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미국 일상 79 - 미국 대학 학비
미국의 학비가 비싼건 제가 한국에 살때도 어렴풋이 알았었고, 미국에 와서도 아이가 2명이니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조언들을 많이 들었지만 실감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큰 아이가 타주에 있는 주립 대학을 가게 되면서 체감을 하기 시작했고, 올 가을에 둘째가 지금 살고 있는 주의 주립대학을 선택해줘서 다행히 학비 부담이 줄었지만 작년보다 어깨는 확실히 무거워지더군요.
만약에 타주의 사립을 갔다면 부담은 훨씬 더 큰폭으로 늘었을것 같네요.
두 아이 모두 3쿼터제로 학교가 운영이 되어서 3번 학비를 내는데, 두명의 첫번째 학비를 한꺼번에 내어보니 통장잔고가 확 줄어드는게 바로 보이고, 두 아이의 학비 차이까지 제대로 실감을 할수가 있있습니다.
큰 녀석의 두번째 학비는 이번주에 내었고 둘째는 1월중까지 내야 합니다. 또 다시 통장이 빌텐데 남은 3년은 어떻게 학자금을 마련할지 고민을 해봐야 할것 같네요.
원래 계획은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차액으로 학비를 대려고 했는데, 작년 고점 대비 20%정도 집값이 하락한 상태인데 일단 미국 경기는 좋아지고 있고, 1년 정도는 기다릴수 있는 상황이라 좀 지켜보면서 결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딱 마음에 드는 집이 나오지 않는것도, 또 한번 더 집팔기/사기/이사하기 과정을 겪을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픈것도 결정을 미루는데 한몫을 하고 있구요.
거의 모든 미국 대학교의 웹사이트에서는 대략적인 비용을 보여줍니다. 아마도 워낙 학비를 포함한 비용이 높다보니 부모와 아이들이 학교를 선택할때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 참고하라고 정보를 주는것 같습니다.
큰 아이가 다니는 대학교에서 가져온 정보인데요. 여러가지 시나리오에 세분화한 예상 비용을 적어두었네요.
위의 표는 현지 주민 학생들이 내는 학비인, 여기 표현으로 In state tuition와 추가 비용을 보여줍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인, 학교내 기숙사에 사는 경우 $41,389 가 든다네요
아래 표는 타주에서 유학을 온 학생들의 학비와 비용으로, 같은 조건일때 $73,963으로, $32,000 정도 차이가 나네요.
아래 표는 둘째가 다니는 학교인데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몇가지 구분을 해두었는데, 여긴 기숙사가 캠퍼스 안에도 있고 밖에도 있는데, 기숙사를 이용하는 경우 In State tuition과 비용은 $34,554, 타주 학생들의 학비와 비용은 $63,906이고 차이는 대략 $29,000로, 큰 녀석 학교보다는 차이가 적네요. 주마다 물가가 다르고 학교별로 비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좀 나는것 같습니다.
실제로 낸 학비입니다.
먼저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으로 하고 있는 큰 아이입니다.
항목이 복잡한데 솔직히 몇개 항목을 제외하면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큰 아이가 작년에 기숙사에 살때와 그리고 지금 친구들과 함께 학교 근처에 있는, 여러개의 방이 있는 아파트에서 월세로 살고 있을때 제가 지불한 학비인데, 각각 $22,804, $16,679를 냈었네요.
곱하기 3을 하면 작년에는 대략 $68,400을 냈었고 올해는 $50,000을 내야 하네요. 기숙사비와 식비가 빠졌지만 두명이서 같이 쓰는 방의 월세를 한달에 $850 정도 내고 있고, 식비는 아이의 카드로 계산하고 있어서 정확히 알수가 없지만 얼추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에 용돈, 학용품, 방학때 집에 다녀올때 항공비등등을 감안하면 큰 아이의 경우 대략 8만불 전후로 들지 않을까 싶네요. 그나마 항공편이 많아 가격이 착하고, 운전하면 10시간이면 갈수 있는 가까운 곳이고 대도시가 아니여서 이 정도가 들지만, 동부 대도시에 있는 사립으로 가는 경우에는 최소 10만불은 든다고 하더군요.
미래에 의사가 되고 싶어서 Public Health (공공의료?)를 전공하는 둘째는 확실히 학비가 적게 듭니다.
이 학교는 학비와 기숙사비를 따로 내는데, 첨으로 낸 9월의 기록을 찾아보니, 각각 $4,209와 $3,962으로 총 $8,171을 내었더군요. 이걸 3번 내야 하니 일년으로 따지면 대략 $24,500을 냅니다.
집에서 운전을 하면 30분이면 갈수 있어 항공료가 필요없고 필요하면 집에 있는걸 가져다 쓰고 종종 집에 와서 밥도 먹고 가니, 추가 비용은 용돈을 제외하면 거의 없는 편입니다.
두녀석 학교에 지불한 총액은 $92,900 ($68,400+$24,500), 환율을 1달러 당 1,300원으로 치고 계산을 하면 대략 1억2천정도 나오네요. 추가 비용까지 감안하면 10만불 (1억 3천만원) 을 넘을듯 싶습니다.
두학교의 차이를 계산을 해보면 $43,900 ($68,400 - $24,500), 우리돈으로 5천7백만원이 나네요. 다른 주에 있는 사립, 주립에 합격을 했지만 여기 학교를 선택해준 둘째 덕분에 4년동안의 부담이 2억넘게 확실히 줄었네요.
하지만 지금 가진 꿈이 변하지 않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정말 들어가기 쉽지 않는 의대에 만약에 합격을 한다면 7년을 더 다녀야 하고 그때는 다른주로 갈 가능성이 더 높은데요. 그때 비용까지 생각하면, 졸업하고 바로 취업할거라는 큰애가 길게 보면 부담을 덜 주겠네요.
한국도 학비가 예전보다 워낙 높아져서 부모가 지원해주는 경우에는 부모에게, 아이들이 직접 해결해야 할때는 큰빚을 질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은 그 부담이 더 큽니다.
저의 경우에는 부모님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대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지원을 해주시기도 하셨고, 학비가 워낙 비싼데 요즘은 이자까지 너무 높아서, 저도 제 노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가급적이면 아이들이 대학교를 졸업할때까지는 지원해줄 생각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미 이 과정을 경험하신 분들에 따르면 제때 졸업하고 제때 취업만 해주면 정말 효자, 효녀라고 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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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뉴질랜드에 사는 조카가 이번에 대학을 미국 영국을 저울질 하다가 영국으로 입학하면서 여동생과 매제의 학비 부담 스트레스가 이곳까지 넘어오다보니 얼바인님 글을 관심있게 읽었습니다. 1.5-2억 정도 잡아야 한다기에 뭐 그렇게 많이 드나 싶었는데 유학생 기준의 구체적인 수치를 보니 왜 그리 힘들어하는지 확 다가오네요.
미국 삶, 두 아이의 마지막 성장 과정. 그리고 그것을 지원해줄 수 있는 환경과 능력. 부럽습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