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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과 지역이야기(22) 부산 범일동 둘러보기, 누나의 길과 영화 <친구> 촬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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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2 10:33:42


이번에 부산을 찾은 김에 둘려보고 싶었단 곳이 범일동입니다. 범일동은 부산 동구 소속으로 부산진구와의 경계를 이루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범일동으로 알고 있는 동네가 사실은 부산진구인 경우가 많다죠.

우리 DP에서 부산경남지역의 좋은 사진을 자주 올려주시는 안디마노님이 작년에 올려주신 사진들을 보고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범일동은 과거 호랑이가 출몰하던 것에서 유래한 지명입니다. 범이 순 우리말이다보니 한자는 다르게 쓰네요. 범일동의 가볼만한 곳들을 걷기코스로 연결한 호랭이어슬렁길도 운영중입니다.

누나의 길은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 수출과 경제발전의 일등공신이자 세계적인 생산량을 기록했던 부산 신발제조산업과 그 종사자분들을 기리는 골목입니다. 많은 신발공장 여공들이 이 골목을 걸어내려가 경부선 기찻길을 건너 부산진의 신발공장과 고무공장에 출근해 일을 했고 퇴근후 지친 몸을 이끌고 이 골목을 거슬러 올라가 작은 쪽방에 몸을 뉘었다고 합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이들의 구두소리, 발걸음 소리가 이 골목에 가득했다죠.

골목은 짧습니다만..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감성충만의 코스였습니다. 바로 이들이 이 나라 경제발전의 주역이었죠. 이들은 이렇게 번 돈으로 시골의 가족을 책임지고 동생들을 공부시켰겠죠. 그리고 이제는 장년과 노년이 되어있을겁니다.

영화 <친구>에서 "Bad case of loving you"의 노래를 배경으로 네명의 주인공들이 교복을 입고 신나게 건너가던 육교가 바로 범일동 입구인 범곡사거리에 있습니다. 이 육교는 범일동 골목길과 시장에서 경부선 철길을 건너 지하철 범일역, 현대백화점과 자유시장, 조방로, 귀금속거리 등으로 가는 길이군요.

이제 20년도 넘은 추억의 영화를 곱씹으며 육교를 건넙니다. 주연배우였던 유오성씨, 장동건씨도 이제 제법 나이가 들었겠죠.

영화에서 장동건씨가 최후를 맞이하며 유명한 명대사를 읊조리던 전신주를 찾아나섭니다. 범일역에서 부산진으로 내려가다가 유흥가 안쪽의 만물슈퍼라는 작은 가게 앞에 있는 전신주입니다.

그러나..한때 안내판까지 있었다는 이 전신주는 도로를 정비하고 확장하면서 없어졌네요. 전신주를 전부 철거했나봅니다. 대신 영화촬영지라는 표시는 가게에도 근처 화단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잔혹한 장면이다보니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아쉬움은 있네요.

만물슈퍼도 이제는 테이크 아웃 커피집으로 바뀌었고 옛 간판만 한쪽구석에 쓸쓸히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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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3-02-22 10:37:40

부산은행 신입행원 연수받을 때 실습을 범일동 지점으로 나갔습니다. 

조방앞 나이트가 유명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2023-02-22 10:43:51

 유명한 보림극장은 안보이는군요.

소싯적에 삼일극장, 보림극장에서 2편 동시상영 제법 보러 다녔는데 ㅎㅎ

옛날 생각 나네요..

1
2023-02-22 11:17:33

보림극장. 문화인의 전당이었죠. ㅋㅋㅋㅋ

Updated at 2023-02-22 16:00:29

몇 년전에 제가 갔을 때도
보림극장은 없어 졌더라구요!
그 건물은 남아 있는데ᆢ1층이 동네 마트로 바뀌었더라구요!

2023-02-22 10:45:44

국제호텔이 없어지고 삼정그린코아가 생겼죠

WR
2023-02-22 10:48:58

그런거죠? 지도에는 없는데 딱 그 위치일것 같았는데...영화에서도 국제호텔 나이트클럽에 있다가 갑자기 공항간다며 나섰다가 호텔앞 전신주에서 최후를 맞이하는걸로 기억합니다.

2
2023-02-22 10:46:40

처음에는 조방낙지가 뭔지 잘 모르고 그냥 먹었는데 나중에 범일동의 조선방직의 줄임말인 조방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산을 가본지 오래되었는데 와인지리님의 글을 보니 범일동과 부산의 근현대유적을 돌아보고 싶네요.
잘 보았습니다.

WR
2023-02-22 10:52:45

조선방직 노동자들이 퇴근후 값싸게 먹던 메뉴라죠. 나중에 조선방직이 없어지고 시외버스터미널이 들어서면서 전국 곳곳에서 부산으로 드나들던 사람들에 의해 전파된 메뉴랍니다.

2023-02-22 11:02:10

 사진과 글, 너무 잘 보고 읽었습니다.

WR
2023-02-22 11:02:40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Updated at 2023-02-22 11:28:56

몇년전 없어진 보림극장이 저 지역의 랜드마크였는데 특이하게 영화보다는 극장쇼를 많이 했습니다. 근처 신발공장 방직공장들의 직원들과 주변의 산복도로쪽에 주민들이 많이 살아 70년대에 하춘하, 남진 리사이틀이라도 하면 극장이 터져나갈 정도였죠. 고단한 일상의 스트레스를 극장쇼에서 해소했죠.

WR
2023-02-22 11:27:35

말씀듣고 검색해보니 보림극장은 제가 주차했던 유료주차장 옆인것 같습니다. 60년 전통 할매국밥옆의 서면 베스티움더시티 자리인듯 합니다.

2
Updated at 2023-02-22 11:59:23

그자리 맞습니다. 몇년전 철거전까지 극장을 다른 용도로 쓸때도 과거의 영화를 기억하는 간판들을 붙여놨었죠.

WR
2023-02-22 12:00:12

사진 감사합니다^^

2023-02-22 11:17:48

안창마을. 제 고향. ㅎㅎ 

WR
2023-02-22 11:29:40

제가 햬롱해롱님의 고향마을길을 걸은거네요^^

Updated at 2023-02-22 12:39:40

아주 오래전 소문에 의하면
보림극장 부근이 부산 게이의 메카라던데 ㅎㅎ
진짜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WR
2023-02-22 12:46:07

사실이라면 서울 종로 탑골공원옆 파고다극장 같은 곳이네요. ㅎ

2023-02-22 12:53:57

미국에 있을 때 친하게 지네던 우크라이나 친구가

영화 친구를 봤던 모양입니다. 이 친구는 일본의 잔인한 야쿠자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고마해라 마이무따아이가" 이장면이 인상 깊었던 모양인데 

그친구 가 설명하는 이 장면중 기억나는 건 "enough.." 밖에 없네요.

"그정도 찔렀으면 충분하다. " 

WR
2023-02-22 14:11:02

의역하면 그런 의미겠네요. ㅎ

2023-02-22 15:07:43

 친구를 찍은 다리 건너편에 있는 할매국밥집이 제 최애 돼지국밥집입니다. 

못가본지 한참이네요. ㅎㅎ

WR
Updated at 2023-02-22 15:55:40

손님이 많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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