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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2 : 정상회담] - 노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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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8-02 12: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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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강철비2 : 정상회담]은 극동아시아 이해 당사자들 중 한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국가들(중국, 일본, 미국, 북한)이 동시에 통제력을 잃는 극단적인 상황을 상정하고 전개가 이어져 나갑니다. 간단하게 보자면 코딱지만한 한반도 땅에 쿠바 미사일 사태 같은게 4중첩 되는 수준이라 할 수 있겠네요. 

 

- 당연하지만 이런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을 뿐더러, 사실상 저 이해 당사자들 중 한 국가만이라도 영화상에서 표현 된 것 처럼 통제력을 잃는 순간 그날로 한반도는 지구상에서 삭제되고 여기에서 한가롭게 글이나 쓰고 있는 저는 내가 디디고 있는 땅이 삭제 된다는 걸 인지도 하기 전에 시체가 되어 나뒹굴고 있을 겁니다. 전쟁 나면 총들고 싸울 수 있을 거란 낭만적인 생각은 영화에서나 먹힐 이야기입니다.  

 

- [강철비2 : 정상회담]은 지극히 현실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고로 이 영화를 영화로 인식 못 하고 '문재인 김정은은 왜 저렇게 미화 된 거임? 혹시 감독 종북 빨갱이임?', '일본은 믿을 수 없는 족속들이다. 토착왜구 박멸!', 같은 걸로 급발진 하시는 건 조금 그렇지 않나 싶네요. 영화는 영화일 뿐 이며, 심지어 이 영화는 초반과 엔딩 크레딧에 담긴 쿠키 영상을 제외하고는 대놓고 현실은 내려 놓은 채 내달리니깐요. 

 

 

 

 

 

- 1 -

 

- 영화는 크게 정치 파트와 잠수함 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 정치 파트는 영화의 서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얼핏 봐도 마땅한 주인공이 없이 굴러가는 형세죠. 은근슬쩍 현실에 발을 담근 척 하다 우화(寓話)적 요소가 가미 된 잠수함 파트로 공을 던지기 위한 사전 준비를 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잠수함 파트를 위한 부속품 구실만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깨알같은 개그를 비롯하여 현실을 반영한 웃음 요소들이 곳곳에 깔려 있는데 나름 재미가 있어요. 가령 초대형 태풍이 생길 경우 한국이 예측하는 태풍 경로와 일본이 예측 하는 태풍 경로가 서로 상대 국가를 맥이는(…)수준에 가깝게 묘사되는게 그 좋은 예 겠네요. 

 

- 현실 정치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모습도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감히 극동아시아 알력 구도에서 한국이 할일이라고는 힘쌘 나라 정신이 이상한 나라 성질이나 맞춰주는게 전부라는 걸 영화에서 묘사하는 걸 볼 줄이야. 좀 놀랍더라구요. 특히나 참모들과 식사 후 얘기를 나누다 정말 화가 나는 순간에도 눈에서 레이저만 뿜을 뿐 속으로 참을 인자를 한 삼천 개 정도 새기고 넘어가는 한경재 대통령(정우성 연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정치 파트의 백미 중 하나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 모두가 미쳐 날뛰는지라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이 비교적 이성적으로 보이는 건 한국 마저 미쳐 날뛸 경우 영화 자체가 성립이 안 되서라는 이유도 있겠으나, 그것 보다는 현실에서 한반도에서 변수가 생길 경우 한국이 무조건 잃기만 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하는게 맞을 겁니다. [강철비2 : 정상회담]은 오만 변수를 다 만들어 낸 다음 어떻게든 변수를 없애고 싶어하는 한국의 입장을 한경재 대통령에게 투영, 이후 큰 사건 하나를 터뜨리며 잠수함 파트로 넘어갑니다.

 

<사전> 잘생긴 정우성이 연기한 대통령 한경재. 

           저 상황에서도 전화기를 쥐고 있는 걸 보면서 이 양반은

           미륵 보살이나 생불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 했습니다.

           저라면 빡돌아서 잠수함에다 총질 해 버릴 거에요(…).

 

 

 

 

 

- 2 -

 

- 주인공이 없다시피한 정치파트와 달리 잠수함 파트의 주인공'들'은 정해져 있습니다. 바로 잠수함의 주인장들인 잠수함 승무원들이 그들입니다.

