적 현실 위에 초자연적 현상이나 전설, 신화의 세계를 넘나들며 이 소설은 더욱 특별해진다. ‘검은 땅’ ‘높은 농장’ ‘달빛의 못’ ‘죽음의 메아리’ ‘사랑 구멍’ 등 구전하는 환상이나 전설적 이야기들 같은 태곳적 뉘앙스를 풍기는 지명과 ‘황금의 밤 늑대 낯짝’ ‘황제 만세 발쿠르’ 등 저마다 신체적 특징 등에서 비롯된 이명 혹은 별명을 가진 인물들은 이 소설을 신화의 세계로 끌어올린다.

 

《씨네21》의 이다혜, 〈겨울서점〉의 김겨울 강력 추천!
우리를 위로해줄 SF의 새 얼굴, 황모과 첫 소설집

‘한국과학문학상’이 발견한 SF의 새 얼굴, 황모과

15년 전, 만화가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이주했던 황모과 작가는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소설가가 되었다.
만화가 특유의 경쾌한 감수성과 발칙한 상상력 그리고 한국 국적자인 동시에 일본 영주권자라는 ‘경계자’의 정체성으로, 삶과 죽음, 현재와 역사, 세대와 세대, 국가와 국가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뜨렸던 신인 작가 황모과. 그의 첫 번째 소설집 『밤의 얼굴들』이 출간되었다.
2019년, 수록작 「모멘트 아케이드」로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직후,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에서 입상하고, 그 수상작이 MBC와 waave 합작 드라마로 제작이 결정되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모멘트 아케이드」로 당시 심사를 맡았던 김보영, 김창규에게 “소설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감동’을 심사위원에게 선사한 작품” “SF에 익숙한 독자와 그렇지 않은 독자의 반응을 모두 계산한 양질의 지적 유희”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밤의 얼굴들』로는 현재 가장 트렌드한 감수성으로 수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두 작가, 《씨네21》의 이다혜 기자와 〈겨울서점〉의 김겨울 북튜버에게 근사한 추천의 문장을 받았다.

기억의 바람이 불 때마다, 한 장씩 넘겨지는 밤의 얼굴들

황모과의 소설은 일본 만화와 같이 경쾌한 화법을 구사하고 있지만, 이야기까지 경쾌한 것은 아니다. 불행을 모르는 듯한 웃음기를 띤 깨끗한 얼굴이 아닌, 역사의 그늘에 이름뿐만 아니라 눈, 코, 입마저 잃어버린 얼굴을 비춘다. 우리가 결코 웃고 지나칠 수 없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 이야기들은 현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100여 년 전 과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삶에 가정법은 없지만 황모과는 ‘만약에’의 이야기로 우리를 구원하고자 한다. 필멸의 존재에게 그것은 궁극의 도락((道樂)일지도. 내일의 세계에서도 죽음은 해결되지 않는 미스터리를 남기고, 기억은 언제까지나 남은 사람들을 따라다닌다. 아무도 혼자 남지 않을 때까지. - 이다혜(《씨네21》 기자·작가)

이다혜 기자가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황모과의 소설은 미스터리로 남은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 와 「니시와세다역 B층」에선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을 기억해내고자 애쓴다. ‘일본’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발 딛고 있는 두 소설은, 현재와 100여 년 전의 과거를 자유롭게 오가며 현재와 과거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 결과, 과거 사람들이 겪은 시대의 폭력과 억압은 현재 우리의 슬픔으로 이어진다.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
유골에 남아 있는 DNA를 추출해 신원을 확인할 수 기술이 개발된 세계관으로, 일본 도심의 한 묘지에서 기거하는 부랑자가 화자로 등장한다. ‘나’는 한 한국인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의 도움으로 이제껏 영문도 모른 채 소중히 간직해왔던 ‘머리카락 부적’이 누구의 머리카락인지 알게 된다. ‘나’가 잃어버렸던 과거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이 겪어야 했던 역사의 상흔이 함께 드러난다.

「니시와세다역 B층」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와 마찬가지로 유골에 남아 있는 DNA를 추출해 신원을 확인할 수 기술이 개발된 세계관으로, 한국인 유학생인 ‘나’와 현지 일본인 학생인 ‘에즈라’가 괴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니시와세다역’으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우연의 계기로 B층에 도착하게 된 두 사람은 ‘나’가 일전에 만났던 노숙자를 만나게 되고, 그 노숙자를 통해 B층 공간이 조선인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했던 곳이었음을 알게 된다.

황모과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말해도 무방할 만큼, 상당히 먼 과거에 벌어진 폭력과 죽음을 다룬다. 시간의 힘 앞에선 모든 것이 무력하므로, 한때 생생했을 폭력과 죽음은 우리와 무관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황모과의 소설은 이에 굴하지 않고, SF의 상상력을 총동원해 눈, 코, 입과 이름을 빼앗긴 이들을 기억하고 이름 부르려 노력한다. 그 결과, 우리는 이 오래된 시간의 이야기를 지금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끼게 된다. 타인의 얼굴에서 우리의 슬픔을 읽어내고, 결국 타인의 얼굴과 우리의 얼굴을 서로 닮게 하는 힘이 황모과의 소설엔 있다.

타인의 기억과 감각, 우리가 ‘우리’이기 위해 읽어야 할 이야기

‘기억’과 ‘감각’, 『밤의 얼굴들』은 인간을 구성하는 이 두 가지 요소를 차근차근 짚는다. 이 책 안에선 죽은 이가 살아나고 잊힌 이의 이름이 불린다. 타인의 경험이 내 몸에 들어오고 나의 감각이 타인 속에 흐른다. 여섯 편의 소설을 읽고 나면, 각 소설이 그러한 방식으로 상처 입고 외면받아온 사람들의 영혼을 조금씩, 조금씩 ‘조각모음’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다른 이의 마음을 제 몸처럼 느끼는 일, 사라져간 사람들을 되살려내는 일, 그 불가능한 일을 그래도 한번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아무리 절망적이어도, 모든 게 엿 같아도. - 김겨울(〈겨울서점〉 북튜버·작가)

우리가 ‘우리’이기 위해서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모든 이가 ‘우리’ 안에 포섭될 수 있게 하는 힘, 공감능력이다. 타인을 공감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만약 가능만 하다면 타인의 기억과 감각을 제 것처럼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바로 이 불가능한 일을 이뤄내기 위해, 이제까지 외면받아온 이들의 마음을 애도하기 위해, 황모과는 SF의 상상력을 사용한다.
「당신의 기억은 유령」 과 「모멘트 아케이드」는 타인의 ‘기억’과 ‘감각’을 피처럼 몸속에 수혈하고자, 특정 감각 정보를 통해 타인이 느꼈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공감각 데이터 임베딩’(「당신의 기억은 유령」)과 타인의 기억을 체험할 수 있는 ‘모멘트’(「모멘트 아케이드」)라는 과학기술을 상상해낸다. 타인의 기억과 감각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자기 몸에 자리를 내어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몸속에 들어오는 타인의 기억과 감각이 폭력과 억압의 결과물이라면, 불편함을 넘어 고통으로 돌아올 것이다.

