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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석 감독, 강수연, 이경영 주연의 그 여자, 그 남자(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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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2 17:43:50

 

김의석 감독, 강수연, 이경영 주연의 [그 여자, 그 남자] 예고편. 예고편을 별도로 만들어서 영화 장면과 섞었는데 예고편용 촬영을 따로 한게 당시 한국영화계에선 신선한 기획이었다. 예고편인데 3분 20초나 된다. 그 뒤에도 [인디안 썸머]나 [시월애][싱글즈] 등의 한국영화가 예고편용 촬영을 따로 진행했지만 보통은 영화 장면을 편집해서 예고편을 만들지 예고편용 촬영을 따로 하는 경우는 요즘도 별로 없다. 이게 유행이었던 적도 없고 간혹가다 홍보 삼아 본편엔 나오지 않는 예고편용 촬영을 따로 하는 경우가 있다. 

 

[그 여자, 그 남자]는 1993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한 흥행작이다. 1993년 12월 마지막 주에 개봉한 [투갑스]를 1994년으로 이월시키지 않는다면 [그 여자, 그 남자]는 1993년 [서편제]에 이은 한국영화 흥행 2위를 기록한 작품이 된다. 관객수는 서울 관객 217,605명. 1993년 국내에서 개봉한 외화 흥행 10위가 서울 관객 301,184명을 동원한 [드라큐라]였으니 당시 한국영화가 얼마나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는지 알만하다. 

 

직배영화에 발리고 밀리면서 제작 편수도 확 줄어들었다. 1993년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64편에 불과하다. 1994년, 1995년으로 넘어가면 제작편수는 더 줄어든다. 다양한 시도와 해외 영화제에서의 선전으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알렸던 1996년부터 제작편수가 점차 늘기 시작했다.    

 

[그 여자, 그 남자]의 관객수는 김의석 감독 전작인 [결혼이야기]가 거둔 성과에 비하면 아쉬운 결과지만 [결혼이야기]는 기록적인 흥행작이었기 때문에 흥행 결과만 놓고 봤을 때 [그 여자, 그 남자]의 성적은 한국영화 기준에선 선전한 편이다. 당시 한국영화가 서울에서 20만 이상 동원하긴 무척 힘들었다. 10만명만 넘어도 성공했다는 분위기였다. 

 

[그 여자, 그 남자]는 평단의 외면을 받은 졸속 기획의 로맨틱코미디였다. [결혼이야기] 제작진과 감독이 뭉친 [결혼이야기] 아류로 발전 없는 로맨틱코미디 기획물이었다. 직배 영화 전성기였고 한국영화는 보릿고개 시절이라 이 작품이 20만 선에서 그치자 관계자들은 평론가들이 하도 씹어대서 입소문이 안 좋게 난 영향을 받아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라며 원망도 했다. 

 

영화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축축 늘어진다. 전문직 도시남녀의 프리섹스주의에 입각한 신세대 감각에 너무 서툴게 대처해서 촌스럽고 유치할 뿐인데 홍보 하나는 깔끔하게 해서 그나마 이 정도라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영화 동정심으로 평론가들이 밀어줬다 해도 21만명 이상으로 많이 봤을 것 같지는 않다. 당시 충무로 주연급으로 급부상한 이경영과 강수연의 조화에서 발생하는 섹시한 분위기는 있었지만 구성이 억지스럽고 어색해서 초반몰이에 그치고 금세 시들 수 밖에 없었다. 

 

비디오로 소장하고 있는데 [결혼이야기]는 지금 봐도 재밌지만 [그 여자, 그 남자]는 원조 [패자부활전][애딕티드 러브]같은 구성을 지나고 나면 긴장감이 확 떨어져서 체감 시간이 길어진다. 그 남자의 직업이 방송국 부고 담당 프로듀서인게 인상적이었다. [클로저]의 주드 로 직업이 부고 담당 기자여서 [클로저] 나왔을 때 [그 여자, 그 남자]가 떠올랐다. 마지막에 이경영이 오드리 헵번 부고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보도를 준비하는 모습이 있다. 크레딧도 오드리 헵번 사진으로 마무리 된다. 1990년대 한국영화계에서 로맨틱코미디가 유행이었을 때는 일반적이지 않은 직업 설정이 많았는데 [그 여자, 그 남자]는 그 초기작에 해당된다. 

 

강수연이 아니었으면 [그 남자, 그 여자]가 됐을 것 같은데 강수연 영향력으로 [그 여자, 그 남자]로 제목의 남녀 성별이 배치됐다. [윗층 남자와 아랫층 여자][남자 위의 여자]등 제목에 남녀가 다 들어갈 경우 보통 남자를 앞세우던 시절인데 [그 여자, 그 남자]는 예외적으로 여자가 앞서있다. 영화계에서 강수연 영향력이 막강했던 시절이라 극에서 비중이나 분량 상관없이 강수연이 나오면 강수연 이름은 무조건 제일 첫 번째로 떴다. 

 

150부작 대하드라마 [여인천하]만 해도 강수연의 계약 조건 중 하나가 매 회 극이 끝날 때 자신의 얼굴을 클로즈 업으로 해달라는 거였는데 드라마를 보면 전인화와 도지원도 각각 한번씩 단독 클로즈 업으로 끝난 회차가 있다. 도지원은 경빈박씨 사약 받을 때 단독 클로즈 업 엔딩을 받았다. 계약 위반 사항인데 강수연이 두 여배우를 배려해준 것 같다.    

