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비교하며 보기]연모 vs 옷소매 붉은끝동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박은빈의 '연모' 정주행 하고나서, 그랬군요님의 강력추천작 '옷소매 붉은끝동을 이어서 완주하려던 계획은 이젠 일일이 기억도 나지않는 소소한 일상사들 때문에 최근에서야 '옷소매..'의 정주행이 끝났습니다.
드라마에서 나름 트렌드란게 있는 것인지 어떤 쟝르의 드라마가 하나 나오고 나면 어딘지 닮은 구석이 있는 작품들이 이어서 등장하는 놀라운 경험을 한 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다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판타지 사극이란게 매력 만큼이나 '손 오그라듬'에 대한 저항이 있다보니 다음번에 사극을 보개될 일이 언제즈음이 될라는지요...
두 작품 모두 판타지? 사극 이다보니... 작품 자체만으로 이야길거리를 만들어낼 만한 것들은 그닥 보이지않고... 그래서 소소하게 몇가지 비교를 해 보았습니다.
(1) 첫장면
(연모) (옷소매 붉은끝동)
두 작품 모두 여심한 시간에 대궐? 밖에서 안으로 날라들어가는? 카메라 앵글로 시작하더군요.
(2) 여주의 아역
연모는 최명빈, 옷소매는 이설아
박은빈도 이미 아역으로 여러 작품에 출연한 바 있으며, 특히 '태왕사신기'의 흑주작(문소리 분)의 아역으로 출연했을때 많은 관심을 받았... 어야 마땅하나 당시 경쟁자?는 다름아닌 김유정(주작, 이지아 분) 이다보니...
아무튼 이번 두 작품의 아역은 모두 장래가 촉망됩니다~
(3) 근정전?
두 작품 모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니 아마도 근정전(경복궁)을 표현한 것일까요?
연모 : 예종 후기~성종 초기
옷소매 : 영조~정조
연모는 확실히 경복궁의 근정전이 맞을텐데, 옷소매의 경우 경복궁이 아니더군요. 알다시피 임진왜란으로 인해 경복궁은 이미 훼손이 심하게 되었으며, 광해군 대에도 다른 궁궐(창덕궁, 창경궁 등)의 개보수에 힘을 쏟았으나 경복궁 만큼은 그대로 방치하듯 하였으며, 영정조 대에는 경희궁에서 주로 집무를 하였다고 하죠. 지금의 경복궁이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바로 고종때 흥선 대원군이 앞장서서 공사를 벌인 결과이며 이때 부족한 내탕금을 충당하기 위해 당백전(한냥이 백냥 값어치!!!)이라는 사기캐를 마구 남발하여 가뜩이나 기울어져 가는 나라의 살림을 더욱 곤궁하게 하였다는 비난을 받고는 있습니다만... 궁궐이 가지는 위상도 있기에 이 부분의 최종판단은 학문의 분야에 맡기는 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경복궁-근정전)
(경희궁-숭정전)
한편, 드라마에서 사용된 건물은 '용인대장금파크'라고 하더군요.
(4) 사랑이 꽃피는 OO?
연모에서는 출생 후 버려졌던 공주가 담이라는 이름의 궁녀로 들어왔다가 훗날 짝이 되는 사서 정지운을 만나게 되는 곳이 나오죠. 극 중에서는 버려져 사용하지 않는 곳이라고 나오며 괴수가 숨어지낸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깊고도 작은 연못이 있습니다. 옷소매에서도 비슷한 분위기의 장소가 나오는데 처음에는 같은 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비슷 하더군요. 후일 의빈 성씨(성덕임)가 머무는 곳이 되죠.
연모의 촬영지는 성주 한개마을 한주종택이고
옷소매의 촬영지는 보성 강골마을 열화정 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두 드라마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된 곳으로 용인 대장금파크, 전주 한옥마을의 경기전과 전주향교, 그 외 여러곳 이라고 합니다.
(5) 인왕산에서 바라본 한양?
마음에 번민이 가득할 때 찾아가는 곳... 도성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이라면... 인왕산?
그 당시에도 왕세자나 임금님이 산에 오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망은 기가막히군요. 실제로 저런 곳에서 반나절 정도 만이라도 바람을 쐴 수 있다면 수명이 5년은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인왕산 정상에서 바라본 경복궁@구글어스)
아랫쪽 별표(능선)가 인왕산 정상이고 파란색 화살표 부분이 경복궁 입니다. 드라마에 나온 산 위에서 도성을 내려다 보는 장면이 대략 인왕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앵글과 비슷해 보입니다.
(6) 의빈 성씨
사료에도 기록되어 있다던 의빈 성씨. 정조가 내린 승은을 15년간 두차례나 거절하다 끝내? 어쩔수없이? 후궁이 되었다죠. 그냥 들으면 이해가 가지않을 상황이겠지만(특히나 남자들에게는) 옷소매에서는 그 복잡했을 마음을 잘 표현해 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삼백여년 후의 지금의 여성들에게 그 심리상태를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을 할까요? 역시나 남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할 것 같습니다.
그간 드라마에서 의빈 성씨역을 맡았던 분들을 보면...
(조선왕조 500년-파문, 1989)
(이산, 2007)
(옷소매 붉은끝동, 2021)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세 드라마 모두 MBC군요.
그리고 의빈(宜嬪)이라는 이름은 옷소매에서 '마땅하다'는 뜻의 의(宜)자로 빈의 이름을 짓자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저 글자가 어디에 쓰일까 싶어 찾아봤더니... 의당(宜當), 편의(便宜) 같은 곳에 사용되더군요. 한자로는 써 본 기억이 없던거 같았는데... 실제로 제 일상에서 자주 썼었더군요. 바로..
よろしく(宜しく)
일본어 요로시쿠(오네가이시마스)에 '의'자가 쓰이더군요. 비즈니스 일본어 쓰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얼마나 자주 쓰이는 단어인지...
PS. 두 드라마 보면서 뭔가 써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었는데... 막상 정리하다보니 이런 허접스런 내용들로 글을 쓰려 했던가 싶었는데, 지금 쓰지 않으면 영영 안쓰게 될 것 같아 급하게 마무리 해 봅니다.
Veritas liberabit vos.
ἡ ἀλήθεια ἐλευθερώσει ὑμᾶς.
2022-03-14 01:23:14
드라미아가 대장금파크로 명칭이 바뀌었네요. 허준 촬영할 때 구경갔었는데 김주혁씨도 봤었어요. 2
2022-03-14 08:20:57
옷소매만 본 입장으로는 이세영의 연기덕분에 1회부터 끝까지 본방으로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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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역시 저는 아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