「당신의 기억은 유령」
타인의 감각을 데이터로 추출해 특정 감각 정보에 추가할 수 있는 ‘데이터 임베딩’이 개발된 세계관으로,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할아버지를 병간호하는 ‘나’가 유언 영상에 할아버지의 감각 데이터를 연동시키면서 사건이 발생한다. 할아버지 뇌 속 증설 메모리에 ‘리즐’이란 이름의 외국인 이주 여성의 의식이 침투하게 된 것, 감각 데이터가 연동된 탓에, 그녀가 가정폭력을 당했을 당시 느꼈던 고통을 ‘나’ 또한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모멘트 아케이드」
타인의 기억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모멘트’가 개발된 세계관으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타인의 모멘트만 닥치는 대로 체험하는 ‘나’는 어느 날 인기 없는 모멘트를 우연히 체험하게 된다.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생의 떨림을 느끼게 된 ‘나’는 자신의 지난 삶 속에서도 그런 떨림을 찾기 위해 ‘언니’의 모멘트를 체험하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나’는 자신이 ‘언니’를 오해 왔던 사실을 알게 되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처럼 황모과의 소설은 우리가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어왔던 이야기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발화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SF가 우리를 위로해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알 수 있다.

경계 너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기꺼이 경계를 넘고자 하는 마음

황모과는 일본에서 15년간 거주하면서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으며, 체류 기간이 길어진 만큼 한국에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소외감은 국경의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닌 듯하다. 자신의 삶 속에서 언제나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는, 자신의 정체성은 이제 ‘경계자’ 말고는 다른 것이 될 수 없다는 어떤 인식이 나머지 두 편, 한국인 일본 유학생과 일본 니트족 같의 우정을 다루는 「투명 러너」와 정신병동에 갇혀 지내며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죄를 기억하고자 애쓰는 환자의 이야기인 「탱크맨」 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이와 같이 황모과가 가지고 있는 ‘경계자’로서의 정체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그 정체성의 힘으로 우리 사회를 나누는 경계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 경계들은 유효한가? 세대 간, 국가 간 갈등처럼, 우리는 조각나 있지 않은 무언가를 조각내려 하고, 그 결과 소외당하여온 사람들이 발생한다. 지금까지의 역사 속에서 기성 세대와 요즘 세대를, 내국인과 외국인을 조각내는 일은 상당 부분 유효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황모과의 소설이 보여주는 미래 사회, 즉 서로 다른 세대 혹은 서로 다른 국적자가 소통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일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역사 문제, 세대 간 갈등, 국가 간 갈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서부터 삶과 죽음과 같은 철학적인 문제까지 깊이 성찰하는 이 소설의 모든 매력을 충분히 살피려면, SF의 독법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황모과의 소설이 우리 SF를 넘어, 우리 문학의 얼굴이 되어주길 기대해마지 않는다. 우리를 위로해줄 SF의 새 얼굴이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962년 생의 러시아 작가 빅토르 펠레빈의 SF 입니다.

 내일 모레 환갑인 작가지만 국내에서 소개될 때는 러시아의 젊은 작가, 신세대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아마도 데뷔 당시 평가를 그대로 가져와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미래로부터 전송된 존재에 대한 담론
세계가 열광한 러시아의 신세대 작가 빅토르 펠레빈의 SF 장편소설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의 첫 작품집으로 빅토르 펠레빈의 장편소설 『아이퍽10』이 발간됐다. 빅토르 펠레빈(1962~)은 러시아의 신세대를 대표하는 인기 작가로, 엔지니어로 일하던 중 문학적 흥미를 느껴 1990년대 초반부터 잡지 편집과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영향력 있는 작가이며 대중적 호응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2017년 발표한 『아이퍽 10』은 이미 영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된 테크놀로지 SF소설로 가까운 미래의 사랑과 성(性), 죽음과 문명에 이르기까지 현세 인류의 주제와 논쟁들을 감각적인 비유와 신랄한 문장들, 매혹적인 구성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작가 ‘빅토르 펠레빈’
가까운 미래의 사랑과 성(性), 죽음과 문명에 이르기까지—매혹적인 구성으로 꽉 채운 소설
경찰 문학 로봇 ‘ZA-3478/PHO’인 포르피리 페트로비치는 경찰청 소속으로 범죄 조사를 하고 탐정소설을 쓰는 알고리즘이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을 ‘석고’(21세기 전반 25년 러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중국 등에서 만들어진 개별적인 미술 작품) 전문 컨설턴트라고 소개하는 마루하 초(마라)에게 임대된다. 누가 어떤 석고를 샀는지 알아보고 조사하라는 임무로 그는 경찰을 두려워하는 비굴한 자, 거만하고 과시하고 싶은 자, 술 마신 노인 같은 자, e-걸, 관리인 노파 등등을 만난다. 그들은 가까운 미래에 존재하는 자들이지만 동시에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는 다채로운 인간 군상이자 사건들이다.
석고 시장 분석을 하는 동안 고환 달린 여성인 마라와 포르피리는 서로 연인 간의 긴장과 관심, 분노와 애정을 오고 가며 가까워지지만 포르피리는 마라의 일과 과거에 대해 의심하게 되고, 포르피리의 의심을 알아챈 마라와 그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선다. 결국 포르피리는 경찰청에서 마라에게 양도되어 마라의 아이퍽 안에만 남게 되고 모든 호스트에서 지워진다. 클러스터의 의식이 된 포르피리는 존재하는 것인가, 여전히 포르피리인가. 존재하지 않는 그는 존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그가 존재하지 않게 되며 알게 된, 인간이 원하는 ‘존재에 대한 욕망’이란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프로그램에서 태어난 잔나, 도미니카공화국에서의 사건, 포르피리와 석고 클러스터의 스위칭, 알고리즘과 프로그램, 환상과 같은 증강현실 속에서 존재의 의미란 무엇인지 그들은 묻는다. 탄생과 죽음과 미래의 기술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가, 주체와 타자, 사랑과 욕망이 교차하며 지금까지 믿어 왔던 인간의 삶에 대한 의문으로 소설은 시작하고 독자와 함께 다시 질문에 이른다.
낯선 기술 용어들과 SF적 배경, 현학적인 전문용어들이 작품 전반에 산재해 있지만 이 작품은 결코 지금 우리의 문제들과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오히려 현실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의식과 비판을 요구한다. 또한 우화적 에피소드와 알레고리 들을 통해 정치 체계 및 역사, 과학사, 예술과 철학, 경제, 성(性), 영화, 미술과 대중문화에 대한 논점들을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현재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세계에 대해 반추하게 한다. 새로운 소설이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를 탐색하고 추적한다는 점에서 문학적 본질을 놓치지 않고 있는, 가장 문학적인 문제작인 것이다. 더불어 빅토르 펠레빈 특유의 유머와 풍자, 역설, 냉소적이지만 우스꽝스러운 상황들로 구성의 묘미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펼친다.

