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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알베르토 망겔, 읽고 쓴, 쓰며 읽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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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2-22 10:12:38

지난 주말에 우연찮게 손에 넣은 책이 "The Traveler, the Tower, and the Worm: The Reader as Metaphor(2013) 은유가 된 독자- 여행자, 은둔자, 책벌레" 하고 "The Success and Failure of Picasso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릴 수 없는 책들은 시급한 책은 이북으로 구매해서 읽지만 이북이 아닌 경우 도서관에서도 잘 빌려 읽지 않습니다. 가끔 들리는 재활용 센터인 인근의 굿윌(Goodwill) 스토어도 책 관리담당자가 바뀌었는지 엉망진창이라 흥미가 떨어졌었는데 주말에 다른 동네로 갔더니 도서관 못지 않게 분류를 잘해놨더군요. 게다가 지역의 어떤 분이 좋은 책들을 정리했는지 금방 20여권을 추리게 됐습니다. 3권 사면 1권이 공짜이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4권 사면 1권이 공짜로 할인이 박해졌네요. 집에 있는 책을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하던 중인데 종이책을 산다는 것은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정말 필요한 책인지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A sea of words 같은 책은 아깝지만 내려놔야 했습니다. 전집 구해놨는데 언제 읽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55254

 

피카소에 대한 존 버거의 통찰은 나중에 천천히 읽어도 되겠다 싶은데 하드커버라서 헌책이지만 생각보다 비싸게 값을 치른 망겔의 책을 잠깐 읽어보자고 폈습니다.

 

"인간은 읽는 동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세상과 자신을 해독하기 위해 세상으로 나옵니다."

 - 알베르토 망겔

https://ko.wikipedia.org/wiki/%EC%95%8C%EB%B2%A0%EB%A5%B4%ED%86%A0_%EB%A7%9D%EA%B5%AC%EC%97%98

  

문자의 발명과 첫 글과 첫 독자에 대한 생각을 읽으며 마음에 불이 붙었습니다. 쓰는 삶이 어쩌구 글을 쓴 게 지난 주였는데, 망겔의 글을 더 빨리 읽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문자를 발명했고 처음 사용한 사람은 쓰는 이였겠죠. 이후의 수 많은 독자들은 쓰는 것을 전제했기에 21세기 현재에 우리가 글로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쓰는 것을 전제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읽기, 읽기와 동시에 쓰는 것이 올바른 독서방법임을 망겔의 저작들을 찾아보면서 알게 됐습니다.

 

시력을 잃은 보르헤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는 망겔이 편집자가 되고 작가가 되고 스스로 독서가라 칭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44년 전인 1980년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그의 저서목록을 보니 읽고 쓰기가 생활 그 자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알베르토 망겔에 대해서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의 책소개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십대 시절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만났던 저술가이자 독서가인 알베르토 망구엘이 보르헤스를 만나고 난 뒤 자신의 정신적 성장을 그린 책. 된 어두침침하고 소박한 아파트로 보르헤스를 찾아가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어린 망구엘의 일화를 실어 두었다.


아무하고도 대화가 통하지 않아 답답하던 열 여섯 소년은 방과 후 일하던 서점에서 65살짜리 노인을 만나게 된다. 노인은 '저녁에 시간이 있으면 책을 읽어줄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와 후에 작가 겸 편집자로 이름을 떨치게 되는 소년의 만남은 이렇게 우연하면서도 운명적으로 일어났다. 보르헤스는 망구엘에게 '다른 사람들이 우주라고 부르는 무한한 도서관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알려주고, 소년은 그 통로로 들어간다.


2003년 푸아투 샤랑트 도서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한 소년이 책이라는 통로로 들어가면서 어떻게 자신의 눈을 넓혀가는지를 엿볼 수 있다. 또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보르헤스의 문학적 비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볼드체로 된 책들은 국내출판된 책들입니다.

그가 편집한 모음집이나 소설은 제외하고 에세이류만 찾았습니다. ^표시는 개인적인 표시입니다.^^

The Dictionary of Imaginary Places: The Newly Updated and Expanded Classic(1980)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

A History of Reading(1996) 독서의 역사-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Into the Looking-Glass Wood: Essays on Books, Reading, and the World(1998)

By The Light Of The Glow-worm Lamp(1998)

Reading Pictures: A History of Love and Hate(2001) 나의 그림읽기

^With Borges(2002)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 열여섯 소년, 거장 보르헤스와 함께 책을 읽다 

^A Reading Diary: A Passionate Reader's Reflections on a Year of Books(2004) 독서일기

The Library at Night(2006) 밤의 도서관- 책과 영혼이 만나는 마법 같은 공간

Homer's Iliad and Odyssey: A Biography(2008)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A Reader on Reading(2010) 책 읽는 사람들- 세계 최고의 독서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말하다

