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루브르 박물관이 아부다비에도 있다고?
우리가 살면서 UAE 아부다비에 갈 일이 몇 번이나 있겠습니까?
출장? / 유학? / 이민? / 여행? / 체류? / 망명? / 만수르 접견?
사실 갈 일이 없죠.
아부다비만을 여행 목적지로 해서 가실 분도 거의 없다시피 하실 테고
"그러나 확실한 건..."
김덕배 유니폼에 새겨진 저 글씨의 정체는...?
거수경례하고 있는 저 언니의 정체는...?
그렇습니다. 우리 생애에 한 번쯤은 분명 에티하드항공 탈 일이 생긴다는 겁니다.
반드시, 기필코, 무적권...
중동 3대 항공사라는 카타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 중에 에티하드는 다른 두 곳에 비해 보유기나 취항지, 사세 등에서 많이 밀리는 추세이긴 하죠. "그러나 확실한 건..." 항공권 최저가 검색하다 보면 분명히 한 번은 걸리게 되는 항공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에티하드항공 타고 어떤 곳을 가실 때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환승을 하시게 됩니다. 짧게 레이오버하며 아부다비를 잠깐 둘러보실 수 있는 기회이죠.
어쨌든 장담컨대 여러분은 이미 아부다비를 가셨거나 앞으로 언젠간 아부다비에 반드시, 기필코, 무적권 가실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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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에 가시게 되면 일단 그랜드 모스크는 필수적으로 방문하시길 권합니다. 우선순위로 꼭 보시길 바라고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면 다음 방문지로 아래 소개하는 곳을 고려해 보세요.
https://www.louvreabudhabi.ae/
그렇습니다. 세상에나 마상에나 루브르 박물관이 파리에만 있는 게 아니고 아부다비에도 있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루브르 아부다비(Louvre Abu Dhabi)'입니다.
루브르 아부다비는 2017년 11월에 개관한 UAE의 국립박물관으로 아부다비 문화관광청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건물 디자인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Prizker) 수상자 장 누벨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독특한 돔 구조는 중동의 전통성과 현대성의 조화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곳은 프랑스 정부와 30년 협약을 맺고 “루브르”라는 이름으로 사용 허가를 얻게 됩니다. 더불어 협약 기간 동안 파리 루브르 박물관으로부터 소장품 대여, 특별전 전시, 기타 관리∙교육 지원을 받게 되고요. 그렇게 타이틀과 운영 지원을 얻기 위해 들인 돈이 자그마치 5억 2천 5백만 달러 + 추가 7억 4천 7백만 달러 = 대략 1조 6천억원을 지불한 셈입니다. 기름국 클라쓰. 후덜덜 ~!
결국 루브르 박물관의 분관 성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루브르 아부다비는 문화관광지구로 지정된 사디야트(Saadiyat) 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배 타고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고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부다비는 지하철이 없는 데다 이곳까지 오는 버스 노선도 없는 것 같아서(이건 잘 모르겠음) 보통은 택시를 타고 가게 됩니다.
저희 부부는 방향을 모르니까 대충 서있는 택시 잡아탔는데 가는 도중 구글맵 켜보니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더군요. -_-;; 어벙벙한 관광객 상대로 사기 치려는 기사 아저씨가 괘씸했지만 기분 나쁘지 않게 당황하지 않게 정중한 어조로 시간 없으니 빨리 가달라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어설프게 발연기하며 크게 좌회전, 좌회전해서 돌며 가더군요. ㅠㅠ
루부르 아부다비의 건축총면적은 24,000㎡로 축구장 3개 크기가 좀 넘습니다.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 면적을 다 합치면 8,000㎡로 2,400평 정도 되네요.
4개 전시동에 12개 상설전시실을 갖추고 있는데 섹션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동선에 따라 이동하면 시대순으로 고대 유물부터 현대 예술 작품까지 차례로 접할 수 있습니다. 카페나 기념품 매장, 서점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 전시물들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누면 프랑스 루브르에서 대여해 온 작품들과 UAE 현지 미술품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세부적으로는 기원 전 인류 초기 문명 유물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 유물
고대 그리스∙로마 조각과 공예품들
불교 예술 작품들
유럽의 회화들
(원래 말 타고는 알프스산맥 못 넘는다고, 그림과는 달리 실제 나폴레옹은 노새 타고 알프스 넘었대요. 가오 빠지게시리...)