한‧러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란

* 2020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문학번역원과 러시아문학번역원이 협업하여 한국 및 러시아문학 시리즈 공동출간(총 10권)을 지원, 양국 간의 외교-문화적 협력 관계 공고화를 도모하는 프로젝트이다.
* 양국 문학작품 공동출간기념회 및 문학 행사를 개최하여 상호 문화 이해를 증진하고 양국의 독자층에 한국문학 및 러시아문학의 홍보 효과를 증대하고자 한다.
* 한국에서는 빅토르 펠레빈의 장편 『아이퍽10』을 필두로 하여 추후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의 소설집(『저기 개가 달려가네요』), 솔제니친의 평론집(『세기말의 러시아 문제』), 구젤 야히나의 장편소설(『줄레이하 눈을 뜨다』), 도스토옙스키 단편선이 번역되어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아울러 러시아에서는 채만식의 장편소설 『태평천하』를 비롯해서 이문열 단편선, 20세기 한국시선(한용운・윤동주・박경리・김남조), 김영하 장편소설(『빛의 제국』), 방현석 소설집(『내일을 여는 집』)이 발간돼 러시아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랑, 예술, 집착을 멋지게 환기시키는 이야기!
-폴라 호킨스(≪걸 온 더 트레인≫ 저자)

삶, 빛깔, 지성으로 가득한 소설!
-선데이 타임스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독창적인 작품!
-타임스

*사랑과 집착, 억압과 탈출에 대한 이야기!!


아이리스는 신비한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이다. 지금은 인형 가게에서 견습생으로 일하고 있지만 언젠가 화가가 되기를 꿈꾼다. 그리고 소름 끼치는 물건을 병적으로 모으는 외로운 수집가 사일러스. 그는 자신의 기괴한 수집품을 전시할 박물관을 만드는 게 꿈이다. 화가가 되기를 열망하는 젊은 여자 아이리스, 그리고 그녀를 향한 집착 때문에 결국 그녀의 세계를 파괴하고 마는 사일러스.

1850년대 런던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로맨스 스릴러 ≪인형공장≫. 억압된 삶을 살던 여성이 우여곡절 끝에 스스로 삶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두 남자가 등장해 스릴러와 로맨스적 재미를 더해준다. 새로운 예술과 열망이 등장해 영국 사회를 급변시키던 시기. 작가는 런던의 지저분한 거리, 인간의 들끓는 야망, 당시 사회를 휩쓸던 비전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인형 가게’에서 도망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가장 두드러진 주제는 여성의 자율권이다. 아이리스는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구속당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자아를 실현하려는 끈질긴 탄성과 집요한 욕망을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 ≪인형공장≫은 세상에 이름을 떨치고 싶은 욕망과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한 여자의 처절한 몸부림을 다룬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나 제시 버튼의 《미니어처리스트》, 이모젠 허미스 고워의 《The Mermaid and Mrs. Hancock》를 사랑하는 독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만한 책이다. 작품에 전반적으로 깔린 어둡고 퇴폐적인 분위기는 미헬 파버르의 《The Crimson Petal and the White》와 새라 워터스의 소설들을 연상시키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으로 시종일관 빛난다.

*‘라파엘전파’의 뮤즈로 남기보다 진정한 화가를 꿈꾼 여인, ‘엘리자베스 시달(리지 시달)’

1849년 런던의 한 모자가게에서 일하던 리지 시달은, 제도권 미술에 반발하며 이전의 순수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던 라파엘전파형제회의 눈에 띄어 모델로 발탁된다. 당시 모델은 창녀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다. 리지는 모델을 서지 않아도 되는 형편이었지만 화가가 되고자하는 열망 때문에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햄릿≫을 소재로 한 그림 <오필리아>가 그의 대표작이다. 리지는 라파엘전파형제회의 일원 가브리엘 로세티의 모델을 서다 결국 화가의 꿈을 포기하고 그와 결혼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만다. 저자 엘리자베스 맥닐은 그의 안타까운 삶을 모티브로 ≪인형공장≫을 썼다.

 

 

 

 

가장 압도적인 데뷔작 시리즈, 라드츠 제국 3부작을 잇는 후속작

휴고상,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상, 로커스상 최종 노미네이트!

휴고상, 네뷸러상, 아서 C. 클라크상 등 역사상 전무후무한 수상 기록을 세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앤 레키가 내놓은 권력과 도둑질, 특권과 타고난 권리에 관한 매혹적인 소설.

앤 레키처럼 쓸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과학소설 역사를 통틀어도 그렇다.
- 존 스칼지, SF 작가

휴고상, 네뷸러상, 아서 C. 클라크상 등 역사상 전무후무한 수상 기록을 세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앤 레키가 내놓은 권력과 도둑질, 특권과 타고난 권리에 관한 매혹적인 소설.

행성계 사람들이 더없이 귀중하게 여기는 사라진 유물의 행방을 아는 이가 있다. 야심만만한 젊은 여성 인그레이는 한번 들어가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감옥에서 그 도둑을 구출하는 계획에 착수한다.

그러나 그들이 귀환하는 사이 고향 행성계는 고조되는 전 우주적 갈등의 한복판에서 정치적 혼란에 빠져드는데… 인그레이의 미래와 가족과 고향 행성계가 영원히 사라지기 전에 둘은 새로운 구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치밀하고 기이한 내용이 읽는 기쁨을 준다… 범죄물을 좋아하는 독자에겐 큰 선물.”
- <워싱턴 포스트>

광활한 우주의 변방과 좁디좁은 우주의 꼭대기

정교하게 조직되고 감정적으로 깊은 울림을 주는 픽션은 다 읽고 난 뒤에 반쯤은 픽션이 아니게 된다. 어떤 이야기를 너무나 사랑하게 되면 독자는 머리로는 그것이 픽션이란 걸 알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선 그것이 가짜 이야기란 걸 믿지 못한다.

앤 레키의 지난 라드츠 시리즈 3부작은 그 배경이 드넓은 우주이기 때문에 이 증세를 한층 더 심하게 만들었다. 이 세밀하고 치열한 이야기를 어느 먼 미래 어느 먼 우주에서 실제로 있을 이야기로 여기지 않기란 어려웠다. 그 우주와 관문들과 행성들은 단지 글자의 나열이 아니라 장구한 역사의 증언 같았다.

라드츠 우주가 너무나 생생하게 실재하는 공간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사소한 기원》의 행성들 역시 우리가 모르는 저 먼 어딘가에 정말로 숨어있을 것만 같다. 라드츠 우주여행에 만족했던 독자들은 《사소한 기원》을 읽고 비슷한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이 책은 지난 3부작과 거의 완벽히 독립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작을 다 보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앞서 여행을 다녀온 독자로서 부탁에 가까운 권유를 하고 싶다. 앤 레키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분이라면 제발, 제발 《사소한 정의》를 먼저 살펴봐 달라. 비슷한 취향의 여행자라면 분명 몇 페이지 만에 정신없이 그 책에 빠져들게 될 것이고, 그 시리즈를 사전에 접하면 《사소한 기원》을 더 구석구석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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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기원》은 라드츠 시리즈의 우주와 멀리 떨어진 변방에서 짧은 기간에 일어나는 격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외전이다. 기괴한 긴장 속에서 똑똑하게 굴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인물들과 여러 행성에서 온 이방인들이 만나고 부딪히며 사건사고를 끝없이 만들어낸다.

