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미국 회사 초보 - 68 (코로나 전후 바뀐 사무실 풍경)
작년 2월 이후에 정말 오랜만에 회사 이야기를 써 봅니다.
최근에 프차 복귀 신고를 하면서 살짝 언급을 했지만, 3년반의 재택 근무를 끝내고 9월부터 일주일에 3번씩 사무실에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중에 영구 재택 근무로 분류가 되었다가 회사의 방침이 바뀌면서, 9월부터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출근을 하다보니 어색했는데 이제는 꽤나 익숙해졌고, 코로나 전과 후에 여러가지 바뀐 사무실 풍경이 보여서 글로 남겨 봅니다.
일단 3년반만에 출근을 해서 건물로 들어가려고 했더니, 제 아이디가 동작을 하지 않더군요. 저도 모르게 잘렸나 싶었는데, 신분증 유효 기간이 지났더군요. 저만 그런게 아니고 많은 동료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었고 예전에는 이전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게 해주더니, 이번에는 새로운 사진을 업로드하라고 해서 급하게 사진을 한장 찍어서 사용중입니다.
오랜만에 동료들을 만났는데, 그동안 해고된 동료들과 은퇴한 동료들은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더 이상 볼수가 없어서 아쉬웠고, 다른 팀에서 옮겨온 동료들과 그동안 입사한 동료들도 있었는데 드디어 첨으로 얼굴을 보고 인사를 했는데 목소리와 다른 이미지의 동료들도 있더라구요.
3년반의 시간이 흐르다보니 그동안 많이들 변했는데, 일단 다들 더 늙었고, 머리숱도 줄었네요. 스타일이 확 바뀐 동료들도 있구요. ^^
3일 출근을 각자 자유에 맡기다보니, 출근하는 요일들이 각자 다릅니다.
몸 컨디션, 날씨에 따라 출근 여부를 정하기도 하고, 운전 시간이 긴 동료들은 교통량에 따라서 출근을 하다보니 교통량이 가장 적은 금요일을 꼭 출근하기도 하고, 집에 초중고딩이 있고, 아이들 라이더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각 학교별로 Early Release라고 반나절 수업만 하는 날은 주로 집에서 일을 하기도 하는 등등...
저 같은 경우는, 매주 해외 축구 중계 일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무실에서는 중계를 볼수가 없지만, 집에서는 볼수가 있으니 이건 참 좋네요. ^^
이번 주에는 미국 시간 월요일에 황희찬 중계, 화요일에 이강인 중계가 있어 어제 오늘 재택 근무를 하고, 내일부터 3일 연속 출근을 해야 합니다. 몇주 전에는 수요일에는 김민재 경기 중계가, 금요일에는 손흥민 중계가 있어서 월/화/목에 출근을 했네요.
3일만 출근하면 되고 사정에 따라 다르게 선택을 할수가 있으니, 재택 근무때보다는 자유가 확 줄었지만 예전 5일 출근할때보다 자유가 더 주어진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코로나 직전에도 자율 좌석제를 시작했지만 당시에는 각팀이 거의 같은 층에 비슷한 구역에 앉았었고 자리의 여유도 있어서 거의 지정석 처럼 사용을 했더랬습니다.
그렇다보니 저도 사무실에서 입는 가디건이나 자켓등은 의자에 걸어 두고 다녔구요. 참고로 워낙 에어콘을 세게 틀어서 여름에도 실내에서 입는 옷이 필요한곳이 미국입니다. 물론 피부 자체가 다른 미국애들은 다르지만요.
그런데 코로나 기간동안 대부분 재택 근무를 하다보니, 사용하던 건물을 줄이고 층까지 줄이면서 자리가 확 줄어서 진정한 자율 좌석제가 되었고, 먼저 오는 사람들이 원하는 자리에 앉다보니 매일 같은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일찍 출근을 해야 합니다.
저는 아시안 업체 몇곳과도 일을 하다보니, 시차때문에 새벽 일찍 컨퍼런스 콜을 하는 날이 일주일에 3일이 있고 주로 집에서 콜을 한후에 출근을 하다보니 빠른 출근이 어려워 거의 매일 자리가 바뀝니다.
매번 다른 자리에 앉다보니 좋은 점도 있네요. 예전보다 다른 팀 사람들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덕분에 다른 팀에서 근무하는 한국 분들도 예전에는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얼굴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몇달이 지나니 누가 목소리가 크고 전화를 자주 하는지도 대략 파악이 되면서 사무실에 도착했을때 그 사람들 주변에서는 피해서 앉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복걸복이라 비어있는 자리에 목소리가 과하게 큰 동료들이 오면 도루묵이 되긴 합니다.
예전에는 없던 락커가 많이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진정한 의미의 자율 좌석제가 되면서 물건을 놓고 다닐수가 없다보니 대신 락커를 제공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혼자 사용할수 있는 작은 룸과 여러명이 회의를 할수 있는 미팅룸도 조금 늘어난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예전보다 책상 사이가 좁아지면서 주변의 동료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고 간혹 이어폰을 타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럴때 사용하라고 미팅룸을 좀 더 만든것 같습니다.
사소하게 바뀐것들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모니터암에 작은 모니터 2개가 달려 있었는데, 큰 와이드 모니터 하나로 바꿨네요. 예전보다 해상도도 좋아져서 그런지 더 좋네요. 휴게실의 커피 머신도 바꿨네요.
이렇게 운용을 하다가 또 미래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재택 근무를 할때보다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는게 제 개인적으로도 집중이 더 잘되는것 같습니다.
지난 몇년간은 재택근무를 하긴 했지만 아이들하고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오롯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워서 그랬다 싶었는데, 아이들로 인한 간섭이 없는 환경에서 재택을 해보니, 아무래도 사무실에서 옆에 동료들이 있다보니 업무와 관계되지 않는 일을 적게 하게 되네요.
당장 디피도 적게 하게 되고 ^^, 주식도 덜 확인을 하게 되고, 인터넷 검색도 줄어들었습니다. 식사 시간도 짧아졌구요.
은근히 사무실 출근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됩니다 아무래도 집에 있다보니 음식에 손이 가기 쉬운데 출근을 하는 날이면 자리에서 안아서 일하면서 먹을수 있는 간단한 도시락을 챙겨가다보니 먹는 양도 좀 줄어드는것 같습니다. 사무실 근처 산책로에서 날씨가 허락하면 꼭 산책을 하는데 적은양이지만 운동도 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들어오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것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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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보가 아니시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