 

- 이 영화 홍보를 위해 얼굴 마담이 되었던 정우성, 곽도원, 앵거스 맥페이든 같은 사람들은 오히려 조연에 가깝습니다. 전개상으로도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 되어 있고, 이들이 활동하는 공간 또한 주연으로서 활약하기에는 부족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나마 대통령 한경재는 잠수함이란 특수한 공간에서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할만한 사람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는 편 이긴 하지만요.

 

- 반대로 잠수함 승무원들은 할 수 있는 일이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나 그 어느 면으로 봐도 주연급입니다. 특히나 당에 반론을 내놨다 좌천 된 잠수함 부함장으로 등장하는 장기석(신정근 연기)은 주연중에 주연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 북한 잠수함이기 때문에 이 주연들 모두 이북말을 쓰는데 생각보다 큰 위화감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북말이 나올때마다 친절하게 깔리는 자막 때문인 걸로 보이는데, 대중 친화력이 높은 양우석 감독 다운 판단이자 이 영화에서 가장 잘 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마 배우들 입장에서도 본인들이 한 연기가 고작 뭔 말인지 모르겠다 정도로 평가 됐다면 슬펐을테니 더더욱 옳은 판단이었다 볼 수 있겠죠. 

 

 

 

- 잠수함 파트의 백미인 액션 장면 CG에서 없는 제작비에 어떻게든지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발버둥친 흔적이 보였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이 영화 초반부 잠수함 등장 장면을 시작해서 정적이거나 멈춰있는 물체를 CG처리한 부분들은 대놓고 CG티가 날 정도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 반대로 역동성이 돋보이는 어뢰 발사 장면이나 폭발 장면은 질을 대폭 개선하여 보여주고 있죠. 물론 장면 하나하나 캡쳐 해서 뜯어 본다면야 이것도 CG티가 엄청 날 거긴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눈속임을 통해 그럴듯한 모습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아예 무성의 하지는 않으니 말이죠.  

 

- 그리고 잠수함 내 존재한다고 설정 된 연기자들이 원채 실감나게 연기를 해주는 지라 의외로 CG인게 눈에 뻔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다는게 신기하긴 했습니다. 여튼 잠수함 승무원들로 나온 연기자들이 이 영화의 7할 정도는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겠네요. 

 

- 아, 그리고 류수영이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분 한동안 영화판에서 얼굴 보기가 어려웠는데 반갑더라구요. 잘생긴 얼굴에 연기력이 가린 안타까운 케이스인데 다행히도 단역으로 등장한지라 잘생긴 얼굴 보다는 연기력이 돋보여서 생판 남남인 제가 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진> 포스터, 홍보책자에 없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들

          (출처 : 백두호 무전수역을 맡은 배우 김재일 인스타그램)

            

 

 

 

- 4 - 

 

- 주인공인 백두호 선원들을 제외하고 조연급(?)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바로 유연석이 아니었나 싶네요. 

 

- 북한의 최고존엄인 위원장 동무 역을 이 배우가 맡았는데 사실 이 역할이 그다지 하고 싶은 배역은 아닙니다. 잘 해봤자 본전에 못 하면 관객들 설득에 실패 하면서 욕이란 욕은 다 먹을테니깐요. 그렇잖습니까. 위원장 동무와 북한의 시선에서 설득력 있게 남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해야하는 입장인데 이거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게 현실이거든요. 

 

- 다행히도 이 어려운 배역인 위원장 동무 조선사를 배우 유연석이 멋들어지게 그려냅니다. 의외로 감정과잉에 빠질 수 있는 배역임에도 조절을 기깔나게 하며 관객들을 설득시켜 나가죠. 잠수함 내 한-북-미 유사 정상회담이 열리는 장면에서 이 배우가 제 구실을 못 했다면 무게추가 무너지고 이상한 장면이 되었을 겁니다. 


<사진> 조선사를 연기한 배우 유연석.

           보도 자료들만 보면 상영 내내 인상만 쓰는 배역이었을 거 같지만,

           의외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 5 - 

 

- [강철비2 : 정상회담]은 내수용 영화가 가진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 어찌보면 극도로 정치적인 영화이지만, 반대로 이보다 프로파간다가 옅은 정치 영화가 한국에서 없었던게 사실이죠. 그런면에서 봤을때 이 영화의 존재 의의가 있다고 생각 됩니다. 