쉴 틈 없이 자꾸만 일어나는 사건들 때문에 주인공은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곤 하지만, 독자는 다양한 즐거움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실패한 음모, 마구 변경되는 계획, 살인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 가족 희비극, 우주 추적극, 교활한 외교전과 잔인하지 않은 정치스릴러가 깔끔하게 어우러져 맛있는 재미를 준다. 이 모든 사건이 작중에서 단 며칠 동안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크고 작은 일들이 휘몰아친다. 그렇게 정신없이 이야기에 끌려가다 보면, 처음엔 조마조마했다가도 이내 마음 편히 주인공의 선택을 지켜보게 된다. 주인공 인그레이는 아무래도 리바이어던의 재능은 없는 듯하지만 ‘수습 잘하는 사고뭉치’로서는 출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사소한 기원》은 대책 없는 주인공의 대책 있는 이야기다.

거짓말과 술수와 계산에 능하고 능해야만 하는 인물들의 역할극이 큰 재미를 주면서도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런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상황에서도 오가는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읽는 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녹여준다.

이 시리즈가 주는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작중 인물들이 머리를 빠르게 굴릴 줄 안다는 것인데, 이 외전 역시 예외가 아니다. 본편 3부작에서는 중심인물들이 승리를 위해 머리를 써야 했다면, 외전 《사소한 기원》에서는 각자 원하는 삶을 얻어내고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머리를 마구 굴려야만 했다. 다양한 문제를 떠안은 인물들이 현실에 짓눌리지 않고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뿌듯하기까지 하다. 영리한 인물들이 적절하게 이기적으로 굴면서 동시에 책임감 있는 대처를 하는 것 또한 뭉클하고 흥미롭다.

읽는 재미를 위해 중심 음모와 계획들의 세세한 부분을 언급하진 않겠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롭게 터져 나오는 문제들과 실마리를 차근차근 따라가며 즐기시길 바란다.

*

이 책은 숨겨진 음모와 영특한 계획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스페이스 오페라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작고 좁은 우주에 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빛나는 별들처럼 아름다울 수도 있고 어두운 진공 공간처럼 숨 막힐 수도 있는 작디작은 우주, 바로 가족이다.

주인공 인그레이가 건강한 가족관계를 가지기만 했어도 이 모든 일의 절반 정도는 일어날 일이 없었다. 그녀가 어머니에게 내쳐지는 것이 두려워서 벌인 일은 터무니없이 엄청나지만 비난하기 어렵다. 그녀는 그렇게 큰일을 벌이고 성과를 내도록 형제와 끊임없이 경쟁하도록 양육됐다. 형제보다 더 나은 점을 보여서 후계자가 되어야만 가족 구성원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조바심이 그녀를 지배하고 있다(자연스럽게 묘사되는 세습정치 행태가 아찔하긴 하다).

결코, 형제를 이길 수 없으리란 걸 알면서도 그를 이기지 않으면 쫓겨날 것이라는 공포가 그녀로 하여금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인그레이의 주변에 훨씬 엄청난 일이 일어났을 때마저, 한동안 그녀의 가장 큰 목표는 경쟁에 이겨 집안에서의 자기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었다.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는 광활한 우주의 변방이 외지인과 외계인 때문에 난리통인데도, 그녀는 그녀의 좁디좁은 우주에서 꼭대기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포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행성 바깥의 거대한 우주에 비할 데 없이 자그마한 우주, 즉 가족 때문에 고통받은 건 주인공뿐만이 아니다. 그녀의 형제 또한 어느 정도는 그렇고, 그녀가 새로 만난 두 친구도 비슷한 문제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굴곡진 여정을 지나오며 그들은 좁은 우주의 원한에서 등을 돌리고 더 큰 우주의 주체가 되는 법을 배워나간다. 서로 마주칠 일이 절대 없어야 했던 세 사람이 만난 건 처음엔 커다란 실수처럼 보였지만, 작은 호의들이 쌓여 큰 연대가 되고, 결국은 그들의 가족 문제에 서로 도움을 주며 각자의 방식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사소한 기원》은 두 종류의 우주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그려낸 작품으로 보아도 좋다. 하나는 우주 변방에서 어떤 이득을 취하기 위한 행성들 간의 기 싸움이고, 다른 하나는 가족이라는 우주로부터 온전한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생존 투쟁이다. 부모 세대의 욕망에 희생당하거나, 그 투사체가 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일방적 배려를 받고 어리둥절해 하며 괴로워했던 2세들의 치유기라 할 수도 있겠다.

주인공 인그레이는 야망에 찬 모험을 시작했지만 그것은 그녀가 정말로 원하던 야망이 아니었으며, 결국 그녀가 한 일은 연민과 공정을 위한 행동이었고, 그 이야기가 책임감과 우정과 용기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은은한 감동에 취할 수밖에 없다. 단 한 페이지의 예외도 없이 우리의 마음은 인그레이의 곁에 있다. 집에서 쫓겨나기 싫어서 집을 나왔던 그녀가 진정한 의미에서 정말로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내내.

- 문목하, 소설가

 이번 현대 문학 세계 문학 단편선의 작가는 프란츠 카프카 입니다.

솔 출판사에서 전집이 나와있고 1권이 단편전집인데 솔출판사 판이 수록작품 수가 약가 더 많습니다. 현대문학 판에는 "잡지와 신문에만 발표된 작품들" 중 일부가 빠져있어요. 가격은 현대문학 판이 만원 정도 더 싸구요. 번역이 어디가 더 좋은지 저도 모르겠구요.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전집은 구판입니다. 

 

 

시대의 지성들을 묶는 영원한 실존주의의 해시태그,
프란츠 카프카의 중·단편 78편을 엮은 대표 단편선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
★「변신」, 「유형지에서」, 「화부」, 「선고」를 비롯해 유고 작품까지 총 78편 수록


현대 산업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불안과 두려움을 예리하게 포착한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선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최초의 단편집 『관찰』(1912)부터 『어느 단식 광대』(1924)까지 카프카 생전에 발표된 일곱 권의 책과, 잡지와 신문에만 발표된 글, 사후 유고집에 실린 단편을 포함해 총 78편을 담았다. 「선고」, 「화부」, 「변신」, 「유형지에서」,「어느 시골 의사」등 잘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미완으로 끝나거나 중간 부분이 유실된 습작까지 포함한 작품집으로, 환상적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기묘하면서도 사실적인 묘사, 과장과 수식 없는 간결한 문장, 현대인의 한계상황과 소외감에 주목한 카프카 문학의 특징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프란츠 카프카』는 독일 피셔 출판사의 『Franz Kafka: Sämtliche Erzählungen』(1979년) 판본을 저본으로 삼아 읽기 쉽도록 무조건 의역하기보다 최대한 원전에 가깝게 번역했고, 「변신」을 중심으로 한 카프카의 작품 세계 전반에 대한 해설을 함께 실었다. 이 책의 번역자인 독문학자 박병덕 교수는 “카프카의 문학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독의 삼부작’으로 불리는 『실종자』, 『소송』, 『성』 세 장편뿐만 아니라 중·단편과 편지, 일기에 대한 꼼꼼한 읽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비현실적이지만 일상적 삶과 무관할 수 없는 카프카의 단편에 현대 문학 작품의 본령이 있으며, 비인간화된 사회의 냉혹한 현실에 익숙한 지금의 독자들에게 카프카의 메시지가 여전히 큰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되짚는다.

