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미국일상 77 - 미국 학교 교장
계획에 없던 글을 급하게 하나 씁니다.
어제 미국 학교 교장 선생님에 대한 글이 있었고 저도 짧게 댓글을 달았었는데요.
제가 7년전에 초등학교 왕따 문제를 주제로 글을 쓰면서 학교의 교장에 대해서 살짝 언급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교장에 대한 부분만 간단하게 요약을 하면 "교장은 왕따와 같은 문제에 아주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고 학교에서 허드렛일도 많이 하고 가장 바쁜 사람" 정도가 될것 같습니다. 전체 내용은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됩니다.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9796823&series_page=14
그때는 아이들이 초딩, 중딩일때이고 지금은 9월이면 둘다 대학생이 되기 때문에, 그동안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여러명의 교장들을 만나볼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사를 여러번 하면서 학교를 자주 바꾸기도 했었고, 큰 아이는 사립 고등학교를 둘째는 공립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교장들에 대한 경험이 쌓이기도 했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 있을때 경험했던 교장들과 다르다고 생각한 부분을 몇가지 적어 보겠습니다.
제가 한국에서는 학생으로만 교장을 경험했고 그게 35년도 더 넘은 옛날 이야기라, 최근 초중교 교장들과 다른점을 감안해서 읽어 주시고 현재 시점의 한국의 교장들은 어떤지를 댓글을 채워주시면 좋은 비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한국보다 권위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는 학교 행사에서 주로 마지막에 나타나서 연설을 하는 사람이 교장이었는데, 미국의 교장은 뭐라할까요. 마치 사회자 혹은 행사 진행자 같습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교장을 볼수가 있는데요. 행사전 장내 정리부터 전체적인 행사를 이끌어 가고 행사가 끝난후 마무리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교장이 아닌가 싶어요.
그러다보니 복장에서도 차이가 나는것 같네요. 한국에서는 늘 정장에 가까운 옷을 입고 있었다면, 여기도 행사에 따라 제대로 정장을 입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캐주얼한 복장을 할때가 더 많은것 같습니다.
이전글에도 언급을 했지만, 정말 허드렛일도 많이 합니다.
초딩, 중딩의 경우에는 대부분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학교가 끝나면 다시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서 픽업을 하다보니, 교장은 늘 이 장소에 나와 아이들 등하교를 돕는게 거의 일상인것 같습니다. 고딩은 아무래도 운전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보니 큰 아이가 다녔던 고딩 교장이 주차장에서 나오는 차들과 아이들을 내리고 픽업하는 장소로 주차 하는 차들의 교통정리를 하더군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자원 봉사를 하는 다른 부모들과 함께 하더군요.
행사 전후에 의자 정리부터 쓰레기 정리까지 교장이 나서서 하는 경우도 아주 흔하게 본것 같습니다.
모든 행사에 나타나다보니 교장의 복장을 보면 요즘 어떤 일이 있구나도 알수가 있습니다. 할로윈이 다가오면 교장도 할로윈 복장을 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산타 모자를 쓰고 나타나고, 아이들이 잠옷을 입고 등교하는 날이면 교장도 잠옷을 입고 기다리는 모습도 기억이 납니다.
그런 모습을 자주 봐서 그런지 전 참 유쾌하고 적극적인 사람들이 교장을 하겠다 싶더군요. 미국도 조용하고 소극적인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교장직을 맡으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적이 있네요.
(추가)
여자 교장을 자주 본것 같습니다. 특히 초딩학교에서는 저희 아이들이 다닌 학교들은 다 여자 교장이었네요. 중고등학교에는 여자가 교장인 경우도 많구요. 그리고 Principal인 교장말고 Associate Principal로 호칭되는, 우리로 따지면 교감이 여러명이 학교가 대부분 이었던것 같고, 교감도 여성분들인 경우도 자주 본것 같네요.