 

- 또한 상업 영화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액션 장면과 깨알같은 개그를 적절하게 넣어둔 것도 합격점을 줄만한 점이 아닐까 싶네요.

 

- 다만 기왕 현실 판타지를 보여줄 거면 끝까지 현실 판타지로 밀고 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 아, 끝까지 현실 판타지로 밀고 나갈 경우 나오는 결과물은 멀티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쌍둥이 작품인 웹툰 [스틸레인3 : 정상회담] 에필로그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http://webtoon.daum.net/…

[스틸레인3 : 정상회담] 에필로그 

 

- 물론 웹툰처럼 영화를 마무리 지었다면 쓸데없는 이슈에 휘말려 골치가 아파졌을테니 영화화 과정에서 양우석 감독의 선택이 아주 현명했다 할 수 있겠습니다. 

 

 

 

 

 

 

 

 

 

 

님의 서명
끄앙숨즴 ㅠㅠ
13
Comments
2020-08-02 08:44:41

북한군들도 손가락 하트 하는구나...

WR
2
2020-08-02 09:36:49

그리고 남조선 동무들 생각과 달리 구글도 할줄 압네다. 

2020-08-02 09:29:56

 신정근 배우님이 오히려 주인공일수도 -0-

WR
1
Updated at 2020-08-02 09:37:28

이 영화의 숨겨진 주인공이 위원장 동무가 이름도 제대로 기억 못 하던 백두호 부함장이란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죠.  

2020-08-02 09:48:14

공감합니다.... 저도 대체적으로 회원님의 감상평에 공감합니다.. 

WR
1
2020-08-02 10:42:02

개인적으로 전작이 크게 성공을 했다면 CG에 제대로 투자를 했을거라는 아쉬움이 있더라구요. 

2020-08-02 12:03:00

신정근 배우께서 열일하셨죠.
늘 고참형사 역만 하시다 카리스마 뿜뿜! ^^

WR
1
2020-08-02 12:12:53

신정근 배우 입장에서는 원래 하던대로 열일 했을뿐이죠. 

2020-08-02 14:04:29

북한말 대사의 자막처리가 고맙기도 하면서...
외국어 마냥 자막이 있어야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부분에서 우리가 너무 오래 떨어져있었구나 싶어져서 안타까웠어요.

영화초반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강연하던 극우 일본인...
미국이 일본의 석유를 왜 뺏었는지 이유는 쏙 빼놓고,
가만히 있었는데 핵 까지 맞았다는 식으로 지껄이는걸 보여주니 너무 리얼했어요.

미국 부통령도 대통령과는 별개로 자기만의 생각이 따로 있는 식이었으면 재미있었겠지만...
거기 까지 가면 짧은 런닝타임에 영화가 너무 복잡해졌겠죠?



ps. 남한 국방장관으로 잠깐 얼굴을 비춘 '안내상' 배우분...
다음편이 나온다면 남측 대통령 연기 하시는거 보고 싶네요~

WR
2
Updated at 2020-08-02 16:43:06

실제로 영화상에서는 세게의 화약고인 한반도에 대해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 북한 모두 본인들 주판만 튕기고 있는 실정이죠.

이를 우화적인 모습으로 그리기 위해 선악 처럼 묘사하긴 했으나, 본디 외교라는게 선악이니 친구니 그런게 없으므로 이 영화를 보고 현실에 대입하는 건 좀 위험합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 이죠.

2020-08-02 17:57:26

제일.아쉬운거 는 개그코드와 런닝타임 이 너무 긴거 같더라구요..
개그코드를 꼭 그렇게 써야하고 재미가 없는데 너무 많이 썻다고 생각되던. .ㅡ.ㅡ
덤으로 런닝타임을 조금 짧게 갔러도 좋았을듯.

WR
Updated at 2020-08-02 20:02:59

일단 이런 화장실 개그'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하필 최근에 극장에서 본 영화가 '내가 나설 차례인가?'의 [반도]라서 거의 모든 영화에게 매우 관대해진 상태인 것도 한몫 했구요.

2020-08-02 20:36:56

잠수함 액션신 CG 일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몰입해서 잘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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