끝나지 않은 불안의 꿈을 극도의 예민함으로 현실에 투영한 작가
시대를 앞선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프란츠 카프카


“나는 문학 그 외의 무엇도 아니며, 그 무엇도 될 수 없다” “책은 마땅히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만 한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문학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졌던 카프카는 평생 작가의 꿈을 놓지 않고 일을 마친 후에도 밤새 글을 써 내려갔다. 하지만 부조리한 삶과 고독한 죽음의 이미지, 쓸쓸하고 슬픈 정서로 가득한 그의 작품을 독자들은 불편해했고, 문단에서도 그의 글을 난해하고 기괴한 것으로 평가했다. 본인의 작품에 대한 기준이 높아 많은 원고를 스스로 폐기했던 것으로 알려진 프란츠 카프카. 죽음을 앞둔 때에도 친구 막스 브로트에게 출간되지 않은 자신의 원고를 모두 불태워 줄 것을 부탁한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하지만 카프카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막스 브로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고독의 삼부작’으로 불리는 세 장편을 비롯한 단편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서도 살아남아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막스 브로트의 노력으로 우여곡절 끝에 출간되었음에도 시대를 앞선 카프카의 작품은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불가해한 영역이었다. 그러던 중 카프카는 알베르 카뮈가 평론집 『시시포스 신화』(1943)에서 부조리한 세상 속 인간의 실존을 탁월하게 그려 낸 위대한 작가로 소개하면서 재평가된다. 카뮈는 카프카가 의도적으로 묘사한 비극적인 상황들이 인간 실존의 부조리함 그 자체를 나타내기보다는 희망을 오히려 더 확고하고 도전적인 것으로 만든다고 해석했다. 카뮈의 날카로운 견해가 촉발한 논란은 프란츠 카프카의 삶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뒤늦게 발굴된 편지와 엽서, 일기와 잠언이 작품의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가 된다. 이후 반세기가 넘게 프란츠 카프카의 문학 세계는 문학뿐 아니라 신학, 철학, 심리학, 사회학, 문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양의 학문적 연구가 이루어지며 20세기 문학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재조명되기 이른다.

환상적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카프카의 작품은 독자의 이해를 차단함으로써 모든 것을 낯설게 보이게 하는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절대적 파탄에 이르는 공포와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탄생한 ‘카프카답다Kafkaesk’라는 표현은 이후 모든 악몽 같은 것 즉 미로를 헤매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 인간의 삶과 꿈의 부조리, 현대의 관료주의, 기계화, 인간을 노예화하는 제도를 대표하는 표현이 된다. 카프카의 단편은 환상 문학이자 현실 비판적인 리얼리즘 문학으로서 장 폴 사르트르, 가브리엘 마르케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밀란 쿤데라, 무라카미 하루키 등 후대의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세계문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세계문학 단편선>
세계문학을 바라보는 장편소설 위주의 관습에서 벗어나 단편소설에 초점을 맞춘 <세계문학 단편선> 시리즈는 그동안 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던 거장들의 주옥같은 작품들과 단편소설이라는 장르의 형성과 발전에 불가결한 대표 작가들을 소개할 것이다. 아울러 지구촌 시대에 걸맞게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문학의 변방으로 여겨져 왔던 나라들의 대표적 단편 작가들도 활발히 소개해 단편소설의 발전이 문화의 중심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처에서 이루어져 왔음을 독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현대 대중문화의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스터리, 호러, SF 등 문학 장르의 분화를 촉진했는데 이러한 장르문학의 형성에도 단편소설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한 장르문학의 형성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작가들의 단편 역시 새롭게 조명할 것이다.
21세기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편소설은 그리스 신화가 그러했듯이 삶의 불변하는 단면을 촌철살인의 관찰력과 응축된 예술적 형식으로 꾸준히 생산해 왔다. 작가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그린 칼로 베어 낸 듯 날카로운 인생의 다양한 단면들은 시공을 초월해 오늘의 우리에게도 깊은 감동을 준다. 새로운 문학적 기법과 실험의 도입을 통해 단편소설은 현재도 계속 진화, 확장되고 있다. 작가의 예술적 열정이 가장 뜨겁게 투영된 다양한 개성의 다채로운 단편들을 통해 문학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통찰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는 문학작품은 독자가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짧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의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세계문학 단편선>은 중심을 잃지 않고 삶과 사회, 나아가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

 열린책들에서 이번에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을 출간했습니다. 이제는 챈들러도 퍼블릭 도메인에 들어간 것 같네요.

 

 

“내가 쓴 최고의 책은 『기나긴 이별』이다.” ― 레이먼드 챈들러

하드보일드 소설의 대표 고전
레이먼드 챈들러가 창조한 전설적인 탐정
필립 말로의 활약을 담은 대표작


레이먼드 챈들러의 장편소설 『기나긴 이별』이 김진준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52번째 책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추리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는 추리 소설계의 중요한 한 흐름을 형성하는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원조이자 대가로 평가되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불필요한 수식을 배제한 간결한 문체, 냉혹하고 비정한 현실 묘사, 생생한 거리의 언어로 이루어진 거친 대사들과 시니컬한 유머 등을 특징으로 하는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그가 창조한 매력적인 탐정 캐릭터 필립 말로는 셜록 홈스와 더불어 세계 추리 문학의 전설적인 탐정 중 하나로 손꼽히며 전 세계의 수많은 팬들을 양성해 냈다. 철저한 관찰과 분석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추리를 해나가는 홈스와는 달리, 직접 사건 현장에 뛰어들어 육탄전을 벌이기도 하며 순발력 있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말로의 활약은 이후 탄생한 수많은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들의 모범이자 전설이 되었다.
『기나긴 이별』은 챈들러의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작으로,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 로스 맥도널드의 『움직이는 표적』과 더불어 하드보일드 3대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1939년 출간한 챈들러의 첫 장편소설 『빅 슬립』부터 이어진 <필립 말로> 시리즈의 후기 걸작으로, 초기작의 에너지 넘치던 냉소적 청년에서 이제 40대 중년에 이른 탐정 말로의 원숙한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억만장자의 딸인 아내를 끔찍하게 살해한 용의자로 몰린 수수께끼의 인물 테리 레녹스, 그와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말로와 레녹스의 짙은 우정, 레녹스의 혐의와 자살을 둘러싼 비밀들을 풀어 나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으로 챈들러는 1955년 미국 추리 작가 협회의 최우수 작품상인 에드거상을 수상했으며, 후대 하드보일드 작가들은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한 현대 주요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작품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으며 최소 열두 번 이상은 읽었노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1973년에는 로버트 올트먼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으며 미국 누아르 영화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주인공 역은 엘리엇 굴드가 맡았다.
이 책을 옮긴 김진준 번역가는 이 작품 특유의 하드보일드한 문체, 특히 거리의 거친 느낌이 살아 있는 날것의 언어들을 생생한 입말로 능숙하게 옮겨 이 작품을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미스터리 문학 전문가인 김용언 씨가 작품 해설을 집필하여 챈들러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보다 깊고 전문적인 시선에서 이 작품을 함께 음미할 수 있도록 했다.

