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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바르샤바에서 그단스크 당일치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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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12-31 19:31:58


바르샤바에서 그단스크(Gdańsk)를 다녀오는 당일치기 여행입니다.

그단스크는 발트해에 접한 폴란드 최대 항구 도시이죠.

 

독일어로는 단치히(Danzig)라고 불리고 독일의 포격으로 2차 대전이 시작된 비극적인 곳입니다. 전 폴란드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레흐 바웬사가 조선소 노동자로 일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바르샤바에서 묵었던 '더 웨스틴 바르샤바(The Westin Warsaw)'입니다.

가격과 고객 후기 보고 선택한 곳입니다. 5성급 호텔이라 가격이 어마무시할 것 같지만 제가 묵었을 때 일반적인 룸은 조식 포함 1박에 10만원 정도였습니다. 지금 검색해 보니 아직도 그때와 엇비슷하거나 살짝 오른 것 같긴 하네요.

 

아침에 도착했는데 얼리 체크인도 무료로 해주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시내 중심부에 있고... 다양한 곳에 묵어보진 못했지만 나중에 바르샤바 가시면 이곳 추천해 드립니다. 어디 가서 이 가격으로 럭셔리(?) 호텔에 묵어 보겠습니까.





 

이곳 조식 식당에서 몇몇 항공사 기장, 승무원분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제가 타고 왔던 에어차이나 유니폼 입은 분들도 보여 반갑더군요. 항공사 직원들이 많이 묵는 호텔인 듯싶습니다. 항공사와 호텔을 연결시켜주는 전문 에이전트 회사가 있어서 승무원들의 스케줄링이나 현지 관련 업무 등을 시스템적으로 관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폴란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랜드마크인 문화과학궁전입니다.

워낙 크고 높다 보니까 어디에서나 눈에 띄는 건물입니다. 아직 바르샤바가 낯선 여행자 입장에서는 방향 찾기의 안테나 역할을 수행하는 곳입니다.


사회주의 시대에 소련이 지어준 건물이고 스탈린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건물이라 폴란드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곳 꼭대기 전망대에 오르면 바르샤바 시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건물 앞에 설치된 저 신발 모래시계가 무얼 의미하는지 당시나 지금이나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며칠 뒤에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처연하고 끔찍한 신발 더미들을 보고 저 장면이 자연스레 오버랩되더군요.


 

 

 

 

 

'쌤썽(SAMSUNG)' 글자 적혀있는 건물이 메리어트 호텔이고 그 맞은편 지붕 넓은 저층 건물이 바르샤바 중앙역(Warszawa Centralnal)입니다. 문화과학궁전 올라가서 시내 여기저기 살펴봤던 곳 중에 저기가 중앙역인 걸 다음 날 직접 가보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중앙역과 마주 보고 있는 큰 쇼핑몰인 즐로테 타라시(Złote Tarasy)도 보이네요.





 

숙소에서 중앙역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서 아침 먹고 쉬엄쉬엄 천천히 걸어서 이동합니다.

역에서 표를 예매한 뒤 그단스크를 거쳐가는 그디니아 중앙역(Gdynia Główna) 행 기차에 오릅니다.


폴란드는 물가가 저렴해서 크게 부담이 없고 돈 쓸 일도 딱히 없어 환전해 간 즈워티(PLN)를 다 쓰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큰맘 먹고 1등석을 끊었습니다. 앞쪽 6량은 2등 칸, 맨 뒤쪽 1량은 1등 칸. 2시간 30분 소요.





 

 

 

 

 

우리나라 KTX 특실처럼 2-1 구조로 돼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쾌적합니다.

1등석이어서 그런지 먹을 것도 줍니다.





 

드디어 그단스크 중앙역(Gdańsk Główna) 도착.






 

 

아름다운 기차역으로 유명한 그단스크역은 1852년에 개통된 곳입니다. 170년 전이네요.

역사 건물은 고풍스러운 빨간 벽돌 컨셉입니다.






