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일상] [격세지감] 싱글 앨범 , 미니 앨범의 시대.
80~90년대 팝 음악을 접하면서
익숙했져야만 했던 것은 우리나라에는 존재하니 않고, 외국에만 있는 용어들에 적응하는 것이었습니다.
싱글이나, EP같은 개념은 앨범만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머리속에서 억지로 이해시켜야했죠.
일단 가요톱텐과 비교해서, 싱글차트인 빌보드 Hot 100차트의 개념을 잘 모르겠더라구요.
가요톱텐에서는, 가수가 "신곡" 이라고 들고 나오면 유행하는 노래에 대해서 엽서 집계를 하지만, 빌보드는 음반 판매와 방송 횟수를 통계를 내서 진행한다더군요.
라디오를 들으면, 배철수 아저씨 같은 DJ가
"~ 이번 앨범에선 몇곡이 싱글커트되고.... '" 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앨범에서 노래를 뽑아내서, 한곡만 들어있는 음반을 내는건가?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싱글로 발표가 된 노래로만 차트를 만든다는 것인지...
대체 싱글음반이란 어떻게 생겼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외국에서는 정말로, 앨범말고도 , 싱글 판매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음반가게에 가면 정말로, 앨범 옆에서, 싱글을 따로 파는건지.....
도너츠 반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름은 들어봤는데, 아쉽게도 그것과 싱글과는 연관을 못지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때가 바이닐에서 CD로 전환되는 시기여서 헷갈린게 더했던 것 같습니다.
90년대 초반에 일본음악 8cm 싱글을 접하고 나서는, 아.... 싱글이 이렇게 생긴거구나 생각해서 해답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일본에 가서, 음반가게에 가보니, 거기도 앨범 위주고, 싱글은 그다지 많이 거래되지 않더군요.
EP같은 개념도 헷갈렸습니다.
이게 다, 머라이어 캐리의 언플러그드 EP 때문인데요.
EP는 원래 49년도에 RCA에서 45회전 7" 디스크를 만들면서, 기존 SP보다 더 많은 곡을 수록해서, 4~9곡 정도(주로 4곡) 을 수록한 음반을 뜻합니다.
싱글과 앨범의 중간의 위치에 있는 음반 포맷인데요.
7" 싱글과 디스크 외관은 7"로 동일하지만 , 싱글은 노래 이름이 타이틀이지만, EP는 EP용 타이틀이 따로 존재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70년대 이후에는 앨범이 발전하면서, 싱글과 LP사이에서 거의 사장되었지만, 개념은 남아 있어서,
미국 RIAA(레코드 산업 협회)에서는 EP의 정의를 3~5곡 사이의 30분 이하의 음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 뮤직에 보면, 가끔 트랙이 적고 러닝타임이 적은 음반은 EP로 분류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머라이어 캐리의 언플러그드는 트랙수와 러닝타임이 짧아서, 타이틀에 EP로 명시된 것입니다.
저는 당시에, 미국에서는 정말로 EP로 나온 음반이라고 생각했고, 우리나라는 EP가 없어서 12" LP로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Vinyl 발매가 중단된, 미국에서는 시중에 12cm CD로만 발매된 앨범이었던 것입니다.
참고 비틀즈의 EP목록 :
https://namu.wiki/w/%EB%B9%84%ED%8B%80%EC%A6%88/%EC%9D%8C%EB%B0%98%20%EB%AA%A9%EB%A1%9D/EP
그 때는 그렇게 선진국에는 존재하는 싱글이 없다는 것에, 약간의 열등감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후진국이라서 그런게 없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음반이 아닌 음원이 주가 되는 세상이 되니, 되려 외국이 싱글 시장이 없어지고, 우리나라처럼 되더라구요.
EP에 대해서 개념 정리를 하려고 영어 위키에 들어가보니,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국적 불명, 개념 불명 용어로 생각해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미니 앨범", "싱글 앨범"
같은 용어에 대해서, 한국에서 왜 그런 용어가 쓰이게 되었는지, 문화적 배경에 대해서 상세하게 올라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Single_(music)
한국 음반을 접하는 외국인들이, 음반에 표기된 미니 앨범이나, 싱글 앨범 같이 알 수 없는 용어를 보고, 예전에 우리가 그랬듯, 이해를 하고 싶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키의 특성상 우리 나라 사람이 적었을 수도 있겠지만요)
예전에는 새로 차트에 나온 음반 입수를 못해서, 갑자기 튀어나온 음반의 경우 음반을 입수하기 까지 몇주를 기다려야 방송이 가능한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BTS가 싱글차트,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시대이기도 하고, 언니 오빠 같은 한국말도 통용되는 시대가 오니, 이런 일이 다 있군요.
Single Album... 아직도 이상한 용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전세계가 한국한테 말렸구나 싶습니다.
국뽕은 싫지만, 적어도 부끄럽지는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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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에 CD로 된 싱글앨범들이 많이 쏟아져나왔었죠. 그때가 아마 황금기였던 것 같은데..
건즈 앤 로지즈의 싱글앨범들 구입하려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