중년에 다다른 탐정 필립 말로
그 비열한 거리에 버티고 서 있는 한 남자의 초상


사설탐정 필립 말로는 고급 클럽 <댄서스> 앞에서 억만장자의 딸과 결혼한 독특한 매력의 남자 테리 레녹스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레녹스를 말로가 집에 데려다 재워 준 인연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자주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을 나누는 친구 사이가 된다. 넘쳐나는 부에 둘러싸여 지내면서도 어딘지 어두운 일면이 엿보이던 레녹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레녹스는 장전된 권총을 들고 다급하게 말로의 집 초인종을 누른다. 그는 간밤 자신의 아내가 누군가에게 끔찍하게 살해당했다고 말하며, 말로에게 한 가지 도움을 요청하는데…….

이 작품에서 말로는 테리 레녹스라는 인물로 인해 휘말리지 않아도 될 온갖 사건들에 휘말리게 된다. 그러면서 말로가 발을 들이게 되는 곳은 상류층들만 거주하는 경치 좋은 동네부터 법과 정의가 통하지 않는 음습하고 적나라한 폭력의 현장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에 도사린 어두운 현실들을 마주하기도 하고, 거대 재벌과 경찰, 물불을 가리지 않는 조직폭력배들에게까지 온갖 협박과 경고,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말로는 적당히 물러나기보다 특유의 냉소적인 유머로 고난을 받아 넘기며 고독한 싸움을 계속해 나간다.
그러나 『기나긴 이별』에서 중년에 이른 필립 말로는 이제 전작들의 에너지 넘치던 젊은이가 아니다. 냉소는 점점 더 심해져서 세상에 대한 쓰디쓴 무관심으로 변했고, 비정한 현실을 뼈저리게 아는 만큼 더욱 염세적으로 세계를 바라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구축한 윤리와 믿음의 체계는 여전히 완강하게 고수하는 모습이 오히려 깊은 인상을 남긴다. 사람은 보통 나이가 들수록 세상에 적응하며 유해지기 마련이지만, 말로는 그렇지 않다. 현실에 대해서는 더욱 차디찬 냉소로 일관하면서도, 본인이 옳다고 믿는 길을 고집스레 걸어가며, 누구보다 신실하게 우정을 지켜 가는 모습이 은근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 <불화의 힘>, 타협하지 않고 묵묵히 비열한 거리를 걸어가는 <고독하고 우울한 단독자>의 형상은 필립 말로가 오랫동안 하드보일드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 말로도 늙어 가고, 독자들도 나이를 먹어 간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로는 지나치게 많은 (수상쩍은) 돈을 변함없이 거절하고, 부자들의 허영과 기만을 부러워하지 않고, 어차피 더 강하고 높은 자들에게 굽실거릴 것이 분명한 권력자들의 허세 앞에서 기죽지 않고, 누군가와 가정을 꾸려서 뒤늦게라도 《남들처럼》 살아 보겠다는 희망을 품지 않고, 혼자서, 천천히, 비열한 밤길을 걸어간다. 『기나긴 이별』은 이 강인하고 결벽증적인 남자의 뒷모습에 바치는 가슴 사무치는 연서다.> (「작품 해설: 지친 탐정에게 바치는 연서」 중에서)

 

 

“그들은 모르나
세계가 이미 끝났다는 것을”

출간 35주년 기념 완전판
제21회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


▶ “환상적이고 미스터리하며 재밌다. 마치 프란츠 카프카가 만들어 낸 환상 세계 같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 “사이버펑크, 포스트모더니즘,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교차점에서 보인 냉소적이며 세련된 새로운 스타일,
그는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LA 타임스 매거진》

이제껏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새로운 상상력,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출간 35주년 기념 합본 한정판 출간


1985년 하루키 월드의 시작을 세계에 알렸던 작품, 하루키의 네 번째 장편 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가 출간 35주년을 기념하여 1, 2권을 한데 묶은 합본 한정판으로 선보인다. 스타일리시하며 냉소적인 세계,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환상적이고 서정적인 ‘세계의 끝’이라는 판이한 두 무대가 서로 대비되고 때로는 호응하며 평행으로 이어지다 도저히 상상하지 못한 전개를 펼쳐 보인 이 작품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아 제21회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하며 일본 내에서도 162만 부 이상이 판매되며 1980년대의 기념비적 작품이 되었다.

SF와 하드보일드 장르 등이 엿보이지만 결국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이 소설은 그야말로 하루키 장르, 즉 하루키 월드의 포문을 열었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출간되는 이 책은 하루키 전집 출간 과정에서 작가의 개고를 거쳤으며 이를 김난주 번역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완전판이다. 또한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는 특별한 하루키의 한국어판 서문이 담겨 고급스러운 하드케이스와 작품을 재해석한 세련된 디자인의 이번 한정판은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될 것이다.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 카네기 메달 수상작!

1945년 겨울, 발트해 한가운데 침몰된 진실

“9천여 명의 사상자를 낳은 역사상 최악의 해양 사고.
‘빌헬름 구스틀로프호’의 침몰.
하지만 우리는 아무도 이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다.“

네 개의 비밀, 그리고 네 명의 목소리
십 대들의 눈으로 바라본 제2차 세계 대전의 한 장면


1945년 겨울, 제2차 세계 대전 한가운데, 독일 군인들과 민간인들의 대피를 위해 ‘한니발 작전’이 펼쳐졌다. 한니발 작전을 위해 출항했던 배들 중에는 ‘빌헬름 구스틀로프호’라는 배가 있었다. 스위스 나치당 지부의 우두머리 ‘빌헬름 구스틀로프’의 이름을 따온 배. 히틀러가 계층에 상관없이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는 배 ‘빌헬름 구스틀로프호’였다. 이 배의 수용 인원은 천오백 명도 되지 않았지만, 한니발 작전을 위해 만 명 이상의 승객이 탔으며, 그중 약 5천 명은 아이들이었다. 이 배는 그 아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이자, 생존의 빛이었다. 전쟁으로부터,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유일한 빛.
루타 서페티스의 소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은 실제 역사적 사건인 ‘빌헬름 구스틀로프호’ 침몰 사건을 배경으로 전쟁의 비극 속에서 희망을 좇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쟁이라는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네 명의 십 대들은 각자의 운명에 맞서며 자신 안의 비밀, 거짓말, 죄책감과 같은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이야기들을 품고 나아간다.
나치 정권에 이용당한 재능 있던 청년 플로리안. 양심을 잃은 채로, 사랑하는 모든 것을 남겨 두고 떠나야만 했던 요안나. 수치심에 뒤쫓기며 도망가고 또 도망갈 수밖에 없던 에밀리아. 좋은 독일인이 되고 싶었고, 능력을 인정받고 싶었지만 결코 그럴 수 없었던 알프레트까지. 각자 다른 국적을 가진 이 네 명의 아이들은 각자의 비밀을 품고, 비극의 한복판에서 빛을 좇아 달린다. 과연 이들이 품고 있는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기록되지 않은 역사, 빌헬름 구스틀로프호의 침몰 사건의 충격적인 진실
‘루타 서페티스’, 찢겨 나간 역사에 숨을 불어 넣다


