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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보고(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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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2 23:35:35

양영희 감독이 연출한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제주 4.3사건을 경험한 감독의 친어머니의 기억과 그의 가족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감독의 가족은 오사카에서 정착해서 살고 있습니다. 4.3사건을 겪은 어머니는 어린 동생들과 함께 밀항선을 타고 제주에서 오사카로 넘어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목격했던 끔찍했던 기억을 그동안 잊고 살아왔습니다.

 

그녀는 이 사건으로 인해 한국정부에 대한 부정과 더불어 북한 정부를 지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조총련 활동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양영희 감독의 세 명의 오빠들을 북으로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그 상황은 북의 강제적인 측면이 있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 아들들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빚까지 내어가며 아들들에게 돈을 부치기도 합니다. 이를 못마땅해 하는 감독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나이가 찬 딸이 홀로 지낼 것을 걱정하지만 생전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일본인과 미국인 남편은 찬성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인사를 온 예비남편 카오루(이 영화의 프로듀서)와의 결혼을 기분 좋게 승낙합니다.

 

그리고 그 기분 좋은 시간은 얼마가지 않고 그녀는 치매에 걸리고 맙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4.3사건을 수면 위로 올려 제대로 추모하는 행사가 진행됩니다. 어머니는 추모식에 초대되고 아픈 기억이지만 아주 오래전의 망자들을 추모합니다.

 

양영희 감독의 이전 다큐멘터리에서도 이데올로기를 주제로 한 두 작품이 있었습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3부작이 완성되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감독은 어머니가 4.3사건의 실제 목격자라는 것을 인지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단지 이 시절 제주에서 살다가 일본으로 넘어왔다는 것으로 알고 있던 감독은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제목은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켄 로치의 <빵과 장미>처럼 중의적인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 이 작품에서 닭고기 수프 혹은 닭백숙은 세대간(딸과 엄마 혹은 사위와 장모)의 소통에 중요한 소재로 쓰입니다. 실제로 요리하는 과정이 자세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누굴 위하 이데올로기인지 모르겠지만 그로 인한 희생자들의 위로가 늦었지만 행해지고 많이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 여러 모로 중요한 의미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도 4.3사건의 직간접적인 피해자도 있다는 것을 잘 알려준 작품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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