The Traveler, the Tower, and the Worm: The Reader as Metaphor(2013) 은유가 된 독자- 여행자, 은둔자, 책벌레

Curiosity(2015) 왜? 호기심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을까

Packing My Library: An Elegy and Ten Digressions(2018) 서재를 떠나보내며- 상자에 갇힌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 

Fabulous Monsters: Dracula, Alice, Superman, and Other Literary Friends(2019) 끝내주는 괴물- 드라큘라, 앨리스, 슈퍼맨과 그 밖의 문학 친구들


https://www.goodreads.com/author/show/3602.Alberto_Manguel

 

은유가 된 독자 - 여행자, 은둔자, 책벌레 - 알베르토 망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3801813

 

https://www.f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8326



특별히 좋아하거나 피하는 장르나 책들이 있나요?


피하는 책은 정치 회고록, 서부극, 첩보 이야기(존 르 카레는 예외입니다), 문학적 가치는 없는 비밀 회고록, 자기계발서, 파울루 코엘료.


좋아하는 책은 추리소설(특히 황금기 시절의 작품들), 토마스 브라운 경, 보르헤스, 세르반테스, 단테, E. M. 포스터, R. L. 스티븐슨, 후안 룰포의 소설들, 아이작 디네센(<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저자인 카렌 블릭센), 앨리스 먼로의 이야기들, 루이스 캐롤의 전 작품, 쇼펜하우어, 플라톤, 일리아드, 세이 쇼나곤, 십자가의 성 요한, 성 어거스틴(아우구스티누스) 등등 그밖에도 많습니다.

 

요즘 곁에 두고 읽는 책은?


1930년대의 뛰어난 추리소설인 린 브록의 <Nightmare(악몽)>, 매리언 울프의 <The Reading Brain in the Digital World(디지털 세상의 읽는 뇌)>, 라이너 슈타크의 카프카 전기 제3권, 페드로 올라라의 <Historia menor de Grecia(그리스의 소역사)>입니다.


- 최근에 읽은 것 중에 가장 좋았던 책은?


에텔 그로피에(Ethel Groffier)의 <Réflexions sur l’université: le devoir de vigilance(대학에 대한 고찰: 경계의 의미>. 우리 시대 대학의 역할에 관한 절대적으로 중요한 사색물이자, 탐욕스런 상인과 기술 지배에 의한 끊임없는 공격에 맞서 인문학을 열렬히 옹호하는 책입니다.


- 반복해서 읽는 특별한 책이 있나요?



단테의 <신곡(Divine Comedy)>,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키플링의 <킴>, 보르헤스의 <드림타이거>입니다.

님의 서명
인생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시를 써야 하고, 고통 받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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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4-02-22 08:14:52

중2병 소년이 貴人을 만났었군요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
제목 만으로 궁금증이 후욱 밀고 들어온걸 잘 피했습니다만 그 책의 저자시군요

WR
2024-02-22 08:20:10

세상의 구석구석을 먼저 쓴 사람이 있네요

1
2024-02-22 09:02:56

그게 누굽니꽈? 칙힌 사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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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2-22 10:21:29

책은 구입할 때도, 버릴 때도 신중해야 합니다. 저도 눈물을 머금고 책들을 처분한 적이 있는 데 잡지, 교지, 계간지류가 그 대상이었죠. 헌데 문화과학 같은 책들은 공연히 버렸나 싶습니다. 제가 어린 날 필자로 참여한 꼭지들이 볼 때마다 유치해서 치워버렸는데, 그것도 다 추억이다 싶어요. 특별히 피하는 책들이 재밌네요. ㅎㅎ

WR
2024-02-22 10:33:36

저하고 코엘료까지 100프로 일치하는데요, 피하는 책이라기 보다 이런 종류는 읽히질 않아요. 어떤 의미에서 코엘료는 한 쟝르네요, 존 르 카레 1승이고요^^

시집 2권이 있어, 한 권을 버렸었죠. 배용준 싸인이 있던 것을 버렸더군요.

버릴 기준을 생각 중입니다.
활자가 작고 변색이 된 책, 이북 있는 책, 도서관에 있는 책, 특별한 애정 없는 책 등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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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2 12:39:29

문화과학..
저도 우연치않게 한번 구입해서 읽은 후 과월호 까지 관심이 가더군요
이후 국회도서관 갔다가 과월호 있는거 알았으니 나중에 몰아보려고 합니다

1
2024-02-22 13:04:14

내용이 나름 괜찮죠. 좀 어려운 이론이 난무하는 경향(특히 심광현)은 종종 있었지만 모든 필진이 그런 건 아니었고 영화나 음악 평론의 접근 방식이 당시엔 신선했습니다.

1
2024-02-22 13:09:25

저는 작년 가을판이던가.. 이태원참사 그리고 애도에 관한 특집편 보면서 어려운 편이긴 하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수 있었습니다
그간 다뤄졌던 주제들 봐도 관심가는 내용들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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