플로리안, 요안나, 에밀리아는 눈먼 소녀 잉리트, 떠돌이 소년 클라우스와 신발 노인, 거인 여자 에바와 함께 자유를 위한 여정에 오른다. 아이들, 엄마들, 노인들을 비롯한 피난민들은 곳곳에서 죽어 갔고, 서로의 죽음을 목격했으며, 그 공포에 신음하며 걷고 또 걸었다.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서 악취가 풍겼다. 더 이상 멀쩡한 것은 남아 있지 않았다. 이들은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모든 것을 남겨 두고 떠나야 했던 것도 모자라, 떠나는 그 길에서 만났던 소중한 사람을 잃기도 했다.
그리고 가까스로 도착한 고텐하펜 항구. 빌헬름 구스틀로프호는 커다란 소리를 내며 출항을 했다. 그러나 빌헬름 구스틀로프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자유의 항해가 아니었다.
‘조국을 위하여. 소련 인민을 위하여. 레닌그라드를 위하여. 스탈린을 위하여.’
각각의 문구가 쓰인 4개의 어뢰가 소련 잠수함에 장전되었다. 그중 3개가 빌헬름 구스틀로프호를 파괴했다. 배가 침몰하기 시작했다. 선체는 기울었고, 그랜드피아노가 굴러가며 어린아이의 뼈를 으스러뜨렸다.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는 승객들이 서로를 밟고 달렸다.
빌헬름 구스틀로프호의 수용 인원은 1,463명. 실제로 배에 탄 승객 수는 10,573명. 구명보트는 22개. 심지어 이 중 구명보트 10개는 사라진 상태였다. 타이태닉호의 6배에 달하는 인명 사고, 특히나 5천 명에 달하는 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던 이 끔찍하고도 비극적인 사건은 왜 우리에게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은 이 사건을 전범 국가로서 행했던 끔찍한 일들의 대가로 생각했다. 아돌프 히틀러의 끔찍한 대학살은 독일인들에게 있어 치욕스러운 역사였고, 반성해야 할 대상이었다. 그 때문에 모두가 이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직시하기보다 언급하기 껄끄러워했던 것이다. 들춰내고 추모하기보다 감추고 침묵하는 것을 택했다.
그러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의 작가 루타 서페티스는 이 사건의 진실을 이렇게 말했다. ‘생존자들이 세상을 떠날 때 진실이 사라지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작가는 전쟁을 아이들, 그리고 십 대들의 시선으로 이야기했다.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이 아님에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극을 겪어야만 했던 아이들의 눈으로 전쟁을 바라본 것이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끔찍한 학살을 저지른 히틀러 당사자가 아니었다. 아무 죄 없이, 가족과 자신의 미래, 목숨을 송두리째 빼앗겨야만 했던 아이들이었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카네기 메달 수상작!
유니버셜 픽쳐스의 영화화 준비!


루타 서페티스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은 각종 매체를 통해 극찬과 호평을 받으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카네기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니버셜 픽쳐스가 영화 판권을 구입했으며, 로렌조 디 보나벤츄라가 제작을 맡았다.
재능 있는 미술 복원 수습생었이지만 자신은 한낱 이용당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은 플로리안,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리투아니아 간호사 요안나, 고향과 자연을 사랑하지만 모든 것을 남겨 두고 떠나야 했던 15세 폴란드 소녀, 독일 제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지만 죽음 앞에서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에 휩싸이는 알프레트까지. 소설 속의 이 생생한 인물들이 영화에선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된다.
끔찍한 비극 속에서도 결코 생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드는, 잔혹하지만 아름다운 또 다른 희망에 대한 작품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을 통해, 많은 젊은 독자들이 기억하지 않고, 기록되지 않은 역사의 한 장면을 또렷하게 마주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우주의 차가운 망망대해, 혹은 고독이라는 인간의 심연을
아름답게 기록한 작품” _콜슨 화이트헤드(퓰리처상 수상작가)

★ ‘시카고 리뷰 오브 북스’ ‘셀프 어웨어니스’ 선정 ‘올해의 책’
★ <그래비티> 조지 클루니 감독·주연 영화화 결정


릴리 브룩스돌턴의 데뷔 소설 《굿모닝 미드나이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이색적인 이력을 갖는 작품이다. 2015년 《내가 사랑한 모터사이클》이라는 에세이 한 권을 출간한 신인 작가 브룩스돌턴은 이듬해 자신의 두 번째 책으로 ‘지구 종말’을 소재로 한 독특한 소설 한 편을 써냈다. 이 작품은 무명작가의 첫 소설임에도 아름다운 문장과 쓸쓸한 감성으로 ‘시카고 리뷰 오브 북스’ ‘셀프 어웨어니스’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뽑혔고,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콜슨 화이트헤드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아름다운 문장으로 기억과 상실, 정체성을 탐험하는 보기 드문 아포칼립스 소설”(워싱턴포스트), “세계의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마지막 남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감동적인 데뷔작”(북리스트), “북극과 우주라는 장엄한 공허 속에 남겨진 두 사람을 통해 삶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매혹적인 작품”(뉴욕 저널 오브 북스) 등 출간 당시 여러 매체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3년 뒤인 2019년 할리우드의 배우 겸 감독인 조지 클루니가 이 작품을 영화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구 종말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절망을 담은 소설
“코맥 매카시의 《로드》와 영화 <그래비티>를 합쳐놓은 듯하다”


78세의 천문학자 어거스틴은 북극 기지의 천문대에 남은 마지막 연구원이다. 평생 오지의 천문대를 떠돌며 별을 연구하는 데 일생을 바쳐온 그는 자신의 생을 마감할 장소로 북극을 택해 들어왔다. 어느 날 알 수 없는 이유로 연구자들에게 모두 철수 명령이 내려지지만 어거스틴은 이를 거부하고 고집스레 북극에 홀로 남는다. 그리고 모두가 떠나간 황량한 그곳에서 수수께끼의 어린 소녀 아이리스를 발견하고 당황한다. 예기치 못하게 어린 소녀를 돌보게 된 어거스틴은 북극의 혹독한 환경 속에서 나날이 쇠약해지자 아이를 위해 바깥세상과 연락을 시도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응답은 없다. 동시에 생의 마지막을 앞둔 어거스틴은 그동안 외면해온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폭력적이던 아버지, 조울증을 앓던 어머니, 그리고 두려움에 굴복해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딸에 관한 기억까지.
한편 목성에서 지구로 귀환 중인 우주선 에테르 호에는 통신전문가 설리가 타고 있다. 에테르 호의 임무는 성공적이었고, 마침내 설리는 자신이 치러야 했던 희생(남편과의 이혼과 딸과의 이별)에 보상을 얻는 듯했다. 하지만 갑자기 지구 관제소와 연락이 두절되면서 설리는 물론 대원들은 큰 혼란에 빠진다. 인류 역사에 남을 과업을 성취했지만 이 소식을 전할 곳이 없다. 핵전쟁 때문인지, 바이러스 때문인지, 소행성 충돌 때문인지 여전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채로 지구는 긴 침묵에 빠져 있다. 설리는 자신들이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지, 돌아간다 해도 그곳에서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불안에 휩싸인다.
어거스틴과 설리는 각각 북극과 우주라는 혹독하고 신비로운 자연 속에서 절망적인 앞날을 예감하며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고 복잡한 내면과 마주한다. 그리고 마침내 북극의 어거스틴과 우주의 설리는 짧은 순간 교신에 성공한다. 북극에 고립된 천문학자와 지구로 귀환 중인 우주비행사라는 두 아웃사이더가 생의 종착지를 앞두고 지난날의 사랑과 회한에 대해, 나아가 인간의 삶과 고독에 대해 우아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열한 살 소년, 외계인에게 들려줄 지구의 이야기를 쏘아올리다!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주는 소설.”
_홀리 골드버그 슬론(소설가)

