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미국 회사 초보 - 67 (연봉 통지서)
대선시기라 최근에는 국내정치 게시판에 쓰는 글이 많았었는데, 오랜만에 미국 회사 초보 시리즈 글을 하나 남깁니다.
급여 관련해서 10년전에 그리고 작년에 하나씩 두편의 글을 쓴적이 있고, 8년전에는 업무 평가와 보너스에 대해서도 글을 남긴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연봉 인상을 알려주는 연봉 통지서가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는지 글로 남겨 봅니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연봉 통지를 받아 본게 2009년 아니면 2010년일텐데, 너무 오래되어서 연봉 통지서에 뭐가 적혀 있었는지 기억도 이제 나지를 않네요. 그래서 오늘은 비교는 불가할듯 싶습니다.
예전 글들에서 간단히 언급을 했었는데요. 매해 2월말이면 연봉 통지서가 날라오고 팀장이 어떻게 이런 금액이 정해졌는지, 특히 연봉 인상율과 보너스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 시간을 가집니다. 오늘이 마침 2주에 한번씩 제 매니저와 1대1 면담을 하는 날인데, 오늘 면담때 연봉 통지서를 공유해주고 간단히 설명을 해주네요.
저희 회사 용어로는 ACS YTR이라고 부릅니다. 아마도 각 회사마다 다르게 부를것 같습니다.
ACS는 Annual Compensation Statement의 약자이고 TYR는 Year Total Reward의 약자로 굳이 단어를 그대로 번역 하자만 "연간 보상 성명"와 "년 전체 보상"이 될텐데 무슨 뜻인지 알기가 힘든 단어의 조합인데요.
ACS는 현재 연봉, 인상폭, 새로 받게될 연봉, 전직원에게 1년에 한번씩 주는 일반 보너스, 1년에 한번 소수의 선정된 직원에게만 지급하는 특별 보너스 등등 실제로 제 월급계좌로 들어오는 부분를 명시한것이고,
YTR은 ACS에다가 제 급여 계좌로는 넣어주지는 않지만 회사에서 복지 차원에서 지원해주는 금액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YTR를 구분해 보면,
먼저 회사에서 내어주는 건강, 치과, 안과 보험료가 있습니다. 가장 큰 금액이고 물론 제 급여에서도 일정부분 빠져나갑니다.
사망과 사고시 보장해주는 생명보험과 장애가 발생했을때 일정 부분을 보장해주는 장애보험에 회사에서 내주는 보험료 가 있습니다. 회사에서 기본으로 들어주는 금액보다 더 보장을 받고 싶으면 제가 추가로 급여계좌에서 빠져 나가게 하면 됩니다.
HSA (Health Saving Account)라고 불리는, 건강 관련한 비용을 내는 계좌에도 매해 회사가 일정 금액을 넣어주고, 학비 지원, 각종 복지 관련 지원비도 YTR에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401K라고 불리는 은퇴 연금 계좌로 회사에서 넣어주는 금액 (제가 다니는 회사는 연봉의 4.8%) 이 YTR 에는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TYR에 쓰여진 금액이 ACS에 적힌 금액보다 몇만불씩 더 높은데요.
꽤 큰돈이지만 제 급여 계좌로 들어오지 않으니 당장은 와닿지는 않아 제 연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일반적으로 연봉을 이야기 할때는 저는 YTR로 이야기를 합니다.
다만 병원비를 포함해서 건강 관련된 지출이 있어 HSA계좌의 카드로 결제할때면, 아 회사에서 돈을 넣어주고는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401K 계좌에 있는 금액을 페널티를 내지 않고 찾을수 있는 59.5세 이후 그리고 무조건 얼마 이상을 강제로 찾아야 하는 (찾지 않으면 페널티를 내는) 72세가 되면 그때는 제대로 실감을 할듯 싶습니다.
참고로 미국 직장인들은 Social Security이라고 부르는 사회 보장 연금과 함께 401K가 가장 대표적인 노후 대책입니다. 좀 더 여유가 있거나 노후를 잘 준비하는 분들은 여기에 추가로 개인 은퇴 계좌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분들도 있구요.
Social Security는 수령 시작 시점은 67세가 기본인데 62세부터 일찍 댕겨서 받으면 금액이 줄고, 70세로 미뤄서 받으면 금액이 늘어납니다.
지난 몇년간 해고가 계속 이어지면서 연봉을 정말 쥐꼬리만큼 올려주고 보너스는 계속 줄어들다가, 작년에는 코로나의 여파로 드디어 1%대의 연봉 인상에 보너스도 역대급을 적어서 실망을 했었고 회사를 한번 더 옮겨야 하는 고민도 진지하게 했었는데요.
지난 급여글에서 썼듯이, 원래 1년에 한번씩 연봉조정을 해왔는데 작년에는 회사에서 지역별 급여 테이블을 조정하면서 특별히 7월에 한번 더 연봉을 꽤 큰 폭으로 조정해 주었기 때문에, 올해는 연봉 인상과 보너스가 모두 혹시 0이 아닐까 우려를 하면서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왠일로 연봉 인상율도 보너스도 입사후에 최고를 찍었네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봉급쟁이들 한테 최고의 기쁨중 하나가 연봉 인상이 아닌가 싶고 올해는 기대가 전혀 없었다보니 괜히 오후내내 기분이 좋네요.
하지만 올해부터 큰 애가 대학을 가고, 내년에는 둘째까지 대학을 가게 되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주에 있는 주립대학을 가지 않고 타주에 있는 대학으로 만약 가게 되면, 어마무시한 미국대학 학비를 감당해야해서 (대략 한명당 10만불정도 든다네요...) 이번 연봉 인상과 보너스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일단 연봉 통지서를 보니 기분은 좋네요. 이번달에는 소소하게 뭐라도 하나 질러야겠습니다. ^^
봉급쟁이로 살아가고 계신 회원님들 올해 연봉도 기타 복지로 받는 금액도 대폭 늘어나시길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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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