한국보다 훨씬 젊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학교 선생님들중에 나이가 많은 순서로 따지면 Top 10에 들었던것 같은데, 여기는 전체 선생님들 중에서 중간 나이대가 아닐까 싶네요. 사실 몸으로 뛰는 일이 많다보니 나이가 들면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큰 아이가 다니던 사립 고등학교에서는 교장을 하시다가 평교사를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제가 직접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여쭤보지 않았지만, 미국 회사에도 더 높은 직급에 따른 높은 보상을 마다하고 관리자에서 실무자로 본인이 원해서 내려오는 경우도 있는 만큼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짐작을 해봅니다.
이전 글에 언급을 했지만, 학교내에서 발생하는 왕따, 폭력 같은 사건 사고들에 아주 직접적인 개입을 한다는 점도 다른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사고가 터지면 담임, 교무주임등이 먼저 나섰던걸로 전 기억을 하는데, 미국에서는 교감, 교장, 카운셀러등이 바로 개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학부모들이 교장에게 직접 연락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학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학교 웹사이트를 가면 교장, 교감, 카운셀러의 이메일 연락처는 다 나와서 직접 연락이 가능합니다. 일부학교는 선생님 전체의 연락처와 사진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고 부서별로 한명씩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교장, 교감, 카운셀러는 무조건 나왔던걸로 기억합니다.
참고로 전화번호까지 나온 경우는 보질 못한것 같습니다. 나와도 학교 번호이지 개인 휴대폰 번호는 아니었던걸 같습니다.
그건 선생님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학기가 시작하면 꼭 있는 행사가 부모들이 학교로 와서 아이들 수업 일정에 따라서 같이 이동을 하면서 선생님들을 만나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땐 선생님들이 연락처로 이메일을 주고 대부분 이메일로 연락하기를 선호하더군요. 간혹 전화번호를 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학교 전화번호입니다. 그리고 연락이 되는 시간도 출근후 수업 시작전, 수업이 다 끝난후 퇴근전으로 알려주더군요.
중딩부터는 사실상 담임이 없기 때문에 급한일이 있으면 학교로 연락하라고 이야기를 하고, 교장이나 카운셀러 한테 연락을 하라고 이야기를 했던 선생님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반대로 학부모들에게 전체 이메일을 가장 자주 보내는 사람이 교장입니다. 특히 학교에 사건, 사고가 있을때면 교장이 어떤일이 벌어졌고, 어떻게 조치가 되었고, 향후에 어떻게 할건지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이메일로 보내옵니다. 그러다보니 총기 사고나 약물 사고등 심각한 사건, 사고의 경우 며칠 연속으로 교장에서 이메일을 받을때도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여러번 전학을 했는데,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장을 만난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전학을 해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는데요. 학교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아이들이 이전에 어떤 학교를 다녔는지 왜 오게 되었는지등에 대한 대화도 나누고, 부모나 아이들 입장에서 요청하고 싶은 내용이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는지를 이야기 해달라고 해서,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나네요.
아이들 입장에서도 거의 모든 행사에 교장이 보이고 아주 적극적으로 아이들과 소통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수업외에 아이들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교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작은 학교에서는 교장, 교감등이 전교생 이름을 거의 외우는 교장들도 기억이 나고, 아이들을 만나면 허그와 하이 파이브와 같은 접촉(?)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교장이었던것 같습니다.
특히 초딩의 경우에는 교장 이름 부르면서 반갑게 뛰어가서 안기는 아이들도 흔하게 보았습니다. 중고딩도 빈도는 덜하지만 자주 보는 장면이구요.
평판이 좋은 교장의 경우에는 다른 학교에서 스카웃을 할려고 경쟁도 하더군요.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시스템도 다르기 때문에 각자 나라에 맞는 교장의 모습을 가지게 되는것 같습니다.
어느게 맞고 어느게 틀린다고 단정을 할수는 없지만, 이번 서이초 선생님의 안타깝고 화나는 죽음 그리고 계속 들려오는 한국 초중고에서 들려오는 슬프고 분노가 치미는 소식을 듣다보니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중에는 교장으로 대표되는 학교를 운영하는 책임을 가진 사람들의 역할과 태도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 꼭 직접적인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대안이 생겨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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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헛발질 할거 같더군요. 문제의 원인을 보지않고 이용만 하려하니...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