★ 골든 카이트 어워드 수상(2018) ★ 인디넥스트 픽 탑 10 선정(2017) ★

“이 소설을 읽고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어졌다.”
삶을 성장시키는 아름답고 따뜻한 소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보이저 1호와 2호를 우주로 보내며 지구의 소리를 담은 골든 레코드를 탑재했다. 자연과 동물들이 내는 소리, 55개의 다른 언어로 인사하는 소리,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음악…… 언젠가 이 우주선을 발견할지도 모를 외계인들에게 지구의 존재를 알리고 교류를 제안하는 의미로 만든 녹음 기록이었다. 그리고 여기, 칼 세이건을 일생의 영웅으로 생각하는 열한 살 소년 앨릭스가 있다. 동네 마트 주차장에서 발견한 떠돌이 개를 데려와 칼 세이건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앨릭스는 언젠가 외계에 있는 지적 생명체와 만나게 될 날을 꿈꾸며 자신의 골든 아이팟에 지구의 소리들을 녹음한다. 기차가 움직이는 소리, 고속도로의 차들이 내는 소리, 사막의 밤 소리, 사랑에 빠진 사람의 소리……
중국계 미국 작가 잭 쳉의 장편소설 『우주에서 만나요』는 바로 이 소년 앨릭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앨릭스가 아이팟에 녹음한 내용을 기록한 형식으로 쓰였다. 앨릭스가 처음 녹음을 시작하고, 아이팟을 우주로 쏘아올리기 위해 칼 세이건을 데리고 사막에서 열리는 로켓 축제에 참가하고, 그곳에서 만나 친구가 된 어른들과 예상치 못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가 사랑스럽고 다정한 앨릭스의 목소리로 펼쳐진다. 독특한 형식에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를 결합한 이 소설은 골든 카이트 어워드(2018)와 그레이트 레이크스 그레이트 리즈 어워드(2017)를 수상했고, 미국 독립서점 연합에서 뽑는 인디넥스트 픽 탑 10에 선정되었다.

마음이 따뜻하고 낙천적이고 똑똑하고 또래에 비해 조숙한 모습을 보이지만 때때로 아무것도 모르고 늘 궁금한 것이 너무 많은 앨릭스. 진실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앨릭스의 편견 없는 마음은 앨릭스를 만난 사람들에게, 그리고 앨릭스의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친다. 용기를 내 현실을 받아들이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고,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앨릭스 덕분에 주변 사람들은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비로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우주에 대한 경이를 품고 사는 소년이 인생에 대한 커다란 질문들을 던지며 삶에서 더 큰 경이를 발견하고 성장해나가는 이 이야기는, 앨릭스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며 읽는 독자들에게 커다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우주의 다른 생명체와 조우하길 꿈꾸는
열한 살 소년이 쏘아올린 별처럼 반짝이는 이야기


앨릭스는 콜로라도주 록뷰에서 엄마와 개 칼 세이건과 함께 살고 있다. 아빠는 앨릭스가 세 살 때 돌아가셨고 나이차가 많이 나는 형 로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스포츠 에이전트로 일하며 집에 생활비를 보내준다. 때때로 ‘조용한 날’을 보내는 엄마는 앨릭스가 챙기지 않으면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멀리 산책을 나가 한참 동안 돌아오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앨릭스는 엄마와 칼 세이건을 챙기고 식사를 준비하고 동네 주유소에서 잡지를 정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자기 자신과 가족들을 돌보는 데 이미 익숙해졌다.
앨릭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우주와 별, 그리고 로켓이다. 얼마 전 선물 받은 아이팟에 지구의 소리를 녹음해 수백만 광년 떨어진 우주로 쏘아보내는 것, 그래서 외계에 있는 지적 생명체에게 지구가 어떤 곳인지 알려주는 것이 현재 앨릭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 앨릭스는 뉴멕시코의 사막에서 열리는 로켓 축제에 참가해 자신이 만든 로켓과 아이팟을 우주로 쏘아올리려 한다.
열한 살 아이가 보호자도 없이 개를 데리고 혼자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데는 당연히 어려움이 따르지만, 사연을 들은 친절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앨릭스는 무사히 로켓 축제 장소에 도착한다. 그 과정에서 앨릭스는 로켓포럼 사이트에서 서로 아이디로만 알고 지내던 어른들을 만나 친구가 되고, 특히 스티브, 묵언수행중인 제드와 각별한 사이가 된다.
로켓 축제 도중 앨릭스는 앤세스트리라는 가계도 사이트에서 아빠에 대한 새로운 기록을 발견했다는 메일을 받는다. 돌아가신 아빠와 이름과 생일이 똑같은 사람이 라스베이거스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앨릭스는 이 사람이 혹시 정말 아빠가 아닐지, 아빠가 돌아가신 게 아니라 실은 아직 살아 계신 게 아닐지 궁금한 마음을 참을 수가 없고, 스티브와 제드의 도움으로 아빠를 찾아 라스베이거스에 가기로 한다. 그리고 그 라스베이거스행 여행으로 인해 가족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면서 앨릭스의 여정은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띠기 시작한다.

 

 

 

 

 

 

 

상자안의 글들은 인터넷 서점에서 퍼온 글입니다.

 

 

6
Comments
1
Updated at 2020-07-16 20:32:12

레이먼드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 재밌죠. 
벨파스트의 망령들은 저도 주문해서
이제 읽기 시작했습니다. 

2020-07-16 21:15:37

좋은 책이 너무 많네요

 

SF특집같아요 ㅎ

 

2020-07-16 21:23:06

현대문학 세계문학단편선 세번째 박스와 루시아 벌린 단편집 두 권 마저 지르고나니 올 여름 피서계획은 이미 절반이 달성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현자님의 책 소개를 늘 기다리지만 따라가기도 참 벅차네요.^^ 지난 게시물도 복습하고 있으니 자주자주 올려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2020-07-16 21:53:16

구독하겠습니다

2020-07-16 22:20:40

좋은 책소개 잘봤습니다. 마음의 양식 맞습니다 ㅎㅎ

2020-07-17 00:58:40

앤 레키 책이 새로 나왔군요.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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