마지막으로 현대미술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Stele in the Name of Tutankhamun / 기원전 1327년경
투탕카멘의 이름으로 된 비석
(우측) Female Figurine Wearing a Necklace / 기원전 2800~2700년
기원전 7천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지금의 파키스탄 지역인 메르가르(Mehrgarh) 문명 유적
Egypt, a gift of the Nile / 기원전 1991~1785년
나일강의 선물, 이집트
장례식 배에서 노 젓는 사람들과 조타수
Sarcophagus of Henuttawy: coffins and mummy's wrapping / 기원전 950~900년
이집트 헤누타위(Henuttawy) 공주의 미이라관
Vase: Animals and Armed Horsemen / 기원전 590~580년
꽃병: 동물과 무장한 기병
고대 그리스 도시의 귀족들이 말을 탄 모습을 묘사한 꽃병
Image of a Queen or a Goddess / 기원전 360년~282년
여왕 혹은 여신의 이미지
Dancing Shiva / 950~1000년
탁월한 남편이자 아버지인 힌두교 신 시바가 춤추고 있는 모습
Pair of Folding Screens with Maps of Japan and the World
약 1690년경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는 세계지도로 접는 병풍에 그려져 있습니다. 가로 길이는 2.5m 정도 되고요. 아무래도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영향을 받아 제작했겠죠. 고려(高麗), 대명(大明), 일본(日本)... 그리고 아무나 읽을 수 없는 달조(韃靻). 흠흠. 아무래도 고려말 시점 지도가 아닐지... 우리나라를 붉은 색으로 채색한 건 수백년 뒤 이 땅의 축구가 붉게 흥하리라고 내다본 듯. -_-;;
The Walking Man, On a Column / 1900년
고대 조각상을 연상하게 하는 로댕의 작품 "기둥 위를 걷고 있는 남자". 그물망처럼 짜여진 건물 천장 사이로 내부를 비추는 자연광이 작품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Food for Thought - Al Muallaqat / 2013년
참 시적인 표현인 'Food for Thought'. 생각을 위한 음식이 '깊이 생각할 거리'라니.
전통적인 염소 스튜를 요리할 때 사용하는 알루미늄 냄비들을 하나의 '생각할 거리'로 만든 작품입니다. 유목민들이 식사를 하며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파리에 있는 루브르를 다 보려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아부다비에 있는 루브르는 짧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에겐 많은 시간이 주어져 있지 않아서 2시간 남짓 정도면 무난하게 둘러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전시장 중간중간 앉아 쉴 수 있는 공간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야자수 밑에 앉아있는 저 아주머니는 한국에서 온 듯한데... -_-a
사족) 이곳이 아무리 아부다비의 랜드마크라고 해도 역사유적이니 박물관이니 전시회니 이런 것에 관심 없으신 분들은 애써 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짧은 시간 이용해 시내 관광하는 건데 이곳은 공항에서도 좀 멀리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도 불편하고 입장료도 비싸서(2만원 좀 넘는 듯) 이런 쪽으로 관심 없으신 분이라면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며 가시는 것 말리고 싶습니다. ^^
어느 경유지에서든 레이오버 시간 활용해 시내 관광하실 때는 무엇보다 다음 비행 편 늦지 않게 공항에 여유 있게 도착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라는 점 잊지 마세요!!!
루브르 아부다비는 물과 빛과 건축물이 조화로운 곳입니다.
꼭 전시물 관람이 아니더라도 바다의 산들바람을 맞으며 멋진 주변 풍경과 마주하고, 저 너머 아부다비의 스카이라인과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며 여유롭게 힐링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 팬데믹 이전에 여행한 내용이고 현재와는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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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네요 루브르 아부다비 이야기는 들어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