 

 

 

 

 

 

 

 

 

 

 

 

 

 

 

 

 

영상소설 이미지는 알라딘 온라인 중고에서 퍼왔다. 정가 5천원인데 희소성으로 15,000원에 매겨졌다.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은 아니라서 정가 정도에서 판매한다면 추억 삼아 구입할 의향이 있지만 15,000원 주고는 못사겠다. 이 당시 한국영화 영상소설은 영화보다 재밌는 작품이 많았다. [그 여자, 그 남자]도 영상소설 각색이 따로 있는걸 보니 영화보단 낫지 않을까 싶다.

  

전년도에 명경에서 나온 [결혼이야기] 영상소설은 시나리오를 토대로 구성됐는데 영화보다 더 재밌다. 명경 출판사에서 [미스터 맘마]도 시나리오를 토대로 영상소설이 나왔는데 이 작품도 영화보다 영상소설이 훨씬 더 재밌다. 이명세의 [첫사랑]은 영상소설로 가볍게 치부하기엔 아까운 구성이다. 

 

[그 여자, 그 남자] 영상소설은 강수연과 이경영이 껴앉고 있는 영상소설 표지가 굉장히 야릇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 여자, 그 남자]는 대체로 섹시코미디 느낌이 강했다. 공개된 스틸들도 당시엔 무척 야하게 느껴졌다.   

 

 

이런 공식 스틸도 개봉 당시엔 되게 야하게 느껴졌다. 

 

 

특히 티저포스터라 할 수 있는 위 포스터. 이건 로맨틱섹시코미디란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는 잘 만든 포스터다. 본 포스터보다 앉아 있는 남녀의 다리만 잡아 섹시코미디를 암시한 티저포스터가 더 좋았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깔끔한 구성이다. 

  

 | https://www.kmdb.or.kr/…

포스터, 크레딧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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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9-22 18:11:24

공일오비 노래가(조금 전에 나오긴 했지만) 시대상을 알려주는군요....
어렸을 때는 강수연씨 예쁜 줄 몰랐는데, 정통 미인이시네요.

2020-09-22 21:58:28

라스트씬만 기억이나네요 설정이 참 참신하다 뭐 이런느낌

2020-09-22 22:39:56

 닥터훅의 노래가 나오네요 

2020-09-23 13:32:46

저도 저런 영상소설들 몇권 가지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본 영화보다 영상소설이 훨씨 재미있죠. 영화의 엉성한 뼈대에 살을 붙이고, 영상으로 미처 표현되지 않아 행간을 상상으로 메워야했던게 소설에선 죄다 표현되니까요.
그 '구미호'마저 소설은 읽을만하게 재밌습니다;
그중 최고가 김혜수,송영창 주연의 '첫사랑'이었구요.
다른 영상소설이 뼈대에 살을 덧붙이는 정도라면 첫사랑은 뼈대부터 완전히 재창조한 수준이더군요. 70년대의 아날로그하고 옛스러운 풍경, 아직 소녀 감성을 벗지 못한 새내기 대학생의 대학적응기와 이성에 대한 풋풋한 설렘 등이 소설에선 선명하게 그려지는데 영화는 뭐가 뭔지... 영상에만 치중해서 그런가 무척 지루했었어요.

강수연은 영화에서 자유분방한 프리섹스주의자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캐릭터 성격과 달리 노출은 거의 안했던거 같아요.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도 명색이 프리섹스주의자인데, 그렇지않은 두 친구와 달리 섹스신에서도 꽁꽁 싸매고 있는 모습이 프로답게 여겨지진 않았습니다.
같이 출연한 진희경과 김여진의 과감한 노출과 비교됐었죠. 에로배우처럼 무턱대고 벗어야된다는게 아니라 캐릭터에 맞게 어느 정도의 노출은 필요한데도 그런 부분에선 꽤 몸을 사리는 것 같았어요.
하긴 그 시대 영화판이 노출신에 대한 제대로 된 계약도 없이, 현장에서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으니 여배우로서 티켓파워가 있던 강수연은 그런 면에서 스스로의 재량권이 컸다고 볼 수 있겠죠.

WR
2020-09-23 14:08:52

 

 

 

 

저도 가지고 있는 첫사랑 영상소설. 영상소설을 읽고 영화를 봤는데 영화는 지루했어요. 영상소설이 무척 재밌어서 영화 홍보용으로 묻히기엔 아까웠어요. 

 

강수연은 심지어 블랙잭에선 대역은 기본이고 가슴 부분 공사한 흔적도 베드신마다 드러났죠. 이것도 엄연히 에로틱스릴러였는데 말이에요. 경마장 가는 길, 장미의 나날, 처녀들의 저녁식사 등 벗기는 벗었는데 엉덩이와 가슴을 어떻게 해서든 가리려는 모습이 역력했죠. 처녀들의 저녁식사는 몸을 사렸고요. 

 

대체로 가슴, 엉덩이는 노출 안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가슴 노출은 씨받이 목욕 장면에서 했었고 경마장 가는 길에선 욕실 유리문으로 비춰졌고 지독한 사랑 무삭제판에선 다 벗고 나오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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