 

현대판 패스트푸드의 대표격인 맥도날드와 KFC도 고풍스러운 건물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디로 갈지 갈피가 안 잡힙니다.

구글맵을 통해 구시가지 방향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구시가지까지는 천천히 걸어가면 20분 정도 걸리는 듯싶네요. 여행자들이 찾는 그단스키의 핵심 지역은 그리 크지 않아서 충분히 도보로 둘러볼 수 있습니다.



 

 


황금 문(Brama Złota, Golden Gate).

구시가지는 이곳 골든 게이트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구시가지의 하이라이트인 롱 마켓(Długi Targ).

약 500미터가량의 넓은 도보 전용 거리로 되어 있고 양편에 다닥다닥 붙은 알록달록 색색의 중세 건물들이 가득합니다.

뾰족한 첨탑과 시계탑이 인상적인 구시청사 건물 내부는 현재 역사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구시가지 광장에 삼지창을 든 넵튠(포세이돈) 분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술 제조법을 넵튠이 알려줬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옵니다.

 

이곳 분수대가 그단스크 사람들의 주요 만남의 장소라고 하네요.




 

 


그단스크 구시가지 분위기는 대충 이렇습니다. 유럽유럽합니다.

올드타운은 발 닿는 대로 어느 곳을 거닐어도 예쁜 모습입니다.

 

2차 대전 내내 독일에 의해 점령된 곳이라 도시 전체가 심각하게 파괴되었고 이후 전쟁이 끝난 뒤 1950년대부터 이곳의 재건사업이 시작됐답니다. 도시 복원 과정에서 독일의 흔적을 철저히 지웠다고 합니다.


 

 

 

 

 


 

 

 

저마다 개성 넘치는 다양한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걸으며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노천 카페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일명 '호박 거리'.

야채 호박 말고 주홍빛 보석 호박(Amber)입니다. 호박 보석은 나무에서 나온 수액이 1,000년가량 굳어져서 형성된다는데 이런 호박 보석으로 만들어진 여러 액세서리, 마그넷,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발트 해의 호박 광산은 무려 5천만년 전에 형성됐으리라 추정된다네요.



 

 

 

 

그단스크를 대표하는 최고 종교 건축물 중의 하나인 성모 성당(Bazylika Mariacka).

과거에는 성모 승천 대성당으로 불리던 곳입니다. 교황도 배출한 독실한 가톨릭 국가답게 규모가 꽤나 큽니다.

 

걷기도 좀 걸었고 들어가기 전에 성당 앞 벤치에서 조금 쉴 겸 앉아 있는데 어떤 젊은 부부가 자신의 개(강아지 아니고 큰 개)를 잠깐 맡아달라고 부탁하더니 성당으로 들어가더군요. 아니 고양이한테 생선 맡기는 것도 아니고... 저희 부부가 '개도둑'처럼 생기진 않았나 봅니다. -_-;;  같이 놀아주느라고 정작 댕댕이 사진 찍은 건 없네요.



 

 

 

 

성당 내부 모습입니다.

고딕 양식 성당으로 높이가 상당하고 여러 개의 흰색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는 형태입니다. 금색 부조로 제작된 중앙 제단과 스테인드글라스의 디테일도 상당합니다.


 

 

 

 

 

지금의 설교단은 17세기 초반 매너리즘 양식으로 제작된 것을 다른 성당에서 옮겨온 것이고 원래의 설교단은 2차 세계대전 중에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폴란드어는 몰라도 연도 표기로 보아 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조형물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성모 성당의 타워 전망대까지 올라가 그단스크 시가지를 내려다볼 수도 있습니다. 단 4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전 패스 ㅠㅠ


 


 

 

그린게이트(Green Gate).

16세기 후반 폴란드왕의 공식적인 거처로 쓰이기도 했고 바웬사의 그단스크 집무실도 여기에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국립 박물관으로 운영 중입니다.


