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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넋두리] 사교육 현장의 어려움이란~

Aeneas
  1568
Updated at 2014-04-16 00:59:37
결혼하기 전부터 결혼 13년차인 시금 껏 계속 해오고 있는 일이 영어 학원 선생 노릇입니다.

3년 반 정도 동안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둔 공부방 형태의 교실과 교재 출판업무를 맡는 사무실 두 개를 운영해 오는 중입니다만,
정말이지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의 압박을 견디기가 쉽지 않네요.

그나마 커피와 음악으로 많은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만,
오늘처럼 특정 학부모의 상식 이하의 반응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날이면
안그래도 늦은 퇴근길로 쉽게 오르지 못하네요.

2년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교재 연구와 강의에 지쳐 쓰러져서 그대로 4박 5일간 병원 신세를 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에도 강사 두 명을 섭외해서 강의의 공백은 모두 메웠는데,
학부모 세 분이 항의하러 오셨습니다.
그들의 항의 이유는,
"우리 아이들은 건강한 선생에게 배우게 하고 싶은데, 당신, 프로라는 사람이 이렇게 건강 관리를 해도 되는거냐?"
였습니다.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고 억장이 치밀어서 뚜껑이 열릴 지경이었으나, 꾹 눌러 참고, 죄송하다, 는 말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했죠.

동네가 좀 유난스러워서 정말이지 장소를 옮겨야 하나, 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네요.

오늘 밤에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한 학부모님의 작은 항의가 있었네요~

이럴 땐 학교 선생님들이 너무나도 부러워집니다.

교육 성과 부분과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내고는 있습니다만, 
과연 언제까지 얼마나 버틸지 자신 없어지네요.

이럴 땐 역시 하이네켄 한 병이랑 땅콩만한 게 없네요

그덕에 뱃살은 자꾸 불어나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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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존 스타크
2014-04-15 16:03:51

돈과 명예를 얻는 대신에 다른 무언가를 잃어가는게 입신양명의 길인가 봅니다. 지금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에 집중합시다.. 님의 삶이 부러운 이들도 많을 겁니다.

존 스타크
2014-04-15 16:05:36

한데, 선행 학습 금지가 되면..?

WR
Aeneas
2014-04-15 16:08:27

저는 학교 교육에 대한 보습 형태의 교습소가 아니기에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일종의 어학 교실 형태이며, 제 영어를 가르치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제 브랜드의 교재 출판 부서도 있는 것이고요. 아무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은근히 힘이 되는 말씀이세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너무나도 자명하니까요 뭐 이만한 스트레스 없는 일은 없겠죠?

헤비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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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5 16:14:12

저는 그래서 다른 길을 찾고 있습니다. 제가 그 직업은 아니고 자영업자입니다만 늘어가는건 스트레스와 빚밖에 없어서 다 때려치우고 멀리 국내 어딘가로 간답니다. 흙밟고 동네 어르신들에게 배우고 품앗이로 먹고 사는 .. 제 2 의 인생을 꿈꾸고 있는데 그 꿈의 현실이 얼마 안남았네요. 그때쯤이면 모든 하드웨어에서 해방됩니다. 핸드폰과 티브이 냉장고 세탁기빼고는 전자제품이 없어질거 같네요. 자연 그대로 삶을 정했으니 디피도 끝을 내야겠지요. 한번쯤 고려해보세요. 앞으로 이대로의 삶이 나은지 다 버리고 흙을 밟고 사는게 나을런지...

WR
Aeneas
2014-04-15 16:19:36

실은요, 저도 귀농을 생각해본 적이 몇 번 있어요. 하지만 제 건강이 그 사이에 많이 안 좋아졌고 기초 체력도 약한데 과연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아이들 교육 문제가 가로 막더군요. 정읍에서 이모 님이 농사 지으며 살고 계셔서 농촌에서의 삶이 어떤지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냥 눈 딱 감고 5년 바짝해서 승부를 가릴 생각인데, 제가 5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좀 막막해질 때가 오늘과 같은 날인 거죠. 제2의 삶을 준비하고 계시고 실현을 앞두고 계시다니 정말이지 부럽습니다.

a플
2014-04-15 16:31:18

헐... 정말 부럽네요.

헤비메주
2014-04-15 16:34:45

기초체력은 충분히 좋은 공기와 맑은 물 그리고 슬로우한 삶을 살다보면 정신과 건강 두마리 토끼 다 잡을수 있겠다싶어서 가는것과 아이 교육문제도 교과서 위주가 아닌 자연친화적 학습교육방식이 맘에 들어 더더욱 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도심지에서 죽도밥도 아닌 이대로 살다 끝나는거 아닐까하는 생각에 결정지은거구요. 귀농과귀촌의 중간지점으로 생각하고 가는거라 많은것을 버리고 가는 만큼 그에따른 힘든점도 당연히 생기겠죠. 그래도 이정도 도시생활했으면 나머지 인생은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와이프또한 흡족해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WR
Aeneas
2014-04-15 16:39:42

옳으신 말씀이시고 정곡을 찌르셨어요~ 옳은 일, 바른 일 앞에서 망설이는 건, 늘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물질만능 주의와 현대적이고 문화적인 삶에서 익어온 성공에 대한 욕망 때문이 아닐까, 싶어서 돌이켜봅니다.

ed가위
2014-04-15 16:56:49

음 저도 사교육 종사자로서 별의별 엄마들 다있죠. 근데 별의별 애들도 있다는 점~. 기운내세요. 일요일에 공부 안해서 좀 혼낸 여자애가 있는데 과외안하겠다고 울고불고 난리쳐서 오늘 수업 못하고 다음수업은 작정하고 놀려고 집에 안와서 허탕쳐버렸어요.

br01
2014-04-15 23:52:18

미친 사람들은 어디에도 있군요. 힘내세요...

수목원
2014-04-15 23:53:38

학교 영어교사로서 말씀드리면요. 저도 비슷합니다. 교재 연구와 수업 준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ebs 영어로 넘어오면서 책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큰 문제입니다. 의사소통은 쥐뿔도 안되는데 자꾸 책만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실용주의는 없어지고 '허세' 영어실력만 남은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영어교육의 목표가 번역가 양성인 듯한 착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게다가 학원과 달리 자발적으로 온 아이들이 아니다보니 거의 반이 넘는 '수업포기자'때문에 참 힘이 들지요. 가끔 그런 이유때문에 학원으로 가는 교사들도 있고요.

폴길버트처럼
2014-04-16 00:48:59

학교 선생님들을 부러워하실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요... 학원에 그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학부모는 학교에는 더합니다.

로 즈
2014-04-16 01:11:30

술마시고 전화하는 어머니들 지금껏 다섯번정도 겪어봤는데요. 문제는 나중엔 멀쩡하게 전화해서 기억을 못하는 코스프레 한다는겁니다.--

kosehun
2014-04-16 05:14:41

사교육자들은 돈이 목적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더군요 돈을 내는만큼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무엇이든 얻어가야한다는 이기심이 그들을 더 몰상식하게 만들어가는것 같습니다 사람대 사람으로의 관계가 아닌 고용주의 입장으로 강사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속상한 일들이 많지만 참을수 밖에 없는 현실이 참 답답할때가 많지요 힘내세요 결국엔 나 자신이 강해지는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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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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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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