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드디어 5.1 서라운드 입문했습니다!
'집이 더러움' + '설비가 빈곤함' 주의
전 '서라운드'가 음질의 좋고 나쁨을 뜻하는 건줄 알았습니다;;
설마 소리가 다섯 방향에서 나오는 거였다니...
그것도 영화 장면에 맞춰서 말이죠!
이런 신기한 걸 작년에나 알게 되다니...
극장에서는 소리가 너무 멀리 울려 퍼져서 여태 방향감이고 뭐고 안 느껴졌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서라운드 스피커를 구하고 싶었지만
돈이 모자라서 비싼 스피커, 리시버를 모두 구하기는 힘들고...
아쉬운 대로 PC용 서라운드 스피커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렇게 구매한 게 '브리츠'의 'BR-5100 캐슬'입니다.
9만원 후반대의 가격 + 5만원 짜리 외장 사운드 카드 + 배송비 합쳐서
16, 17만원 정도 들었네요.
원래는 몇 만원 더 써서 이 제품의 후속 모델을 구매하려 했는데,
그 친구는 우퍼가 바닥을 향해서 소리를 더 퍼트리는? 설계가 돼 있다는데
아래층에 피해를 줄 순 없어서 그냥 우퍼가 옆으로 달린 이 친구를 샀습니다.
스피커를 샀으니,
그럼 이제 높은 받침대, 기둥, 스탠드 등을 써서
스피커를 높은 곳에 설치해야 겠죠?
하지만 순전히 개인의 취미 때문에
가족들 다 같이 사는 집에 뭔가를 설치할 순 없다는 생각에,
스피커를 듣고 싶을 때마다 즉석으로 기둥을 세워서
스피커를 설치, 감상을 끝내면 전선 전부 뽑아서
옷장 안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갔습니다.
문제는 스피커를 세울 그 기둥인데요...
앉았을 때 제 어깨 높이 정도 오는 높이가 필요한데
다이소에서 높이 괜찮은 우산꽂이 여러 개 사서 뒤집어 엎어놓고
그 위에 스피커를 놓으려 했습니다.
근데 집에 이미 우산꽂이 두 개가 있고, 안 그래도 좁은 집에
오직 스피커 용으로 우산꽂이 4, 5개를 추가한다?
뭔가 공간+돈 낭비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 선택은...
이겁니다...ㅎㅎ
여행용 캐리어,
플라스틱 의자에 곽티슈 올린 것,
곤약 젤리 포장 박스 두 개를 쌓은 것(x2),
(사진 상으론 없지만) 플라스틱 케이스 다섯 개를 쌓고 그 위에 곽티슈 올린 것,
이렇게 총 다섯 개의 기둥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이 곤약 젤리 박스는, 넘어지거나 흐트러질까봐
집게로 두 박스를 고정, 아래칸에 물티슈를 넣어서 일단은 넘어지지 않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앉을 자리에 담요를 깔고,
줄자로 약 40센치를 펼쳐놓고 빙글빙글 돌리면서
모든 스피커들이 중앙으로부터 40센치 떨어지게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노트북을 켜고, 노트북에 사운드 카드를 연결,
그 사운드 카드에 스피커를 연결,
TV를 HDMI로 노트북과 연결했습니다.
노트북으로 영상을 켜면 화면은 TV로 출력,
소리는 서라운드 스피커로 출력되는 거죠.
...해서... 대충 이런 꼴입니다.
소리만 잘 들리면 장땡이긴 한데 솔직히
'엉망진창' '잡동사니' '마구잡이' 같은 말만 떠오르네요...
(플라스틱 의자 옆의 미니 선풍기는 더워서 추가...ㅎㅎ)
아무튼 몇 년 전에 구매했던 외장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노트북에 연결,
이걸 구매할 때 번들로 같이 받은 '파워 DVD'가 노트북에 설치돼 있으니
액션 걸작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타이틀도 준비해줍니다.
설치하면서도 엉성하다 느껴졌던 서라운드 입문은
적어도 제 기준으로는 아주 성공적이네요 ㅎㅎ
고가의 스피커로 들으면 더 훌륭하긴 하겠지만
일단 이 정도로도 저는 서라운드가 느껴지고,
여태 모아왔던 타이틀들을 모두 서라운드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매우 기쁜 데다가
이미 본 영화, 애매하게 본 영화(트랜스포머 5...)도 서라운드 효과를 의식하면서 보니
색다르게 보이네요 ㅎㅎ
블루레이 입문 초기에는 사운드나 화질 때문에 노잼 타이틀을 구매하는 분들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이해가 되네요 ㅎㅎ 하긴 이렇게 말하는 저도
영화는 노잼인데 3D 효과만 좋은 타이틀이 집에 수두룩하니...
참고로 혹~시나 제 글이
이 제품으로 입문하려고 구글링 하시는 분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몇 가지 추가하자면,
윈도우 소리 설정을 들어가서 스피커 볼륨 밸런스를 맞출 때,
센터와 후방 스피커는 100으로 하고,
나머지 전방 좌우 스피커는 48,
우퍼는 0으로 설정했습니다.
소리 테스트를 해보니 이렇게 해야 소리 균형이 어느 정도 맞더군요.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요...
(참고로 우퍼를 0으로 한 건, 이웃집에 폐를 끼치기 싫어서...)
설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계산 안 해봤지만,
정리하면서 걸린 시간을 계산해보니 약 20분이네요.
기둥 만든답시고 모아놓은 잡동사니들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고
스피커 전선 일일이 다 빼서 감아놓고 옷장 안에 넣고...
귀찮긴 하지만, 그래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네요.
솔직히 저희 집에서 이런 설비 없이는 서라운드를 누릴 방법이 없다보니...
힘겨웠지만 덕분에 영화를 더욱 재미나게 즐길 수 있게 됐으니,
앞으로 틈틈이 영화 볼 날이 기다려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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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기 잘 읽었습니다~앞으로 크게 될 인물이십니다~! 멋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