 

 

 

 

 

롱 마켓 거리 끝 그린게이트를 지나면 발트해로 이어지는 모틀라와(Motława) 강변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강변길의 경치는 참으로 운치 있고 여유롭습니다.



 

 

 

왼쪽에 툭 튀어나온 건물은 벽돌 건물에 추가된 목조 구조물 형태인데 15세기 중반, 강을 통해 들어오는 화물을 내리는 역할을 했던 기중기라고 합니다. 크레인이죠.

 

 

 

 

 

웨딩 화보 촬영하는 커플도 보이고

 

 

 

 



카약 타는 사람들도 보이고 

 

 

 

 


해적선 모양의 유람선도 보입니다.

 

 

 

 

 

 


배가 지나갈 때 다리가 들어올려지는 도개교(跳開橋)인데 철도 건널목에서 기차 지나갈 때 차단기가 내려가며 ‘땡땡’ 신호음 울리 듯이 비슷한 과정을 거칩니다.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강 건너편 섬에는 그단스크의 명물인 대관람차 '앰버 스카이(Amber Sky)'가 있습니다. 예쁜 회전목마도 있습니다. 곳곳에 의자들이 설치돼 있어 잠시 쉬며 강변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제 여행 사진에 꼭 등장하는 아주머니 한 분. -_-;;

 


 

 

 

 

이제 돌아가는 길.

왔던 길로 돌아가지 않고 구시가지에서 조금 벗어나 다른 길로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가우디를 연상시키는 어느 호텔 건물.


 

 

 


 

다시 그단스크 중앙역으로 복귀.

 

 

 

 

 

 

기차를 타고 윈도우XP 바탕화면 같은 배경을 바라보며 다시 바르샤바로 돌아옵니다.

 

 

 

 

※ 팬데믹 이전에 여행했던 내용이고 현재와는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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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2-10-23 19:33:20

잘 읽었습니다.
앞에 나오는 건물들은 정말 소비에트 냄새가 물씬 나네요.

WR
1
2022-10-23 19:44:27

문화과학궁전은 소련 건설 노동자들이 대거 폴란드로 와서 오랜 기간 머물며 올린 건물입니다. 소련-폴란드의 우정을 위해 스탈린이 지어준 건물이죠. 하지만 지금 두 나라의 관계는... -_-a

WR
Updated at 2022-10-23 22:46:17
추천해 주신 호텔 검색해 보니 어딘지 기억납니다. 지나가다 밤에 조명 켜진 건물이 예뻐서 사진도 찍었는데 거기였네요. ^^;; 하지만 가격을 보니 제가 범접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폴란드는 별다른 문제 하나 없이 여행이 술술 풀려서 좋은 느낌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브로츠와프 포함한 서쪽 도시들을 못 가봤기에 다음에 꼭 다시 여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1
2022-10-23 22:30:44

그단스크 역과 구시가 그리고 강변 정경이

진정 멋지고 운치 있네요. 가셨던 날의 날씨도

좋았기에 여러모로 기억에 남았을 여행이라 

생각됩니다. 저 곳에서 유명한 음식은 어떨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저기 포함 발트해 부근 도시 여행도 괜찮아 보이네요.

WR
1
Updated at 2022-10-23 22:53:58

제가 그단스크 갔을 때 운 좋게도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전날 바르샤바에선 비 쫄딱 맞고 돌아다녔었거든요. 여행 만족도에 날씨와 물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좋은 시기에 물가 저렴한 폴란드를 여행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폴란드 음식은 잘 모르겠네요. 익숙한 것만 먹고 다녀서요. ^^;;

1
2022-10-23 22:55:39

포착하신 사진들이 멋져서 잠시 저기에서

탈린 정도 기차여행 기획을 하게도 되네요.

 

1
2022-10-24 15:47:50

 코슽코 토피넥, 현지에도 있긴 있군여 ㅋ

WR
2022-10-24 21:27:27

글로벌한 제품이라 웬만한 데는 다 있겠죠. 기차에서 줘서 먹었습니다. ^^

 
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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